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김장철인데 "당분간 5%대 고물가 지속"…전달 전기·가스 요금도 올라
전기와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에 지난 달 소비자물가가 5.7% 오르며 3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김장철 수요와 맞물려 당분간 5%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6월과 7월 6%대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은 8월 들어 5.7%로 꺾였고, 9월 5.6%로 상승 폭이 주춤했지만 지난 달 다시 확대됐다.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데는 지난 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줄줄이 오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도시가스(36.2%), 지역 난방비(34.0%), 전기료(18.6%) 등 전기·가스·수도 가격 상승률은 23.1%로 2011년 통계 개편 이래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완화로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국제항공료가 전년대비 20.0% 오르는 등 공공서비스 물가도 0.8% 올랐다. 먹거리인 농축수산물 물가는 5.2% 올랐다. 무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올랐고, 배추(72.3%), 양파(25.4%), 파(24.0%) 등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공업제품은 6.3% 상승했다. 경유(23.1%), 등유(64.8%) 등 석유류 가격이 10.7% 올랐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2.4% 하락하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전기·가스·수도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년대비 6.4% 올랐다. 생선회(9.2%), 치킨(10.3%) 등 외식 물가가 8.9% 상승한 영향이다. 집세도 전세(2.4%)와 월세(0.9%)가 모두 오르며 1.7%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5%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11.4% 올랐다. 정부는 향후 물가 상승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5%대의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 심의관은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앞으로 물가 흐름을 지켜봐야겠지만, 6%대로 올라가거나 상승세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후 "앞으로 물가 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기간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김장철 채소류 수요 확대, 환율·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김장재료 수급 관리와 농수산물 불안 품목 가격안정화, 가공식품 가격 인상 최소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