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 수익성 악화…6월 이후 리스크 대비 필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하나금융경영연구소 내년 금융권의 자산성장 수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둔화할 수 있어,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기간,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가 일단락 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5일 '2021년 금융산업 전망'을 발표하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미뤄진 리스크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선 내년 금융권의 자산성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경제주체의 자금수요는 계속될 수 있지만, 규제강화로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둔화되고, 기업대출은 증가는 전 업권에 걸쳐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연구소는 은행업의 경우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는 진정될 수 있지만 비이자부문의 회복 부진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기간, 각종 규제비율 유연화 조치 등으로 건전성 지표 일부가 착시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추후 잠재부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소는 취약계층에 자금을 지원한 비은행권의 부실과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한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을 우려했다. 백종호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정책이 마무리되는 내년 6월 이후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은행의 대손비용 증가도 문제지만 제2금융권의 부실화 가능성은 더 크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비은행권 중 증권, 보험, 자산운용업의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은 직접투자 선호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로커리지는 주식 등의 거래를 중개하는 것으로, 증권사는 중개역할로 수수료 수익이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업은 주식형 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됨에도 불구하고 대체투자 중심의 성장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은 초저금리 현상에 따른 이차역마진이 심화되고 있지만, 변액보험관련 준비금 적립 부담 완화,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의 손해율 하향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소액단기보험 등 신사업 부문의 점진적 확대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에 따라 모바일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혁신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스몰라이선스 도입, 인가단위 세분화 등을 통해 핀테크뿐만 아니라 소규모 특화 금융회사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소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입에 대한 규제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이 반드시 준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연구소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MyData)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영업을 개시하면서 은행권 내 경쟁 심화와 함께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출시를 기대해 볼만하다고 예상했다. 정희수 금융산업1팀장은 "내년에는 그동안 추진해온 오픈뱅킹 서비스가 마무리되면서 기존 금융회사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기존 금융회사도 혁신서비스 개발을 통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