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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32) 진보와 보수의 재고찰

'진보와 보수' 라는 말은 각종 TV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하도 많이 들어보았기에 이제 식상할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현재 논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인 이데올로기 즉 관념이나 사상을 다루는 상대적 개념의 단어로 풀이된다. 또한 흔히 진보를 좌파, 보수를 우파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당에서 흔히 여당인 새누리당을 우파, 상대적인 야당을 좌파라고들 한다. 즉 여당은 보수의 입장을 야당은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것에 차이점을 두고 있다. 사실 진보와 보수는 프랑스 대혁명(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 사이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의 시민혁명) 때 열렸던 국민의회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때 왼쪽에는 왕정을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공화파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이전의 왕정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왕당파가 있었다. 이러한 포지션은 루이16세가 처형된 후 열렸던 국민공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서민들을 대신하여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자코뱅파'가 왼쪽에 앉았고, 부유층을 대표하며 점진적이고 느슨한 변화를 원하는 '지롱드파'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데서 유래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를 구분하는 기준은 경제적인 측면에 있었으며, 경제라는 것을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의 차이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보수' 라는 것은 흔히 반공주의, 시장경제주의, 강력한 대통령중심제 등의 정치 및 통치체제를 추구하고 유지하려는 집단을 말한다. 또한 온전한 국가안정과 정치체제의 확립 및 선진국으로서의 경제적인 도약 등이 자신들의 업적이라고 한다. 반면에 '진보'는 남북화해 및 평등한 복지확대, 민주화 운동 등을 주도하여 국가와 사회를 급진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꾸려는 집단을 일컫는다. 또한 과거 권위적 국가통치체제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끌어낸 것도 자신들의 업적이라는 것이다. 양쪽의 입장과 자신들의 이념은 결국 국가안정과 국가체계의 확립에 공통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지만, 과정과 방식 면에서는 다른 색깔과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결국 보수와 진보는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대한민국의 정당정치에서도 보수의 색깔을 드러내는 정당과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정당은 대부분의 국민들의 시각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의 공통분모는 국가발전을 향상시키고 도모한다는 것이다. 다만, 진보적인 속도와 범위에 따라 비교적 온건한 쪽을 보수정당이라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쪽을 진보정당이라 부르는 것이다. 해방 후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국의 근대정치사를 보면, 남북이 이념적으로 나뉘며 각각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되었기 때문에 북한과 친화적이거나 북한에 가까운 성향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면, 즉 좌파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에 초점을 맞춰 진보와 보수, 즉 좌파와 우파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당행위에서 어느 정당이든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덜 드러내는 태도가 보이면 진보, 즉 좌파 정당이라 인식되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배가 항해를 할 때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온전한 항해가 불가능하다. 양쪽 중 어느 한쪽으로라도 더 많은 사람이 치우쳐서는 결코 무게중심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탑승하든 간에 그들의 공동목적은 안전한 항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목적지에 가급적 수평을 유지한 체로 안정과 안전을 유지하며 도착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배가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 배는 침몰하게 될 것이다. 배가 침몰한다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은 과연 어느 쪽일까. 결국 배가 침몰해서 이득을 보는 쪽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치도 그렇다. 정치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곧 퇴보를 의미한다. 정치는 반드시 분쟁과 조정, 이해와 타협, 충돌과 화해를 통하여 거듭 발전해 나가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정치체계에서 보수와 진보는 반드시 공존해야만 한다. 어느 한쪽만 존재해서는 온전한 정치체계가 형성되지도 않을뿐더러, 온전한 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데 발전 또한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들은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있어서 필수적인 동시에 필연적으로 공존해야 하는 파트너임이 분명하다. 정치에서의 이념과 상대적 논리의 존재 이유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반드시 이기고 묵살시키는 것에 그 목적과 가치를 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진보와 보수는 상생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할 때 온전한 가정이 형성되듯이 말이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양립의 불안함이 아니라 공존의 균형감을 배우게 되고 안정과 안전을 느끼고 보장받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정치에서의 진보와 보수, 정치체계에서의 진보와 보수의 양립과 공존의 필요와 가치.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나.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6-12-11 11:51:21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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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겨울철 보양식, 바다의 우유 '굴'

