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어 'K클래식' 토종의 힘!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예술성을 세계에 알리며 ‘클래식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일 폐막한 세계 3대 콩쿠르인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5명의 ‘코리안 클래식 키즈’가 한꺼번에 수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베이스 박종민(24)이 남자 성악 1위,소프라노 서선영(27)이 여자 성악 1위, 손열음(25)이 피아노 부문 2위,조성진(17)이 피아노 부문 3위, 이지혜(25)가 바이올린 부문 3위를 차지함으로써 모스크바를 충격에 빠트렸다. 세대교체를 이룬 20~30대 음악가들의 활약상은 과거와 달리 비인기 기악, 성악, 지휘영역을 포괄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5월 세계 3대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소프라노 홍혜란(29)이 우승했고, 더블 베이시스트 성민제(21)는 독일 마르크노이키르헨 국제 콩쿠르에서 2위 없는 3위에 입상했다. ◆ 차세대 지휘자 군단 세계무대서 각광 첼리스트 장한나(29)는 최근 독일 바이에른주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6대 도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이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내년까지 런던 필하모니아, 시애틀 심포니, 이스탄불 필하모닉,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하며 유럽, 미국, 아시아 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예리하고 섬세한 해석력의 아드리엘 김(34)은 독일 라디오 방송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국제 무대를 누비고 있으며, 최수열(32)은 이달부터 독일의 세계 최고 권위의 현대음악단체 ‘앙상블 모데른’의 부지휘자로 포디움에 선다. 스페인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왕립오페라극장 부지휘자인 김은선(30)은 ‘금녀의 벽’을 깨고 극장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외 유럽무대를 중심으로 활약 중인 여자경(39)과 이병욱(36)도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 기업 지원프로그램도 큰 힘 조기 유학을 했던 과거 세대들과는 달리 이들 대부분은 국내에서 대학과정까지 마친 국내파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사사한 서선영은 “국제경험이 풍부한 좋은 선생님들, 프로그램으로 공부한 것이 이후 독일 유학 때 큰 도움이 됐다”며 “앞선 세대, 우리의 스승들이 만들어준 훌륭한 기반 위에서 시작했기에 세계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업의 예술영재 지원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은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수상자 4명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0년 이상 발굴, 지원해온 인물들이다. 한정호 클래식 칼럼니스트는 “정부와 사회가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 및 공연 기회를 줌으로써 경제적 어려움 없이 기량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뒤 “K-Pop의 성공 사례처럼 실력파 아티스트의 해외진출을 담당할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는 것 역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