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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전자책 TTS 기능과 오디오콘텐츠 배타적발행권 침해

TTS(Text-To-Speech)는 콘텐츠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으로 현재 전자책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의 접근성 확대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TTS 기능은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다방면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콘텐츠의 경우에는 단행본, 전자책, 오디오북 등 그 제공 방식에 따라 개별적으로 권리 설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소설 등의 경우(어문저작물)에도 콘텐츠를 '텍스트 형태로 제공하는 것(전자책)'과 '음성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오디오북)'에 관해 별개로 권리 설정이 이뤄지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의 한 전자책 플랫폼(A사)이 전자책을 TTS 기능을 통해 읽어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 일부 콘텐츠에 관한 오디오콘텐츠 배타적발행권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B사)과 법적 분쟁이 발생해 화제가 됐다. 해당 소송은 올해 6월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었고(B사의 승소) 현재 상고심에 계속 중이다. 해당 소송에서 B사는 자신이 대상 콘텐츠에 관한 오디오콘텐츠 배타적발행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A사의 서비스가 위 배타적발행권의 침해를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A사는 △ TTS 기능을 통해 생성된 오디오콘텐츠(디지털데이터)가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 A사는 TTS 기능을 제공할 뿐 직접 오디오콘텐츠를 복제ㆍ전송하는 것이 아니라는 등으로 항변했다. 이에 대해서 서울고등법원은 먼저 B사는 저작물에 해당하는 도서를 오디오콘텐츠의 형태로 발행하거나 복제ㆍ전송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로서 배타적발행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TTS 기능을 통해 생성된 파일(wav)이 저작물에 해당하는지는 배타적발행권의 설정 가능성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A사의 플랫폼(애플리케이션) 이용자들에 대한 TTS 기능 제공이 B사의 오디오콘텐츠 배타적발행권을 침해하는지에 관해 A사의 TTS 기능 작동 원리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후 A사의 위와 같은 행위가 B사에 대한 배타적발행권 침해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법원은 △ A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해당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하고 지속적으로 개발ㆍ관리해 온 점, △ TTS 기능을 통해 콘텐츠가 오디오 파일 형태로 복제되는 과정이 이용자들이 소지한 PC 등 재생장치에서 이뤄지기는 하지만, 이는 모두 PC 등의 A사가 관리ㆍ지배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PC 등의 범용 저장장치 또는 범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점, △ TTS 기능의 이용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역할은 복제 대상이 되는 도서를 지정해 A사가 제작한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의 'TTS' 버튼을 누르는 것밖에 없는 점 등에 기초해 오디오콘텐츠를 복제ㆍ전송하는 주체를 A사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A사의 오디오콘텐츠 배타적발행권 침해를 인정했다. 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에 따라 A사에 대해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 및 웹사이트에서 대상 콘텐츠에 대해 TTS 기능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했다(=침해정지청구 인용). 물론 이에 대해서는 B사가 상고해 상고심이 계속 중이므로 대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중요한 것은 위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콘텐츠의 경우에는 새로운 서비스 제공방식(AI TTS 등)이 다른 권리자의 권리(배타적발행권 등)를 침해해 법적 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런칭 후 법적 리스크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매몰비용 등의 추가적인 손해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새로운 서비스의 기획 등 단계에서부터 저작재산권 등 침해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25-10-26 09:00:0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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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학보·국민대신문 등 생명존중 문화확산 공로 표창

