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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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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대치동 外

◆대치동 조장훈 지음/사계절 국내 사교육의 중심지이자 전국의 집값을 들썩이게 하는 부동산 시장의 골칫덩어리, 대치동은 대한민국 욕망의 최전선이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 입시와 부동산은 365일 24시간 뜨거운 이슈다. 수능 점수와 출신 대학이 평생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취업과 승진, 소득은 물론 한 사람의 모든 가능성을 한정 짓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대학 입시에 경쟁적으로 매달린다. 교육 열망이 모이는 곳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자녀 입시를 위해 이주를 감행한 부모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다. 대학 입시와 부동산간의 복잡한 셈법이 얽힌 대치동의 중심에 이 시스템을 움직이는 학원가가 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20여년간 일한 입시전문가인 저자가 명문대 간판을 따기 위해 이곳에 몰려드는 사람들과 그 열기 속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이들이 어지럽게 뒤엉킨 대치동 내부의 풍경을 써내려 간 책. 416쪽. 1만8000원. ◆알고리즘의 블랙박스 오세욱 지음/스리체어스(threechairs) 현대인은 미디어에 잠식됐다. 혼밥을 할 땐 유튜브를 시청하고, 틈틈이 짬날 때 눈에 들어오는 뉴스 기사를 클릭하고, 자기 전엔 SNS에 접속해 랜선 친구들과 소통한다. 알고리즘은 수많은 매개를 자동화해 인간이 가상현실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뒷덜미를 잡고는 놓아주질 않는다. 사람들은 기술이 세분화된 사적 취향을 일정 수준 고려해 준다는 이유로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고립을 용인했다. 편향된 정보로 구축한 세계관은 건강한 파편화가 아닌 부족주의를 낳는다. 일상의 상당 부분이 미디어에 종속된 현대인에게 모사된 표상은 실재에 버금간다. 자동화된 미디어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정보를 선제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무서운 이유다. 책은 이 같은 알고리즘의 문제점을 까발리고 인간이 기술에 길들여지지 않을 대안을 제시한다. 128쪽. 1만2000원. ◆메타버스 스쿨혁명 김은형 지음/서사원 인간의 상상력이 디지털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가상현실의 시대를 열었다. 인공지능(AI)은 빅데이터로 인간의 행동을 알고리즘으로 조종한다. 저자는 Z세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생필품이 된 지 오래고, 디지털 메타버스는 이제 아이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책은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도구의 인간으로 아이들을 진화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속한 메타버스는 현실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교육 목표를 뚜렷이 하고 유아기부터 단계별로 철학과 인성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344쪽. 1만6800원.

2021-11-18 15:06:5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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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박종성 옮김/에코의서재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건물 출입구에 있는 문을 여닫을 때 손을 사용하지 않는다. 불특정 다수가 만진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기가 찝찝해서다. 대신 문 한가운데를 어깨로 힘겹게 밀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문이 왜 이렇게 무거워? 개떡같이도 만들어놨네'라고. 창조적 사고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생각의 탄생'에도 이와 비슷한 일화가 나온다. 저자가 대학에 다닐 때 전 과목 성적이 늘 상위권인 존이라는 총명한 벗이 있었다. 둘은 함께 기계학 강의를 들었는데 학기가 끝나고 몇 주가 지났을 때 존이 그를 실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존이 물리학과동을 빠져나오려 강의실의 육중한 참나무 문을 힘껏 밀었는데 문은 열리지 않았다. 옆에 있던 친구가 손잡이 부분을 살짝 밀자 문이 활짝 열렸다. 존은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문을 열었지?" 친구는 "지금, 농담하냐? 얼마 전 기계학 수업에서 토크(돌림힘)를 배웠잖아!"라며 그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토크는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이다. 문을 열 때 경첩이 달린 쪽에서 먼 쪽을 밀수록 문이 쉽게 열리는 지렛대의 원리와 비슷하다. 존은 문의 크기를 x로 회전축에서부터 힘이 가해지는 지점까지의 거리를 y로 놓고 계산을 시작하더니 한참 뒤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저자는 "문제는 존이 머릿속에 있는 이론과 자신이 겪는 실제세계의 물리학적 경험을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다"며 "그는 물리학 시험에 나온 토크 문제를 수학공식을 이용해 풀긴 했지만, 그때는 그저 토크방정식의 '환상'을 본 것"이라고 꼬집는다. 불행히도 많은 학생들이 공부와 실제생활을 연결짓지 못해 학문 수양에 어려움을 겪는다. 저자는 "교육에서 '무엇'과 '어떻게'의 결별은 곧 어떤 것을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이 분리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해함으로써 앎에 이르는 게 아니라 외움으로써 알게 된다. 그들의 지식은 실로 허약하며 쓸모없다. 이 교육적 실패의 결과물은 겉만 번지르르한 '학문적 성취'의 외장일 뿐이다"고 일갈한다. 책은 실재와 환상을 결합하는 일이 교육자의 임무라고 강조하며 창조성이 뛰어난 이들이 둘을 어떻게 엮어냈는지 알려준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라는 13가지 생각의 도구들로 외워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닌 이해로 체득하는 법을 일깨우는 책. 455쪽. 2만7500원.

