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소호시장 확대…은퇴 준비에 기술학원 32.6% 차지
50대 소비자의 소호 시장 영향력이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출산 고령화로 인해 입시학원 매출을 늘리고, 은퇴후 재취업 수요가 커지면서 기술 전문훈련학원의 매출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생 기조로 영유아 관련 업종은 수요가 감소한 대신 필수재(의료, 교육 부문)의 가격인상이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3일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소호는 1~10명이 일하는 작은회사란 뜻으로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자영업자를 모두 포괄한다. 보고서는 소호가 주로 영위하는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에 속하는 세부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의 소호시장 영향력이 확대됐다. 출산 고령화로 인해 입시학원의 50대 매출비중은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로 늘었다. 은퇴 이후 재취업 수요가 늘면서 기술·전문훈련학원의 비중도 같은 기간 26.5%에서 32.6%로 확대됐다. 20대는 소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변화가 빨라 업황이 빠르게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에는 사진관과, 노래방, 셀프사진관 등이 일부 시류(時流)성 소비호조로 20대 매출 비중이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감소세로 전환했다. 저출생 기조로 소호시장에서 영유아 관련 업종은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매출 보전을 위한 가격인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의 가맹점수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4.0% 감소했지만, 건당 승인금액은 연 평균 23.6% 증가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산후조리원 외에도 소아과, 아동복판매점, 입시 보습학원등 필수재적 성격이 강한 부문의 가격이 인상됐다"며 "출생아수 감소→사업체 감소 및 가격 인상→점포 접근성 저하 및 육아비 상승→육아 부담 확대→저출생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는 업체와 대응령이 미흡한 업체간의 실적 차별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체 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약 5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다. 온라인 판매에 적응하지 않는 한 오프라인 소매업의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펫코노미 확산에 따라 반려용품을 파는 매장이 증가하면서 점당 매출액은 감소하고 있다. 반려용품 시장 매출액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 평균 1.4% 증가했지만, 매장이 4.2% 증가하면서 점당 매출액은 2.7% 감소했다. 또 저녁 모임 감소, 내식 선호 등에 따라 외식 수요가 위축되자 외식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수용될 수 있는 차별성을 갖춘 업체(맛집, 파인다이닝)와 가격 합리성을 내세운 업체(저가 뷔페 등)로 수요가 양분됐다. 보고서는 앞으로 돌봄의 영역을 중심으로 소호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육아와 부양, 반려동물 케어 등 가정 내에서 이뤄진 행위가 사회적 분업화로 전환되면서 이를 위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객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입지가 좋은 상권을 차지하려는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검색하고 구매하고, 점포위치와 가격정보등을 공유하는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소호운영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급 입지수요는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수요 세대 전환 및 세대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소비 위축에 따라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통해 효과적인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