서강대, 국민대, 성공회대, 경기대 등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공로를 인정받아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인신윤위)로부터 상을 받는다.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이재진)는 '2025 대학신문 생명존중 기사공모전'의 최종 심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과 함께한 이번 공모전은 전국 대학신문 기자들이 청년세대의 시각에서 자살 문제를 조명하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다. 심사 결과, 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에는 서강대학교 '서강학보', 최우수상(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상)에는 국민대학교 '국민대신문'이 선정됐다. 우수상은 성공회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센터'와 경기대학교 '경기대학교 신문편집국'이, 입선은 경기대학교 'The Kyonggi Pharos', 이화여자대학교 '이대학보', 세종대학교 '세종대신문사'가 각각 선정됐다. 각 부문별 상금은 대상 150만 원, 최우수상 100만 원, 우수상 50만 원, 입선 25만 원이다. 이번 심사는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주제로 기획취재를 진행한 전국 대학신문 10개 팀에 대해, 객관성·독창성·공익성·전달력·완성도 등 5개 항목(총 100점)과 '자살예방 보도준칙 4.0' 및 '인터넷신문윤리강령' 준수 여부(20점)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인 정성은 한국언론학회장(성균관대 교수)은 "대학생 기자들이 청년세대의 자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수준 높은 기획물을 많이 제시했다"며 "특히 대상을 수상한 서강학보는 자살과 관련성이 높은 자립청년 문제와 대학상담센터 운영 실태를 심층 취재한 점이 돋보였고, 자살을 다룬 뮤지컬 '메리골드' 사례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모전 시상식은 11월 24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25-10-24 11:20:4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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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301>샴페인 롬바흐…'제로 도사주'로 오직 테루아만

<301>샴페인 롬바흐(Lombard) 땅이 먼저다. 포도밭을 방문하면 땅부터 파본다. 켜켜이 쌓인 단층을 모두 알 수 있을 만큼 깊이 파서는 토양별로 나눠담고 물을 붓는다. 향을 맡기 위해서다. 테루아가 가진 향과 미네랄을 하나도 빼지 않고 와인에 모두 담아내겠다는 의도다.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지질학자가 향만 맡고는 말하는데 실제 와인의 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샴페인 하우스 롬바흐다. 롬바흐의 최고경영자(CEO) 토마 롬바흐(사진)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롬바흐는 테루아를 중시하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샴페인"이라며 "토양의 다양함 자체가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기본요소"라고 강조했다. 토마는 롬바흐 설립 100주년을 맞아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먼저 샴페인의 당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롬바흐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샴페인은 병숙성이 끝나면 효모 앙금을 병목으로 모아 제거한다. 이때 손실된 와인을 보충하기 위해 포도즙과 당을 첨가하는 도사주(Dosage)를 하면서 샴페인의 당도가 결정된다. 샴페인의 잔당이 리터랑 12g 미만이면 달지 않다는 뜻의 '브뤼(Brut)'로 구분하며, 6g 미만이면 '엑스트라(Extra) 브뤼'다. 사실상 잔당이 거의 없는 '브뤼 나뚜르(Nature)'는 3g 미만이어야 한다. 당분을 첨가하지 않아 '제로 도사주'라고도 한다. 롬바흐는 샴페인을 만들 때 제로 도사주인 브뤼 나뚜르를 고집하고 있다. 음식과 비교하면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토마는 "테루아 순수함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제로 도사주가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당이 없는 만큼 더 긴 숙성을 통해 풍미와 맛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음식과도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단 것을 먹고 나면 입맛이 뚝 떨어지는 것을 반대로 적용하면 쉽다. 이제 테루아의 차이를 느껴볼 차례다. 샤도네이 100%에 2015년으로 품종과 빈티지 모두 같다. 포도밭만 다르다. '메닐 쉬르 오제'는 밀도가 높은 샤도네이가 특징인 생산지다. '롬바흐 브뤼 나뚜르 르 메닐 쉬르 오제 그랑 크뤼'는 연기같은 부싯돌의 미네랄이 입 안 전체를 코팅한다 느낄 정도로 인상적이다. 라임 등 과실향이 좋은 산도와 어우러진다. '슈이'는 좀 더 넓은 지역으로 북쪽의 둥글고 풍부한 풍미와 동쪽의 날카롭고 미네랄 특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롬바흐 브뤼 나뚜르 슈이 그랑 크뤼'는 미네랄은 요오드향, 과실은 자몽 계열이 뚜렷하며, 산도가 더 높아 생동감이 느껴진다. 롬바흐는 소비자들도 테루아의 개성을 알 수 있도록 와인병의 백 레이블을 스티커처럼 떼면 지도가 있어 어느 포도밭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100주년 와인은 '롬바흐 뀌베 센티네르 브뤼 나뚜르 로제 드 세니에 베르즈네 그랑크뤼 레 마르키즈' 2013 빈티지다. 단 545병만 만들었다. 그랑크뤼 베르즈네 마을에서도 가장 좋다는 레 마르키즈 포도밭에서 재배한 피노누아로만 양조한다. 당을 첨가하지 않은 제로 도사주다. 우아하면서 섬세한 붉은 과실향으로 시작하지만 오랜 숙성에 따른 볼륨감과 타닌으로 이어진다. 짭쪼름한 미네랄도 느낄 수 있다. 8시간 동안 껍질과 함께 담가두는 침용을 통해 색상과 풍미를 추출하는 세니에 방식으로 양조했다. 