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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워도 안 기쁘고, 벗은 스스로 못 온다

분명히 공자(孔子)는 배우고 익히면 기쁘다고 했다. 요즘 세상에는 공부 할 일이 너무 많다. 당장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죽는 날까지 배워야 한다. 먼저 허겁지겁 공부해야 할 것들도 너무 많다. 도대체 눈 깜짝할 새 왜 그리도 많은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는지. 며칠 전 점심을 먹으러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요즘 말로 '힙(Hip)'한 곳이었다. 세련되고 괴짜스러운 매력도 있어서 청춘 영화에 나올 법 한 인테리어였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자리마다 키오스크가 있었다. 차림표와 키오스크를 겸한 스마트패드를 둔 곳은 자주 봤지만 자리에서 즉시 카드를 꽂아 결제까지 할 수 있는 키오스크는 첫 만남이었다. 심지어 더치페이까지 가능했다. 나와 동행한 IT 트렌드 전문가도 처음 본다고 놀랐다. 나는 더 놀랐다. 이제는 레스토랑에서 직원을 부를 필요 없이 결제 마저 올로 해내야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어라 이 메뉴가 왜 장바구니에 들어간거야"를 연발하며 주문했다. 음식을 나를 때 한 번을 빼곤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 직원과 마추지지 않았다. 매운 걸 먹지 못해 항상 직원에게 매운지 묻고는 했지만, 이번엔 그냥 메뉴에 붙은 고추 그림으로 짐작한 채 시켜 먹었다. 그랬더니 파스타는 매웠다. 낮 시간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택시 예약 앱을 끄는 택시 기사가 있다는 이야길 들었다. 택시를 부르는 앱을 쓸 줄 몰라 하염없이 서있는 어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울역이나 다른 기차역과 터미널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예약해 매진되다 보니 짐보따리를 든 채 선 노인들이 서성이곤 한다. 다들 터미널에서 우는 노인을 봤다는 이야기에 마음 아파해도, 아픈 마음은 잠시뿐 젊어서 공부할 수 있고 그래서 누리는 편의를 마다 않는 요즘이다. 논어의 첫 장, 첫 구절은 '學而時習之 不亦悅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다. 배우고 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다음 구절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다. 먼 곳에서 스스로 찾아오는 친구가 있으면 또 즐겁지 않은가? 논어 수명이 다 한 모양이다. 배우고 익혔는데 안 기쁘고, 먼 곳에서 스스로 찾아오기엔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됐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4-04-22 14:41:19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여·야 협치로 '위기설' 넘어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4월 위기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4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여전하다. 실제로 올해 신규 등록한 건설업체는 줄고, 폐업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 업체 수는 104곳으로, 전년 동월(333곳) 대비 68.76%(229곳)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83곳에서 104곳으로 25.3%(21곳) 증가했다. 폐업한 전문건설사의 경우 지난달 618곳으로, 1년 전에 비해 10.75%(60곳)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총 6만4874가구로, 전월(6만3755가구) 대비 1.8%(1119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해 11월(5만7925가구)부터 4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에서 1만1867가구로 4.4%(504가구) 늘면서 7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선 7개월 만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이 나왔다. HUG에 따르면 경기 안성시와 대구 남구, 울산 울주군 등 9곳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수도권인 안성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10월에 해제된 바 있다. HUG는 미분양 세대 수가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곳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 발급 전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지난달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리츠 활용 PF사업 지원방안 관련 설명회'를 개최, 지방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고자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22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되면서 CR리츠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월 위기설'이 실현되지 않게 여·야의 협치가 필요한 때다.

2024-04-21 09:23:59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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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복현 금감원장, 어디로 갈까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여소야대', '정권심판' 등 많은 총평이 나오지만, 이제 사람들은 결과 보다는 결과가 불러올 '개각'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자연스럽게 금융 공공기관장 인사도 차례로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이 정해지면 취임 후 2년을 거의 채운 장·차관급을 우선으로 개각이 유력하다는 소리도 있다. '2년'이라는 숫자에 집중하면 이복현 15대 금융감독원장은 그 대상 중 하나다. 역대 금감원장 중 5대 윤증현·7대 김종창·13대 윤석헌 전 원장을 제외하고는 1999년 금감원 설립 후 임기를 꽉 채운 사람은 없고, 2년 임기가 '평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이복현 원장의 행보는 금감원의 '일'인 듯하면서도,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를 담은 것 아니냐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특히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현장 검사'를 통해 이 원장은 대중에게 또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 당선인)의 편법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은 대출기관인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현장검사에 빠르게 착수했다. 이례적으로 중간 결과도 발표했고 이에 야당은 '관권선거'라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원장이 '원칙'대로 했고 누군가의 지시로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금감원이 먼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협조를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 앞에서는 그의 의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면 금감원에는 '보이는 손'이 있는 형국이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자율배상 압박이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업장의 빠른 정리를 재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총선 며칠 전 야당 후보를 '감사'하는 모습은 금감원을 정치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선거 결과야 어찌됐든 이 원장의 이번 행보는 '다음 스텝'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다. 이 원장의 색채는 뚜렷하다. 그의 다음 행보로 신설 이야기가 나오는 '법무수석'이나 '법률수석' 자리가 거론된다. 이 원장의 이력과 금감원에서 보여준 행보를 보면 어딜가더라도 금감원보다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4-04-17 16:45:47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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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동훈 위원장이 받은 '기대 이하' 성적표