2021-11-18 14:00:3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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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민주당 시의원, 시정질의서 날선 공방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17일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서울시의 일자리센터 방만 운영, 백년다리 사업 중단, 균형 발전 사업 예산 삭감 문제를 지적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김화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장 화면에 서울시의 각종 일자리센터와 재단명이 빼곡히 적힌 PPT 화면을 띄우고는 "서울의 수많은 센터와 재단이 기본 임무보다는 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일자리포털 홈페이지에 지난해 일자리 뉴스가 단 한건 올라온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서울의 일자리 센터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고 난 다음에 서울일자리포털을 보면 무용지물인데도 서울시가 계속해서 센터와 재단을 만들어 끝없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한번 기구나 센터가 설립되고 나면 운영 실적이 저조해 이미 모든 기능을 상실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런 조직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센터와 재단들이 기본 임무를 망각한 채 자기들만의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오세훈 시장에게 질의했다. 오 시장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행정서비스 체계가 마련돼 효율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여러 복지서비스를 비롯해 행정체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접근해 쓸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이를 예산에 반영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복지서비스가 복잡하게 나뉘면 이용자들이 헷갈려 어디로 접근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지 모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 센터, 재단, 쉼터를 통폐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라"면서 "실무자들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업무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다. 공무원들이 현장을 안 가고 책상에만 앉아 있으니까 일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저도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복지시스템이 많을수록 좋다는 잘못된 신화 때문에 복지공무원들조차 복지시스템을 스스로 다 알아서 챙기지 못할 정도로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서비스도 그렇지만 취약계층, 저소득층에게 주어지는 각종 복지혜택도 저 정도로 복잡해졌다"며 "결국은 어떤 혜택을 받을 거냐가 중요한데 그 혜택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서울시가 안심소득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복지서비스 통폐합 문제를 안심소득 실험과 연관 지어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일축했다.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박기열 민주당 의원은 전임시장의 업적을 지우기 위해 백년다리 사업을 중단한 것 아니냐고 오 시장에게 따져 물었다. 백년다리 조성 사업은 한강대교 남단(노들섬~노량진)에 보행자 전용교를 놓아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의 인공 섬인 노들섬으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박 의원은 "서울시민의 80%가 백년다리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도 백년다리를 건축해도 경관상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며 이미 약 2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한 백년다리 조성 사업을 재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노들섬을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시민들이 많이 찾지 않아 많이 찾도록 백년다리를 만든다는 것은 선후관계가 바뀐 것"이라며 내년 8월 말까지 진행되는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위원회 송도호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서울균형발전 달성을 위한 주요 방편으로 하천중심의 수변문화공간 조성을 공약하고 '서울비전 2030' 핵심과제로 지천 르네상스를 채택했음에도 내년 예산안에 하천(녹번천, 성북천, 성내천) 복원을 위한 사업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예산 사정이 빠듯하다"면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서울시 빚이 18조9000억원이다. 최대한 긴축한다는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2021-11-17 15:48:5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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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지털재단-플러그앤플레이, 스마트도시 기업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협력

