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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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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페르소나(persona)

페르소나(persona)는 라틴어로 '배우의 가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배우들이 그리스 신들을 대신하는 역할을 할 때 각 신을 상징하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일종의 제사처럼 진행된 연극 이후 자신이 쓴 연극의 가면을 태우는 제례를 거행했다. 이는 자신의 역할과 실제 현실의 자기를 구분하는 일종의 행위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이 때 배우가 맏은 역할을 상징하는 것으로 가면을 썼고 이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이 용어가 대중화된 것은 분석심리학을 주창한 칼 구스타브 융이 사용하면서 라고 볼 수 있다. 융은 페르소나는 일종의 사회적 가면 혹은 사회적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외적 상황에서 외현적으로 보이는 어떤 성격으로서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여러 가지의 페르소나를 가질 수도 있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의미 때문에 융이 사용한 의미처럼 어떤 내면적인 것을 대신하거나 한편으로는 내면과 분리된 겉에 드러난 어떤 인간의 특성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용어는 후세에 인간의 내면이 겉으로 들어난다는 의미를 띄기 시작하여 차후에는 인간 내면의 어떤 특성을 나타내는 성격(Personality)라는 용어의 어원이 된다. 이런 면에서 가면이라는 표면적인 것을 지칭하는 의미가 차후에는 우리의 내적 특성으로 변화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면을 쓴다'라는 표현은 그 사람이 위장을 하고 있는 것이고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는 것이며 사기이며 진실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사실 우리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면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도 볼 수 있다. 또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믿는 것도 일정 정도 자신의 성격이라는 가면을 자기 자신으로 믿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서만 자신의 얼굴에 어떤 성격의 가면을 쓰고 있는지 통찰 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우리를 비춰주는 타인이라는 거울이 왜곡되어서 오히려 자신이 쓴 가면을 정확하게 못 보게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아직 성격이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부모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쉽게 왜곡된 모습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본 모습과 가면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쉽다. 융은 이러한 불일치는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되어 그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가면을 전혀 쓰지 않는 다는 것도 건강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특정한 역할을 사회적 관계 안에서 수행하게 되는데 하나의 가면만으로 산다면 그 사람은 마네킹에 가까운 존재일 것이다. 생각해보자. 밖에서야 과장이지, 집에서도 과장은 아닌 것이고 밖에서야 선생님이지, 집에서도 선생님이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페르소나와 자신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통 나이 든 어른들이 젊은 세대로부터 '꼰대'라는 말은 듣는 것은 이러한 페르소나를 구분하지 못해서일 가능성도 높지 않을까.

2020-05-27 15:24:5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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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넷플릭스는 망중립성 말할 자격 없다

학창시절 체육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한꺼번에 수돗가로 몰려가 세수하고 물 마시느라 난리통이 되곤 했다. 수십명의 학생들이 동시다발로 수돗물을 틀어대다보니 물은 시원찮게 나왔고, 한 두명씩 빠져 나가면 그제서야 물이 조금씩 제대로 나오곤 했다. 수돗물이 나오는 양은 정해져 있는데, 여러 명이 한꺼번에 물을 사용한 때문이다. 지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인터넷 망 사용료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과도한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기 때문에 인터넷망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제출했다. 그러자 넷플릭스는 지난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을 위한 소'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늘면서 인터넷을 통해 영화·드라마 등 고품질 콘텐츠를 전송하는 트래픽이 증가했으니 그에 따른 비용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이미 자사 가입자들에게 이용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트래픽 증가를 이유로 인터넷망 사용료를 추가로 내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회사의 갈등은 '네트워크(망) 중립성'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넷플릭스는 통신망 운영자가 콘텐츠 기업인 넷플릭스에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망 중립성의 핵심인 사용자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망중립성을 논할 자격이 없다. 망중립성은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제공업체(CP)가 주장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를 살펴보자. SK브로드밴드는 수도관(통신설비)을 제공한 업체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그 수도관에서 나오는 물을 제공하는 콘텐츠 제공업체다. 여러 명이 많은 물(콘텐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원인을 유발한 사업자이자, 물을 마시는 학생들(최종 소비자)에게 물을 제공해주면서 돈을 받는 기업이기도 하다.넷플릭스 역시 이용자들에게 돈을 받기 때문에 망중립성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는 얘기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의 엔드투엔드(end-to-end) 설계구조에서 나온 개념으로, 네트워크 제공자가 아니라 사용자를 우선한다는 개념이다. 월드와이드웹(www)의 개발자인 팀 버너스리는 2010년 11월 웹탄생 이십주년을 기념하는 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기고를 통해 "웹은 누구나, 언제든, 어디에서든, 누구하고든 허가를 받거나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버너스리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사이트들은 그들에게 그토록 큰 성공을 안겨준 그 참여규칙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도 '망중립성'이란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역시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돈을 벌고 있는 영리회사다. 인터넷제공업체(ISP)에는 망중립성을 주장하고, 소비자들에게는 CP로서 돈을 받는, 야누스 같은 존재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5월 현재 국내 가입자가 2018년보다 10배 늘어난 약 270만명이며, 한국 가입자들의 영상콘텐츠 결제금액은 지난 3월에만 3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는 1억828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업체이기도 하다. 이런 글로벌 공룡이 망중립성을 앞세워 '약자 코스프레'를 하며 유독 한국에서만 망이용료는 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뻥 뚫린 고속도로에 커다란 트럭 수십대가 한꺼번에 다니면 교통체증이 유발된다. 그 길로 다니는 일반 차량들은 통행료를 내면서 고속도로로까지 온 의미가 퇴색된다. 그러면 일반 차량들은 누구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할까. 트럭이 수십대씩 한꺼번에 다니는 걸 예측하지 못한 채 도로를 만든 도로공사(ISP)일까, 아니면 떼지어 다니는 트럭들(CP)일까.

