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국내 왓슨 암 진료 도입 재차 늦춰져
인공지능(AI) 의료서비스 '왓슨 포 온콜로지' 국내 도입이 재차 연기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왓슨 진료 개시를 내달 중순으로 미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이 두 번째 연기다. 길병원은 지난 9월 미국 IBM과 계약을 체결하고 발표할 당시 10월 중에 진료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0월 중순 전용 진료실 리모델링을 이유로 일정을 11월로 연기했다. IBM의 왓슨은 세계적인 암 전문 의료기관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 암센터에서 교육됐다.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의학 정보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들에게 적절한 암 치료 옵션을 제시한다. 환자 개개인의 의료보험, 알러지 반응, 치료 기록을 활용한 맞춤형 치료 방법도 2~3초 내에 제시한다.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필요하다면 채팅 형식으로 왓슨과 추가적인 논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가 암 발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에서는 총 25만4952건에 달하는 새로운 암 진단이 내려지고 7만5172명의 암환자가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이다. 길병원은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위암 치료에 도입할 계획이었다.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이 두 차례 지연되며 의료계에서는 왓슨을 한국 의료기관 시스템에 도입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왓슨의 진료 효용성이 100% 검증되진 않았으니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적용과 환자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일정 연기에 대해 길병원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담, 진료, 다학제 협진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별도 진료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됐다"며 "일정 지연에 따라 일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왓슨은 암 치료 방법을 제시할 뿐이니 건강보험 적용 문제와 무관하다. 왓슨이 추천한 약품이 국내에 없거나 보험 비적용 등으로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면 환자와 보호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 의사들을 상태로 시연도 마친 만큼 12월 왓슨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