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10명중 4명은 서울출신…집값 끌어올린 교육열
일반고 졸업생 중 서울 출신 비중은 100명 중 16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3분의 1은 서울대에 입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교육비는 평균 104만원으로 읍·면 지역(58만원)의 2배 수준이다. 부모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에 따라 상위권대 진학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서울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의 37.2%는 서울 출신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고3 학생의 비중은 중소도시(52.1%)와 광역시·세종(25.7%)이 더 많지만, 서울대 입학률은 각각 31.1%, 18.3%로 서울 출신보다 낮다는 분석이다. ◆잠재력 높아도 서울대 진학의 92% '소득수준, 거주지역'영향 이날 한은은 서울대 등 상위권대 진학률이 대부분 부모 경제력과 거주지역 효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일반고를 진학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잠재력과 실제진학률을 비교한 결과 학생 잠재력만으로 상위권대에 진학할 확률은 서울 0.44%, 비서울 0.4%로 격차는 0.04%포인트(p)에 불과했지만 실제진학률은 서울 0.85%, 비서울 0.33%로 0.52%p까지 벌어졌다. 정종우 경제연구원 미시제도 연구실 과장은 "일반적으로는 학력과 소득이 높고, 서울에 거주하는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가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아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다고 보겠지만 그보다는 부모경제력 효과와 거주지역효과가 상위권 대학 진학률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를 소득상위그룹, 나머지를 소득 하위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 동일한 잠재력을 가진 경우 상위권대 진학률은 소득상위그룹 학생이 소득하위그룹 학생보다 높았다. 잠재력이 최상이었던 학생 중 상위권대 진학률은 소득상위그룹이 20.4%로, 소득하위그룹(10.7%)보다 1.9배 높다. 정 과장은 "소득 상위 20%와 하위 80% 간 상위권대 진학률 격차 중 75%는 학생 잠재력 외 부모경제력 효과로 나온다"며 "이는 부모의 경제력이 상위권대 진학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여기에 교육문화, 학원 인프라, 동료문화 등이 우수한 거주지역에서 상위권대 진학비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과 비서울지역의 소득수준이 비슷하더라도 사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이 상위권대 진학률이 높고, 서울지역에서도 소득은 비슷하지만 강남·서초구에서 상위권대 진학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반고 졸업생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출신 비중은 100명중 4명에 불과했지만 서울대진학률은 12%에 달했다. 서울출신 비중이 16명으로 서울대진학률이 32%인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정 과장은 "부모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학원 인프라 등 사교육 환경의 차이도 상위권대 진학률 격차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서울과 비서울간 서울대 진학률 격차의 92%는 부모경제력과 사교육 환경 등을 포함하는 '거주지역효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열→집값 상승으로…'지역별 비례선발제' 필요 이날 한은은 상위권대를 향한 교육열이 사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 거주하려는 선호로이어져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0억8264만원으로 전국 평균 매매가(4억5550만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서울 중 사교육 환경이 우수한 강남구는 22억7738억원으로 전국 평균 매매가의 5배 이상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지역별 비례선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의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대학교에서 학생을 10명 선발하는 경우 지역별 비중에 따라 서울지역 학생(16.4%)은 1.6명, 광역시·세종(25.7%)은 2.6명, 중소도시(52.1%)는 5.2명 선발하는 것이다. 정 과장은 "지역별 합격자 비율이 고3학생 비율의 0.7배이상 1.3배 이하가 되도록 규칙을 적용할 경우 서울대 진학률과 잠재력 진학률간 격차가 64%이상 감소한다"며 "이로 인해 서울에 집중된 입시경쟁을 지역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고, 수도권 인구집중, 서울주택가격 상승 등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