2020-05-20 10:55:5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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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트랜스 젠더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性)과 사회적 성이 불일치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성(sex)은 생물학적 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물학적 성을 부정하고 사회학적으로 반대 성으로 느끼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이라고 인식하거나 남성이 여성이라고 인식하고, 자신을 여성으로 느끼고 여성으로 대우 받고 싶은 것이다. 트랜스젠더는 정신과적 진단으로는 성정체감 장애로 분류되는데 성적 주체성은 보통은 어려서 생물학적 성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생물학적 성에 대해 불편감이나 부적절감을 느끼고 지속적으로 반대성이 되고 싶어 하거나 자신의 외형적으로 들어난 성기를 부정하기도 한다. 간혹 정신병 증상으로 보고되지만 현재로는 생물학적 영향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이성의 옷을 입는 것을 의상도착증(Transvestism)이라고 한다. 이들은 성적 흥분보다는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여성의 옷을 입는다. 또한 성전환수술로 신체적 성기 자체를 변환하는 것을 성전환증(trans sexualism)이라고도 한다. 보통 트랜스섹슈얼은 성전환수술, 성호르몬 요법 등으로 여성화되는 것을 일컫는데,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신체적 성과 심리 혹은 사회적 성별과의 불일치에 대해 갈등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 둘은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별 구분을 매우 쉽게 생각한다. 보통의 성별 구분 방법으로 출생 시 간호사분들이 애기의 고추가 있는지 여부의 방식으로 성별을 구분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성별의 구분은 매우 복잡하다. 위에서 말한 방식은 외부생식기만으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내부 생식기도 있다. 즉 외부의 생식기가 남성이지만 내부의 생식기가 여성이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비정상적인 성염색체로 인한 것으로도 설명되는데 정상의 경우 남성은 XY, 여성은 XX로 구분된다. 그러나 성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발달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성염색체 하나가 없는 터너증후군(XO), X 염색체가 하나 더 추가로 있는 클라인펠터증후군(XXY), Y 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초웅(XYY) 등이 있다. 다운 증후군도 성염색체 이상과 연관된 질환이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신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뇌기능 상 남자 몸에 여성의 뇌특성을,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생식기가 전부'라는 말이 있다. 일종의 성차가 인간의 여러 사회 경제적 활동의 한계를 짓는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까지도 담고 있는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는지 아니면 남자나 여자로 성장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진정으로 남자는 화성에서 오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인들에 의해 남자는 화성인으로 여자는 금성인으로 길러질 수도 있다. 또, 분명한 측면의 하나로 생명체 중에는 성별이 구분되어 숫컷과 암컷으로 구분되는 2개의 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자연계는 다양성을 좋아하는 듯 하다. 이러한 구분이 엄격한 콘크리스 벽으로 만들어 구분되어 진 것이 아니라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두 깃발 주변에 각각의 개체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두 깃발의 어느 쪽에도 가깝지 않은 소위 제3인 영역에 존재하는 개체도 있는 것 같다. 그 개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는 컴퓨터의 2진법처럼 극단적이면서 융통성이 떨어지는 단순한 개체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2020-05-13 10:12:0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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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준비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성 시스템에 준 충격이 만만치 않다. 코로나19로 아직도 우리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을 뿐 아니라 산업계와 공공·보건·의료·교육·금융 등 사회 전반에 준 파장이 예상보다 크다. 코로나19로 사람 간의 접촉은 급감했다. 인간에게 서로 만나지 말라는 것은 '사회적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그 결과 항공업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으며 운송·여행·서비스 등의 업종이 차례로 흔들렸다. 회사에서는 출근을 자제하는 바람에 시내 상권이 무너졌고 소상공인들은 '매출 제로'란 전대미문의 아픈 경험을 했다. 개학 연기로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농가가 타격을 받았으며 병원이 코로나19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이 위중한 환자들은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었다. 종교활동도 중지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각종 축제들이 취소됐다. 5일 개막한 프로야구는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라는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나마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완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조금씩 원상회복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100여일 동안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인간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을 강제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그 동안 여러 이유로 규제 대상이 됐던 원격의료가 제도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온라인교육과 화상회의도 '해보니까 되더라'라는 평가를 남겼다. '언택트(비대면)'로 대표되는 신규 산업도 여기저기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코로나19가 2·3차 산업혁명 시대의 약한 고리에 충격을 줬지만 4차 산업혁명의 발아를 위한 토양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 '손자 세대를 위한 경제적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소론에서 "우리는 앞으로 '기술혁신으로 인한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이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될 것이다. 이는 노동력을 절감하는 수단을 발견하는 것이 노동의 새로운 용처를 발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탓에 발생하는 실업을 의미한다"고 서술했다. 새로운 기술이 전례 없는 속도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있으며, 이는 또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간의 노동량을 극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예측이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케인스의 지적대로 엄청난 기술적 실업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인간의 자리를 로봇,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대체하면서 생산성은 더 높아지고 있지만 인간의 노동력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시대로 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세상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이미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따라가기는 해야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사회적 약자에게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라는 얘기가 배부른 소리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사회가 붕괴되지 않도록 취약계층을 위한 재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도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먼저 준비해야 한다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0-05-06 10:40:1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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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향정신성 약물

