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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 데이터 사업 수도권 편중, 해법 고민해야 할 때

얼마 전 한 데이터 기업 대표가 "최근 데이터 라벨링 업무를 하는 크라우드워커가 '꿀알바'로 떠오르고 있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은 이 같은 정보에서 소외돼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사진 속 차·동물 등에 이름을 달아 인공지능(AI)이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하는 데이터 라벨러는 경력단절 여성, 취업준비생 등은 물론 최근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직장인 부업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 일자리를 지방 거주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정부는 올해 AI 학습용 데이터 150종 구축에 2925억원을 투입하고, 데이터 기업들이 크라우드워커를 활용하게 해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지방 거주 청년 등은 이 같은 지원에서 소외된 셈이다. 데이터 라벨링뿐 아니라 정부의 데이터 지원 사업도 서울 등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지원사업' 수요기업의 51.5%가 서울 소재 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경기, 인천까지 포함하면 무려 71.7%로, 수도권 편중 현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데이터 수요기업인 AI 기업의 CEO 중 상당수가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데도 불구하고, 대전·세종 등 충청권 조차 4.5%에 그쳤다. AI 및 데이터 기업들이 수도권 편중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기관 등 지원을 받아 지방 거주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가공인력 양성, AI 교육 등을 추진 중인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빠르게 개선되기 힘든 사항으로, 수도권 편중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데이터 댐' 등 '디지털 뉴딜'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된 '한국판 뉴딜'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데이터 지원 사업과 여기서 파생된 새 일자리는 수도권만이 아닌 전국에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내년에도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만 2925억원을,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에 722억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이에 앞서 지역 편중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데이터 라벨러를 각 지역에서 어떻게 육성할 지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2020-12-23 09:11:31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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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치열한 사설 인증 시장 경쟁, 보안이 핵심

지난 10일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면서 전자서명 시장을 두고 민간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주민등록증이나 인감 날인 등을 대신해 인터넷상에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도구로 1999년 도입됐다. 하지만 액티브 엑스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고, 인증서의 보관 및 갱신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로 이름을 바꿔 민간 업체들과 경쟁하게 됐다. 그동안 공인인증서가 가졌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민간 전자서명은 기존 공인인증서 대비 편의성을 높였다. 모바일 상에서 바로 인증서 발급이 가능하고, 기존에 은행 등을 방문해 대면으로 하던 가입자 신원확인도 PC나 휴대전화를 통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다. 10자리 이상의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지문, 홍채 등의 생체정보로 가입자 인증이 가능하다. 인증 유효기간이 2~3년으로 넉넉한 것도 장점이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1년마다 갱신해야 했다. 점차 민간인증의 활용처도 넓어질 전망이다. 우선 카카오, 패스, NHN페이코 등이 행정안전부의 민간전자서명 서비스 시범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내년 1월 15일부터 국세청 홈택스에서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연말정산뿐 아니라 정부24와 국민신문고에도 내년 1월 중에 적용된다. 이용자도 민간 인증을 반기는 모습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본인인증 앱인 패스 인증서의 누적 발급 건수가 11월 말 기준 2000만건을 돌파했고, 카카오페이 인증도 누적발급 2000만건을 넘어서는 등 인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민간 인증서 난립으로 인해 이용자의 혼란과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관리와 인증서의 안정성·보안성 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편리함은 좋지만 민간 인증서를 이용한 거래에서 금융 사고 등이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2020-12-21 16:12:30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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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강제퇴거' 대상은 다름 아닌 가짜뉴스

