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CEO들, 유한킴벌리 '혁신' '사회적책임' 모델 배우자 '열중'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8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400석 가량이 마련된 원탁테이블이 거의 꽉찼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로 준비한 'K-BIZ CEO 혁신포럼'이다. 이날 강연자로는 유한킴벌리를 이끌고 있는 최규복 사장이 나섰다. '마케팅 전문가'로 잘 알려진 최 대표는 1983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해 33년째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산증인이다. 지금이야 유한킴벌리가 대한민국 기업사에서 '혁신'과 '사회적 책임'의 아이콘이 됐지만 최 대표가 말단 직원이던 시절만해도 유한킴벌리는 여느 기업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회사였다. 그러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모토로 1984년부터 시작한 나무심기 등 사회적 책임경영은 전 국민 누구나가 아는 캠페인이 됐다. 자연스럽게 유한킴벌리와 '환경'은 동일시 되기 시작했다. 또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동시에 시니어 일자리 창출 등에 노력하는 공유가치창출(CSV)도 유한킴벌리가 추구하는 또다른 방향이다. 임직원들 책상을 없애 자유좌석제를 실시하고, 각자에 맞게 출퇴근을 하고, 집과 가까운 곳에 일할 공간을 따로 만드는 등 유한킴벌리의 '스마트워크'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모델이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기업,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경쟁사까지 서울 대치동에 있는 유한킴벌리 본사를 다녀간 곳만 수 백개 기관에 이른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최고경영자(CEO)로서 유한킴벌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중소기업 대표들이 새벽부터 집을 나선 까닭이다. 이노비즈협회장을 맡고 있는 메디칼드림 이규대 회장은 "일하기 좋고,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모든 기업들이 지향하는 바"라면서 "중소기업이라 많은 것들을 갖출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CEO들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한킴벌리의 지향점을 중심으로 한 이날 최 대표의 강연 내용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최 사장은 "1~2년 실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하면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할까, 그리고 조직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까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유한킴벌리의 환경 캠페인은 도시속 공간을 꾸민 '작은숲', 사람들이 힐링을 할 수 있는 '공존숲', 그리고 미래를 위한 '북한숲'으로 진화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측은 향후 '북한숲' 조성을 위해 산림청과 함께 경기 파주에 양묘장도 준비하고 있다. 실버산업 육성→노인 일자리 창출→소비 진작→경제 성장의 선순환 모델도 유한킴벌리가 추구하는 바다. CSV가 그것이다. 최 사장은 "시니어 일자리를 늘리면 고령화 문제를 완화하고 재정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들이 갖고 있는 산업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덧붙였다. 유한킴벌리의 콜센터에는 현재 200명 가량의 시니어들이 일하고 있다. 16억원 가량을 들여 시도한 스마크워크도 유한킴벌리의 자랑이다. 회사 공간은 대학도서관과 같이 오픈된 변동좌석, 집중업무를 위한 독립공간, 편하게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카페와 같은 사원라운지 등으로 이뤄져있다. 출근은 오전 7시, 8시, 9시, 10시로 나눠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자녀들을 유치원, 학교에 보내놓고 10시에 출근하면 7시에 퇴근하는 식이다. 유선전화를 없앤 대신 개인 휴대폰을 갖고 회사에 들어오면 회사 번호로 바뀌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전체 직원의 절반 가량이 여성이라 워킹맘을 위한 모성보호공간, 주차공간 등도 갖춰놨다"면서 "직원들 거주지를 전수 조사해 경기 죽전, 군포 등에는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 회사에 오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업무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유한킴벌리의 성공사례를 배우고 몸에 익혀 속도감 있게 실천하고 과거 성공의 '경로 의존'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경제 시스템과 기업 체질을 바꿔야 한다"면서 "중기중앙회도 시장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바탕을 둔 '바른경제' 만들고 청년채용, 수출 기업화를 비롯해 중소기업을 둘러싼 국가 어젠다에 기여와 실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