토마는 "2013년에도 이미 테루아를 깊이 이해하고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과거와 지금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의미있는 빈티지로 100주년을 맞아 메종의 상징적인 보틀인 '타나그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타나그라는 병목이 가늘고 길며, 어깨가 넓은 곡선 형태다. 효모 앙금과의 접촉을 제한해 오랜 숙성에도 아로마는 천천히 섬세하게 발전된다. '브뤼 나뚜르'을 정체성으로 하는 롬바흐지만 엑스트라 브뤼도 만든다. 일반 소비자들도 편하게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다. 가격이든 맛이든 말이다. '롬바흐 시그니처 엑스트라 브뤼'는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 각각 35%에 뫼니에 30%를 블렌딩했다. 우리가 샴페인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그 블렌딩 비율이다. 피노 누아는 구조감을, 뫼니에는 둥글고 부드러운 질감을, 샤르도네는 백색 과일의 아로마를 더해 균형감이 좋다. 브뤼 나뚜르보다 당도가 높다고 해도 설탕보다는 과일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단맛이다.

2025-10-23 13:32:5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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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한·일 대륙붕 7광구, 물거품 되는가?

우려했던 올해 6월 25일부터 가능해진 일본으로부터의 7광구 개발 종료 통고가 아직 없다. 우리에게 7광구로 더 익숙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은 50년 만기로 2028년에 종료되며, 계약 당사자인 한국이나 일본 어느 쪽이 종료 3년 전에 서면 통고로도 계약이 종료된다. 7광구는 한국 서해와 동중국해 대륙붕이다. 한·일 대륙붕 개발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1968년 10월 유엔의 아시아 극동경제위원회는 7광구가 위치한 인접 대륙붕 지역에 풍부한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밝혔다. 한국은 1970년에 7광구를 선포했고, 당시 석유를 해외에 의존하던 한국과 일본은 대륙붕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륙붕문제가 양국의 중요한 외교 의제가 됐다. 한·일 양국 정부는 1974년 1월 3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을 체결했지만, 정식 발효는 4년 뒤 이뤄졌다. 한국이 1974년 12월에 국회 동의를 얻었지만, 일본은 공동개발구역(JDZ)에 대한 불만으로 4년 뒤인 1978년에야 국회 동의를 거쳤다. 이후 1986년까지는 공동탐사와 7개 공구 시추를 했지만, 경제성이 있는 유전은 발견하지 못했다. 급기야 1993년 9월 한·일 양측 조광권자는 유전발견의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조광권을 모두 반납했고, 공동탐사도 중단됐다. 이후 답보상태에 있다가 국민의정부 시절인 2001년 양국 산업부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2002년 양국 조광권자인 한국석유공사와 일본석유공단의 7광구내 2소구에 대한 공동 물리탐사를 했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성에 대한 의문을 갖고 공동탐사 중단을 통보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공동탐사 재개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이에 대한 회신이 없는 상태다. 그러면 사업 초기에 7광구 공동탐사에 나름 적극적이었던 일본 정부가 1993년 이후 소극적으로 전환한 이유는 무엇일까? 겉으론 석유매장의 채산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대륙붕 기준과 경계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 즉, 대륙붕에 대한 ICJ의 판결이 1969년에는 육지의 자연적 연장선이었으나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대륙붕 인접 국가 간의 중간선의 거리를 따르는 쪽으로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몇 가지 예를 들면, 1982년 국제해양법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 개념이 도입됐고, 이어 1985년 리비아-몰타판결이 있었다. 여기서 ICJ는 두 나라의 400해리 미만 수역에 대해서 중간선을 토대로 대륙붕 경계를 정해 몰타 측 주장을 옹호했다. 이런 판결이 일본의 입장 선회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왜냐면 중간선으로 7광구의 대륙붕 영역을 정하면 일본의 영역이 90% 수준으로 커지지만, 자연 연장선을 따르면 일본 쪽은 줄어들고 우리의 바다 영토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2023년 ICJ는 니카라과-콜롬비아 판결에서 자연연장론에 기초한 한 국가의 대륙붕이 다른 나라의 200해리 내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판결을 하여 콜롬비아 주장이 관철됐다. 이 판결은 7광구에서 우리의 200해리를 넘어선 대륙붕이 일본의 200해리 내에선 자연적 연장 적용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이 만료되는 2028년 이전까지 일본은 공동탐사 거부와 같은 행보를 계속 보일 것은 자명하다. 그러면 2028년 이후 7광구는 어떻게 전개될까? 7광구가 위치한 동중국해는 한·일과 중국의 대륙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사실 7광구에서 남서쪽으로 1㎞ 인근에는 중·일 공동개발구역이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자국 대륙이 오키나와 해구까지 자연 연장되기 때문에 동중국해 대륙붕이 중국의 영역임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2028년 한·일 공동개발 계약이 만료된 후에는 7광구는 한·중·일 3국 간 영유권 주장이 대두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명재경각(命在頃刻)의 상황에 놓이게 될 7광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전략적인 행보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한국은 대륙붕의 자연 연장보다 등거리 우선이라는 새로운 규범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를 하는 것이다. 