이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이 새삼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실력이 검증된 '스타'의 정계 진출은 세간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여당은 가장 많은 선거구가 있는 수도권에서도 이번에 역시 선전하지 못하며 참패했다. 총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 민주당의 집중 유세장인 용산역 광장과, 국민의힘의 집중 유세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민주당은 고(故) 해병대 채 상병 순직 및 수사 외압 의혹을 위해 나선 예비역 해병대원을 연사로 세워 분위기를 띄웠다. 용산역 일대는 퇴근길 직장인들과 푸른색 옷을 입은 지지자들로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청계광장도 비교적 많은 지지자와 직장인들이 모였지만, 20대 대선 당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 윤석열 대통령을 응원하며 시청 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그 때보다는 한산했다. 정치혐오와 막말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은 한 위원장에게 '색다름'을 원했으나, 그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정치인은 민생을 다루는 직업이다. 정당의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를 살펴보면 정쟁적인 요소가 다분하지만 민생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언급하지 않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 전 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심판론을 내세우기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신음하는 서민들을 위한 '경제민주화'나 '민생' 정책을 연설의 주요 골자로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싶다. 민주당의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부겸 전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전국을 다니며 후보와 지지자를 만나면서 바닥을 훑고 다녔다. 그는 유세차에 올라선 정쟁적인 요소를 부각시키기 보단 서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민생을 민주당이 챙기겠다며 호소했다. 시장 상인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지지자와 사진을 찍고, 후보자에게는 어떻게 하면 유권자의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꿀팁'을 주는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을 김 전 총리가 채운 것이다. 국민의힘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들은 본인 선거에 너무 바빠서 그런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김 전 총리의 유세를 보며 정치는 민생을 다루는 것이고 함께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전 위원장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 정치인으로서 매를 일찍 맞은 것이길 바라본다.

2024-04-16 15:58:18 박태홍 기자
[기자수첩] 한국만 거꾸로가는 재생에너지

고등학생 시절 열정적으로 학업에 임하며 성적이 좋은 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나에게 종종 걱정을 자주 털어놓곤 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취업의 선에 뛰어들어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다행히 국가 장학금 제도 덕분에 친구는 무사히 대학 진학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학자금을 충당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어느 정도 본인이 노력할 수 있는 선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며 지금은 취업도 성공했다.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적절한 뒷받침이 없다면 그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렵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계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국가적인 제도와 지원이 없다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세계적인 흐름임에도 한국만 유독 뒤처진다는 평가가 따른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국가로 드러났다. 한국 내 RE100 가입사 중 약 40%가 한국 내에서 RE100을 달성하는 과정에 장애물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가장 큰 장애물로는 선택권 부족과 높은 가격, 제한적인 공급량이 꼽혔다. 심지어 같은 기업이더라도 해외 사업장에서는 손쉽게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RE100 기업들의 경우, 지난 2023년 국내 사업장에서 조달한 재생에너지의 양은 5094GWh(기가와트시)인 반면 해외 사업장에서는 이의 2배 수준인 1만2573GWh를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제동을 걸고 신규 원전 설비 확충 및 재생에너지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진영의 영향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 확산 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이나마 커진 모양새다. 자국 내 재생에너지 지원이 원활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점점 엄격해지는 국제 사회의 탄소 감축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서 정부의 더 많은 노력과 자원이 투입되길 바란다.