서울디지털재단은 플러그앤플레이와 스마트도시 특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세계가전전시회(CES) 2022 서울관에 참여하는 스마트 기술·서비스 기업의 초기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스마트도시 기술·서비스 기업 발굴 및 육성 ▲글로벌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기업 경쟁력 강화 ▲스마트도시 특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협력 체계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구글, 페이팔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을 키워낸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다.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했으며, LG, 포스코 등 유수 기업들과의 협력 모델을 쌓아 나가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이번 협약으로 올해부터는 기업들의 단순 CES 참가 지원이 아닌 액셀러레이팅과 기술검증 프로그램들을 사전에 지원해 스마트도시 기업들의 체계적인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스마트도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의 지원들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서울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기술력과 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1-11-17 11:02:1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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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봉천동 480번지 일대 재개발 속도 낸다

서울 관악구 봉천 제4-1-3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위치도./ 서울시 서울시는 지난 15일 열린 제14차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위원회에서 관악구 봉천 제4-1-3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이 수정 가결됐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지역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된 곳으로, 2008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추진돼왔다. 2016년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나 사업구역과 인접해 있는 구암초등학교의 일조권을 방해한다는 교육환경보호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나와 정비계획이 변경됐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위원회에서 단지 조성과 공공기여 계획 등을 담은 정비계획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 구역에는 최고 28층 규모의 공동주택 9개동, 921세대(임대주택 174세대 포함)가 들어서고, 도로·공원 같은 기반시설이 정비된다. 변경된 정비계획안은 소공원 위치를 구암초 앞으로 옮기고, 공원과 인접한 동의 층수를 낮춰 일조권을 보장토록 했다. 소공원 아래 지어질 예정이었던 공영주차장은 학생들의 안전과 인근 현대시장 이용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고려해 위치가 조정됐다. 시 관계자는 "정비계획안이 수정 가결되면서 5년간 지연된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11-17 10:38:2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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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액상습체납자 1만3854명 명단 공개

서울시는 1000만원 이상 고액 상습 체납자 1만385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명단에 이름을 처음 올린 체납자는 865명(개인 635명, 법인 230개)이며, 총 체납액은 65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7600만원을 내지 않은 셈이다. 신규 명단공개자 중 개인, 법인 체납액 1위는 각각 중국인과 중국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액 개인 체납자는 중국 국적의 WEN YUEHUA 씨다. 그는 국내에서 폐자원재활용업체 등을 운영하던 자로, 지방소득세 12억7300만원을 내지 않았다. 최고액 법인 체납자는 중국 국적자 CHEUNG AH SHUEN 씨가 대표로 있는 투자자문업체 '파워파인리미티드'로, 지방소득세 15억7000만원을 미납했다. 신규 공개 대상자의 체납액 분포를 보면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체납자가 393명(45.4%)으로 가장 많았다.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체납자는 163명(18.8%),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체납자는 158명(18.4%), 1억원 이상 체납자는 151명(17.4%)으로 뒤를 이었다. 체납자 명단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접속해 '명단공개'를 검색한 뒤 확인하면 된다. 체납자의 이름과 법인 상호, 나이, 주소, 업종, 체납액, 체납사유 등이 상세히 공개돼 있다. 시는 고액 체납자에 대한 명단공개뿐만 아니라 ▲가택수색과 동산압류 ▲신용정보제공 ▲출국금지 ▲검찰고발 ▲관허사업제한 같은 제재 및 추적, 수색활동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한 재무국장은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며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비양심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한다는 자세로 강력한 체납처분을 실시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대다수 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세정의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1-11-17 10:20: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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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채우고·틀고·녹이기'로 수도 동파 예방해요"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 안내 포스터./ 서울시 서울시는 16일 작년 발생한 계량기 동파 사례를 분석한 결과 80%가 보온미비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 겨울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파 예방 참여를 당부했다. 이날 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총 1만895건의 계량기 동파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497건과 비교해 22배 급증한 수치다. 2020년 동파된 계량기는 서울시 수도계량기 228만개의 0.4%에 해당하며, 계량기 교체에 투입된 비용은 4억6000만원이었다. 시는 올해 5월 개정된 수도 조례에 의해 한파 등 자연재해로 수도계량기가 파손되거나 동파돼 교체할 경우 계량기 대금을 사용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량기 보호통이 훼손·노출·이탈되는 등 관리 소홀로 동파될 때에는 계량기 대금은 물론 교체 비용, 봉인 대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구경 15㎜의 가정용 일반 수도계량기 대금은 2만8000원이고, 교체 비용을 합한 금액은 4만2000원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김태균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각 가정에서도 간단한 조치를 통해 동파를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추워지는 날씨에 두꺼워지는 외투처럼 우리 집 계량기의 보온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11-16 15:49:5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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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원받은 도시형 소공인 기업 매출액 약 40% 상승

