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온라인 쇼핑몰 개설·목욕 서비스 운영·교통 인프라 개선··· 도시문제 해결 나선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 노인 인구 폭증과 맞물린 돌봄 공백, 인구 과밀화에 따른 교통 혼잡 같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주요 도시들이 공공 온라인 쇼핑몰 개설, 목욕 도우미 사업 운영, 교통 인프라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 13일 서울연구원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인도 델리 NCT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는 추세에 발맞춰 공공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키로 했다. 아마존, 플립카트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 같은 소규모 사업자가 온라인 시장에 개별적으로 진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델리 NCT 정부는 공공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딜리 바자르'를 오픈해 지역 내 경제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상인협회, 물류업체와 협의를 토대로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 로드맵을 마련 중이며, 프로젝트 첫 단계로 연내 지역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1만명 이상의 사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델리 NCT 정부는 소비자가 제품 구매 전 같은 상품이 다른 웹사이트에서 얼마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가격 비교 서비스와 가상공간 기반 시장 투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연구원은 "델리 NCT 정부는 지역 내 경제 주체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온라인 판매창구를 확보, 상품 홍보망을 구축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는 기력을 잃어버린 노인에게 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력이 없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입소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일부 사업가들이 목욕 서비스 회사를 차린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면서 도시 봉쇄가 자주 이뤄짐에 따라 외부 시설에서 목욕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 '목욕을 도와주는 기사'(助浴師, 중국명 '쭈위스') 사업을 호황으로 이끌었다고 서울연구원은 설명했다. 쓰촨성 청두시의 경우 전문 업체가 3인 1조로 팀을 꾸려 이동식 욕조나 전용 목욕 의자, 각종 목욕 도구를 가지고 노인의 집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리 감겨주기, 목욕시켜주기, 손·발톱 깎아주기를 포함해 1회당 이용 가격은 100~200위안(한화 약 2만~4만원) 정도다. 베이징, 상하이 등은 목욕 서비스 이용 비용이 청두시보다 2~3배 비싸다. 중국에서는 기력을 잃어버린 노인 인구가 현재 4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7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구원은 "목욕을 시켜주는 일이 기력을 잃어버린 노인에게는 좋은 일이나 1회당 서비스 가격이 중국 노인의 평균적인 경제력을 고려할 때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내년 1~2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시는 인구의 도시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인용 이동수단 이용 확대, 혼잡 통행료 부과, 도로 연결망 개선을 골자로 하는 '교통계획 2040'을 마련해 내놨다. 쿠알라룸푸르시의 인구는 현재 190만명에서 오는 2040년 260만명으로, 약 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근무자들이 교통 체증으로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월평균 44시간이고 이로 인한 손실액은 308링깃(한화 약 8만8000원)으로 분석됐다. 이에 시는 ▲개인용 이동수단 주행 제한 완화 ▲도심부 진입 차량에 혼잡 통행료 부과 ▲기존 50개 도로의 연결망 개선 및 9개 도로 유지 관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쿠알라룸푸르 교통계획 2040'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시는 현재 25%대인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다. 서울연구원은 "시는 교통 결절점을 중심으로 개인용 이동수단 운영 지구를 지정해 대중교통과 개인용 이동수단 간의 환승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교통 혼잡과 승용차 이용률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