[기자수첩] 진짜 '강제퇴거' 대상은 다름 아닌 가짜뉴스 이현진 기자 "경기도가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강제퇴거 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공포를 부추기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엔 정치적 목적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중심에 섰다. 경기도가 경기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선정한 것을 두고서다. 앞서 경기도는 코로나19 병상 부족 사태와 관련해 민간시설에 대한 긴급동원에 나서면서 그 첫 대상 시설로 경기대 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를 선정했다. 지난 12일 경기도가 대학 측에 협조 공문을 보낸 후 경기대 측이 14일 오전 전체 회의를 거쳐 기숙사 사용에 동의하면서다. 이는 대학 기숙사를 코로나19 생활치료시설로 활용하는 첫 사례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경기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판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경기도가 학생들을 강제로 내쫓았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게시되거나 이재명 지사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강간범을 돌직구 스타일 연애 고수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비유하는 등 이 지사를 겨냥하는 글은 물론이고 '경기도가 쫓아낸 경기대 학생들''나가라, 나가지 않으면 강제퇴거다' 등 한눈에 봐도 자극적인 글이 반복적으로 게재됐다. 이에 경기도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도는 일부 세력이 가짜뉴스 확산을 위해 자동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불법 매크로를 이용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경기대 에브리타임 계정 비싼 가격에 구매합니다'라는 글이 SNS 공개 채팅방 등에서 발견된 것이다. 결국 경기도가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을 밝히며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가짜 뉴스는 확산 속도가 빠른 인터넷 정보 유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가짜'의 실체가 뉴스가 아닌 댓글이나 일반적인 게시글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IT를 매개로 대부분 소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 어떤 수단보다 민심을 동요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으로 유언비어 일지라도 세 명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면 쉽게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거짓말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는 진실 여부에서 벗어나 설득력을 얻으며 문제가 발생한다.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국민 생명이 달린 방역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더 이상 근거 없는 비방은 삼가야 한다.

2020-12-20 11:25:5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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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참혹한 실패

개구리는 중탕으로 끓인다고 한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개구리가 놀라 도망가지만, 물 온도가 서서히 오르면 알아채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다. 요즘 자영업자가 딱 개구리 꼴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 빚을 낸 자영업자는 40만명, 상반기에만 70조원을 빌렸다. 6월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자그마치 755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세운 '핀셋 방역'이 문제였다. 사회·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락다운(봉쇄) 대신 위험 시설을 선별해 문을 닫게 한 것이다. 뚜렷한 근거도, 형평성도 없었다. 카페는 포장만 허용했지만 브런치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은 버젓이 장사를 했고, PC방, 오락실은 밤 9시까지 문을 열지만 학원은 갈 수 없었다. 킥복싱, 태권도장은 집합을 금지했지만 복싱과 무에타이는 허용했다. "핀셋 방역이 아니라 7, 80년대 학생주임 단속과 다를 바 없다" "책상 머리에서 내뱉은 결과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자영업자들이 원성으로 가득찼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연일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3단계로 격상되면, 이번엔 미용실, 백화점,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다. 이미 영업을 중단한 점주들은 언제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최근 7년 운영하던 카페를 내놓은 점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게 먼저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버텨왔다"며 "하지만 이제와보니 내 희생과 노력도 아무 의미없었다는게 너무 속상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정부는 지난 11개월간 대한민국 전체를 중탕으로 달궜다. 봉쇄 없이 지켜낸 방역 정책을 동네방네 자랑하는 사이,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서서히 죽어갔다. 그러나 그 희생도 무색하게, K방역은 참혹한 실패로 끝날 판이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그들이 남기고 간 엄청난 부채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참 혹독한 연말이다.

2020-12-17 14:11:21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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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쪼그라든 맨 파워' 현대상선, 노동자 신뢰할 수 있는 기준 필요

기자수첩. "맨 파워가 부족한건 사실이다." '파업'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국내 해운업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파업을 진행하는 자동차와 조선업계와 달리 그동안 해운업계는 경영 위기에도 파업을 진행하지 않고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국내 해운 업계를 이끌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 소속 선원들이 내년 1% 임금인상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20분기 연속 적자로 장기간 임금 동결을 이어온 HMM이 해운대란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시작됐다. 사측은 산업은행 등에 상환해야 할 부담금이 3조원을 넘는 데다 내년 업황을 장담할 수 없어 올해와 비슷한 1%대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HMM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선원들이 코로나19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감수하고 창살 없는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해운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인내하고 참아내 올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면서 "하지만 채권단과 사측은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MM노조는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3% 수준에 불과하다"며 "인건비를 줄여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선원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된다. 사실 해운업계에서는 HMM 임금에 대해 경쟁업체의 70%정도라며 이름만 '현대'지 복지나 임금 혜택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오가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이들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오랜 기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천문학적인 빚을 진 데다 이번 흑자로 회사가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묵묵히 고통을 감내해온 직원에 대한 보상 시점이 이르다는 입장이다. 서로 입장차는 있지만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게 있다. 바로 '사람'이다. 현재 HMM은 물동량 증가로 운항이 증가하고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또 신규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맨 파워와 팀워크가 필요하다. 즉 글로벌 해운업체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측은 올해 흑자를 내년까지 이어갈 경우 점진적 인상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노동자들이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점진적 인상이라는 두루뭉술한 기준 제시보다는 노동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 하는 게 필요할 때다.