향정신성 약물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경험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화학적 약물이다. 대부분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기, 정서,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향정신적 약물들은 치료적 목적으로 정신과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이 해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의 효과는 다양한 환각효과나 진정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향정신성 약물로는 수면제, 진정제, 신경차단제, 감정조정제, 환각제, 정신승양제, 항경련제가 있고 하위에는 다양한 약물들이 있다. 마약으로 알려진 약물들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되는데 코카인, 헤로인, LSD 같은 마약류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약물들은 인간의 뇌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변화를 이끌어서 우리의 행동, 정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많은 쾌감을 제공하는 마약류들은 중독자들이 끊기 힘든 약물들이 되어 인간의 삶을 망치기도 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인간 뇌의 도파민 보상 회로에 영향을 준다. 이 도파민 보상회로는 우리가 갖지 못한 보상이 되는 것에 대한 강한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약물들은 이러한 도파민 보상체계를 직접적으로 흥분시키는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욕망으로 들뜨게 한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면 높게 띄웠던 그 높이 만큼 곤두박질치는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처참한 마음과 박탈감을 경험하고, 다시 약물에 매달리게 만든다. 현재 뇌과학자들이 찾아 낸 것은 이 도파민은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이렇게 띄워 놓고는 위로 우리를 날게 하지 않고 내팽개치도록 만든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도파민은 욕망의 신경전달물질이지, 즐거움의 신경전달물질은 아니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즐길수 있는 것이 다른 회로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즉, 원하는 것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욕망은 우리에게 저것을 가지면 행복할 거야, 저 남자 혹은 여자와 결혼하면 행복할 거야 라는 환상만을 준다. 그래서 우리가 정작 그것을 얻었을 때 그것이 주는 환상을 깨끗하게 지워버리게 만든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다시 욕망할 수 있는 즉 다시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는 외부의 다른 대상-새로운 상품, 새로운 차,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을 향해서 갈지 아니면 현재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도파만이 휩쓸고간 공허함을 견디면서 하나씩 작은 즐거움을 찾아갈지 말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커플은 두 사람의 초기 도파민이 주었던 환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파만이 사라지고 난 공허를 찬찬히 마주하고 같이 손 잡고 저녁 산책을 하는 것을 통해 현재의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전자를 택할지 후자를 택할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을 얻는 순간 꿈꾸던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한거 같다. 이것을 아는 데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이 걸려 직접 욕망의 허망함을 경험하거나 부처님처럼 출가전에 누구 보다 많은 많은 쾌락을 경험하면서도 결국 마음의 공허함이 욕망을 얻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다. 가진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얻어지는 아주 좋은 능력이 아닐까. /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2020-04-22 14:53:1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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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산업계가 21대 국회에 바라는 것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뒤숭숭한 가운데에도 수많은 유권자들이 마스크에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장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이번 4·15 총선은 '언택트(비대면)' 유세활동을 하느라 후보자들도, 국민도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국민의 선택은 끝 났고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특히 오는 6월부터 국회에 입성할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겐 과거와 다른 경험을 해야 한다. 바로,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메트로경제>가 21대 국회에 바라는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취합한 결과, 기업 관계자들의 바람은 '규제 완화'란 한 마디로 집약됐다. 일 좀 할 수 있게 제발 기업들 발목을 잡고 있는 여러 족쇄들을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일하는 사람들이 일 좀 하게 해달라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저렇게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위기 상황에 처했지만 역으로 보면 기회를 맞고 있기도 하다. 조만간 세계는 꺾어진 성장 그래프를 누가 얼마나 빨리 우상향으로 바꿔놓느냐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을 위한 출발선에 빨리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1.2%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 성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는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당초 3.3%에서 6.3포인트나 낮춘 -3.0%로 수정했다. 그만큼 글로벌 경제가 최악이라는 의미다. 미국은 2.0%에서 -5.9%로, 유로존은 1.3%에서 -7.5%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의 경우 0.7%에서 -5.2%로 전망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히자만 한국은 코로나19에 비교적 대처를 잘 했고, 신속한 경기 대응정책을 펼쳐 OECD 가운데 가장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기회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라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 나쁘면 수출부진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기업들은 교역국 포트폴리오를 해왔기 때문에 슬기롭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전세계 곳곳을 뛰어다닐 수 있도록, 정치권이 발목은 잡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에 뭐 특별한 혜택을 주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른 나라 정부보다 과도한 규제가 있다면 그걸 풀어달라는 '소박한 요청사항'이다.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현대통화이론(MMT)을 근거로 정부가 마구잡이로 화폐를 찍어냄으로써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중국처럼 엄청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죽어가는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건 기업뿐이란 결론이다. 아울러, 21대 국회가 또 다시 정쟁에 사로잡혀, 또는 포퓰리즘을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구태를 반복하면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04-15 18:01:0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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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동탄 이원욱 1호 법안 '좋은 어른법'…"보호종료청소년 성장도울 것"