왜냐면 새로 성립된 국제관습법은 형성 초기부터 지속적인 반대를 한 국가엔 적용되지 않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7광구 인접 북서면에 있는 5광구에서 독자적인 자원개발을 시도하는 것이다. 만일 여기서 석유 시추가 이뤄진다면, 이는 일본이 공동개발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소위 빨대효과를 가질 수 있다. 셋째는 한·일 양국이 중국의 대륙붕 주장에 대한 협의와 공동 대처를 위해서 양국 정부는 물론 국회 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역대 일본과 외교적으로 가장 관계가 긴밀했던 지난 정부에서 7광구 공동탐사의 물꼬를 다시 트지 못한 것은 석연찮고 아쉬울 따름이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5-10-23 09:16:3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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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의 세상 이야기〕'배신자(背信者)를 위한 변명'

지난 2020년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결선에서 '배신자'를 불렀다. 자신을 떠나버린 연인을 '배신자'라고 미워하는 남자의 순정을 표현한 이 곡은 1969년 도성이 처음 노래했다. 당시 원제는 '사랑의 배신자"였다. 이후 배호가 다시 부른 이 노래는 또 한 번 히트했다. 보통 리메이크곡은 시대에 맞춰 가사나 멜로디가 조금씩 바뀌기 마련이나 '배신자'는 원곡 그대로다. 이 노래는 중장년층에 이어 청년층에게도 애창곡이 됐다. 우리 대중문화에서 정서적 감정으로 사용되던 '배신(背信)'은 서양에서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의미로 사용된다. 우선 기독교에서 가롯 유다는 인류 최악의 배신자이다. 예수의 제자 중 유일한 비 갈릴리인으로 또 다른 제자인 유다와 구별하기 위해서 출신 지역 '가롯'을 앞에 넣는다. 유다는 예수를 은화 30냥에 팔아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했다. 이후 그는 무죄한 피를 팔았다며 은 30냥을 성소에 던지고 자살했다. 기독교에서는 자살 또한 살인죄에 버금가는 죄다. 역사적으로 카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가 배신자의 상징이다.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영구집권을 도모하자 원로원의 의원들이 그를 암살했다. 암살에 가담한 14명의 원로원 의원 중 한 명이 브루투스다. 브루투스 어머니 세르빌리아는 카이사르의 정부(情婦)였다. 아들이 없었던 카이사르는 그를 친자식처럼 대했다. 이 때문에 카이사르가 죽을 때 마지막 말이 "브루투스, 너마저…"였다. 이 문장은 믿었던 상대에게 배신당할 때 흔히 사용하는 경구가 됐다. 서양에서 '배신자(betrayer)' 인식은 단테의 '신곡(神曲)'에 잘 나타나 있다. 서사시 '신곡'은 지옥·연옥·천당 3부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지옥 편에서 가장 끔찍한 곳은 아래 9단계로 생전에 배신한 자들이 가는 곳이다. 물론 여기에는 배신의 대명사인 유다와 브루투스 그리고 역시 카이사르를 배반한 카시우스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들이 찐 배신자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예수는 유다의 배신을 알고 있었다. 예수는 최후의 만찬에서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첫 번째 제자인 베드로도 수탉이 울기 전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정하였다. 이 역시 예수는 베드로에게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예언했다. 부활이라는 계획이 있었던 예수는 예언만 했지, 예방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유다가 가장 억울한 악역으로 택함을 받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유다는 용서 못할 배신자로 기억되고, 베드로는 초대 교황으로 추앙받고 있다. 브루투스 역시 그 당시 일행과 함께 원로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 카이사르의 독재에 맞서 로마의 공화정이라는 대의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 때문이다. 이때 그리스어 판결문의 '잊어 버린다'(Amnestia)'에서 현재의 '사면'(Amnesty)'이란 단어가 파생됐다. 언제부터인가 '배신'이 우리 정치권의 전유물이 됐다. 정치인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주군(主君)의 뜻을 거스르거나 조직을 떠나면 '배신'이라고 한다. 아마도 '배신'을 예전 군주제의 '역적(逆賊)'의 개념으로 여기는 듯하다. 이는 주군의 무능과 부패와 관계없이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강요하는 노예제와 다를 바 없다. 특이하게도 공적(公的)인 영역에서 사적(私的)인 '의리(義理)'를 강조하는 것이다. 신념은 변할 수 있고 진실을 나중에 알게 될 수도 있다. 이를 전향이나 회개라고 한다. 이해관계에 따라 변심하고 변절하는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 이마저도 거절하기 힘든 제안에 소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리' 타령하는 사람치고 의리 있는 사람 드물다. 인류의 원죄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배신하면서 시작됐다.누구나 '배신'의 DNA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2025-10-22 16:49:33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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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의 龍虎相生 복지이야기] 요양보호사 인력난, 근본적 대응이 시급하다