옷깃을 여미게 되는 쌀쌀한 겨울 날씨에 저절로 체력이 떨어지고 입맛도 잃기 쉽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다양한 보양식을 찾게 되는데 이맘때는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굴이 제격이다. 특히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무기력함을 느낄 때 기운을 솟구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굴인데, 아연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연은 적은 양만 있으면 되는 영양소지만 DNA, 면역 체계 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영양소이다. 육류에 많이 들어 있는 것이 아연이지만 포화지방 때문에 육류 섭취가 꺼려진다면 굴에서 아연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다. 특히 아연은 기력 회복을 돕는 데 효과적이며 호르몬의 균형 있는 분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갱년기 남성들의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굴에는 단백질, 비타민,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들이 들어 있어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혈액생성과 혈액순환에도 효과가 있다. 그래서 성장기 아이들의 발달을 돕고 갱년기 여성들의 골다공증이나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보양식이 된다. 굴에 들어 있는 타우린 성분은 과음으로 인해 손상된 간을 보호하며 다양한 숙취 증상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 술독을 빨리 해독시켜주고 두통, 메스꺼움, 복통 같은 증상들을 가라앉혀준다. 따라서 연말에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면 안주로 굴을 선택하거나 술을 마신 후 굴로 만든 요리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굴에는 칼슘, 마그네슘 같은 영양소도 들어 있기 때문에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데도 좋다. 스트레스가 많아 신경이 예민해져 있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굴을 섭취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굴은 찬 성질을 갖고 있어서 몸이 찬 사람들보다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다. 평소에 가슴이나 얼굴에 열이 차서 답답함을 느끼고 홍조가 있거나 갈증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다.

2016-12-07 16:50:2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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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정경유착은 어떻게 끊어지나

지난 6일,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재계 청문회에서 황당한 얘기가 나왔다. 이날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 면세점 얘기를 지적하다가 갑자기 청문회 주제와 상관 없는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를 꺼냈다. 롯데푸드의 갑질로 중소 협력업체가 도산했다고 말을 꺼낸 정 의원은 충남 아산의 빙과류 납품업체를 거론하며 신동빈 회장에게 "이거 한번 좀 파악해보라"고 요구했다. 신 회장이 "그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니까 알아보겠다"고 하자 정 의원은 신 회장이 두 번이나 대국민 사과한 것을 거론하며 중소기업과의 상생협약 때 약속한 것들을 지키라며 이 사안을 알아보라고 다시 요구했다. 신 회장은 결국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어찌보면 좀 뜬금 없기도 하고, 갑자기 저런 얘기를 왜 꺼내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런 식으로 정경유착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날 국회의원들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에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준 것을 지적하면서 왜 'No'라고 얘기를 못하느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라며 기업인들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작 그들은 그 자리에 나온 기업인들에게 또 다른 정경유착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자. 정경유착이 과연 기업인들만의 잘못일까. 정경유착이 한쪽 만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일까.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서로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은 것이고 그 관계를 통해 불법적인 일이 자행되면 그게 정경유착이 된다. 한쪽만 아쉬우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쪽만의 요구로도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바로 위압적인 상황에서다. 이번 사건처럼 기업인들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딜'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실무진들이 달라붙어 서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협의했다. 그 협의 내용이 법에서 정한 것을 넘어서면 정경유착이 되는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또 다른 국회의원은 정경유착을 끊으라며 "왜 우리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처럼 'No'라고 얘기를 못하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날 자리에 나온 기업인들의 아버지들이 28년전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며 그 사이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995년 이건희 삼성 회장은 "경제는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말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이 회장은 2011년에는 전경련 회의 참석 자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 10년에 비해 상당히 성장해왔으니 낙제점을 주면 안 되겠죠"라고 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다른 기업인들도 비슷하다. 카카오의 이석우 전 공동대표는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을 반대했다가 결국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치권에 쓴 소리를 하면 정권은 세무조사, 비자금 수사, 배임 의혹 등 다양한 수단으로 기업을 압박한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못 끊는 것, 정치인에게 "No"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 이게 우리 현실이다. 청문회장에 나온 70세 전후의 백전노장 기업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부 시책에 기업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게 현실이다. 왜 정치인들에게 "No"라는 말을 못하냐고?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걸까? 만약 정말 이런 현실을 모르고 있다면 세상물정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것일테요, 알면서도 그렇게 물어본다면 그건 위선일 것이다.