-시설 나가야 하는 청소년 자립을 돕기 위한 아동복지법 등 개정 의지 -21대 국회에서 '좋은어른법'발의·통과할 수 있도록 이원욱 선택 호소 21대 국회의원 선거 하루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화성을(동탄) 이원욱 후보는 "제21대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먼저 발의할 '1호 법안'으로 '좋은 어른법'을 발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명 좋은 어른법은 '아동복지법'과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의 후견 직무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것으로, 보호종료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한 이원욱 후보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원욱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이원욱TV에서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육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는 아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떠나야 하며,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시설에 있을 경우엔 시설 원장이 후견인이 되어 보호자 역할을 하지만, 시설 퇴소 시엔 후견인 제도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원욱 후보는 이 같은 기존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만 18세에서 만 19세로 그 연령을 상향하고 만18세에서 만19세 청소년이 시설을 떠날 경우에도 후견인제도를 두어 자립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욱 후보는 "시설을 퇴소해도 만18세라면 사실상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제가 발의하는 법이 '좋은 어른'을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또한 우리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어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제2, 3의 '좋은 어른법'을 발굴하여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원욱 후보는 19대, 20대 국회에서 아동과 여성의 안전법을 1호법으로 발의한 바 있다. 19대에서는 학교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 20대에는 상가 등 화장실에서의 성폭력을 방지할 수 있는 법을 발의했다. 이원욱 후보는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며 "이원욱의 '1호법안'이 발의되고, 국회를 통과하여 '좋은 어른법'이 보호종료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도록 기호1번 이원욱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2020-04-14 10:08:0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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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코로나 이후의 대책 있나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최근 '코로나 이후의 세계'란 칼럼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전혀 새로운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단기적 비상 조치로 시작된 많은 것들이 장기적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라며, 평소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는 결정이 몇시간 만에 내려진다고 했다. 보통 때라면 그 어떤 정부, 기업, 교육기관도 이런 실험을 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보통 때'가 아니기 때문이란 것이다. 예를 들면, 직장인들의 전격적인 재택근무 도입이나 언택트(비대면) 업무환경 구축, 학생들의 개학 연기 및 온라인 강의, 온라인 상거래의 폭증 등이 갑자기 도입된 '비상 실험'의 여러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라리는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 인류는 두가지 중요한 선택에 직면한다고 주장했다. 첫번째는 전체주의적 감시체제냐, 시민자율권 체제냐를 선택하는 문제다. 그는 전체주의적 감시체제를 선택한 대표적 사례로 중국, 이스라엘 등을 꼽았고 시민자율권 체제를 선택한 사례로 대한민국과 싱가포르 등을 꼽았다. 두번째는 감염병 대처를 위해 국수주의적 고립을 선택해야 하냐, 국제적 결속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그의 칼럼은 심오하고 분석적인데, 핵심은 전인류적 차원에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유행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인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런 고민의 흔적을 '아직까지는' 볼 수 없다. 국회의원 총선거가 겹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입법기관의 대표로 나서겠다는 정치인이나 정당 가운데 제2, 제3의 코로나에 어떻게 대처하자는 주장은 보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주요 정당들은 국민에게 지급할 긴급재난지원금의 범위와 금액을 놓고 도박판을 방불케 하는 레이스를 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성과급을 나눠주듯 정치인들이 마구 퍼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열심히 벌어 우리 모두를 위해 쓰자며 납부한 세금이다.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으로 생계가 막힌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숨통을 틔워주고, 활력을 잃은 우리 경제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마중물이다. 이렇게 귀중한 돈을 선심 쓰듯 마구 퍼주겠다며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권을 보면 우리 미래가 암담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4·15 총선을 코로나19가 집어삼키다시피 하다보니 뭔가 유권자들의 눈길을 잡을 공약이 필요했을 것이다. 국가에서 돈을 주겠다고 하니 마다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요 정당들이,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것은 세금을 누가 더 많이 퍼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적인 방역시스템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 모든 국민의 자발적인 감염방지 활동 등으로 코로나19의 피해를 줄였지만 앞으로 이와 유사한 감염병이 재발할 경우를 대비한 정책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 1인당 50만원, 100만원 주겠다는 공약 경쟁이 아니라 바이오기업을 위한 규제를 풀어주고 생계가 막막해진 자영업자,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선거철이다.