서울시의 지원을 받은 도시형 소공인 기업 매출액이 4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도시형 소공인 맞춤형 패키지 지원'을 받은 16개 기업의 올해 예상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37% 상승한 13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도시형 소공인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해 지원 금액(평균 2500만원) 내에서 시제품 개발, 홍보마케팅, 판로지원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사업이다. 시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총 44개 기업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엘에이알(LAR), 미크(MIK), 딜라잇풀(DELIGHTPOOL)이 그 예다. 엘에이알은 '지구를 위한 가벼운 발걸음'을 기업가치로 내세워 약 10만개의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신발, 가방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 창출로 최근 고용노동부가 2021년 사회적 기업 인증 전국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크는 주얼리 버튼커버(단추를 덮는 장신구) 전문회사다. 한복자수를 재활용한 타임리스 시리즈, 의류 재단 후 남은 원단을 활용한 링크 시리즈, 헌 넥타이를 활용한 노타이 시리즈 등 현재까지 10여종의 제품을 출시했으며, 앞으로도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생산할 예정이라고 시는 전했다. 폐 페트병 재활용 소재의 지속가능한 수영복 브랜드 딜라잇풀은 친환경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제주 해양 정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안형준 서울시 제조산업혁신과장은 "도시형 소공인의 숙련된 기술력과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려는 노력이 더해져, 서울의 도시제조업이 재도약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도시형 소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자생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1-11-16 15:42:5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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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폐업 소상공인 사업정리 비용·컨설팅 등 지원

서울시청./ 손진영 기자 서울시는 코로나19로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업정리 비용을 비롯해 폐업지원 컨설팅, 재창업·취업 지원 등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신청 자격은 사업자등록증상 사업장 소재지가 서울이며, 신청일 현재 6개월 이상 영업한 올해 폐업 또는 폐업 예정인 소상공인이면 된다. 도박·투기·사치 등 재보증제한업종이나 자가건물 사업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먼저 시는 사업 정리시 필요한 '점포 원상복구 공사비', '부동산 중개수수료', '사업장 양도 공지(홍보)비용'을 포함해 밀린 임대료 납부(최대 3개월)에 사용할 수 있는 사업정리 비용을 업체당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폐업신고 과정에서 누락되는 사항이 없도록 사업 정리 시 필요한 절차와 방법을 상세하게 상담해주고, 시설과 집기 처분 방법도 알려줘 소상공인들이 조금이나마 손해를 덜 보고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채무관리, 개인신용관리 컨설팅도 해준다. 시는 폐업 후 재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소상공인에게는 폐업 원인 분석과 신규 아이템 발굴, 비즈니스모델 점검 등을 지원해 실패를 또 겪지 않도록 시작부터 꼼꼼하게 챙겨주기로 했다. 창업이 아닌 취업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은 서울시나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일자리센터를 통해 상담과 교육 등 구직 활동을 시작하면 된다. 시는 폐업이라는 큰 위기를 겪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해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상처를 극복,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지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은 서울시자영업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은 내달 31일까지 하면 되고, 지원은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서민경기가 체감할 만한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했다"며 "폐업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고, 안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11-16 15:35:4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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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IT 기술 활용한 시민안심귀가 지원 강화