2016-12-07 11:17:5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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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중산층의 밥

뭘 먹을까요? 귀 익어 딱지가 앉은 이런 물음도 없을 거다. 이젠 끼니때를 일러주는 자명종에 다름 아니다. 설렘과 고민이 교차하는 점심시간. 식성 좋은 식도락가들은 벌써부터 괸 침을 꼴딱거리며 맛집에 달려가 있다. TV에 소개됐다는 둥 별미 찬사에 조미료를 친다. 삼삼오오 입소문에 이끌리다 보면 후미진 골목까지 파고든다. 나름 이름났다는 음식점은 들썩거린다. 야단스럽게 보글거리는 별미 한 점 맛보려면 어쩌겠나. 까치발을 딛고 기웃거리다 결국 줄을 선다. 서민풍의 맛집은 왁자지껄하다. 삑삑대는 잡음만 있는 게 아니다. 생생한 잡담 통신들이 밥상머리 주변을 떠다닌다. 귀동냥하면 삶의 지혜와 반짝거리는 경험칙을 낚아챌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점심을 '황금알을 캐는 자리'라고 했던가. 평소 그 무관심했던 '점심(點心)'의 한자어에 주목하게 된다. 찬찬히 뜯어보니 뜻풀이가 예사롭지 않다. '마음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점심 약속을 허투루 할 일이 아니다. 소찬에도 정성을 들여야 마음이 동하는 법이다. 친구가 내게 묻는다. 직장인의 한 끼 점심 비용은? 직종별, 직급별 메뉴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그 평균치를 물어본 것일 터. 뜬금없고 기습적인 그의 물음에 궁금증이 발동한 쪽은 오히려 나였다. 그날 이후 점심때마다 풀어야 할 숙제로 맴돌던 차에 엊그제 한 연구소가 그 답을 내놨다. 고소득층 6500원, 중산층 6200원, 빈곤층 5700원. 설문조사한 것이라는데 한 끼 입에 들어가는 것도 저토록 가치가 달라야 하나 싶다. 5700~6500원. 그런데 그 박스권의 값이라는 게 어째 한 카테고리에 꽂힌다? 국민대표 음식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다. 그 옛날 네댓 점의 고기를 오물거리며 곯은 배를 채웠던 설렁탕은? 어지간해선 7000원을 웃돈다. 고소득층 평균치보다 비싸다. 국민 보양식 곰탕과 삼계탕은 또 얼만가. 1만 원을 우습게 훌쩍 넘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서민들의 씀씀이를 여간 옥죄는 게 아니다. 그 체감을 수치로도 환산할 수 없으니 통계 또한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대학에 출강하는 그 친구는 스스로를 빈곤층이라고 했다. 외국 명문대 출신에 콧대 높은 그 아닌가. 그의 이상이 현실의 벽 앞에서 수없이 좌절됐기에 그럴 만도 할 것이다. 허탈했을 것이다. 그는 그러나 빈곤층이 아니다. 번듯한 중형 아파트 한 채 있고, 결코 사소하지 않은 자가용에, 뜸하지 않은 해외여행에, 여윳돈까지 굴리는 그는 누가 봐도 중산층이다. 그런데 중산층 10명 중 6명은 스스로를 빈곤층으로 생각한다니 친구의 넋두리가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무엇이 그들을 상실감에 빠지게 했을까? 적이 궁금하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4강에 올랐던 2002년 국민 10명 중 8명은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큰 소리쳤다. 그토록 희망에 부풀었던 그들은 다 어디로 증발한 걸까?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2만 7931달러.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1만 2100달러였던 2002년 그때 보다 못 사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해서 덩달아 자장면 값이 두 배 이상 고개를 든 것도 아니다. '중산층의 밥'을 먹는 그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불안한 미래, 100세 시대의 어설픈 노후대책, 일자리부족, 어수선한 정국 …. 성장이 더딘 한국 경제는 지금 초조하고 찌든 모습이다. 경제의 중추인 중산층이 웅크리고 있다. 그렇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지금 극심한 '정신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힐링해줄 경제적 감동 드라마는 없는 것인가?

