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에 취해 비틀거리는 방위사업
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내주오. 대한민국 방위사업은 국뽕에 취해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제 정신일리 없다는 이야기다.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이 합쳐진 신조어로, 근거 없이 자국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군 당국이 열심히 자랑하던 '명품 무기'가 대표적인 일례일 것이다. 미국도 도입하지 못한 명품 무기라고 칭송하던 'K-11 복합소총'은 20mm유탄, 광학장비에 들어가는 밧데리 결함 문제 등으로 조만간 폐기될 예정이다. 해외 수출을 해 온 방산수출 효자 'K-9 자주포'는 국군이 사용하는 기종에는 에어컨이 없다. 그래서인지 장병들은 명품답게 여름에는 따뜻하다고 말한다. 국뽕이 국내에서만 취한다면, '그래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심정으로 보듬어 주겠건만,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면 외면하고 싶어질 정도로 부끄러워 진다. 지난해 10월 1일 국방부 기관지인 국방일보는 전군 최초로 워리어 플랫폼 장비를 착용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14진 장병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국방일보는 워리어 플랫폼이 UAE 군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면서, 워리어 플랫폼이 방산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전한바 있다. 정말 신선한 충격일 것이다. 자신들 보다 못한 장비를 최첨단이라고 자랑하는 한국군을 봤을테니까. 아니 그것보다 뛰어난 최정예 특전요원들이 장비에 대해 무지한 군수뇌부의 홍보놀음 속에서도 강건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더 놀라울 일이다. 워리어 플랫폼은 방탄복, 헬멧, 전투복, 소총, 광학장비 등 낙후된 장병 개인전투장비를 현대화시키는 것으로, 33개 품목을 새롭게 보급해 장병들의 생존성과 전투력을 증대시키는 사업이다. UAE는 규모는 작지만, 훌륭한 장비와 훈련여건을 지원받고 있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신형 벤츠를 타는 UAE군이 중국산 승용차를 타고 자랑하는 한국군을 본 꼴"이라며 "UAE군은 2011년경에도 이오텍과 ACOG 같은 고성능 장비를 사용했는데 들어본 적 없는 장비를 착용한 한국군을 보면 충분히 놀랄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여다 보면 군사요구도(ROC)부터가 제대로 잡혀진게 맞을까란 생각도 든다. 국방일보는 방호력과 활동성을 다잡은 택티컬 베스트(전술조끼)는 무게 중심을 위로 올려 상대적인 무게를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우선 용어부터 틀렸다. 경량화 방탄복의 한 종류인 플레이트 캐리어가 정확한 용어다. 무게 중심을 올린 건 주요장기가 모여있는 상체 윗부분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장비를 제대로 모르는데 격한 칭송이라니, 맥반석 오징어처럼 오글거린다. 심지어 군 내부에서는 "단기간 홍보를 위해 미국 C사 제품을 불법복제한 제품을 아크부대와 동명부대에 입히다 보니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명품무기 K-11 복합소총은 사라졌지만, 납품한 회사는 차세대 기관단총 사업에 뛰어들겠단다. 제품 생산능력도 없는 유령회사들도 국산이라는 포장지를 쓰고 방위사업에 뛰어든다. 국산화와 명품무기 타령 같은 '軍정신성 약물'이 방위사업과 관연 산업을 망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