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금리' 심각…年 20% 이상 카드론 대출 급증
3분기 들어 카드업계 장기대출(카드론) 이용금액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가운데 일부 카드사가 연 20% 이상의 고(高)금리로 대부업체 뺨치는 돈놀이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고금리 대출이 7~10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져 이들이 제때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불법 사금융 시장 등으로 내몰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1400조원을 돌파한 국내 가계부채의 부실 뇌관이 터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은 9조3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0억원(7.2%)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여신심사 강화로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감소한 카드론 이용금액은 3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 3분기 카드론 증가세 전환…삼성카드 14.2%↑ 삼성카드가 14.2% 늘어난 1조7093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어 하나카드가 8477억원으로 13.6% 증가했고 '업계 1위' 신한카드가 2조1956억원으로 12.9% 늘었다. 우리카드(11.5%)와 롯데카드(10.7%)도 카드론 증가율이 10%대를 웃돌았다. 카드론의 증가세 전환은 서민들의 은행 대출이 꽉 막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그나마 느슨한 규제를 적용 받는 카드론에 손을 대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장·단기 카드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카드사 대출이 연 15~20% 안팎의 고금리라는 점이다. 특히 7~10등급의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경향이 강하다. 이날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신용등급별 연 최고 이자율이 25.90%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 24.5%, 신한카드 24.3%, 삼성·롯데카드 23.9%, KB국민카드 23.8%, 우리카드 22.9% 순이었다. 연 평균 이자율은 KB국민카드가 15.25%로 7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15%를 넘어섰다. 이어 삼성카드 14.85%, 우리카드 14.79%, 하나카드 14.72%, 현대카드 14.64%, 신한카드 14.50%, 롯데카드 13.37%로 분석됐다. ◆ 카드론 최고금리 年 20% 훌쩍 단기 대출상품인 현금서비스의 경우 대부분의 카드사 평균 이자율이 모두 20%를 넘어서는 등 금리 부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의 연 평균 이자율은 하나카드가 21.3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현대카드 20.39%, 삼성카드 20.26%, 우리카드 20.21%, 신한카드 19.55%, KB국민카드 19.29%, 롯데카드 17.74% 등 순이었다. 최저등급에 적용되는 연 최고 이자율은 마찬가지로 하나카드가 26.90%로 가장 높았다. 다만 나머지 6개사 모두 26%대로 비슷했다. 현대카드가 26.50%, 롯데카드 26.49%, 삼성·우리카드 26.40%, KB국민·신한 26.20%를 나타냈다. 강현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사들은 카드채 발행, 매출채권, 담보차입 등 자금조달 방식이 다양해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대부업체와 유사한 고금리 행태를 띄고 있다"며 "카드업계의 가산금리와 조달금리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대출금리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 금리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