2020-12-16 15:56:28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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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 안정성 vs 혁신성

안상미 기자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엔 수장끼리의 설전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먼저 작심발언을 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열린 송년간담회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은 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전자지급거래) 청산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한은이 디지털 청산(기관)에 대해서도 운영기준 개선 요청, 자료제출 요구 등 (한은의) 권한 침해가 되는 게 없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안으로 들어오니까 오히려 업무영역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물론 전금법 개정안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빅테크의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청산기관을 통한 지급결제 청산을 의무화하고, 당국이 청산기관인 금결원을 감독하겠다는 내용의 전금법 개정안을 내놨다. 작게는 금결권에 대한 권한 다툼이지만 넓게 보면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갈등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오는 17일 예정된 한은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은은 바로 다음날 날선 반박을 내놨다. 한은은 "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금융위는 지급결제제도의 운영과 관리가 중앙은행의 고유업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금결원을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인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업무를 감독당국이 통제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독당국인 금융위가 기준금리 결정이나 화폐 발행에 관여해선 안되는 것 처럼 지급결제제도를 통제해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어떤 사안에 대한 논쟁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전금법 개정안을 계기로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면서 혁신성을 살릴 수 있는 논의를 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방식이다. 조율되지 못한 수장들 간의 설전은 한은과 금융위 모두 세련되지 못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0-12-15 16:06:3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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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가와 CEO의 입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오랜 증시 격언으로 통한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멘트기도 하다. 그 전에 우리는 소문을 내는 사람, 즉 뉴스의 진원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뉴스를 보고 사들일 때 가장 많은 물량을 던지는 이들은 소문을 낸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전 세계 캐파의 7%를 가지고 있다"며 "치료제를 최대한 생산하면 200만명분을 만들 수 있고 이미 10만명분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말은 소문인가, 아니면 뉴스인가. 소문이라고 하기엔 CEO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고 뉴스라고 하자니 임상 결과가 정식 논문 등 신뢰할 수 있는 수단에 의해 검증된 것이 아니다. 공개된 불완전한 정보 앞에 투자자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라디오 방송 다음 날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장중 20% 넘게 오르며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 수십조원 대 기업의 주가가 말 한마디에 요동친 셈이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신바람이 났다. 백신 테마는 작은 뉴스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주만 해도 코로나와 엮인 바이오 종목들은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갔다. 한 바이오업체 IR 담당자가 "개인주주들의 연락으로 업무를 보기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거기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을 향한 개인투자자의 기대감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신용융자 잔고 순위표를 살펴보면 셀트리온 3사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이 올라있다. 임상2상도 채 끝나지 않은 미완성인 상태의 치료제를 긁지 않은 복권으로 보는 듯하다. 어쩌면 이미 긁어버린 복권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테슬라 주식을 '큰 망치 아래 놓인 수플레'에 빗댔다. 머스크가 말한 수플레는 테슬라뿐만이 아닐 터다. 코로나라는 전례 없는 환란이 부른 과열 곳곳엔 함정이 숨어 있다. 그 함정을 피할 혜안은 투자자 영역으로 남겨뒀으면 한다. 주가에 관심 많은 CEO의 한마디는 그 의도와 무관하게 시장을 형태만 나타나고 속 보이지 않는 투기장으로 변질시킬 수도 있다. 소문과 뉴스 그 사이 어디쯤을 오가는 서 회장의 호언이 다소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다.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주가관리는 우수한 실적으로 수익성을 증명해 내는 것이다. /송태화기자 alvin@metroseoul.co.kr

2020-12-13 13:50:02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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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인정보 유출

