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만큼 참았다" 주류업계, 리오프닝 기대감 안고 유흥시장 공략나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적 모임 10인, 영업시간 밤 12시까지가 적용된 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 주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주류업계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유흥시장 공략에 나선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국내 주류시장 매출이 유흥시장 55%, 가정시장 45%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가정시장 매출 점유율은 70%까지 치솟았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유흥시장 매출은 급감했다. 유흥시장 의존도가 컸던만큼 코로나19 시기 내내 실적에도 타격을 미쳤다. 하지만, 잠들어있던 유흥시장이 기지개를 켜며 올 2분기부터 유흥시장 매출이 반등할 조짐이다. 정부는 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주간 사적모임은 최대 10명,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은 밤 12시까지로 확대하는 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시행한다.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 연장되는 다중이용시설에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무도장,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등이 포함된다. 새 거리두기 조정안이 시행되는 동안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이후부터는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외식과 유흥 채널에서의 주류 판매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흥시장 공급 비중이 40%를 넘었다"면서 "유흥시장 공급량이 다시 40%를 넘긴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편의점 숙취해소제 판매량도 이번 달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 화이트/오비맥주 주류업계는 여름 성수기 공략을 위해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오비맥주는 최근 신제품인 밀맥주 '카스 화이트'를 출시했다. 유흥시장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카스 프레시'와, '카스 라이트'로 공략하고 '카스 화이트'를 앞세워 최근 가정 시장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밀맥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4년차인 테라를 필두로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세웠다. 가정시장은 물론 유흥시장까지 겨냥한 영업·마케팅 전략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청정라거 테라 모델 공유/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이같은 의지를 담아 올해 마케팅 슬로건을 '리바운스'로 정했다. 테라의 본질인 청정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에서 다시 튀어 오른다'는 의미다. 유흥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은 테라 스푸너(스푼+오프너)를 적극 활용한다. 서울 핵심 상권을 비롯해 전국 주요 유흥 시장에 해당 제품을 배포하는 한편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유튜브 등 비대면·온라인 홍보 활동도 이어간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와인 판매 호조와 수제맥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등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는 주류 사업 매출을 7~10%, 영업이익률은 4~5%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중장기적으로 2025년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336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 잠실 제타플렉스 내 와인전문숍 보틀벙커의 모습. 1증의 70%에 달하는 면적에 국내 최대를 목표로 열었을 뿐 아니라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롯데쇼핑 와인 사업은 공급망을 더 늘리고, 롯데마트·세븐일레븐·롯데호텔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와인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잠실점에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를 선보였고, 세븐일레븐은 KT강남점에 와인 전문 콘셉트 숍 와인스튜디오를 개장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체 와인 전문점인 '오비노미오 신용산점'도 최근 개장했다. 그리고 4월 중순 신제품 '처음처럼 꿀주'를 선보인다. '처음처럼 꿀주'는 '처음처럼' 소주 중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15도다. 별도의 과일 향 추가 없이 꿀을 넣어 기존 제품 보다 단맛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L&B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발포주 브랜드 '레츠(Lets)'를 론칭하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신세계그룹의 와인 유통 계열사 신세계L&B는 발포주 '레츠'를 새롭게 선보이며 올 여름 맥주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수입 맥주 대비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 수요가 증가하자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신세계L&B는 이번 레츠 출시를 통해 와인 유통을 넘어 종합주류 유통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 만큼 유흥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다"며 "주류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반등도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꾸준히 성장하는 가정시장도 함께 공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