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구독경제·언택트'에 빠지다
최근 카드업계가 구독경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돼온 구독경제, 모바일 서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대에 걸쳐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매달 구독료 형태의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렌털 서비스 등을 결제하면 할인 또는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 OTT 전문기업 콘텐츠웨이브와 함께 '웨이브(wavve) 카드'를 출시했다. 웨이브란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연합 플랫폼을 말한다. 해당 카드로 일정 금액 이상 사용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핀크머니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기 구독 요금을 결제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주요 요금제를 통해 웨이브를 무료로 구독 중인 고객도 전월 실적 충족 시 무료 구독 중인 웨이브 구독료를 핀크머니로 적립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구독경제 토털 서비스를 내세운 '딥원스 카드'를 선보였다. 지난 2월에 출시된 이 카드는 구독경제에 특화한 상품이다. 가전제품 렌탈료, 자동이체 거래, 구독 서비스 결제 시 이 카드를 사용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최근 딥원스 카드를 활용한 영상 광고도 선보였다. 현대카드도 구독 서비스 혜택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러버' 카드를 출시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멜론 등 주요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요금 최대 1만원을 할인해 준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실물 카드를 없애고 모바일 카드를 출시한 카드사도 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플라스틱 실물 카드 발급 없이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 'KB 마이핏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대부분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또 모바일 전용 카드 주 이용층인 20~30대 고객의 생활 트렌드와 카드 이용 특성을 분석해 간편 결제, 커피, 쇼핑, 배달 등 고객 선호도가 높고 이용이 많은 업종에 대한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단독 카드 '신한카드 YaY(예이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카드 발급 신청부터 사용까지의 전 과정이 모두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100% 디지털 상품이다. 신청 후 즉시 모바일로 카드를 전송받아 신한페이판(신한PayFAN)에 등록해 사용하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예이 카드는 상품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에서 비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로 변모하는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홈족'들과 '홈코노미 상권'에 특화된 혜택을 구성했다. 우리카드도 이달 초 비대면 소비와 구독경제 트렌드에 최적화된 '카드의정석 언택트(UNTACT)'를 내놨다. 소비자 리서치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든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25개 이상의 정기결제 할인과 비대면·비접촉 결제 수요 확대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간편결제 할인 혜택을 담았다. 카드업계가 구독경제,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2~3개월간 언택트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요 소비 트랜드가 됐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도매·소매업 카드승인실적은 약 13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가량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소비는 트랜드가 됐다"며 "모바일 카드로 실물 카드 발급 비용을 줄이고, 구독경제 서비스로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