서울시는 IT기술 활용한 '시민안심귀가 지원 강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선 시는 대표적인 안심귀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안심이앱' 서비스 제공 5년 만에 전면 개편을 시행하기로 했다. 안심이앱은 자치구 CCTV관제센터가 컨트롤타워가 돼 서울 전역에 설치된 4만대 CCTV와 안심이앱을 연계해 안심귀가 관제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는지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구조지원까지 하는 24시간 안심귀가앱이다. 2017년 4개 자치구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이후 현재 서울시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날 시에 따르면 안심이앱은 회원수 10만6448명, 다운로드수 17만4774회를 기록했다. 2019년 6월에는 안심이앱을 이용하던 시민 신고로 현장에서 10분 만에 성범죄자를 검거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하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안심이앱 이용자 2206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벌여 요구사항을 반영,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 개편 내용은 ▲안심귀가택시 서비스 신설 ▲긴급알람서비스 신설 ▲긴급신고 방법 확대 ▲안심귀가스카우트 실시간 예약 등이다. 안심귀가택시는 이용자가 별도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택시 승하차 시각, 택시 정보 등 주요 사항을 25개 자치구 통합관제센터로 자동으로 전송되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이를 이용하면 승하차 택시 정보가 자치구 CCTV관제센터로 전달되고, 전담관제사가 안심귀가 상태를 모니터링한 뒤 지정된 보호자에게 승하차 정보를 알리게 된다. 긴급알람서비스는 전자발찌 훼손 등 관련 사건 발생 시 일정 반경 내에있는 안심이앱 이용자에게 긴급메시지로 사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간 위협감을 느껴 안심이앱으로 긴급신고를 하려면 화면을 터치하거나 휴대전화를 흔드는 방식을 사용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볼륨 및 전원버튼 등으로 다양하게 위험 상황을 알려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안심이앱을 통한 안심귀가스카우트 신청예약 시스템도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기존에는 특정시간(오후 9시 30분 ~ 익일 00시 30분)에만 예약이 가능했다. 실시간 예약이 되면 플랫폼 택시를 이용하듯이 신청자에게 서비스 제공 상태를 안내할 수 있다고 시는 전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시민들이 요구하는 개선사항을 반영해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심사업들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2021-11-16 15:29:1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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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00) 정수장 재생해 만든 서울 서남권 파라다이스 '서서울호수공원'

