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엔 달리고, 귀뚜라미 넓히고, 린나이는 한국만…보일러 3社 3色
'나비엔은 달리고, 귀뚜라미는 넓히고, 린나이는 한국만 바라고…' 성수기를 본격적으로 앞두고 있는 보일러 제조사 '톱3'의 세가지 색깔이다. 세 회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온수기 등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증시에서 연일 최고가 행진을 기록하며 연초에 비해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귀뚜라미그룹은 보일러 뿐만 아니라 냉난방기, 엔지니어링, 레저, 외식, 방송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다각화와 시너지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1974년 설립된 이후 국내에서 보일러와 주방가전 분야를 꾸준히 공략하고 있지만 일본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계 때문에 국내 영업에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관련업계와 증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1월4일 당시 주당 2만9950원이었던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28일 6만3900원까지 찍은 뒤 주가가 현재 6만원 전후를 오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상승세다. 2012년 8월 초 당시 경동나비엔 주가가 6000원 초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4년만에 10배 정도 오른 셈이다. 경동은 지난달 29일 잠정실적 공시에서 올 들어 2·4분기까지 매출액 247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 순이익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7.9%, 194%, 275%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경동나비엔 실적에 대해 호평하며 기존 6만2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용희 연구원은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원가율이 대폭 개선됐고 비수기 영향으로 추가 비용이 없었던데다 판매관리비율도 개선된 것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라고 분석하며 "2018년까지 공장 증설로 마진 개선 효과가 지속되고 온수매트, 제습냉난방기기 등 신규 아이템 확장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보일러를 제조, 판매하는 경동나비엔은 지주회사인 경동원을 중심으로 열교환기, 버너 등을 개발, 생산하는 경동에버런, 북미시장 판매법인 나비엔 INC, 중국 생산·판매 법인인 베이징 경동나비엔과 상하이 나비엔 인터내셔널, 에너지기기 서비스사인 경동티에스 등을 계열사로 두면서 에너지사업군에 '올인'하고 있다. 경동과 업계 수위를 다투고 있는 귀뚜라미는 올해 강남도시가스 지분 100%를 인수하고 사명을 귀뚜라미에너지로 바꿨다. 강남도시가스는 서울 양천·금천·구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던 회사다. 이와 함께 귀뚜라미는 보일러를 제조해 국내외에 파는 귀뚜라미보일러, 에어컨 제조사인 귀뚜라미 범양냉방(2006년 인수), 냉동공조시스템 전문기업 센추리(2009년 인수), 냉동공조 솔루션회사 신성엔지니어링(2008년 인수) 등 에너지 회사를 계열로 두고 있다. 아울러 계열사 귀뚜라미랜드는 강원도 철원 한탄강CC와 한탄강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공항 옆에 들어설 인서울27골프클럽에도 10% 지분을 투자했다. 방송까지 손을 뻗쳐 계열사인 나노켐(13.05%), 귀뚜라미(12.29%), 귀뚜라미복지재단(4.46%), 귀뚜라미홈시스(3.34%)가 각각 나눠 대구방송(TBC)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 최진민 회장의 장남 최성환 상무도 TBC지분 0.67%를 갖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인 닥터로빈도 귀뚜라미 계열이다. 에너지회사를 토대로 엔지니어링, 골프·호텔, 외식, 방송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일부 계열사가 빠지긴 했지만 귀뚜라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45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인사를 영입, 사장급이 관장하는 전략기획본부도 그룹내에 신설했다.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3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의 3353억원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다. 린나이코리아 매출은 2010년 당시 2947억원에서 3069억원(2011년)→3013억원(2012년)→3092억원(2013년) 등으로 완만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1·2위권인 경동과 귀뚜라미가 중국, 베트남, 미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사이 린나이코리아는 한국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일본 린나이(97.7%)와 린나이 홀딩스(2.3%)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계 회사여서 해외 진출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보일러의 수명이 평균 7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시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때문에 관련사들은 사업을 다각화하고 보일러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