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방, 주요 건자재 업체들 '4社 4色' 살펴보니
건축자재(건자재)를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선방한 가운데 '4사(社) 4색(色)'으로 다채로운 모습이다. 소재 부문에서 주춤한 LG하우시스는 건자재에서 웃었다. 본업에서 잘한 KCC는 갖고 있던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주춤했다.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동화기업은 베트남에서 또다른 가능성을 봤다. 한화L&C는 창호부문 성장에 힘입어 약진했다. 9일 관련기업들과 증권업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2조9283억원으로 '3조 매출'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전년도보다 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570억원, 당기순이익은 7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전에 비해 영업이익은 1.1%, 당기순이익은 5% 각각 늘었다. LG하우시스의 지난 1년 장사는 4·4분기에 부문별 실적이 엇갈리면서 전체를 좌우했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8026억원의 매출을 거둔 지난해 4분기의 경우 건축자재는 매출 5425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05.7%나 증가했다. 반면 소재부문은 2424억원의 매출과 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76.8%나 줄었다. 건자재의 경우 중국시장 침체를 딛고 국내 특판시장에서 창호매출이 본격화됐고, 고성능 페놀폼(PF) 단열재 공급 확대, 인조대리석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한 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소재부문은 지난해 현대차 파업 등의 영향으로 고전했다. 자동차 원단 등을 완성차 회사에 제조, 공급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 비중이 70% 가량에 달해 영향이 컸던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자동차의 충격은 지난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동차 원단 사업이 글로벌 2~3위로 양호하고 미국에 있는 원단공장 수주도 늘어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도 "소재 분야의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고 올해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시장에서도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두바이에 지사를 연 LG하우시스는 이란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중동지역에서도 인조대리석, 가구용 필름 등으로 승부수를 건다는 계획이다. 건자재 업계 1위인 케이씨씨(KCC)는 지난해 매출 3조4905억원, 영업이익 326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 5.6% 성장했다. 문제는 순이익이다. KCC는 공시에서 "투자주식 손상에 따른 손실 발생이 직전사업연도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순이익은 1526억원으로 전년도의 1851억원에 비해 17.5%나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특히 매출 9378억원, 영업이익 365억원, 순이익 -29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두고 예상치를 벗어나 저조했다며 '어닝 쇼크'로 평가했다. 건축자재, PVC창호, 도료 부문 등 본업에선 나름 선방했던 KCC가 지난해 이같은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은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 KCC는 삼성물산(8.97%), 현대중공업(7.01%), 현대산업개발(2.37%)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3분기 당시 3조7600억원 가량에 달했던 이들 보유주식 가치가 4분기 들어선 3조1000억원 정도까지 하락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화기업은 지난해 매출 6895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2014년부터 3년째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쓰고 있다. 파티클보드(PB), 중밀도섬유판(MDF), 마루 제품 등이 국내에서 호조를 보인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베트남 생산 공장의 경우 2015년부터 2년 연속 3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베트남공장은 올해 9월까지 생산2라인 증설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기존 1라인은 4.5㎜ 이상의 중·후판, 2라인은 박판 생산을 전용으로 할 경우 생산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동화기업 관계자는 "국내선 바닥재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 12월 선보인 나프강마루 '나투스 진'을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켜 강마루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며 "보드도 친환경자재(E0등급) 사용 움직임에 맞게 고부가가치 친환경보드 생산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장사인 한화엘앤씨(L&C)는 창호부문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5% 가량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L&C는 2015년의 경우 매출 7708억원, 영업이익 382억원, 순이익 16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독일 PVC창호 대표기업 레하우(REHAU)와 전략적 제휴 체결과 완성창 가공·시공센터 개설, 사상 최대규모 특판 물량 수주 성공 등이 지난해 매출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L&C는 올해엔 ▲신규 유통 채널 공략 ▲제품 다각화를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 ▲전사적 B2C 영업역량 강화 ▲해외 영업 강화 등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특히 상반기 중에는 캐나다 생산 법인의 엔지니어드 스톤 '칸스톤'의 제2 생산라인을 준공도 앞두고 있어 증설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