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잇단 지방 점포 매각·계약 해지…"지방상권 타격 우려"
경기침체 및 영업부진으로 자금난에 직면한 유통사들이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자산을 매각하거나 임대 계약을 해지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지방 상권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일부 점포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통보를 받은 다수 점포가 경기·지방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포는 총 17곳으로, 서울 잠실점, 가양점, 시흥점을 제외한 14곳이 경기권 및 지방권 소속이다. 해지 통보를 받은 점포는 ▲서울(잠실점, 가양점, 시흥점) ▲경기도 (일산점, 계산점, 인천숭의, 인천논현, 원천점, 안산고잔, 화성동탄) ▲충청남도(천안신방, 천안, 조치원) ▲부산(장림점, 감만점) ▲대구 동촌점 ▲울산 북구점 등이다. 홈플러스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부 점포 계약 해지를 단행하면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우려되는 곳이 지역 상권이다. 특히,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홈플러스 천안신방과 홈플러스 천안점 2곳은 천안시에 있는 홈플러스 유일 점포 매장이다. 이번 홈플러스 계약 해지통보로 점포 폐점이 확정될 경우, 천안시에 있는 홈플러스 매장은 전부 문을 닫게 된다. 조치원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재 조치원에 거주하고 있는 정 모 씨(32)는 "홈플러스 말고는 조치원 내 대형마트가 딱히 없다"면서 "홈플러스 조치원점이 문을 닫게 되면, 장을 보기 위해 근처 식자재 마트에 가거나 세종이나 청주 쪽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간 홈플러스는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3월 기업회생에 들어간 이후, 임대료 조정을 위해 임대인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랜드리테일 역시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 점포 매각에 나선다. 매각 대상에는 대구 수성구에 있는 동아백화점 수성점, 대구 북구에 있는 동아아울렛 강북점, 경북 경산시에 있는 NC백화점 경산점이 포함됐다. 역시 자산유동화를 명분으로 내 건 조치다. 이랜드리테일은 대상 점포에 대해 토지와 건물 모두를 매각하고,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 운영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 리테일 관계자는 매각 추진에 대해 "기업 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롯데쇼핑 역시 지방 소형점포 등을 중심으로 저수익·저효율 자산을 처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과 함께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롯데백화점 마산점 등을 매각했다. 지방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산 유동화를 위한 매각·점포 계약 해지 조치 등이 상대적으로 유동 인구와 매출이 적은 지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혹여라도 매장 하나 없어지면 그 주변 상권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