2024-04-14 13:45:13 차현정 기자
[기자수첩] 너무 성급한 금투협 야구대회 폐지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데는 스포츠만큼 좋은 것이 없다. 몸을 부딪치면서 땀을 흘리는 운동만큼 효과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야구대회, 마라톤대회 등을 개최하며 회원사들의 화합과 친선 도모를 다져왔다. 올해도 한국거래소는 마라톤 대회를 열고 금융투자인들이 화합하는 장을 마련했다. 주 행사인 마라톤대회 외에도 회원사별 대왕제기차기 대항전, 어린이 종이비행기 멀리날리기 대회와 에어바운스 챌린지 등 다채로운 활동들이 진행됐다. 성황리에 끝난 행사에 금융투자업계 임직원과 가족 8000여명이 참여했다. 이 같은 금융인의 친목활동 일환이었던 스포츠 대회에 찬바람이 불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업계의 소통과 화합의 행사'인 야구대회를 폐지한 것이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야구대회는 10년 동안 증권사, 운용사, 유관기관 등의 친목을 이끌어왔던 대회였다. 야구대회는 20개~22개 팀이 참여, 6개월간 진행된 업계 최대 행사였다. 단순히 친목 모임으로 끝나지 않았다. 대회 참가팀들이 모은 자선후원금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기부도 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뜻깊은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행사 폐지에 대해 협회는 소수의 인원만 참가하는 야구 외 다양한 스포츠나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 지원 요구가 회원사로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협회는 특정 스포츠보단 사회공헌 활동을 더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야구 대회에 투입되던 예산을 다른 사회공헌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지만 봉사활동에 중점을 둘 것이란 계획이다. 이 같은 협회 입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야구대회가 참여업체의 호응도 없이 유명무실하게 진행된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조금은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별다른 설명도 없었고 폐지된다는 소식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오랜 기간 참여했던 대회였던 만큼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협회 나름대로 입장이 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잘 굴러가고 있던 업계의 대표적인 행사를 쉽게 없앤 것은 문제가 없지 않은 결정이다. 봉사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협회 입장에 맞는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충분한 역할을 한 야구대회를 다시 살리는 방안도 강구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4-04-11 13:34:05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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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잊지 말아야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배경에는 3·1운동이 있었다. 1919년, 이 땅에서는 국권회복을 위한 3·1운동이 일어났다. 3·1운동은 일제 강점기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으로 석 달 동안 200여만 명이 참여했다. 이후 독립을 위한 역량을 한 데 결집하고 독립운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지도부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고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3·1운동은 독립운동을 넘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프랑스 조계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첫 헌법으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 공포했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공화제를 채택했다.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전환되면서 국민이 국가의 주권을 갖는 시대의 막이 열린 것이다. 제105주년이 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기념하며 우리 역사의 중요성을 되새겨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수립된 정부로서 독립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독립신문을 발행해 국내외에 임시정부의 소식을 알렸다.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 일본의 침략 사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대한민국 독립을 외치며 외교 활동에 적극 나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군사 활동도 전개했다. 한국광복군을 창설하고 연합군과 함께 일본에 선전 포고를 하는 등 무력 투쟁에 앞장섰다. 또 임시정부를 운영하고 독립운동을 지원할 자금도 조성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재정확보를 위해 독립의연금을 모집하고 독립공채를 발행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비록 타국에 있었지만 온 겨레의 지지를 받아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다. 일제의 모진 탄압 속에서 해방이 올 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최고 기관으로 존재했다. 이러한 우리 역사가 남긴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주주의 정신은 현 시대에도 계승되어야 한다. 오늘날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린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우리 모두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주권 행사가 가능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꽃이 피려면 뿌리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이 충분히 공급돼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2024-04-10 14:15:01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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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숭고한 직업, 의사 되는 길’ 주사위는 학생들 손에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숭고합니다.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사회적 책임 또한 뒤따릅니다.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는 책을 놓지 않았습니다." 가천대와 가천대길병원 설립자 이길여 총장의 호소가 눈길을 끌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2월 20일 시작 이후 8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 총장이 의대생들에게 보내는 글이다. 가천대 의대는 1학기 학사 일정상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하고자 지난 1일 개강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 수업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경북대 의대는 8일부터 수업을 재개했지만, 실제 강의실은 텅 빈 모습이다. 학생 불참을 예견한 대학이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교수진이 자료를 올려 놓으면 학생들이 다운받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학생 수업 참여율은 극도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의대도 이날 개강했고 전남대도 이달 중순부터 예정된 학사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기 개강 대학에서도 의대생 참여율은 낮고, 의정갈등도 팽팽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들이 속속 강의를 재개하는 이유는 학생 때문이다. 개강 및 수업을 더 미룰 경우 학생들이 집단 유급에 처하고 본과 4학년은 졸업하지 못해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들이 의대 수업을 재개하고도 학생들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출석 일수 미달로 특정 과목에서 낙제(F)를 받아 유급 받게 된다. 유급 시 학생들은 등록금도 돌려 받을 수 없다. 주사위는 의대생 손으로 넘어왔다. 그동안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휴강과 개강 연기를 이어온 대학들이 '막바지' 개강을 결정하며 '수업일수' 미달로 인한 유급 위기는 모면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이어갈 경우 '출석 일수' 미달로 인한 유급은 막을 수 없다. 사태가 길어질수록 결국 학생 피해가 누적됨을 잊으면 안 된다.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입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4-04-08 12:25:1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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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판의 시간

