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장 나온 쌍용차, 수만 일자리 누가 살리나
쌍용차 창원공장 조립라인.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새로운 주인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정부 지원만이 마지막 해법으로 거론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도 쌍용차에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투자 확보를 위해 쌍용차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다시 시장에 내놓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다. 쌍용차가 다음달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 만기를 비롯해 자금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마힌드라가 올 초 2300억원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가 코로나19로 취소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원을 취소한 지난 4월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 자사 지분율이 떨어뜨리거나, 자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단, 쌍용차가 이번에도 새로운 주인을 만나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될 당시만 해도 SUV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 전체가 주춤한 데다 별다른 기술적 우위도 갖고 있지 않아서다. 마힌드라가 국내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여기에서 나온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2000억원 지원을 노리고 있다는 것. 아울러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다음달 만기 대출을 연장해 주는 것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일단 만기 연장 가능성은 높다. 코로나19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이 대출 만기 연장에는 긍정적이라서다. 만기 연장에 성공하면 일단 쌍용차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자금 지원 대상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라서,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린 쌍용차에는 지원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가 '일자리 지키기'를 앞세우고 있는 만큼, 어떤 방법으로든 쌍용차를 살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 당국에서도 쌍용차에 대한 방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쌍용차는 올 1분기 분기 보고서 기준 직원 4881명을 고용하고 있다. 여기에 협력사들까지 합하면 수만명이 쌍용차와 관련해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쌍용차 협력사는 다른 완성차 업계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가 문을 닫으면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에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쌍용차 국유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산업은행 등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미래차 산업으로 체질 전환을 단행해 정상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한국지엠이 군산 공장을 매각할 당시에도 이같은 방안이 제시됐었다.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중견기업이 공장을 인수해 중국 바이톤의 전기차 생산 계약을 이미 성사한 상태다. 노조도 회사 회생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미 각자 연봉 2000만원 안팎을 내놓고 1240억원을 확보했으며,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데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국내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줄 수밖에 없다"며 "빨리 경영을 안정화해야 쌍용차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성공적인 회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