1970년대 중후반 서울 강서구는 인구수는 많지만 상수도 인프라가 부족해 식수난에 시달리는 지역이었다. 당시 강서구는 1959년 건설된 인천시 상수도시설인 김포정수장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았다. 김포정수장은 일평균 11만t의 수돗물을 생산했는데 이중 7만t이 인천시에 갔고, 나머지 4만t만이 강서구로 흘러들었다. 때문에 이 시기 강서구에 속했던 화곡동, 신정동, 방화동, 가양동, 신월동, 공항동, 발산동 주민들은 매년 물 부족 문제로 고통받아왔다. 이에 서울시는 강서 일대의 물기근을 해결하고자 1979년 약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천시로부터 김포정수장(신월정수장)을 인수했다. 이후 김포정수장은 강서구와 양천구 5만여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로 20년 넘게 운영되다가 2003년 10월 '서울시 정수장 정비계획'에 의해 영등포정수장이 그 기능을 대체하게 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정수장 부지를 청소년 유스타운이나 임대주택, 영어체험마을 등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검토하다가 2006년 이 땅에 초대형 공원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녹지공간이 부족한 서남권 주민들을 위해 서서울호수공원을 조성,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어른들을 위한 '키즈카페' 이달 16일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서 주민들의 휴식처로 다시 태어난 '서서울호수공원'을 찾았다. 지하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로 나와 652번 버스를 타고 서서울호수공원 정류장에서 내렸다. 횡단보도를 건너 좁은 골목길을 따라 207m(4분)을 걸었다. 눈앞에 드넓은 초원이 나타났다. 2009년 개원한 서서울호수공원은 기존 정수장 부지(13만6772㎡)와 함께 인근 능골산(8만8646㎡)을 새롭게 단장해 만든 총 22만5368㎡ 규모의 대형 테마공원이다. 위에서 보면 어금니 모양과 비슷하다. 공원 정문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재생공원 ▲어린이 놀이터 ▲열린풀밭 ▲열린마당 ▲호수 ▲몬드리안정원 ▲몬드리안벽천 ▲몬드리안책방 ▲산자락공원 ▲사색의 공간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공원 한가운데 커다란 호수가 자리했는데 수면 위에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나무와 옅은 갈색의 참억새가 그대로 비쳐 물이 아닌 거울처럼 느껴졌다. 16일 오전 아이와 서서울호수공원을 방문한 주부 이모 씨는 "여기는 아침에는 어른들을 위한 키카(키즈카페)가 된다"면서 "동네에 은퇴하신 노인 분들 거의 대부분이 일찍이 공원에 나와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수다를 떨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서울호수공원에 온 주민들은 볕이 잘 들고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문화데크광장 벤치에 앉아 이웃들과 담소를 나눴다. 파란색 점퍼를 입은 한 어르신이 친구에게 전라북도 완주군에 놀러 가 대둔산 케이블카를 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는 "다른 데는 경로 우대로 반값에 해주잖아. 근데 여기는 1000원밖에 안 깎아줘. 그래서 케이블카 타는 데 원래 1만2500원인데 1만1500원이나 해"라며 투덜거렸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뭐 그렇게 비싸대"라며 혀를 끌끌찼다. 시민들은 철봉 여러 개를 구부려 만든 것처럼 생긴 의자에 터를 잡고 텀블러에 싸들고 온 커피와 빵을 나눠 먹었다. 이곳을 지나가던 할머니 중 한분이 "우리 여기 앉아서 쉬면 되겠다"라고 말하자 다른 어르신이 "궁둥이 아파서 안 돼"라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산자락공원 가는 길에서는 앙칼진 소리로 '왕왕' 짖는 하얀색 말티즈와 견주를 만났다. 이들 옆을 지나가던 한 동네 주민이 "에고 시끄러워… 지금 엄마 지키는 척하며 밥값 하는 거야? 알겠으니까 그만해"라며 강아지를 진정시켰다. 곁에서 우연찮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전부 폭소를 터뜨렸다. ◆자연의 품에서 행복 찾는 시민들 서서울호수공원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은 몬드리안정원이었다. 공간을 반듯한 네모로 쪼개 놓아 얼핏보면 가을걷이를 마친 논이 펼쳐진 것처럼 보였다.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구성기법을 도입해 수직과 수평의 선이 조화를 이루는 정원으로, 정수장의 침전조 일부를 존치해 장소의 역사성을 살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장소로 가꿨다고 시는 설명했다. 몬드리안정원에서 옥상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옥상정원은 전쟁 후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수장 여과지동의 콘크리트 기둥을 남겨 파고라 구조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한다. 콘크리트 기둥 꼭대기에는 철근 잔해가 신생아의 배냇머리처럼 불규칙적이게 꽂혀 있었다. 얼기설기 자란 등나무가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뒤덮었는데 덩굴식물 특유의 강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몬드리안정원과 옥상정원 외에도 서서울호수공원의 옛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더 있다. 바로 재생공원이다. 정수시설의 수도관은 자전거 거치대와 의자로 재탄생해 인간의 품으로 돌아왔다. 귀를 덮은 검은색 군밤장수 모자를 쓴 할아버지 한 분이 수도관 모양의 벤치에 앉아 머리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를 쳐다봤다. 그는 "여기는 저 비행기 소리만 아니면 참 좋은데. 참말로 시끄러워. 오래 살아도 적응이 안 돼"라고 하소연했다. 서서울호수공원에는 항공기 소음이라는 환경적 제약을 예술로 승화한 시설이 설치됐다. 41개의 소리분수다. 이 분수는 비행기가 날아가면 그 소리(81dB 이상)를 감지해 자동으로 물을 틀도록 설계됐다. 이날 오전 주황색 꼬리(티웨이 항공), 민트색 꼬리(에어 서울), 연두색 꼬리(진에어), 하늘색 꼬리(대한항공)를 가진 비행기들이 호수공원 상공을 수차례 가로질렀지만, 동절기여서 분수 가동을 정지해 놨는지 물쇼를 볼 수는 없었다. 공원에는 이런 재밌는 푯말이 박혀 있었다. "소리분수 앞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소음을 내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요. 오작동과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소음을 삼가주세요"라고.

