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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전은 중기부를 놔줘야한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기자는 고향에서 9살까지 살다 대전으로 이사했다. 대전에선 3년 살았다.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꺼내든 것은 충남이나 대전이나 모두 나의 고향이라는 전제를 깔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급 부처로 격상된 중소벤처기업부의 거취 문제를 놓고 대전이 시끄럽다. 중기부는 지금 있는 대전에서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이전 의향서'를 지난 10월 말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중기부는 행안부에 낸 의향서에서 세종시 이전을 희망하는 것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관계부처와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정책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98년부터 중소기업청을 품에 안고 있던 대전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오는 17일 관련 공청회가 예정되면서 중기부 이전 반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전시장을 비롯해 대전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들, 단체들은 중기부 '대전 존치', '세종 이전 반대'를 외치며 행안부 청사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전지역 언론들도 중기부를 붙들어놓기 위해 연일 뉴스로 도배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중기부를 품에서 놔줘야 한다. 나랏일을 하는데 대전이면 어떻고, 세종이면 어떤가. 구차하게 기자의 고향까지 언급하면서 이 칼럼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7월 중기청이 중기부로 바뀐 이후 중기부 노조가 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6%가 세종시 이전을 찬성했다. 반대는 31.4%였다. 옮기길 희망하는 이유론 '장관 부처로서의 위상 확보 및 타부처와의 협업'이 31.5%로 가장 많았다. 현재 중기부 본부에 있는 직원 472명 가운데 거주지는 대전이 54.4%(257명)로 가장 많고, 세종 12.5%(59명), 서울 등 기타 33.1%(156명)다. 절반 가량의 직원이 대전에 터를 잡고 있지만 나랏일을 좀 더 잘,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일터를 집과 다소 먼 세종으로 옮기는 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에 산다는 중기부 한 직원은 "중기부가 하는 각종 정책이 (타부처와 관계없이)단독으로 하는 것이면 (위치가)부산이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중소기업 정책은 타부처와의 조정과 협력이 중요하다. 출퇴근길이 멀어도 대승적 차원에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세종시 이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연인원 기준으론 매년 2600명 가량의 중기부 직원이 총리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세청 등이 있는 세종시를 오가고 있다. 일을 하는 당사자들이 '나랏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옮기길 원하는데 옆에서 '감놔라 배놔라' 할 일은 전혀 아니다.

2020-12-06 10:20:5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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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스타항공도 '인력 감축'을 계획하진 않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구조조정 등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 벌써 20여 일이 흘렀다. 항공사 가운데 '빅2'로 꼽히는 두 FSC(대형항공사)가 통폐합된다는 사실에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기준 자산만 약 40조원, 매출 약 20조원에 달하는 세계 7위 항공사가 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메가 캐리어'라는 단어도 그 기대감을 방증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규모 항공사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종업계 간 인수 합병이 진행되는 만큼, 향후 중복 인력에 대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직원 수는 각각 1만8992명, 9042명으로 총 2만8034명에 이른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 2일 간담회를 통해 "95% 이상이 직접 부문 인력이고, 이 같은 인력 수요는 그대로 필요하다. 통합되어도 공급을 줄일 예정은 없다"며 "중복 인력은 전체 인력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인력도 필요시에는 수요 많은 부서로의 이동 등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확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언제 회복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말뿐인 약속'은 무의미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영난에 따른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정리해고 등을 거쳐 400여 명의 직원만 남은 이스타항공도 올 초에는 1600명이 있었다. 코로나를 비롯해 제주항공과의 M&A(인수 합병)까지 무산되자, 경영난이 가중되며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지 못했다. 분명 이스타항공 경영진도 논란거리가 될 대량의 인력 감축을 처음부터 계획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0-12-03 15:28:37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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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독경제가 답이다