2016-12-07 08:00: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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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칼럼] 외식업경영 제1원칙 '3-5-2-12-8'의 법칙을 지켜라

창업을 하기 위해선 먼저 아이템을 선정하고 좋은 상권(商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영업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노하우 등을 갖추는 일도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창업한 이후에는 무엇보다 매장을 운영하는 전략이 절실하다. 최근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매출 중심의 경영에서 이익 중심의 경영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갈수록 치솟는 인건비와 경상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재료비 등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매장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3-5-2-12-8'의 법칙을 지켜야 한다. 이 법칙은 30일 영업을 기준으로 매출액은 3일(월세), 5일(인건비), 2일(경비), 12일(원·부재료 구입비), 8일(순수익)로 배분될 수 있음을 뜻한다. 쉽게 풀이하자면 3일 매출의 합계로 월세를 낼 수 있고, 5일 매출로 직원 급여를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2일 매출로 수도·가스·전기요금 등 공과금을 내야 하며 12일 매출액으로 영업을 위한 원·부재료 구입 금액을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충실히 이행했을 경우에는 8일간의 매출액이 이익금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자영업자는 이 같은 외식업 경영원칙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알고 있어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제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도 생산성 향상은 양보할 수 없는 과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매장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점포 운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전체적인 인건비 비중은 최소화하면서 각 개인의 인건비는 높게 책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지출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원·부자재 구입비는 지역 내 다른 업주들과의 공동 구매를 통해 줄이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공과금뿐 아니라 기타 경비에 대한 내용도 꼼꼼하게 기재하고 검토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은 줄여나가야 한다. 이처럼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가장 적절한 상태로 조정해야만 '불황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창업경영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2016-12-05 14:43:07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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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31) 존재의 무게

간혹 주위에서 보면 자신의 존재를 구태여 드러내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고, 반면에 이런저런 얘기로 자신을 드러내어도 존재의 가벼움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일정 연령이 되면 웃어른이나 선배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 있고, 누가 구태여 가르쳐주거나 알려주지 않아도 인생의 경험을 통해 그냥 알아지는 것이 있다.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자신보다 나은 친구를 사귀라고 훈계하는 것이 일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필자도 어릴 적부터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제 막 체감하는 중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연륜(年輪)에 비례해 자신만의 경험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신이 지닌 렌즈를 통하여 세상을 정죄하고 판단하려는 의지가 그만큼 견고해진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두 개의 귀는 그냥 장식물일 뿐이다. 동시대 동일한 국가와 사회에 살면서도 우리는 전혀 다른 시대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사고(思考)와 다양성과 가치의 차이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다. 결국 각자의 인생과 존재의 무게감의 차이는 남이 아닌 내 자신에 의해 설정되고 표현되는 것이다. 내 생각처럼 남이 나를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차피 각자가 지니고 있는 렌즈의 색상과 사이즈대로 세상은 그렇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 때 깡패를 피하는 것은 결코 권위와 순종에서 비롯된 처신이 아닐 것이다. 그냥 그렇게 지나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권위와 존경심은 상대가 내 자신에게 어떤 대접을 해주는가에 따라 상이(相異)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대부분 가르치려고만 하지,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다. '마이동풍(馬耳東風)' 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정당이나 정치인이 자신의 선거 때 자신들이 설정한 플랜에 의해 자신들만의 생각과 전략을 설정해두고 젊은 세대에게 접근하며 그것을 '소통(疏通)'이라며 혼자 만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자신의 플랜에 의한 혼자만의 성취(成就)이지, 어찌 소통(疏通)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상대가 진심으로 나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관심을 가져줄 때 비로소 상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쌓이기 마련이다. 그로인해 상대에 대한 권위에 자연스레 순종하게 되고 상대의 존재에 무게감이 실린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서로가 편안한 모양새가 아니겠는가. 자신보다 어리다고 무조건 말 놓고, 가르치려 드는 것은 교만이고 착각이다. 그것은 권위도 아닐뿐더러, 상대로 하여금 어떤 존경심도 끌어낼 수 없다.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예의가 없는데, 상대도 역시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가장 단순하고도 당연한 원리를 많은 사람들이 망각(忘却)하며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십년 이상 후배들에게도 말을 함부로 하거나 놓지 않는 분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내가 먼저 대접해라. 그것이 당연한 이치(理致) 아니겠는가. 인생은 물리적인 나이에서 상하관계가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와 사이즈에 의해 더 우위에 있는 쪽에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그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이다. 정치권이 지금 보수의 붕괴를 자초한 것도 쉽게 표현하면, 소위 '꼰대' 짓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진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설득력 있는 대안과 제시가 아니라, 경험과 경륜조차도 무시한 처사, 형제끼리 부모에게 대항하면서도 자신들의 결속력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는 모습.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그것은 그냥 반항에 머무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개인이든 정치든 존재의 무게와 중함은 상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처신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명심하자. 보스와 리더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보스는 말로만 지시하고, 리더는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 한다. 보스는 명령에 의존하며 복종을 이끌어내려 하지만, 리더는 행함으로 상대에게 동의와 순종을 이끌어낸다. 내가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바라지 말자. 상대에게 복종을 이끌어내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순종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가치이자, 존재의 무게를 별 무리 없이 가장 자연스레 중하게 설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는 어떤 모습을 추구해야 하겠는가. 블로그 http://blog.naver.com/yumpie74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umpie74

