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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부동산 규제완화와 현실

정부는 지난 10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주택시장의 근본적 안정과 국민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해 수요에 부응하는 충분한 주택공급이 핵심이다. 준공된 지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하고, 조합설립 시기 조기화를 통해 사업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한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토록 개선해 도심의 주택 공급 기반을 확충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신규 공급이 가능한 부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와 안전진단, 재건축부담금의 합리적 개선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집값 하락기에는 규제 완화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목소리가 우세한 것. 실제로 1·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14일이 흘렀지만, 수혜 대상인 재건축 및 노후 단지들조차 가격 움직임은 미미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는 실거주보다 투자재 성격을 띠고 있어, 수요가 크게 위축되는 집값 하락기에는 규제 완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공사비, 인건비 상승으로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늘고 있어, 사업성에 따른 단지별 추진 속도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담은 1·10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경제 불확실성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건설업 침체, 대출 부담 등이 맞물려 매수심리가 위축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15일 기준)은 7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날 기준)은 1772건으로, 1월(1413건)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2000건 미만으로 집계된 것은 작년 1월 이후 처음이며, 11월(1843건)에 이어 2달 연속 2000건을 밑돌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안전진단 완화 등 정비사업 규제 개선안을 발표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집값과 거래량을 회복시킬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4-01-24 13:28:51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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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식어가는 SNS, 되찾는 건강

최근 숏츠(짧은 영상)가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SNS 피로증후군'이 퍼져가고 있다. 짧은 영상을 다수 시청하면서 관련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과다한 정보 공유로 인해 뇌에 피로감을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최근 2030세대가 SNS 이용을 줄이고 개인소통 공간에 집중하면서 '도파민 디톡스'가 웰빙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23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11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합산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1865만명으로 집계됐다. MAU는 한 달에 1번 이상 서비스를 사용한 이용자 수를 뜻한다. 이용률만 보면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하반기부터 연이어 감소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8월 1925만명, 9월 1901만명, 10월 1885만명을 기록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2030세대 사이에서 'SNS 피로증후군'이 퍼져가고 있어서다. SNS 피로증후군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사용하면서 과다한 정보를 공유함에 따라 발생하는 피로감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특히 자극적인 영상을 시청하면 발생되는 도파민 호르몬은 중추신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로 행복, 흥분, 쾌감 등을 느끼게 한다. 다만 과도해질 경우 뇌신경계가 퇴화하면서 집중력이 감소된다. 이 때문에 2030세대들은 도파민의 분비를 일정기간 끊는 '도파민 디톡스'에 몰리고 있다. 숏폼 등으로 도파민 분비를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스마트폰 콘텐츠 혹은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줄이는 형태다. 쏟아지는 콘텐츠에 뇌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관련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만큼, 텐츠에 지친 이들이 찾아낸 대안이다. 특히 도파민 디톡스는 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로 돌아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기자도 최근 지인과 도파민 디토스를 위해 'SNS 끊기' 내기를 했다. 실천해보니 스마트 폰이 없었던 아날로그적 삶에서 평소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떠오려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비를 할 때 조차 가치지향적 소비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SNS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소비를 유발해 왔다는 점도 깨달았다. 올해는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가 각광 받으며 분초를 다투며 살게되는 '분초사회'(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초를 다투며 산다)라지만,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가치지향적 소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 내가 소비하고 있는 것이 어떤 경험과 시간을 산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소비를 함으로써 사회가 건강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2024-01-23 16:45:13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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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당의 '지도부 잔혹사'의 원인은 어디인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고 당에 온 지 26일만에 사퇴 요구를 받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00일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두 번의 선거를 이겼지만 여당이 된 지 3개월 만에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2022년 8월부터 1년 6개월 사이 여당이 겪은 일이다. 그야말로 여당의 '지도부 잔혹사'다. 분명히 선거에서 이기고 여당이 됐는데 당 대표 자리는 어째서 이렇게도 불안정할까. 이준석 전 대표는 사실상 강제로 퇴출당했다. 표면적으로는 당원권 정지가 이유였지만, 정치권에선 '윤심'(尹心)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대다수였다. 이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에도 삐걱거렸다. 그 이후 전당대회에서 뽑힌 김기현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흔들렸다. 이대로는 22대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놨다. 용산에서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다 대표직을 내려놨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윤심'을 내세운 후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당에 들어왔다. 여당은 지난해 말 현직 법무부 장관을 역임 중인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이에 사표를 내고 당에 합류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앞으로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 한 위원장은 총선을 80여일 앞둔 지난 21일, 대통령실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았다. 당에 간 지 한 달도 안 된 비대위원장에게 자리를 내놓으라고 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22일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인정했다. 한 위원장 사퇴론의 시발점은 공천 논란이었지만, 뉴스를 보는 이들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갈등의 진짜 이유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리고 대중은 '용산은 당 지도부가 맘에 들지 않을 때마다 갈아치운다'는 인식만 더 강해졌다. 그간 국민의힘 당대표는 '윤심'과 맞서 싸우다 퇴출당하고, 윤심을 거스르다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리고 윤심 때문에 기껏 법무부 장관 자리를 내놓고 온 비대위원장도 사퇴한다면, 여당은 이번에도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2024-01-22 14:53:15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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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쿠팡 공격은 그만! 中발 공습에 촉각 세울 것

