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직격탄 맞은 부품업계, "단기 약세" 자신감 내비쳐
굳건했던 전자 부품 업계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대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4분기 매출1조9684억원에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를 다소 하회하는 결과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 19%에 영업이익 68%나 떨어졌다. 전분기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낮았다. 삼성전기는 4분기에 세트 수요 둔화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IT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및 카메라모듈, BGA(모바일용 패키지기판) 등 주요 제품의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별로도 주력 분야인 컴포넌트 부문이 8331억원,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이 655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0%, 27% 감소했다. 비수기에 모바일 시장 불황까지 겹친 탓이다. 올해 전망도 일단 어렵다고 봤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세트 수요 감소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불확실성에 따른 어려운 경영 환경을 예고했다.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LG이노텍은 4분기 매출 6조5477억원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거뒀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1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0.4%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시장 전망을 충족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최악의 사태가 현실이 됐다. LG이노텍 역시 4분기 중국 봉쇄로 인한 생산차질과 경기 둔화 등 여러 악재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기판소재사업이 3915억원으로 전년보다 8% 감소한 결과로 부진을 보였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시작으로 전자업계는 본격적으로 지난해 추락한 실적을 '고백'할 예정이다. 27일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31일에는 삼성전자와 다음날인 2월 1일에는 SK하이닉스가 컨퍼런스콜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잠정실적을 통해 '어닝 쇼크'를 확정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1조원 안팎의 영업 적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자 업계가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이 있었지만, 상반기까지 재고 조정을 통해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고부가 제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기는 4분기에도 고부가 제품인 전장용 MLCC 카메라모듈, 서버와 하이엔드용 패키지 실적은 성장했다고 밝혔다. 패키지 솔루션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FC-BGA 케파 증설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계획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도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사업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 31.1%, 영업이익이 0.6%나 성장했다. 미래 먹거리인 전장부품사업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45%나 많은 매출로 6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에도 공급망관리와 플랫폼 모델 중심 개발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세트 시장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삼성전자가 플래그십을 새로 출시할 예정, 애플도 중국 봉쇄 해제로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의 연속줌 카메라 모듈 등 새로운 제품으로 수익성도 크게 완화할 전망이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