2021-11-16 15:18: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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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이건희 기증관'의 정해진 운명

'이건희 기증관'(가칭)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세워지는 것으로 결론 났다. 지난 4월 '이건희 컬렉션' 기증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한지 6개월 만이다. 이건희 기증관은 연면적 3만m²(약 9075평) 규모에 이건희 컬렉션 2만3181점을 모두 모은 독립적인 미술관 형태로 지어진다.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 공간"(문화체육관광부)으로서, 향후 학예실과 수장고 등 별개의 직제와 시설을 갖추게 된다. 개관은 2027년이다. 이건희 기증관의 송현동 건립이 확정되면서 장소에 대한 논란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그러나 과정에 있어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고 국민적 이슈를 통해 문화 인프라를 점검하고 문화예술의 가치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단 장관의 시각부터 잘못됐다. 문체부 황희 장관은 지난 4월 이후 줄곧 이건희 컬렉션을 '국가'에 기증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10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진행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서울시와의 업무 협약식'에서도 또 한번 "국가에 기증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틀렸다. 국가가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준 것'이다. 생전 이건희 회장도 '국민'의 품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이건희 유족 측이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의 국·공립기관에 맡긴 것 또한 국가 귀속의 개념이 아니라 전문적 관리를 통한 국민향유의 지속성에 방점이 있다. 장관은 이를 명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권력을 배경으로 한 관료적 마인드는 곧잘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려 하지 않은 채 독선적·획일적으로 일을 처리하곤 한다. 이번 기증관 건립 경로만 봐도 그렇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것임에도 소위 '판'을 짜는 것에서부터 결론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정부 관계자와 관련 인사들끼리 모여 졸속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비민주적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이건희 기증관'과 관련해 제대로 된 공청회나 설명회 한 번 열지 않았다. 공모라도 진행해 달라는 지역의 요구조차 무시했다. 특히 정부가 송현동 부지 건립의 방패로 삼은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는 정부 산하 기관장과 공무원 출신이 주를 이뤘으며 정부가 선임한 위원 중 지역 인사와 시민을 대표하는 인물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며 공론을 통해 사안에 접근하는 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다. 문화예술시설의 서울 편중 심화도 문제로 부각됐다. 우리나라 문화시설 2800여개 중 36%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미술관은 전국 200여개 가운데 50% 이상이 수도권이다. 여기에 기증관이 또 서울에 들어선다. 이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통한 문화균형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 2022년 예산 편성의 주요 기조로 삼은 문체부의 '문화균형발전 촉진'마저 과연 진실한 것인지 의심케 한다. 송현동 부지를 선정한 이유로 '접근성'을 말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지역은 영원히 미술관·박물관 유치가 불가능해 문화균형을 강조해온 정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 것 외에도 컬렉션을 다시 합치는 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시기별·성격별로 구분해 기증한 유족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사실 역시 짚고 넘어갈 문제다. 이는 지금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허나 아무리 말한들 달라질 건 없어 보인다. 민주적 절차와 국민과의 소통을 주문하는 대신 '별도 전시실' 및 '특별관' 운운하며 대통령이 나서서 방향을 규정해버린 지난 4월 이미 '이건희 기증관'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었으니 말이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1-11-16 09:16: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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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물관·미술관 지천에 널린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 짓는 '공정 도시 서울'

서울시가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종로구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종로구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각종 문화시설이 지천에 널린 곳이 아니던가. 현재 종로구에는 서울역사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양도성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북촌생활사박물관, 어린이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무계원, 경교장, 백인제가옥, 딜쿠샤 등 구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발에 차이게 많다. 시는 지난 7월 종로구에 1900억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어 만든 서울공예박물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뿐만인가. 내년 시는 종로구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와 서울연극센터를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의 '문화공간(전시시설) 통계'에 따르면 종로구는 서울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장 많은 자치구다. 서울시내 전체 박물관·미술관 178개 중 55개(31%)가 종로구에 몰려 있다. 이어 중구(19개), 용산구·강남구(각 12개), 서초구(11개), 성북구(10개), 서대문구·송파구(각 7개) 순이다. 금천구는 박물관·미술관이 0개로, 25개 자치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서남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문화불모지라는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남권에는 공공미술관이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 내에서도 문화시설 빈부격차가 극심한데도 시는 굳이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겠다 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북촌과 인사동이 인접해 있는 송현동 부지야말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승자 독식 체제를 잘 포장한 말이나 다름없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월 향후 10년 서울시정의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하며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이라는 비전 아래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도시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종로구에 박물관·미술관이 많다는 이유로 문화·관광 인프라 연계를 들먹이며 서울공예박물관에 이어 또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는 게 '공정 도시 서울'의 본모습인가.

2021-11-15 15:59:14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