2016-12-04 11:46:52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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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취임 1주년, 마리 관장은 무엇을 했나

지난 2014년 10월, 서울대 교수 출신의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사 부당 채용 파문으로 직위 해제된 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뽑는 1차 공모가 실시됐다. 하지만 문체부는 거의 1년 가까이 질질 끈 끝에 공모에 응한 이들을 모두 부적격 처리해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최종후보에 오른 한 인사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 '문사코'(문화계 사이코패스)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체부는 "적극적인 업무추진력, 창의성과 혁신적 마인드 등 변화와 진취성이 요구되는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재공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2차 공모가 시작됐다. 그런데 때를 같이해 미술계엔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핵심은 외국인 관장을 뽑기 위해 1차 관장 공모에 나선 지원자들을 죄다 탈락시켰다는, 일명 '외국인 관장 내정설'이었다. 그러나 미술계 분위기는 대체로 '설마'에 가까웠다. 물론 이 '설마'라는 부사에는 충분히 예상되는 소통의 어려움, 문체부가 주체화 및 내실화에 반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내재되어 있었다. 허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2015년 12월, 김종덕 전 장관은 '미술계에 만연한 학연, 지연으로 인한 폐단'을 언급하며 결국 한국미술 역사상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 관장에 외국인인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MACBA) 관장을 임명했다. 문화계 국정농단을 주도한 차은택의 대학원 스승이자 그가 조감독으로 일했던 광고제작사 '영상인' 대표였던 인물이 미술계 내 학연, 지연 폐단을 말하는 모순 속에서 빚어진 결과였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흐른 현재, 선임 과정에 대한 루머는 사그라진 대신 마리 관장이 일군 성과에 관한 의문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즉, 곧 취임 1주년을 맞이하지만 대체 그동안 마리 관장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미술계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적의 기저엔 관장이 외국인이어서 안 될 이유는 없으나 외국인이어야 할 이유 역시 없었던 지난 1년여의 시간에 대한 반추가 놓여 있다. 또한 마리 관장의 활약과 약속들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도 투사되어 있다. 사실 마리를 굳이 관장에 임명한 표면적인 배경엔 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자는 목적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리 가시적이지 않다. 본인이 직접 밝힌 공공프로그램 연구 확대, 전시기획과 소장품 수집에 관련한 새로운 정책 마련, 세계 유수의 기관과 국제적인 협력, 국내 예술계와 비 예술계를 아우르는 창의적인 파트너십 구축 등에서도 체감온도는 높지 않다. 더구나 "한국 현대미술의 특수 상황을 서술할 고유한 어휘와 한국적 서사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만한 밑그림도 보이지 않는다. 미술관을 국제적인 작가·큐레이터·비평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재능 있는 사람들의 집결지가 되도록 할 것이라는 다짐 역시 선명도가 낮다. 오히려 국내 미술생태에 거의 무지한 인사들이 주요 위치에 앉아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전시 내용도 부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마리 관장은 취임시기부터 "1년 안에 한국어로 대화하겠다"는 약속을 자주 내비쳤다. 그러나 이 또한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옆에는 늘 전문임기제 6급 공무원에 준하는 '전담통역사'가 따라다니고 있다. 물론 이 통역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준다. 고작 관장과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통역사 월급까지 세금으로 내주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일부에선 한국적 정서는커녕 말조차 제대로 못하는 이에게서 한국미술의 차별화와 세계 속 한국미술을 희망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며 '하야(?)'까지 표명하고 있다. 마리 관장의 임기는 2018년 12월 13일까지이다.