초고령화의 시대에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 돌봄의 가장 중요한 제도다. 노인의 11.2%인 약약 110만명의 노인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핵심인력으로 70만 명에 달하는 장기요양요원의 무려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도시를 비롯한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를 확보하지 못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심각한 '구인난(求人難)'에 직면해 있다. 이는 심각한 '돌봄 공백(care deficit)' 문제로 연결되어, 노인이 적절한 돌봄을 제공받지 못하는 방임의 상태에 처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이 전국적으로 가시화되면서 2028년에는 무려 11만6천명의 요양보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의 근본적인 이유는 저임금, 불안정 고용, 그리고 돌봄 노동의 사회적 저평가라는 구조적인 장애물에 기인한다. 실제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수령 임금은 109만 원에 불과하고, 특히 방문요양의 경우 평균 87만원 수준으로, 도시근로자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약 353만 원)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고도의 숙련과 정서적 노동을 요구하는 요양보호사가 이처럼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은 돌봄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고용 형태의 불안정성도 인력 이탈의 원인이다. 방문요양 요양보호사는 계약직(시간제)이 무려 7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노동 환경 속에서 주 소속기관 평균 근무 기간은 불과 3.3년으로 장기근속장려금 수령 비율도 18%에 그친다. 젋은 인력의 기피로 인해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이 무려 61세로 고령화되어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과감한 국가적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요양보호사의 급여를 획기적으로 인상하여 국내 중장년 인력들이 이 직업을 선호하는 일자리로 인식하고 유입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몇 만원 수준의 단기적 지원이 아닌, 일본 수준의 처우 개선 교부금 도입 등을 과감히 실시해서 인력 유인책을 극대화해야 한다. 최근 대안으로 논의되는 '해외 돌봄 인력' 도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외국인력도 한국의 낮은 급여로 꺼리고 있다. 복지부가 실시한 시범사업에서도 외국 인력의 참여가 매우 저조한 이유다. 더욱이 외국 인력에게 지급하는 숙박비, 교육 훈련비 등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예산 부담도 크다. 이처럼 국내외 인력을 유인하지 못하는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 구조를 고치는 것이야말로 국가적 돌봄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길이다. 장기요양 시장의 재구조화를 통해 고용의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인건비 미준수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조치가 없는 현실을 개혁해서 인건비가 요양보호사에게 직접 지급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전체 장기요양기관의 19.1%가 인건비 지출 비율을 미준수하고, 특히 방문요양기관이 미준수 기관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요양보호사 인력난 해결은 고령화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최우선 과제이다. 돌봄 노동을 '필수 노동'으로 인정하고, 그 가치에 합당한 사회적 보상을 실현하며,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구조적 대변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노년의 존엄한 삶을 지켜낼 유일한 해법이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5-10-21 09:27:38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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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환절기, 안구건조증에 좋은 ‘국화’

왜 이렇게 시간은 빠른지 모르겠다. 엊그제 흩날리는 벚꽃을 본 것만 같은데 벌써 겨울이 코앞이다. 다행히도 꽃은 봄에만 피는 게 아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 ‘국화’가 있어 덜 외롭고 위안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국화는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다. 우리 건강에 좋은 꽃이자 ‘약이 바로 국화’다. 중국이 원산지라 알려진 국화는 감국(甘菊)이라 하여 오래전부터 약재로 사용돼 왔다. 성질은 약간 차고 달면서 쓴맛을 가지고 있다. 풍열을 분산시키는 작용을 하며 『본초강목』에서는 두통, 어지럼증, 눈의 이상에 효과가 있다고 써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안구건조증도 함께 기승을 부린다. 눈물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이 눈에 잘 달라붙어 눈 건강에 크게 위협을 받는다. 