매달 정기 지출비를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신문, 잡지, 우유 배달, 통신비와 같은 정기적인 지출을 제외하고도 음악이나 콘텐츠로 나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기자는 휴일이면 '넷플릭스'와 '왓챠'로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도 하고,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홈트를 하고 '플로'로 음악을 들으며, '로켓와우'로 특가상품을 구매한다. '넷플릭스'가 촉발한 구독경제가 생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 기자뿐 아니라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에게 구독경제는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해 OTT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미국 OTT 시청자 중 29%가 세가지 이상 OTT에 가입했고, 두 개 OTT에 가입한 사용자는 21%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 구독 뿐 아니라 '줌'과 같은 화상 회의 서비스 부문 구독 서비스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기업에서 구독경제는 가입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 되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구독경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이커머스 전문가는 "구독경제로 가야 미래가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쿠팡과 티몬이다. 쿠팡은 '로켓와우' 멤버십, 티몬은 '슈퍼세이브'를 통해 일정 월 요금제를 내면 각 사 배송의 강점을 활용해 상품 구매를 좀 더 저렴하고 손쉽게 할 수 있게 해 충성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명암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한 SK텔레콤의 '올프라임'이 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올프라임은 11번가의 쇼핑 혜택과 무료배송, OTT '웨이브', 음악 서비스 '플로' 등의 혜택을 묶어 월 9900원에 제공하던 서비스지만, 1년을 못 채우고 종료하게 됐다. 하지만 구독경제 자체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최근 11번가와 아마존과의 제휴가 또 다른 기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대표적인 디지털 구독경제의 성공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아마존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은 현재 글로벌 가입자 1억5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의 상품력과 브랜드파워와 SK텔레콤의 고객 데이터가 결합하면 힘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프라임 종료 이후 아마존프라임과 연계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답은 구독경제다.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시장에서 잘 만든 구독경제 모델은 충성고객 확보로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편의와 취향에 맞는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20-12-02 14:51:32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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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플라스틱에 대한 고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집이나 일부 음식점만 음식을 배달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대부분의 음식점과 카페가 음식뿐 아니라 커피와 빵 등 디저트까지 배달하면서 배달을 즐기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동안 품질 유지 어려움을 이유로 배달을 하지 않던 스타벅스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많은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달 11~17일 배달 접수 건수는 324만건에서 18~24일 357만건으로 전주 대비 10.2% 증가했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배달 건수가 크게 늘었다. 배달을 이용하면 음식점에 방문해 먹는 것보다 안전하고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종종 배달 음식을 받아보는 과정에서 염려되는 순간이 있다. 음식 하나를 시켰는데 5~6개의 플라스틱 용기를 접할 때다. 여러 반찬들이 곱게 담겨온다. 배달앱에서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일회용품 줄이기 함께 시작해요' 버튼을 누르지만 배달된 음식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 다회용 그릇에 음식을 담아 배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그릇을 회수해가던 중국집조차 플라스틱 그릇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플라스틱은 생산하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기까지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마스크, 장갑, 물티슈, 포장 용기 등의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파괴와 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플라스틱에 대해 걱정한들 당장의 명쾌한 해결책은 없지만 각자 위생적이고 편리한 플라스틱의 이면에 담긴 불편한 사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작은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020-12-01 15:44:14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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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열흘 뒤부터 전동 킥보드로 등하교 하는데 안전장치는?