두려움에 노출될 수록 두려움에 대한 감정은 무뎌진다.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다. 10년 전 A 통신업체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사용요금 등 개인정보를 텔레마케팅 업체에 제공해 많은 비판을 샀다. 그 이후 다른 기업들에 의해 수도 없이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판의 소리는 작아졌다.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깊어지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진 것이다. 지난달 22일 한 해커조직은 이랜드의 사내시스템을 랜섬웨어로 공격한 후 약 4000만달러(약 445억원)를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 3일 다크웹에서 10만건의 카드정보를 공개했다. 다크웹은 특수한 웹 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웹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해커조직이 공개한 카드정보 10만건 중 유효카드 정보는 약 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며 금융보안원·여신협회·카드사들의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분석결과 부정사용 거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소비자는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다고 안심해야 하는 걸까. 지난 카드사 대량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2차 유출은 없었다'는 발표에도 스팸문자가 늘어났다는 신고는 빗발쳤다. 직접적인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더라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회에선 데이터기본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기본법은 개인정의 상업적 활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법은 특별법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소비자는 빈번한 개인정보 유출로 두려움에 무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두려움이 오기전 예방이다.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으니 '안심하라'가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이 없었으니 '안심하라'가 돼야 한다.

2020-12-10 17:05:50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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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됐는데 확진자 수는 왜 줄지 않나요?

9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686명 늘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서울시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서울형 정밀 방역'을 시행했다. 학원 내 스터디룸 등 공용 공간 이용인원을 50%로 제한하고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줄이고 막차 시간도 앞당겼다. 사실상 2.5단계나 다름없는 강력한 조치였는데 보름이 지나도록 신규 확진자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15일 서울 지역 확진자 수 현황을 보면 11월 24일 142명, 25일 212명, 26일 204명, 27일 178명, 28일 158명, 29일 159명, 30일 155명, 12월 1일 193명, 2일 262명, 3일 295명, 4일 235명, 5일 254명, 6일 244명, 7일 213명, 8일 270명으로 집계됐다. 강화된 2단계가 적용된 날부터 서울에서 매일 211.6명의 환자가 새로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임을 감안할 때 8일 확진자 수는 급감했어야 한다. 그러나 시는 이날 '신규 확진자 270명'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거리두기가 효과 없는 게 아니냐"며 방역당국을 질책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원활히 공급되기 전까지는 거리두기가 가장 강력한 방역 수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확진자 수는 왜 이모양일까? 카페에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게 했더니 패스트푸드점이나 브런치 카페로 몰려가고,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막았더니 공간 이름을 바꾼 변종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반칙 행위는 일찍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걸핏하면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코인 노래방 사장님들과 공공시설 휴관으로 생계에 타격을 받는 프리랜서 강사 등 우리 이웃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다. 명심하자. 거리두기는 "거리를 두지 않을 때만"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12-09 14:44:4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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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성, 스톡홀름 신드롬

"감사합니다. 덕분에 늦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 불만을 기사화하면 출입처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해당 업체들은 문제를 해결한 후에도 조치 상황을 알려주며 재발 방지 대책까지 세우고 사업에 반영하곤 한다. 대부분 국내 기업이나 국내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계 기업이다.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비판이나 질타도 달게 받는 편이다. 과거 일이나 오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쁜 이미지가 각인된 경우에는 안타까움도 크다. 반면 국내 사업을 '캐시 카우' 정도로 보는 외국계 기업들은 대체로 그렇지 못하다. 소비자 불만이 아무리 커져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협박을 받은 사례도 봤다. 그나마 힘이 있다는 언론을 이렇게 대하는데 소비자들에는 어떨까. 모든 처리는 '본사 규정'대로, 모든 보상은 '법'대로다. 소비자 보호 법안이 취약한 국내에서는 '호갱님'이 될 수밖에 없다. 서비스 문제로 제품 결함을 호소하는 소비자에게 영어를 할 줄 아냐느니, 구형 제품을 쓴 잘못이라느니 온갖 '망언'을 늘어놓을 수 있는 이유는 '그래도 되니까'다. 그래도 승승장구다. 판매량은 매번 '역대급'을 기록하고, 회사는 서비스나 사회공헌이 아닌 판매망 확충과 프로모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피해자들은 그래도 이만한 제품이 없다며 또 그 제품을 구매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유야 많겠지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감성'으로 수렴한다. 소비자들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국산 제품들을 낮잡아 보는 근거로도 쓰인다. 그러나 누구도 감성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고민을 거듭해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감성은 '스톡홀름 신드롬'을 순화한 단어라고.

2020-12-08 13:44:57 김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