2020-04-08 14:03:5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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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동탄 이원욱, KBS 방송·출근인사 등으로 선거운동 첫날 힘찬 출발

이원욱 경기화성을 국회의원 후보 4·15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날, 3선에 도전하는 이원욱 후보(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을)가 기흥 IC 입구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선거 운동 대장정을 시작했다. 2일 이원욱의원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차분한 선거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피켓을 든 운동원들과 이원욱 후보는 출근하는 차량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고개 숙여 아침 인사를 전했다. 재선 의원인 이원욱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교통관련 공약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인덕원~동탄선 조기착공과 1호선을 연장하여 솔빛나루역을 신설하고, GTX삼성~동탄 구간을 우선 개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원욱 의원은 동탄트램 역시 조기착공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여당 3선 의원의 힘으로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국제규격 수영장과 1500석 규모의 문화공연장 건립 역시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후보가 한창 아침 출근 인사를 하는 동안 'KBS2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서는 이 후보가 진행 중인 '천 마스크 쓰기 릴레이'가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다. 이원욱 후보는 일찍이 공적마스크는 양보하고 면마스크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선거사무소에서 당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면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인터뷰에서 천 마스크 쓰기 릴레이를 하고 남은 마스크는 선거 후에 취약계층에게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아침 출근 인사를 마친 이원욱 후보는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공정, 공존, 공생의 3공정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최고도시 동탄 발전을 위해 일하는 '내 곁에 3선 의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0-04-02 09:53:5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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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퀄리아

