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경쟁력 떨어진 세계 도시, 보건의료 체계에 대규모 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쟁력 지속에 어려움을 겪던 세계 각국의 도시들이 견고한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의 '세계 도시 보건동향 리포트 1호'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사 AT 커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서울시 도시경쟁력 순위가 2019년 13위에서 2020년과 작년 연속 17위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의 '안전한 도시 순위'에서 5년내 1위를 지키고 있던 도쿄는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2020년 5위로 급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재단은 "세계 주요 국가와 도시들은 코로나19 이후 취약성을 드러낸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미국·일본·프랑스 등 거의 대다수 국가는 의료 인력을 지원하거나 추가 확보하는 한편 디지털 보건의료 기반을 마련해 효율적인 보건의료 관리와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 모니터링 결과 영국은 공공보건청을 보건안보청과 건강증진·불평등실로 분리 개편했으나 병상 부족으로 600만명이 진료를 장기 대기하고, 의사 8000명과 간호사 4만명을 포함 의료인력 11만명이 미충원돼 영국 국민의 보건의료 서비스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영국은 보건정보기술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은 환자의 전자건강기록에 원격으로 접근, 보다 광범위하게 상담을 실시하고 의료질 개선 정책 및 계획 지원을 위해 데이터 기반 인프라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주는 의료 인력 지속고용 유지·재건·개발 등을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의료진 급여에 20억달러, 근무지속인력 상여금에 20억달러, 복지서비스 근로자 임금 인상 조정금에 5억달러, 보건의료 재정 인프라와 실험실 역량 개선에 20억달러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뉴욕주는 향후 5년간 의료 인력을 20% 늘린다는 목표다. 일본은 신흥 감염병 확대시 대응 가능한 재해파견의료팀(DMAT) 체제 정비와 '의료활동 Key-Net'을 활용한 의료인재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DMAT 양성·관리·지원에 더해 피재해 도도부현 및 재해거점병원과의 연락조정을 위한 의료 대응 체계를 손질했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료종사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필요한 의료인재를 신속하게 구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보건소 등의 의료인재 구인정보사이트인 '의료활동 Key-Net'을 개설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주는 환자가 원할 때 화상을 통해 진료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병원'을 선보였다. 간호사가 하루 2회 비디오 모니터링을 진행해 환자의 산소 포화도 측정 결과를 확인하고, 온도 등 활력 징후를 살핀다. 온라인병원은 작년 한 해 약 1만8700명에게 가상 케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만족도 조사에서 서비스를 제공받은 환자의 85%가 가상 치료를 우수 혹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고 재단은 덧붙였다. 호주 정부는 농촌과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4년에 걸쳐 원격 의료에 1억600만호주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인력 증원과 디지털화 등 의료재난에 탄력·완충적이면서 효율적인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공통적으로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서울 또한 코로나19 기간 동안 보건의료 자원의 확충 및 배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나 병상, 인력, 시스템 관리 부문에서 여전히 상당한 숙제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재단은 공공병상의 코로나19 환자 쏠림으로 인한 취약계층 의료 공백과 병상 부족 상황이 지속됐고, 코로나 장기화 이후에야 수가보전을 통한 병상확대가 실시됐으며, 보건의료 인력의 소진과 이탈에 대한 선명한 정책적 개입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