이런 경우 열을 내리고 눈을 밝게 하는 국화를 차로 우려 마시면 좋다. 눈 건강이 평소 좋지 않다면 국화를 포함한 청안차를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감국 10g에 구기자 20g, 결명자 10g, 돌나물 10g, 케일 10g을 물 1리터와 함께 20분 정도 끓여주면 청안차가 완성된다. 또한 환절기가 되면 코 막힘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 코가 자주 막혀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는 이들도 많다. 국화는 통증을 줄이며, 부기를 가라앉히며, 코막힘을 풀어 콧물이 잘 흐르도록 하며, 염증 해도에도 도움이 된다. 환절기 비염 등으로 코가 자주 막힐 때는 국화에 목련의 꽃봉오리인 ‘신이’를 더해 차로 우려내면 증상 완화에 좋다. 열을 내려주는 국화는 피부와 두피 건강에도 좋다. 열은 피부에 안 좋은데, 과도한 열은 땀과 피지 분비를 늘리며 염증을 유발한다. 과도한 노폐물을 생성하며 여드름, 아토피 같은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과도한 열은 두피에도 영향을 줘서 두피를 붉게 만들고 염증을 유발하고 탈모를 촉진한다. 이런 경우에 국화차를 자주 마시거나 국화를 우려낸 물을 헹굼물로 사용하면 피부와 두피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2025-10-21 05:00:2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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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AI가 150년 된 화학반응에서 요리의 답을 찾다

영화 '아이언맨' 속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주인공의 말 한마디에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의 해결책을 척척 내 놓는다. 만약 이런 AI 기술을 활용한 AI 셰프가 우리 집 주방에 들어 온다면 된장찌개를 가장 맛있고 건강하게 끓이는 법과, 스테이크를 완벽하게 구워서 최고의 풍미를 찾아내는 비법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 같았던 이 상상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국내 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한 편이 그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화학자들은 온도, 농도, 시간 등 수많은 변수들이 얽혀 있는 화학 반응의 최적 조건을 찾기 위해 제한된 실험에 의존 해야만 했다. 마치 유명 셰프가 오랜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로봇 자동화 기술을 이용하면 하루에 수천 가지가 넘는 다양한 조건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분자간 화학 반응을 실험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획기적인 플랫폼 개발이 가능하다. 이는 사람이 평생 실험을 해도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것을 단 며칠만에 끝내고,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최적의 황금 레시피를 찾아내는 것과 유사하다. 식품의 맛, 향, 식감은 아미노산, 당, 유기산 등 다양한 성분간의 복잡한 화학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AI 로봇플랫폼은 온도, 시간, pH, 원료의 농도 비율 등 수많은 변수를 조합해서 탐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 로스팅 조건에서 피라진과 같은 향기 성분이 최대로 생성되는지, 혹은 인돌과 같은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부산물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체계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 AI 로봇플랫폼은 지치지 않는 초정밀 셰프 군단과도 같다.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온도, 시간, 재료의 농도를 미세하게 바꿔가며 수백, 수천 개의 요리를 동시에 진행한다. AI는 이 수많은 요리의 맛과 품질을 자외선-가시광선 분광법이라는 빛을 이용한 분석기술을 활용해 음식에 빛을 쏘아 흡수되거나 반사되는 패턴을 분석하면, 그 안에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정밀 분석기술이 한가지 샘플을 분석하는 데 몇 시간씩 걸리고 비용도 비쌌던 반면, 이 기술은 샘플 하나당 1분 이내에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분석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로봇은 망설임 없이 수천 가지 실험을 진행하며 맛과 영양의 비밀을 담은 거대한 지도를 그려 나갈 수 있다. 이 기술은 단순히 최상의 레시피 하나를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150년 가까이 연구된 고전적인 화학반응을 이 로봇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9종류의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였고 이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 전체적인 복잡계를 밝혀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재료의 비율을 조금 바꾸는 것 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전등 스위치를 켜고 끄듯, 원하는 맛의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과 흡사하다. 