2016-12-04 11:37:2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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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겨울철 면역력 높이는 건강 채소 '배추와 무'

날씨가 추워지면 많이 먹게 되는 채소류 중 대표적인 것이 무와 배추다. 특히 배추와 무는 십자화과 채소로 항암 효과가 있는 인돌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발암 물질에 의해 세포와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배추와 무에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C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과잉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젊음과 건강을 지켜준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거나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때 무나 배추를 먹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활력과 에너지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배추와 무는 소화기관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 위장에 쌓인 과도한 열을 식혀주며 비위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무는 즙을 내 먹으면 소화불량을 다스려주고 더부룩하고 불쾌한 속을 개운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밀가루 음식이나 육류 등을 먹을 때 무나 배추를 곁들이면 소화를 돕는 데 효과가 있다. 짜게 먹는 사람들 역시 배추나 무를 자주 섭취하면 칼륨 성분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김치로 섭취하는 경우 오히려 짜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배추와 무는 식이섬유도 풍부하기 때문에 탁해진 혈액을 정화시켜주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며 혈당과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도 좋다. 비만이 있거나 성인병 위험이 높다면 배추나 무 섭취를 늘려주면 도움이 된다. 연말이 되면 술자리가 잦아지는데 배추와 무는 수분이 많아서 음주 후 갈증을 해소하고 열이 올라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가라앉히는 데도 좋다. 특히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시원한 배춧국이나 무즙으로 숙취 해소를 하면 과음으로 인한 두통,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해소할 수 있다. 호흡기 건강에도 효과가 있어서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고 기침이나 가래를 가라앉히는 데도 좋다.

2016-12-01 10:15:4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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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똑똑한 수다쟁이 엄마 되는 법.

우리는 흔히 엄마가 수다쟁이일수록 아이의 언어발달이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은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수다쟁이가 되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말이 없는 엄마들은 "제가 말수가 적은 편이라 아이의 언어발달이 늦는 것 같아요"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부모 성격에 따라 아이에게 말을 걸고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엄마가 있는 반면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무엇에 대해 말해주어야 할지 어렵고 불편한 엄마들도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말을 많이 들려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언어자극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풍부한 언어자극은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언어발달을 향상시키진 않는다. 왜냐하면 언어발달 능력은 가르치고 알려주어서 습득하는 것보다 아이가 말하고 싶은 동기와 욕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엄마가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다고 해서 아이의 언어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는다. 말을 많이 걸지 않고 대화 시간이 적더라도 아이와 상호작용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 많으면 아이의 언어발달을 충분히 촉진시킬 수 있다. 정서적 교감 없는 백가지의 낱말보다 따뜻한 정서적 교감 속에서 이뤄지는 한두 마디의 말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적당히 말하면서도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는 똑똑한 수다쟁이 엄마 되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첫 번째는 아이의 흥미를 파악해야 한다. 아이는 전봇대가 신기해서 쳐다보고 있는데 엄마는 "빨간 자동차가 지나가네, 저기 파란 자동차도 보여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의 언어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언어적 개입과 언어자극은 말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아이의 흥미를 파악하여 언어자극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둘 번째는 객관적인 정보 전달을 해야한다.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더러운 흙', '징그러운 뱀'과 같은 표현은 아이에게 언어적 편견을 심어준다. 이러한 언어 자극보다는 '병원은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곳이야'와 같은 정보 전달식의 언어자극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세 번째는 양보다는 질이다. 언어자극의 양이 많다고 해서 아이가 이해하고 습득하는 언어가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이해하기 힘든 긴 문장을 들려주거나 발달 수준에 벗어난 어려운 어휘들은 오히려 말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하여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알고 있는 낱말을 다양한 문맥에 넣어 들려주거나 낱말에 다른 뜻을 보태어 알려주는 것이 많은 언어자극을 주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또한 여러 질문을 통해 생각의 범위를 넓혀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얼룩말'을 좋아한다면 '얼룩말은 어디에서 살지?', '얼룩말은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와 같은 질문으로 다양한 개념을 접하게 하고 새로운 어휘를 알려주는 것이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시킨다.