퀄리아(qualia)는 감각질(感覺質)이라고도 하며 라틴어 의미는 질감을 의미하는데, '내가 지금 어떠어떠하다'는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한다. 퀄리아는 어떤 것을 지각하면서 느끼게 되는 기분, 떠오르는 심상 등으로, 언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면서 개인 본인만이 경험하는 전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감각질은 영어로 Qualia이며 이는 "질(quality)"을 의미하는 라틴어 "quale"의 복수형이라고 한다. 현대 뇌 과학에서는 이러한 퀄리아를 인간의 경험 가운데 계량할 수 없는 것으로 본다. 특히 뇌 속의 신경세포의 활동에서 일어나는 주관적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사실 단어가 차지하고 있는 것보다는 파랑색의 감각, 물이 손에 닿는 느낌, 단어로 설명 못하는 밑도 끝도 없는 불안, 뭔가 달콤한 예감 등의 퀄리아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퀄리아 경험을 색에 대한 지각으로 설명하면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빨간색 장미나 빨간색 사과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빨간색은 그 채도나 명도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색으로 지각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빨간색을 우리는 그냥 빨간색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 빨간 색 사과를 보는 사람들의 머리속에서는 각각 다른 붉은색에 대한 느낌들이 있다. 때문에 퀄리아는 인지과학자나 심리학자들 그리고 철학자들에게 많은 미스테리로 여겨졌다. 이 주관적 느낌은 의식의 본질이라고 생각되고, 또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공학자들에게도 퀄리아는 가장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인간이 만일 고립된 존재라고 한다면, 또 우리가 자신의 내적 경험을 타인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퀄리아라는 경험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항상 매순간 나만의 퀄리아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커피의 짙은 향기나 비 내리는 날의 우울하고 우중충한 느낌, 따뜻한 욕실 물에 몸을 담들 때의 느낌들은 우리의 주관적인 감각이면서 다양한 연상과 내적으로 설명 못할 느낌을 경험이며 이것은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나만의 퀄리아이다. 뇌과학자들은 이러한 퀄리아를 소중하게 느끼고 간직하고 알아내는 것이 통찰이나 번뜩임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개인 자신만이 느끼는 퀄리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진다면 창의적인 생각을 생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퀄리아는 인간에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경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도 한다. 지금은 헤어진 연인을 우연히 마주치고 지나가면서 느끼는 경험이나, 과거 어렸을 때 살았던 장소에 성인이 되어 다시 찾아갔을 때 느끼는 느낌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사건에 대한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많은 것을 내적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많은 예술가들이나 소설가들, 영화 감독 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결국을 타인에게 각각 자신만의 퀄리아를 경험하도록 이끄는 공통의 어떤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신들이 경험하는 것과 같은 퀄리아일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러한 자신의 퀄리아를 나누고 싶은 것 또한 인간의 마음인 듯 하다./진성오 당신의마음 연구소장

2020-04-01 11:39:4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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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1532년, 5만여 명의 군대를 이끌 정도로 강성했던 잉카제국의 황제 아타우알파는 고작 168명으로 구성된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에 의해 어처구니 없이 무너진다. 아타우알파가 스페인 군대를 얕잡아 본 결과이기도 하지만, 당시 석기시대 수준으로 무장한 잉카인들에게는 거대한 말과 고막을 울릴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내는 최신 무기 총으로 무장한 새로운 인종의 등장은 위협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들 백인들을 경험해보지 못한 잉카인들의 무지로 황제가 생포되고 결국 잉카제국 멸망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추측이다. '총·균·쇠'를 집필한 제래드 다이아몬드는 아무리 커다란 말과 총에 갑옷을 입은 백인들을 처음 봤더라도 거대한 잉카제국이 겨우 168명의 군대에 의해 무너졌을 리는 없다고 봤다. 그는 이에 앞서 1520년경 스페인 사람들이 잉카를 비롯한 남미대륙에 건너가 퍼뜨린 천연두를 주목했다. 이 세균이 잉카제국 멸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인구의 95% 가량이 천연두에 의해 희생된 것이 잉카제국 멸망의 결정적 이유라고 분석했다. 세균·바이러스는 잉카제국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위협을 가해왔다. 중세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부터 가장 최근인 1918년 5000명 가까운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서 매번 패했다. 지금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의학·과학이 발달하고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있어 이번엔 인류가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여전히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진행 중이지만 빅데이터 등을 근거로 예측할 때 5월 이전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병과의 싸움에는 대비책이 마련됐을지 몰라도, 감염병이 경제에까지 충격을 주리란 점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셈이다. 과거 중세나 근대시절만 하더라도 유행병이 타 대륙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고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하나의 지구촌'을 형성하지 않아 국지적인 타격만 받았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하는 게 하루가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밀접한 생활권이 형성돼 있다. 본사는 한국에, 공장은 중국에, 시장은 미국·유럽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제구조에서는 지구촌 어느 한 군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글로벌 시스템이 위협받는 새로운 시대가 구축됐다는 것 간과한 것이다. 지금 정부와 기업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기업은 주주와 종업원과 고객을 위해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100조원 가까이 재정을 집행하기로 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완화를 단행하겠다고 밝혀 죽어가던 세계 경제에 실낱 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인류는 바이러스가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의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의 사태가 진정되면 이를 복기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에 대처하기 위한 매뉴얼을 전세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인류는 바이러스에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2020-03-25 16:17:41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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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환각