이 원리를 돼지고기, 김치, 두부, 고추장 등 같은 재료로 김치찌개를 끓인다고 가정해 볼 때, 깊고 진한 맛을 원한다면 돼지고기 지방을 먼저 충분히 볶아 기름을 이끌어 낸 뒤 신김치를 넣고 특정 온도에서 오래 끓이면 마이야르 반응이 극대화되어 깊고 진한 감칠맛이 폭증하는 김치찌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반대로 채수에 김치를 먼저 넣고 짧게 끓여 아삭함을 살린 뒤 돼지고기와 두부를 나중에 넣어 익히면, 같은 재료라도 완전히 다른 깔끔하고 시원한 맛의 김치찌개가 완성될 수 있다. AI 로봇은 이처럼 수천 가지 변수 조합을 탐색해서 각각의 '맛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우리는 같은 재료로도 목적과 취향에 따라 자유 자재로 맛을 조절하는 '맞춤형 요리'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맛을 넘어 식품안전과 건강까지 책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온에서 감자를 튀기거나 빵을 구울 때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AI 로봇은 어떤 온도와 시간, 재료 조합에서 이 물질이 많이 생성되는지 유해물질 예측 지도를 정확히 그려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해물질 생성은 최소화하면서도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는 최대로 살리는 최적의 튀김 및 베이킹 공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특정 식물에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을 추출할 때, 어떤 용매와 온도, 압력 조건에서 추출 효율이 가장 높은지 찾아내어 고부가가치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로봇 셰프가 당장 우리 집 주방에 들어 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우리가 음식을 만들고 즐기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혁신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경험과 감에 의존하던 요리의 세계가 정밀한 데이터와 AI를 만나서 누구나 최고의 맛과 최상의 영양을 누릴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스마트폰 앱으로 "오늘은 스테이크를 부드럽고 발암물질은 최소로 구워줘"라고 주문만 하면 AI가 찾아낸 황금 레시피가 우리 집 주방으로 전송되는 날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2025-10-20 14:31:5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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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채무 승인 후 시효이익 포기 추정, 이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우리 법원은 시효 완성 후 채무를 승인한 경우,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도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추정법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으로부터 시효완성에 관한 채무자의 인식 및 그 시효이익의 포기에 관한 채무자의 의사표시를 추정하는 것은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다면서 위 추정 법리를 폐기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일정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상태가 발생한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권리를 소멸시킴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법적 이익을 누리게 된다. 소멸시효 중단과 관련된 주요 개념으로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가 있는데, 이 두 개념은 서로 명확히 구별된다. 채무승인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해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고, 시효이익 포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알면서 이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의사표시이다. 시효이익 포기는 단순히 채무에 관한 인식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법적 효과를 의욕하는 효과의사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채무승인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그럼에도 종전의 추정 법리는 이러한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의 근본적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채무승인 행위가 있으면 이로부터 곧바로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추정하는 구조였다. 시효완성에 대한 인식은 단지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개별 사안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이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채무자가 소멸시효완성에 따른 이익을 포기하고 채무를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채무자라면 이처럼 자신의 법적 이익을 스스로 포기하고 굳이 불리한 법적 지위를 자청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험칙에 비춰 보면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은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처럼 그동안 인정되어 왔던 종전 추정법리는 추정이라는 간편한 법적 수단에 기대어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 해석 과정을 부실하게 만들고, 그 결과 시효이익의 포기 여부에 관한 채무자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해왔다고 볼 수 있다. 추정법리에 따르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내심의 의사를 입증하지 않아도 됐고, 법원은 채무승인이라는 외형적 행위만으로 시효이익 포기를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한 이후 채무승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사실만으로 곧바로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의 이익을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 없게 댔다. 이로 인해 금융소비자인 채무자의 권리를 좀 더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됐다.

