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는 부산에서]'D-49' 부산시민 염원을 담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49일 앞두고 부산시민의 염원이 모이고 있다. 침체된 상권의 부양을 기대하는 소상공인, 대규모 건설에 따라올 일자리를 기대하는 노동자, 관광객 유입을 기대하는 관광업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부산시민들의 엑스포 유치 기대가 크다. 또한 부산을 대표하는 금융기업은 BNK금융지주 역시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맞춰 소상공인과 시민들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침체 빠진 부산 상권 '부활' 기대 부산시민들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 중 부산시 경제활동 인구의 21%(35만5000명)를 차지하는 소상공인과 원도심 지역의 소상공인의 엑스포 유치 기대감은 누구보다 높은 상황이다. 부산 원도심은 남포, 부산역, 서면 일대의 상권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원도심 지역은 해운대, 경성대·부경대 등 동부산으로의 관광·상업 중심지 이동과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상권별 소규모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산시 전체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4% 수준이었지만 서면의 공실률은 이보다 높은 7.5%로 집계됐다. 특히 자갈치 시장, 국제 시장, BIFF(부산국제영화제)거리 등 주요 관광지가 위치한 남포동의 공실률은 18.7%에 달했다. 같은기간 동부산에 속하는 송정과 해운대의 공실률은 각각 0.7%와 2.7%에 그쳤고, 부경대·경성대 일대는 0%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원도심 상인들은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관광객 방문 증가 ▲매출 증가 ▲지역 인프라 투자 활성화 등 많은 부분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시 지방은행을 통한 지역 내 자금 유입 및 금융 거래 활성화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금융기업은 BNK금융지주다. BNK금융은 부산과 반세기 이상을 함께 성장한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시 투자 자금 대부분이 지역 내 금융 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등 지방은행을 통해 공급될 전망이다. 또한 BNK금융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소상공인들과 부산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이 지역 내 금융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에게 공급할 수 있는 자금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남포동의 한 상인은 "코로나가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이제야 매출의 60%만 회복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부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지역 내 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국가 위상 제고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의 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설·운전·정책자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멈춰버린 현장 '엑스포' 동력 필요 5년마다 열리는 공인 세계박람회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생산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50만명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등 국가 위상 제고와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엑스포 유치 시 대규모 건설 수주가 예정된 만큼, 수주 감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 건설업 종사자들의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엑스포 유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부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체로 퍼져나간다"며 "한국 정부가 엑스포 유치에 나서는 것 역시 전국적인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산의 건설 수주 감소율은 27.7%로 서울(26.6%)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의 고용률(57.9%)도 전국 고용률(69.6%)에 한참 뒤처졌다. 타 광역시인 ▲대구 61.0% ▲인천 63.5% ▲광주 60.2% ▲대전 61.9% ▲울산 60.9% 등에 비해 낮은 고용률을 보이고 있다. 광역시를 제외한 도 단위별 수치를 모두 포함해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이같이 수주 감소로 인한 고용률 저하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는 엑스포 유치를 누구보다 기원하고 있다.건설 발주를 포함해 엑스포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앞서 2010년 엑스포를 유치한 상하이에는 110조원의 경제 효과와 63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2015년 엑스포를 개최한 밀라노에는 53조원의 경제 효과와 24만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건설사들은 엑스포 유치 시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참가국들의 전시관 설계와 건축 및 철거까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만큼 가장 많은 수혜를 볼 전망이다. 부산에 근무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지원이 끊긴 데에 이어 공공사업을 포함한 발주도 줄어 많은 건설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다"라며 "일감이 있더라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 일터에 나오지 못하고 쉬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시 몇 년간 안정적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발주도 많아지기 때문에 건설업 호황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 관광객 가득한 '부산' 부활 기대 코로나로 급감한 관광객의 귀환을 기대하는 관광업·상인 등도 엑스포 유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전국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50만명이며, 이 중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47만명(14.1%)이다. 외국인 관광객 7명 중 1명이 부산을 찾은 셈이다. 수도권(서울·경기)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로, 동기간 제주(9.9%)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173만명)보다 42% 이상 많았다. 올 해에도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15.6%가 부산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81.8%)에 이어 두 번째로 상반기 기준 73만명이다.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기록했던 12만1000명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상인은 "한 때는 손님 10명 중 7명이 외국인이었는데, 지금은 3명 중 1명 정도가 외국인이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외국인 방문객이 다시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관광업 종사자들의 기대를 받는 만큼 엑스포의 관광객 유입 효과는 막대하다. 지난 2010 상하이 엑스포는 역대 최고치인 7540만명의 방문객을, 2015 밀라노 엑스포는 2150만명, 2020 두바이 엑스포는 코로나로 개최를 연기했음에도 230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 성공 시 3500만명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을 제외한 인근 지역도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항이 위치한 김해, 산업계가 밀접한 창원 등 인근 도시들은 물론, 부산항을 통해 연결된 대마도·규슈 지역도 부산의 엑스포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부산을 방문한 일본인 사업가는 "부산항에서 오가는 배가 많은 만큼, 일본에서도 규슈나 대마도처럼 한국과 가까운 지역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부산이 친숙한 사람들에게도 한 번 더 부산을 방문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