2016-11-30 16:33:07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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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떼탕의 행복지수

그곳은 희부연 입김으로 자욱했다. 손바닥만 했으니 물안개 속이었다. 솜구름이 켜켜이 흐르는 몽환적인 풍속도랄까. 화폭에 담았더라면 희미하게 어슬렁거리는 안쪽 세계가 궁금해 솜구름을 지웠을 것이다. 그곳에 모처럼 대목을 맞았다. 아슬아슬 찰랑대던 욕탕 물은 동네 아저씨가 엉덩이를 들이밀자 경계수위를 기어코 넘고야 말았다. 사람들도 그렇게 넘쳐났다. 평소 찔끔거리기만 하던 굴뚝도 덩달아 신이나 불을 뿜어댔다. 70년대 초 목욕탕 풍경이다. 설날 전날이었을 것이다. 진풍경이 목도된 건 비좁은 탈의실에 막 들어섰을 때였다. 엉거주춤 어줍은 몸짓들! 하나같이 수건으로 앞면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있었다. 웬 가림? 그런데 어쩌랴. 예외가 없는 것을. 나도 그 암묵적 체면치례에 따라 가리고 또 가렸다. 사람들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 대중목욕탕에 익숙지 않은 그 시절 겸연쩍은 탓일 게다. 사람들은 목욕탕을 '떼탕'이라 불렀다. 추석이나 설날 전날만 되면 떼로 몰려온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 시절 떼탕 주인을 부를 땐 박수를 쳤다. 환영의 박수갈채가 아니다. 짧고도 강한 단 한 번의 박수. 줄어든 욕탕 물을 채워달라는 신호였다. 명절 전날에는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 때마다 주인은 황급히 달려와 잠금을 풀고 뜨끈뜨끈한 물을 채워주었다. 샤워 부스가 따로 없었으니 바가지가 샤워기였다. 바가지로 공용 욕탕 물을 떠서 세수하고 몸도 헹궜다. 그러니 온전한 새 물을 만나려면 이른 새벽부터 눈을 비비며 집을 나서야 했다. 그래도 신났다. 동네 떼탕의 건물 배치도는 묘했다. 한 울타리 안에 남탕과 여탕이 들어앉은 구조. 한 복판에 담장을 세워 탕을 구분했다. 그런데 담장 위 부분은 뻥 뚫려 있다. 소통하기 딱 좋은 창구다. 목욕이 끝날 즈음이면 어서 나와라는 아우성이 이편저편에서 터진다. 욕탕은 늘 이야기꽃이 피었다. 별의별 얘기가 담장 너머로 물안개를 타고 흘러 들어왔다. 어쩌다 애정 스토리가 절정에 달할 양이면 설전이 담장을 넘나들었다. 국민소득 300달러도 채 안 되던 그 시절. 열악한 시설에 물줄기도 시원찮았던 떼탕엔 사람 사는 냄새가 묻어났다. 가슴 설렌 사람들이 모였다. 먹고 살기 힘들었어도 목욕 한 번이면 날아갈 듯이 기분 좋았다. 그 삶의 질을 수치화할 순 없을까? 떼탕의 행복지수! 무척 궁금했는데 엊그제 그걸 수치화하겠다는 소식이다. 투자와 소비 위주의 경제적 지표에 사회적, 심리적, 환경적, 가족적 요소들을 반영하겠다니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오늘의 떼탕 풍경은? 재개발에 밀려난 떼탕은 최신식 불가마 찜질방과 사우나로 대체됐고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떼탕은 그 때 그 시절의 때탕이 아니다. 20~30대 젊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이다. 벽과 마주한 채 혼자 목욕하는 이른바 '혼탕'의 새 풍속도다. 등 밀어주고 머리 감겨주는 그런 풍경은 지워진 지 오래다. 탕의 모락거림도 시들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38개국 중 하위권인 28위. 2013년 25위 보다 3계단이나 밀려났다. 물질은 풍요하지만 삶의 질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오늘날이다. 떼탕은 추억의 뒷장으로 넘길 태고의 성역으로 남아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투박하지만 떼탕의 삶을 복원할 때다.

2016-11-30 07:30:46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