2025-10-19 09:36:3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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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범 입시토크] 2026학년도 의대 MMI: 무엇을, 어떻게?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시에서 최종 관문이자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다름 아닌 MMI면접이다. 과거 의대 입시가 단순 지식 암기 능력을 평가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 MMI는 미래 의료인에게 필수적인 인성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본질적인 평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MMI의 본질: 단순 지식 너머의 8가지 핵심 역량 'Multiple Mini-Interview'는 짧은 면접 스테이션들을 순환하며 지원자의 다양한 면모를 다각도로 평가하는 독특한 형식이다. 단순히 의학 지식을 묻기보다 의사로서 갖춰야 할 8가지의 핵심 역량을 심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정해진 '모범 답안'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MMI에서 자주 출제되는 유형 중 하나는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지원자의 윤리적 판단 능력을 평가하는'상황 판단 및 윤리적 딜레마'문제이다. 가령, 응급실 의사로서 20대 남성과 70대 노인 중 한 명에게만 즉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묻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질문에 마주했을 때, 수험생은 섣불리 정답을 찾기보다 자신의 판단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생명 윤리의 네 가지 원칙인 자율성, 선행, 악행 금지, 정의를 기반으로 각 선택지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의료인으로서의 깊은 고뇌를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태도가 성숙한 답변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STAR 기법(상황-과제-행동-결과)을 활용해 자신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경험을 통해 깨달은 의사의 소명 의식이나 환자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연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MMI 준비 전략 및 실전 대비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스터디 그룹을 통한 모의 면접이다. 실제 면접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하며 답변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또한,의료 윤리 및 시사 칼럼을 꾸준히 정독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관련 서적과 신문 칼럼을 꾸준히 읽으며 의료 현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면접에서 마주칠 수 있는 윤리적 딜레마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자신만의 경험을 정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준비 과정이다. STAR 기법 등을 활용하여 자신의 경험(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리더십 경험 등)이 의료인의 자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미리 정리해 둬야 한다. 단순한 나열보다는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성장했는지를 명확히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MMI 합격의 열쇠 : 진정성과 자기 성찰,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 면접 당일에는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하더라도, 잠시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거나 질문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오히려 신중함을 보여줄 수 있다. MMI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기 위한 핵심은 바로 '진정성 있는 자기 성찰'과 '논리적인 답변 구성'이다. 이 과정은 예비 의료인으로서 갖춰야 할 인성과 자질을 내면화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MMI 준비는 합격을 위한 관문을 넘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의료인으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시작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2025-10-16 14:00:23 신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