[기자수첩] 열흘 뒤부터 전동 킥보드로 등하교 하는데 안전장치는? 열흘 후부터 전동 킥보드를 타고 등학교하는 학생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만 13세 이상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도로 운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2월 10일 시행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관련 산업 활성화에 무게를 뒀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생 안전을 위협한다며 해당 법을 즉시 재개정하라고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개정안은 운행 가능 연령을 기존 만 16세에서 13세로 낮춰, 중학생부터 전동 킥보드 운행이 가능토록 했고,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게 했다. 안전모 착용 규정은 있으나, 벌칙 조항이 없어져 실효성은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동 킥보드 이용이 늘면 관련 사고도 그만큼 증가한다. 서울시가 최근 진행한 서울 지역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 조사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350만여건이던 이용률은 올해 3~8월 기준 1519만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2017년 불과 11건이던 전동 킥보드와 관련한 사고는 2년 뒤인 2019년 447건으로 약 40배나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의 전체 사망자의 93.7%, 부상자의 83.2%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이에 면허 취득과 보험가입 의무화, 보호장구 미착용이나 2인 이상 탑승 시 범칙금 부과 규정 마련, 스쿨존 내 전동 킥보드 운행 제재 등 도로교통법의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공유 킥보드 업계도 이용가능 연령을 당분간 만 16세 이상으로 제한키로 하는 등 업계 자체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전동 킥보드 사고시 처벌을 강화키로 했으나 여론의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상 인도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보험 가입이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미성년자도 처벌 예외조항이 없어 중·고생이 중과실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관련 산업 활성화에 앞서 학생 안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2020-11-30 15:08:56 한용수 기자
[기자수첩] 침묵은 오해하기 쉬운 글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함께 징계 청구를 한 데 대한 청와대 공식 입장이다. 야당은 추 장관의 행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봤다. 문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았음에도 별도의 언급 없이 침묵하면서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침묵에 "모든 문제에 대해 전부 말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말씀을 하지 않는 것도 반응일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문 대통령의 침묵을 '검찰 장악 시도'로 보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추 장관 행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대통령의 묵인 아래, 추 장관의 활극으로 독재의 완성이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비판에도 문 대통령은 29일 현재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이는 이른바 '가이드라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입장을 낼 경우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지시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여러 언론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별도 입장을 내지 않는 데 대해 "대통령이 별도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내놓으란 얘기냐?"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권한을 두고 다투다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상황에 침묵하는 것은 '묵비권 행사'에 가까워 보인다. 불리할 수 있는 사안에 답하지 않고 침묵하는 행위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침묵은 오해하기 쉬운 글과 같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청와대가 여러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좋지 않은 행보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 침묵이 '검찰 장악 시도'라는 오해가 되지 않게 늦더라도 입장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11-29 12:48:50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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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비자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고 싶지 않다

[기자수첩]소비자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고 싶지 않다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는 서로 겨루는 맞수.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 속 수많은 라이벌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며 세상과 삶의 질을 발전시킨다. 최근과 같은 불황 속 국내 경쟁업체들은 카피제품을 선보이며 장기간 상대업체의 연구개발 노력을 허투루 만들기도 하지만, 소비자에게 다양한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걸까. 최근 라이벌사(社) 사이에서 부도덕함을 넘어선 불법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치킨업계 경쟁사인 BBQ와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bhc 회장이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본 혐의로 지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bhc측은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에 관한 서류들을 열람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BBQ 광고대행사가 bhc기업에 대한 악성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다 고소됐고, 광고대행사 대표가 벌금 1천 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번 퍼진 식품회사 이슈는 웃고 넘기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우지파동. 90년대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국내 식품시장 최대 흑역사다. 1997년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판결 났지만 한 번 타격을 입은 라면브랜드의 인기는 급격히 꺾였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소비자 사이에서 라면 및 가공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양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당시 사건과 관계없던 경쟁업체들 브랜드 이미지마저 여전히 갉아먹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영리다. 하지만 영리를 위해서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묵인할 수는 없다. 이젠 영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ESG(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됐다. 매출이 소비자의 선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통기업은, 대체재가 넘쳐나는 식음료 기업은 특히 그렇다. 경쟁에 매몰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멈추길 바란다. 소비자는 도덕적인 기업을 원한다.

2020-11-25 14:57:52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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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기 신도시의 과제

