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원화' 속도내나…하반기 CBDC 모의실험 진행
/한국은행 올 하반기 가상공간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모의실험이 진행된다. 발행, 유통부터 결제, 구매, 해외송금까지 기존 화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테스트한다. 이미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용역 사업 규모는 50억원에 불과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를 비롯해 시중은행과 IT업체들도 입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당장 CBDC 발행보다는 향후 환경 변화를 대비한 연구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모의실험을 거치면서 도입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4일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공개했다. 한은은 앞서 지난 3월에 'CBDC 업무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모의실험에서는 CBDC 모의실험 환경을 만들어 CBDC의 활용성을 점검하고, 제반 IT시스템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수행한다. 한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CBDC의 발행과 유통, 환수 등부터 오프라인 결제나 디지털예술품 구매 등까지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고, 추가 기술실험이 필요한 사항도 찾아내 관련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며 "특정 IT기업이나 민간 디지털화폐 등에 종속되지 않도록 오픈소스 기반으로 CBDC 플랫폼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의실험은 한은이 CBDC 제조·발행·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민간이 이를 유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먼저 1단계는 분산원장 기반의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기본 기능에 대해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한다. CBDC는 중앙은행이 제조해 발행 전까지 하드웨어 전자지갑에 보관하고, 참가기관이 CBDC 발행을 요청하면 해당 기관의 전자지갑으로 전송한다. 이용자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앱 등으로 소액결제용 전자지갑을 발급하고, 전자지갑용 비밀키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보유 중인 은행예금을 CBDC로 교환할 수도 있고, 송금 및 대금결제도 가능하다. 2단계는 국가 간 송금이나 디지털자산 구매, 오프라인 결제 등 CBDC 유통 업무를 확장하는데 중점을 둔다. 다른 국가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별도의 정산과정이 없는 국가간 송금 절차를 구현하고, 다른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디지털예술품, 저작권 등을 CBDC로 구매하는 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이용자가 보유한 오프라인 CBDC를 송금 및 대금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지도 테스트한다. 이번 사업은 오는 7월 중 기술평가, 협상 등을 거쳐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8월 중 모의실험 연구를 착수한다. 올해 중으로 1단계 실험을 끝내고, 내년 6월까지 2단계 실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