80%, 108만2017건. 이 수치는 쿠팡의 지난해 쇼핑 앱 월간 활성자 이용자(MAU) 수치와 온라인 정보량(포스팅 수=관심도)이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을 뜻한다. 지난해 정기구독료 금액을 인상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이 제기되지 않았다는 점도 '찐팬'이 늘어났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간 쿠팡의 사업 전략을 의심했던 많은 기업들도 이번을 계기로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쿠팡의 최저가·빠른배송·쿠팡맨 등을 자사 시스템을 접목하거나 벤치마킹 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을 향한 시선이 여전히 달갑지 않다. 최근 쿠팡은 4년 9개월의 공방을 끝으로 LG 생활건강과 오해를 풀고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쿠팡 견제'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실제 쿠팡엔 수수료율·오픈마켓(CS)·납품가 등 풀리지 않은 과제들도 많다. 최근 11번가는 수수료율을 놓고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지난 해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고소한데 이어 또 한번 갈등이 불거진 것. 지난 2021년 공정위는 쿠팡을 상대로 공정거래법 갑질 위반 혐의로 32억9700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쿠팡을 즉각 반발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해당 최종 판결은 다음달 1일로 행정소송 판결 기일이 정해졌다. 이처럼 쿠팡을 둘러싼 국내 업계의 치열한 견제가 '점입가경'이다. 이는 e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코로나 엔데믹 후 둔화로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실적독주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짙다. 실제 쿠팡의 장악력도 공고해지고 있다. 10여 년간 적자를 이어온 쿠팡의 몸집이 2019년을 기점으로 거침없이 커지면서 큐텐이 인수한 인터파크, 위메프, 티몬 등을 합쳐도 비교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건 쿠팡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발 저가 쇼핑몰 등이 초저가 등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실제 해당 쇼핑몰을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이 지난해만 각각 371만명과 35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금 국내 e커머스 기업들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각 기업들은 중국 쇼핑몰들의 공습을 막기 위한 전략과 대응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지켜야 한다.

2024-01-21 15:45:33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새해 벽두부터 뜨거운 금투세 폐지 논란… 총선 앞둔 선심성 정책 우려

최근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을 없앰으로써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고 규제 혁파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4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이나 파생상품, 채권 등의 투자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상장주식은 5000만원, 기타 금융상품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이 생길 때 20~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법안이 통과됐고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금융투자업계와 개인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여야 합의로 2025년으로 연기했다. 그러다 지난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금투세 폐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을 살리는 결정이라며 이를 반기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줄어들면 한국 증시에 돈이 몰려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금투세 폐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번 정부의 금투세 폐지 추진을 4월 총선을 앞두고 1400만 투자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투세가 부과될 대상은 전체 투자자의 1%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2019~2021년 주요 증권사의 실현 손익금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익이 5000만원 이상인 투자자는 3년 평균 6만7000명으로 전체 투자자의 0.9%에 불과했다. 이처럼 소수의 투자자를 위한 정책으로 금투세 폐지는 결국 부자 감세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다. 세수 감소도 우려하고 있다. 금투세가 폐지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세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물론 정부는 자본시장 세제 개선 등으로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끌어내고 경제 성장이라는 선순환을 유도하면 이러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설명대로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할 수 있는 자본 시장을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선 세수 감소에 대한 대안이 부족한 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나온 선심성 부자 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꼼꼼하고 면밀하게 정책을 시행해야만 이 같은 우려를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4-01-18 15:19:21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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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사고 없애면 강남 간다…핵심은 ‘공교육 개선’

