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커버스토리]모바일 뱅킹이 '내 손 안의 금융 비서'로
"우리는 금융서비스가 창조적인 파괴 과정을 거쳐 고객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맥킨지 아시아 뱅킹 선임고문인 아르빈드 샹카란(Arvind Sankaran)의 말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은행에서 통합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상이 지배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접목해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화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맞춤화된 서비스의 중심에는 오픈뱅킹서비스가 있다. 오픈뱅킹서비스는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도 지난 2019년 말 시중은행이 오픈뱅킹서비스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상호금융, 우체국, 증권사로 확대됐다. 올해는 저축은행과 카드사다. 계좌가 없는 카드사는 계좌대신 고객의 카드 사용내역 정보를 제공해 이달 말부터 오픈뱅킹서비스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각종 금융사 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 고객이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은행업무, 카드결제, 증권거래 등을 통합·분석해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 맞춤형 상품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한 자금 출금·이체업무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으니, 데이터 분석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새 수익원을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앱 'KB마이머니'에 API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서비스'와 '자동차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신용관리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신용평점은 같은 연령대·성별과 비교할 수 있고, 평가기준 등 상세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령층을 대상으로 '시니어 RFM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개인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대수명과 건강을 분석해 노후생활을 돕는 자산관리 콘텐츠다. 자산 형성보다 자산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헬스케어·쇼핑·연말정산 도우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앱의 '마이(MY)자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모든 금융기관의 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기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경험을 디지털로 전환·수집해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또 '정보계좌' 서비스를 통해 금융·실물 자산뿐 아니라 예술작품, 판정판 운동화 등 개인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로 환산해 통합관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신용정보, 자산, 가처분소득 등 금융정보와 기타 비(非)금융정보를 AI 기술로 분석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고, 불리고, 빌려야 하는지 조언해주는 '개인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곽호경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27일 "은행들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핀테크를 포함한 타 기업과 제휴 협력을 강화해 고객 접점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국내은행들도 맞춤화된 금융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하고, 이를 확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