가성비 좋은 식당은 늘 손님으로 북적인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요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먹는 게 몸에 좋지 않을까? 3기 신도시는 청약 조건으로 무주택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시키며 진입장벽을 낮췄다.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으로 4억원은 기대할 수 있으니 생전 처음으로 집을 구매하려는 부동산 수요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가성비는 없다. 너도 나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하겠다고 벌써부터 야단법석이다. '3기 신도시'라는 식당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무엇이 있는 지 맛보기 위해 2주에 걸쳐 7개 도시 내 택지를 둘러봤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택지들은 공통적으로 '교통'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각 지자체에서는 철도 교통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특히 인천 계양지구의 경우 철도 노선 신설 계획에 진전이 없었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임학역과 박촌역이 있지만 택지지구에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할 정도로 거리가 멀었다. 신도시가 건설되는 곳에 지하철 신설 계획이 없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입주하게 될 신도시 주민을 고려해 철도 노선 신설을 결정짓는 게 먼저가 아닐까.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알려진 하남 교산지구와 남양주 왕숙지구는 GTX노선이 아닌 9호선 연장을 염원하고 있다. 교통 수요를 감당할 지하철이 없다면 훗날 교통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부천 대장지구는 서울 강서, 인천, 부천에서 나오는 9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대형 소각장을 택지 안에 그대로 두게 되며 환경문제에 직면했다. 기존 주민들은 물론 입주자들에게 쾌적한 주거 환경이 제공될 지 의문이었다. 안산 장상지구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다.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소음도 심각했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산적한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편안한 보금자리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3기 신도시가 수요자들에게 희망의 땅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2020-11-24 10:51:37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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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조조정·항공료 논란' 대한항공 약속 지키길

"구조조정은? 항공료는?" 최근 지인을 만나면 꼭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관련한 얘기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정부 주도로 통합되면서 32년간 유지해 온 양강체제가 저물고 대한항공 독주 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1969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대한항공이 탄생됐다. 이후 무려 20여년 가까이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하늘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당시 대한항공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항공사였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 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등장은 대한항공의 서비스를 개선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시아나항공 등장 이전까지 대한항공은 서비스 질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 두 항공사가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항공권 안정된 가격을 유지했다. 이처럼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아시아나항공은 등장과 함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리스크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까지 겹치며 추락했다. 결국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자 대한항공과 합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통합을 통해 규모 경제를 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회사 소속원과 국민들은 통합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바로 구조조정과 항공권 가격 인상 등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대한항공이 수년간 독점해온 몽골 노선에 대해 논란이 됐다. 몽골 노선은 홍콩과 비슷한 거리지만 대한항공이 독점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성수기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홍콩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몽골 노선을 공동 운항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다. 또한 양사 통합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벌써부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18일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절대 고객의 편의나 가격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와 부채비율을 보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없이 경영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정부와 한진그룹 모두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항공권 가격 인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만큼 신뢰를 잃는 행동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2020-11-19 09:04:4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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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규제의 기회 비용

한 임차인이 전셋집을 보러 다니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이번 계약 뿐만 아니라 갱신시에도 집주인이 전세자금대출에 적극 협조해준다는 조건이었다. 자금이 모자란가 했더니 막상 계약 당일에는 대출 하나 없이 한 번에 전셋값을 치뤘다. 계약 직전까지 은행에서 상담을 받은 임차인. 입주하고 몇 달 뒤까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임대인에게 가능한 늦게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도와달라고 당부한다. 용도는 언제 당첨될 지도 모를 청약자금이었다. 서울에서 네 식구가 살만한 집이라면 이제 분양가 9억원 이하는 없다. 중도금 대출이 안되니 소위 '패밀리뱅크(증여)' 신세를 질 수 없는 서민들은 전세자금대출이라도 미리 받아놔야 할 터. 대출금 3억원, 금리는 낮게 2.5%만 잡아도 1년 이자만 750만원이다. 될 지 안될지도 모를 아파트 청약을 위해 매달 60만원 넘게 내야 한다. '청약로또'라는 희망고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비용이다. 이젠 신용대출이다. 금융당국이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규제를 예고하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금요일에 규제 방안이 나오면서 시중은행의 온라인 창구로 신용대출 수요가 몰렸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접속지연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두달 뒤에 매매잔금을 치뤄야 할 사람 뿐만 아니라 잠재적 매수자까지 '일단 받고보자'는 분위기다. 대출규모는 전세자금보다 작겠지만 금리는 더 높다. 이들 역시 한 달에 수 십 만원씩 쓸데없는 비용을 내게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시중 유동성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풀린 돈은 오른 전셋값으로, 잠재 매수 자금으로 장롱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수요과 공급이 아닌 금융으로만 규제를 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금융규제에 나섰다고 가계부채의 질이나 건전성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보다 더 위험한 신용대출과 보증대출만 급증했다.

2020-11-18 15:52:38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