내년에 모두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존치된다. 문재인 정부가 폐지를 결정한 지 4년 만이다. 후보 때부터 공약으로 '존치'를 내놨던 윤석열 정부는 지난 16일 국무회의를 통해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이들 학교의 설립 근거를 되살렸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0년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며 설립을 허가한 이래 바람 잘 날 없었다. 정권 성향 따라 논쟁이 반복되며 존치 여부가 뒤집힐 운명에 처하기 일쑤였다. 진보계는 지나친 고교 서열화, 사교육 심화, 학생 계급화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입시를 위한 교육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반면 보수 진영은 고교 평준화 제도 보완을 위해 학교 다양화를 통해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이번 정권에서는 결국 자사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은 자사고 존치 여부가 아니다.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가 입시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폐지되더라도 우수 학생은 결국 가장 교육열이 치열한 곳을 찾아 집결되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매번 정부가 각자 논리를 바탕으로 나름의 교육 정책을 내세워도 결국 이처럼 시장의 '사적 욕망'과 항상 충돌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극소수 학교를 흔들어봤자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핵심은 '교육'이다. 공교육을 강화하지 않는 한 어떠한 고교 제도나 입시제도에서든 '가진 자'에게 유리하다는 건 '조국 사태' 같은 사례나 '사교육비 통계'에서 볼 수 있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일반고 대비 사교육비를 4배 이상 지출했다는 최근 통계도 있지만, 최상위 계층 학생의 사교육비는 언제나 일반 가정 대비 몇 배 이상의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자사고'만 탓할 수는 없다. 과도한 사교육이 '고교 유형' 탓은 아니라는 얘기다. 철저하게 서열화돼 있는 대학 구조와 이를 심화하는 입시 체계를 바꾸고, 공교육의 전폭적인 지원만이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길이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4-01-17 14:39:45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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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쇄국 정책'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그에 맞춰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대면만 추구하던 은행 업무는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비대면으로 전환됐고, 무시 받던 가상자산은 대체 자산으로 각광받게 됐다. 최근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를 승인하면서 또 다른 투자처가 생겼다. 미국의 승인 직후 국내 증권사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투자가 가능하다고 공지했지만, 증권사들은 불과 몇 분 만에 정정공지를 올려야 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일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갑작스럽게 막았기 때문이다. 금융위 입장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상장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중개는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 체계가 미국과 다르다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한국 시간 기준 SEC가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을 공표한 지 약 12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시장에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이 상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보다 앞서 캐나다와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매수와 매도가 가능했다.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최초의 국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그간 지원해온 캐나다·독일 비트코인 현물 ETF도 금지시켰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고, 상장이 되어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을 가능성도 높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과거부터 예정된 이벤트였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관리해야 되기 때문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하지만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상품을 자본시장법 위배라는 명목으로 금지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이 이미 글로벌 선진국에서는 제도권에 들어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2024-01-16 11:03:24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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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사를 잘 아는...' 포스트 최정우가 짊어질 무게

"포스코의 현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올해 철강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이다. 연초부터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선출을 둘러싼 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였던 최정우 회장의 3연임이 무산되면서다. 정권의 퇴진압박에도 회사의 미래를 위한 사업에 집중하며 묵묵히 경영성과를 이뤄내던 최 회장이 뜻밖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자사주 3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지난 3일 포스코홀딩스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입장문에서 "참고로 앞으로 심사할 내부후보 대상자 리스트에 최정우 현 회장은 없다"고 밝히면서 막을 내렸다. 최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건 없지만 업계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크다. 최 회장은 태풍 피해 복구는 물론 회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을 이끌며 포스코가 100년 영속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구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어받을 후임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단순히 철강 사업만이 아닌 배터리 소재와 수소사업 등 친환경 소재에 대한 사업 등을 전체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포스코그룹의 근간인 철강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인물에게 회사의 미래를 맡길 순 없는 노릇이다. 결국 차기 회장은 내부와 외부 후보 가운데 한명이 맡게된다. 하지만 '전문성·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리고 외풍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되어야 한다. 고 박태준 전 회장부터 정권 교체 때마다 회장 자리도 바꼈다. 특히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 회장처럼 '연임 완주'를 기록한 인물은 없었다. 철강 대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역사를 가진 포스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풍에 흔들이지 않는 포스코를 잘 키울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한다. 포스코의 모든 구성원의 오랜 바램이기도 하다.

