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 미래 에너지 수소로 모인다
넥쏘. /현대자동차 국내 산업계가 수소 경제를 선점하며 또다른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동맹으로 상생 구조도 완성중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포스코와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등 수소 에너지 활용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는 상황, 포스코가 수소 생산 증대에 박차를 가하며 수소 생태계 조성에 힘을 합치겠다는 목표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하다고 알려진 원소다. 산소와 결합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도 물만 배출해 대표적인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가동하는 원리로 움직인다. 폭발 반응을 사용하지 않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수소전기차를 공식 명칭으로 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수소 발전 시스템. /현대모비스 핵심 부품은 스택이다. 수소를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로, 산소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공기도 정화할 수 있어서 높은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현대모비스는 전세계에서 손에 꼽는 스택 개발사다. 세계 최초 상용 수소차인 투싼 퓨얼셀에 이어 세계 최초 2세대 수소차인 넥쏘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독일 아우디가 2018년 현대차그룹과 '수소 동맹'을 체결한 것도 스택을 공급받기 위해서라고 알려져있다. 코오롱 스택은 단순히 차량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래 시대에 수소차가 집과 결합, 발전소 대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을 최소화하는 대신, 수소 에너지가 이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바로 수소연료전지 기반 발전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에 발전시스템 제작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했으며, LS일렉트릭과 손을 잡고 올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반 발전 시스템을 개발해 시범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건물이나 산업지역, 오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디젤발전기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이 2018년 건립한 울산 북구 경동 수소 충전소./사진=효성 수소연료전지도 현대차그룹이 주도하는 분야다. 자체 브랜드 '에이치투'를 론칭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70만기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연료전지 핵심 소제 멤브레인을 양산하는 등 수소 생태계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두산그룹도 두산퓨얼셀이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수소 드론을 개발하는 등 수소 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수소다. 수소가 우주에서는 가장 흔한 물질이지만, 지구에서는 순수한 상태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천연가스에서 추출해야 한다. 때문에 화석연료와 비교해 경제성이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들이 수소 생산에 나서며 수소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코에 앞서 한화에너지가 지난해 7월 세계 최초 부생수소 발전소를 준공했으며, 효성도 울산에 액화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대량 생산을 통한 수소 가격 하락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SK그룹은 수소를 생산부터 유통까지하는 밸류 체인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소 시대에 대비했다. 지난 1월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약 10%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데 이어, 25일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공동 사업을 본격화했다. SK와 플러그파워는 투자 절차를 완료하고 온라인 투자 기념식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왼쪽부터) 유정준 SK E&S 부회장, 추형욱 SK E&S 사장 겸 수소사업추진단장, 장동현 SK㈜ 사장과 앤드류 J. 마시 플러그파워 CEO /SK SK는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 '아시아JV'를 설립하고, 2023년까지 국내에 연료전지와 수전해 설비 등 수소 사업 핵심 설비 생산 기지를 건설해 아시아 전역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영 전력회사와 상용차 기업과 협업해 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수소가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천연가스를 분해하는 방식이라 전기를 사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탄소가 배출된다는 이유다. 이같은 수소를 부생수소, 그레이 수소라 부른다. 때문에 에너지 업계는 수소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따로 포집해 대기 오염을 최소화하는 '블루 수소'를 추진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그린 수소'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SK가 2025년부터 블루수소 생산에 뛰어들고, 포스코도 2030년까지 블루 수소 50만톤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까지 '그린수소' 연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한국가스기술공사와 2022년에 강원도 평창에 그린수소 생산단지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