환각은 비정상적인 지각의 일종이다. 잘못된 지각에는 착각, 환각, 가성환각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환각은 주관적인 측면, 즉 경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지각과 동일하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정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가 대상이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하는 것으로 지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진성환각이라고 불리는 환각으로, 실제 지각과 동시에 나란히 지각되는 것이다. 셋째는 실제 대상에 관련되지 않으면서 외부나 내부에서 비롯되는 표상이며 넷째는 외적인 자극 없이 실제 지각되는 수준으로 저절로 생기는 것이며 지각하는 사람이 쉽게 조절할 수 없는 지각과 유사한 경험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대상이 없는 지각 혹은 물질적인 실체가 없이 세계에 어떤 개체가 나타는 것으로 경험되는 것 이렇게 정리될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환각은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지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착각과 환각은 구분돼 설명된다. 환각이 대상 없이 정상적인 지각을 경험하는 것이라면 착각은 실재 존재하는 것에 대해 왜곡된 지각을 하는 것이다. 착각의 대표적인 경우가 글자나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 듣는 것이다. 환각이 경험하는 당사자에게는 떨치기 어렵고 실재와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객관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주관적으로는 실재하는 것으로 경험되기 때문에 이 경험이 실재 외부에서 자극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뇌 영상 촬영을 보면 외부의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환청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청각 신경이 활동을 한다. 불행한 점은, 만일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욕하는 소리를 귀로 듣고 있다면 그것도 누군가가 시도 때도 없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욕을 한다면 혹은 내 행동을 옆에서 누군가가 중계하듯이 말을 한다면(예를 들어 '애가 글을 쓰고 있네, 키보드를 치면서 스페이스 바도 치고 있고…'와 같이) 당사자는 이 경험의 타당성을 구분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해결책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분명히 몰래 카메라를 통해 아파트 위층 사람들이 자신의 방을 보고 있다'고 믿게 된다. 견디지 못해 방범 업체에 숨겨진 몰래 카메라를 탐색하게 하고 몰래 카메라가 발견되지 않은 것도 '미리 알고 치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윗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자신에 대해 그만 이야기하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 위층 사람들은 어제 휴가를 떠나서 아무도 없다. 보통 이런 경우 우리는 자신의 생각 오류를 고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청을 경험하는 사람은 사실이 바뀌어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이미 자신이 집으로 찾아 올라갈 것을 알고 어디로 여행을 가거나 피했다'고 생각하고 천장에 큰 스피커를 붙여 놓고 복수하는 행동을 한다. 눈으로 보는 환시는 환청보다는 드물다. 환시는 주로 시각신경의 손상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시를 보고하는 경우 시각에 대한 다양한 검사가 우선 돼야 할 필요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뇌과학자들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이 세상이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관계 없이 뇌가 만들어내는 환각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감각을 통해 경험되는 세상이 우리가 경험하는 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인데, 이렇게 보면 세상은 일종의 환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우리가 공통으로 합의 해서 세상이 존재한다고 무의식적으로 믿는 것일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진성오 당신의마음 연구소장

2020-03-18 13:42:2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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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순망치한

위기가 닥치면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어진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된 경제위기가 가장 약한 고리부터 흔들고 있다. 우리의 약한 고리는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서로 사는 곳은 달라도 분위기는 비슷할 것이다. 점심·저녁에 사람들로 넘쳐나던 식당가와 동네 가게들은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럽다.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고리에서 끊어지는 것이다.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돼 급식을 비롯한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생계도 막막해졌다. 뒤이어 중소기업들이 줄도산의 위기에 처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동방항공에선 신입 계약직 사원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항공사에 입사해 꿈에 부풀어 2년간 근무했던 직장에서 졸지에 쫓겨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사회 곳곳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곳이 우리의 약한 고리다. 코로나19로 빈부 격차도 확연히 드러났다. 가뜩이나 생계가 어려운 자영업자, 중소기업 종사자, 하청업체, 사회적 약자 등등을 더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과 달리 원격근무, 재택근무도 쉽지 않다. 심지어 마스크 지급에서조차 '격차'를 느끼게 한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물품을 지급하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본사 직원들에게만 마스크를 지급했다고 한다.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는데 원청 직원들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하청 직원들은 면 마스크를 쓰는 서글픈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가 사회적·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아직까지 체감하기 힘들다. 정부가 지난달 1조4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긴급 편성했지만 자영업자들에게 지원된 자금은 9일 현재 136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소상공인 100명 가운데 4명만 대출을 받았을 뿐이다. 기업들도 여러 방식으로 협력사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지금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고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정부 지원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규모로는 지금의 경기침체를 살리기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2차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지금 코로나19에 유가폭락까지 겹친 상황을 감안하면 섣불리 결정한 이후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경제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지금 대규모 추경을 또 추가하면 향후 발생할 상황에 대처할 여력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을 돕고 싶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돈을 무한정 찍어낼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국민에게 헛된 희망만 줄 뿐이다.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민주주의를 도입한 북유럽 국가들에는 가능하겠지만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과세제도가 투명하지 않고, 사회안전망이 그들보다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정부가 자금집행을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행정의 디테일'을 살리는 수밖에 없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서민경제가 무너지면 결국 대한민국의 뿌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20-03-11 16:13:2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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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공유정신병