2024-01-15 16:15:11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양날의 검, 비트코인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자본시장의 새물결이 기대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이 돌연 금지 입장을 내놓아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지난 11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권사가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증권사들은 즉각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 및 중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후 14일 금융위는 규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미국 사례를 한국에 바로 적용시키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불가 방침을 재차 공지하고, 전반적인 흐름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이 예고돼 있었고, 금융당국이 해당 승인 발표 후 12시간만에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늦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 합의나 가이드라인이 논의되고 있어야 한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늦장 대응 자체는 안일했지만, 불공정거래 논란으로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를 떠올려 본다면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관점에는 일부 동의한다. 디지털화폐는 이제 초입부에 있다. 옥석 가리기에 동참하며 선두를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장비 착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현행 제도와의 합의가 필수적이고, 우리는 공매도 등 우선적인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다.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한·IMF 공동 국제 콘퍼런스'에서 "디지털화폐는 기존 금융·통화체계의 약점을 보완할 잠재력이 있지만 세계 각국의 금융안정 시스템을 흔드는 양날의 검"이라며 "디지털 화폐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플랫폼의 신뢰와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테마주 광풍에 따라 비논리적인 주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하루하루 예민한 변동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그 변동성이 더욱 극심하다. 투자자들 중에는 주식 수익률이 높았던 코로나19 시절의 눈높이를 낮추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투자자들에게 이번 비트코인 ETF 승인은 기회가 아니라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된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4-01-14 16:00:39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동물 복제, 한 마리를 위한 수많은 희생…이래도 사랑인가요?

최근 한 유튜버가 숨진 반려견을 복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려동물 복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유튜버는 펫로스(가족처럼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뒤에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를 해소하고자 반려견을 복제했다고 밝혔다. 기자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유튜버가 느꼈을 슬픔과 상실감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이미 펫로스를 겪어본 이들도 많을 것이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펫로스를 겪게 될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슬픔을 해소하기 위해 복제를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먼저, 반려견 복제를 위해서는 난자를 제공하는 '난자 공여견'과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대리모견'이 필요하다. 그리고 복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망한 반려견의 체세포에서 유전자 핵을 추출하고 난자 공여견에게 강제로 난자를 채취해 기존의 유전 정보를 삭제, 사망한 반려견의 핵을 이식해 수정란을 만든다.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견의 자궁에 강제로 착상시켜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 복제견이 탄생하게 된다. 동물 복제는 복제 수정란을 대리모의 난관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실패율이 높다. 수정란이 세포 분열을 시작해 배아단계까지 갈 확률이 낮고, 자궁에 착상한다 해도 대다수 임신 기간 중에 유산되거나 사산된다. 더군다나 암컷 개의 배란은 일 년에 두 번에 불과하다. 복제 과정에 단 두마리의 난자 공여견과 대리모견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마리가 동원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개는 단 한마리만 출산하지 않는다. 잉여 생산되는 강아지들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복제 동물 특성상 유전적 질환 문제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의뢰인은 눈 앞에 다시 나타난 반려견의 모습에 감격하기 전에 복제 과정에 투입된 동물들이 어떻게 될 지 생각을 해봤어야 한다. 제왕절개 당한 대리모견, 그리고 다시 또 도구처럼 다른 복제과정에 참여하게 될 처참한 모습을 알았다면 복제 센터 문을 두드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 곳이 다른 개들의 일생을 교배와 임신, 출산으로 반복시키는 일명 '개 공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당 유튜버가 의뢰한 민간 기업 '룩셀바이오' 홈페이지에는 '복제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고객의 의사에 따라 회수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를 진행해 드립니다. 단 사육환경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A/S 대상에서 제외됩니다'라고도 적혀 있다. '회수' '재복제' 'A/S'라는 단어를 내 가족에게 쓸 수 있을까? 반려동물은 제품이 아니며, 동물복제는 사랑이 아니다. 인간의 이기심에 지나지 않는다. 모두가 동물 복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며, 돈벌이를 위한 불법 복제가 기승하기 전에 법적 제재가 마련되어야 한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4-01-11 15:23:19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