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마친 文 "높아진 국격, 국민 삶의 질도 높아지도록 노력"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간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한다.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한 문 대통령 순방 일정은 4일(현지시간) 헝가리에서 비셰그라드 그룹(V4,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 및 그룹 내 개별 국가와 정상회담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청와대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은 ▲5번 바뀐 시차(서울→이탈리아 로마, 로마 체류 중 서머타임 해제, 로마→영국 글래스고, 글래스고→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서울) ▲지구 반 바퀴 넘는 비행거리(총 2만2800km, 약 30시간 비행) ▲공식 일정 33회(하루 평균 약 5회) 등으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G20, COP26, 헝가리 국빈 방문 일정 등에서 주요 연설 및 발표를 8번(G20 세션1∼3에서 각 1회, COP26 기조연설 및 의장국 프로그램, 국제메탄서약 출범식, 한-헝가리 정상회담 결과 공동언론발표, 한-V4 정상회의 결과 공동언론발표) 했다. 이어 아시아·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등 전 대륙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 나누기도 했다. 예방·면담·회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눈 대화는 모두 10회(교황, 교황청 국무원장, EU, 프랑스, 호주, 독일, 헝가리(대통령, 총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에 이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시작으로 유럽 순방 공식 일정에 나섰다. 이어 로마에서 지난달 30∼31일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3개의 세션을 모두 참석했다. G20 기간 문 대통령은 EU(유럽연합), 프랑스, 호주, 독일 정상들과 단독 회담도 했다. G20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영국 글래스고로 이동,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도 참석했다. 지난 1∼2일 COP26 기간 문 대통령은 총회 기조연설, 의장국 프로그램 연설에 이어 글로벌 메탄 협약식도 참석했다. 영국에서 COP26 행사 참석을 마친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헝가리에 국빈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헝가리 국빈 방문 첫 일정은 지난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희생자 추모였다. 당시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26명(실종 1명)과 헝가리인 2명 등 모두 28명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국빈 방문 기간 비셰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담을 갖고 ▲과학기술 ▲에너지·인프라 ▲문화·인적 교류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등 개별국과도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및 실질 협력 확대'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헝가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정무·경제·과학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에 의견을 함께했다. 슬로바키아와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원전·방산·인프라 등 분야로 협력을 다변화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슬로바키아 공항 현대화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폴란드와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향후 신종 감염병 등 유사한 위기 발생 시에도 양국 간 필수적 인적 교류가 중단되지 않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인 예외적 입국 및 국민 귀국 적극 지원 등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 간 실질 협력이 향후 인프라·원전·방산 등 전방위로 다변화해 나가기를 희망했고, 현지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경제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폴란드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인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협력 관심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회담 마무리 발언에서 "한국과 체코가 원전, 방산 같은 협력 분야 확대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총리의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지난 2015년 수립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심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때 양 정상은 자동차·제조업 등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이 이어진 점을 평가하고, 전기자동차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노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관련 양국 간 교류도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한국 귀국길에 오르며 "G20 정상회의와 COP26에서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굳건한 지지도 확인했다"며 "높아진 국격만큼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한-V4 정상회의를 통해 과학기술, 에너지, 인프라까지 협력의 폭을 넓히기로 했고 동북아, 중앙아, 러시아, 중부유럽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신 유라시아 루트'가 열리게 됐다"며 마지막 순방 일정에 대해 소회를 남기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