"정신병도 전염이 되는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 공유 정신병은 이런 전염되는 정신병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공유정신병은 정신병적인 증상이나 사고방식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통 주도적인 사람에게서 병이 발병하고, 의존적인 사람이 그 병을 이어 받아서 정신병이 전염 즉 공유하게 된다. 불어로 Folie A Deux라고도 하며 두 사람이 정신병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가족 간이나 서로 신뢰하는 사람들 간에도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의 여성들에게서 관찰된다고도 한다. 간혹 같이 마시는 물이나 음식, 공기의 오염 등으로 인해서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영화의 특이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유 정신병은 이러한 신체적 영향은 제외한다. 두 딸을 둔 아버지가 부인, 자녀와 사이가 나빠서 병원 정신과를 찾아온 사례가 있다. 아버지가 자신들과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이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가만히 상담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이상한 이야기를 자매와 어머니가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집에 자신들의 대화를 도와주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그 할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또 할아버지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더 희한한 것은 아버지는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어떤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유 정신병이 신기한 것일 수 있으나 주변을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는 근거 없는 타인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믿고 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공유 정신병 상태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정신병을 나눌 때 없는 목소리를 듣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수준을 제외한 후, 우리가 뭔가 근거 없는 혹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믿거나 경험하는 것으로 본다면 우리는 내일이 올 거라는 망상, 우리의 부모가 진짜 나의 부모라는 망상, 나는 착하다는 망상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것은 경험적으로 확실하다고 믿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믿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생명이라는 연약한 살로 가시 박힌 거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신병을 공유할 정도의 관계란 단순히 병리적이라고 까지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일면 필자의 망상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신병을 공유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심지어는 정신병도 나눠 갖게 되는 것인 듯 하다.

2020-03-04 09:18:20 윤휘종 기자
[데스크 제언] 대구·경북에 2차 피해를 주지말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구·경북이 졸지에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엄밀히 말하면 대구·경북은 피해자다. 그런데 마치 대구·경북을 죄인 취급하고 있다. 폭력을 당한 피해자에게 '왜 당했냐'고 책임을 묻는, 2차 피해를 주는 격이다. 지금 국민은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관리하고 국민을 진정시켜야 할 당·정·청이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기름을 부었다. 여당 입장에선 그 지역이 못마땅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책임 있는 발언은 아니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서로 반목하고 분열을 조장할 때가 아니라 지혜를 모으고 합심해 묘수를 찾아야 할 때다. 이런 상황을 자신들의 세를 불리려는 기회로 삼는 집단들도 있기 마련이다. 미국 정치 컨설팅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 회장인 이안 브레머는 '우리 대 그들(US vs. THEM)'이란 저서에서 '우리'와 '그들'을 나눔으로써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들은 항상 뭔가 '꺼리'를 찾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나 피해자들을 '그들'로 규정하는 세력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혼란한 틈을 타 한 동안 잠잠했던 지역갈등, 진영갈등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번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국민의 심판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가릴 것 없이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미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확산하면서 지역감염 방지에 돌입했다. 이런 움직임을 격려해야 한다. 국민 모두는 코로나19가 국가적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시련을 각오해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 대신, 정부와 지자체는 세제혜택이나 지원금 보조 등을 통해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인 임대료를 덜기 위해 건물주들에 대한 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겐 불이익이 없도록 보살펴야 한다. 모든 중소기업·자영업자에 혜택이 돌아갈 수 없겠지만 최대한 세심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기업들은 지역사회 상생 차원에서 소상공인 지원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매출이 끊긴 음식점을 위해선 미리 음식값을 결제하고, 상황이 진정된 이후 회식이나 식사를 하겠다고 제안하는 것도 아이디어 중 하나다. 아울러,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도 알려야 한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비한 2차 의료, 3차 의료대책이 시급하다.

2020-02-26 15:47:36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