파생결합펀드(DLF)·라임·디스커버리 등의 펀드사태가 잠잠해진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은행권에서 금융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사태다.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은행권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쟁조정기준안(분쟁조정안)이 발표됐고, 은행들은 분쟁조정안에 맞춰 자율배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쟁조정안에 투자자와 판매사들은 황당한 입장이지만, 이를 제시한 금융당국은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제 다음 쟁점은 불완전판매 여부로 인한 은행권 징계 수위다. 금감원은 지난달까지 진행한 현장 검사에서 일부 은행에서 불완전 판매 사례를 확인했다. 원금 보장 등 안전 지향성인 투자자에게 고난도(고위험) 상품인 ELS 가입을 유도하거나, 직원이 강제적으로 홍콩 ELS 상품을 판매하도록 개인성과지표(KPI)를 설계하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 홍콩H지수 ELS 전체 판매 규모가 18조9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최대 수조 원 단위로 추정되는 과징금 규모도 은행권이 긴장하는 이유다. 현행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은 판매사가 설명의무를 저버리거나 부당권유행위를 했을 경우 위반행위로 얻은 수입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입은 투자액 또는 대출금 등이다. 금소법 시행 이후 은행권 전체 홍콩 ELS 판매액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불가피하다. 금감원은 다음 주부터 은행, 증권사 등 홍콩H지수 ELS 판매사에 검사의견서를 본격 전달하고 세부 검사 결과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후 판매사들은 소명의견서를 다시 금감원에 보내면 금감원은 적용 법규 등을 따져본 뒤 제재안을 만들어 제재심의위원회 등에서 제재 수위를 논하게 된다. 홍콩H지수 ELS 사태는 빠르게 마무리 하려는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어설픈 배상과 제재로 피해자들은 기만해서는 안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복되는 불완전판매 논란을 종식시키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4-04-07 17:11:14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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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 중기부와 외교부의 '케미'

중소벤처기업부와 외교부의 '케미'가 본격화됐다. 성질이 급해 결론부터 말하면 장관이 바뀌어도 두 부처간 케미는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부처간 칸막이도 빨리 제거해 중앙부처 상호간 시너지도 다양하게 창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근 중기부와 외교부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외교부에서 베트남대사와 차관을 역임한 외교관 출신 오영주 중기부 장관이 '외교력'을 발휘하면서다. 골자는 해외 진출을 원하거나 이미 나가 있는 중소기업 등을 전 세계에 있는 재외공관이 주재국 정부와 맞닿은 외교채널을 활용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재외공관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현지에 있는 협회 및 단체, 해외 진출 국내 금융기관, 그리고 대기업 등 민관이 합심해 현지 정보 제공, 애로접수 및 해소, G2G 협력 대응 등을 효과적으로 펼치게 된다.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 등에도 외교부가 공관 소통채널을 활용해 현지 시장 및 주재국 정책 정보, 기업 애로 등을 중기부에 제공, 기업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대사관, (총)영사관, 대표부 등 재외공관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167곳에 이른다. 유럽에 가장 많은 48곳이 있고, 아주(47곳), 미주(35곳), 중동(19곳), 아프리카(18곳) 순이다. 오 장관은 "재외공관은 가장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네트워크가 가장 잘 돼 있는 곳이다. 현지 정보가 가장 많이 모이는 등 장점이 많은 곳"이라며 "재외공관이 구심점이 돼 협의체를 꾸려 중소벤처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기부와 외교부는 또 올해 튀니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하노이, 호치민,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7개 공관을 통해 우선적으로 'K-스타트업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따로 놀았던 중기부와 외교부가 중소기업 수출, 진출을 지원하기위해 손을 잡은 것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부처간 철옹성 같은 '칸막이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 관련 해외 수출·진출만 놓고보면 중기부, 외교부 뿐만 아니라 중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간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산업부 산하의 코트라(KOTRA),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간 해외에서의 추가 협력이 대표적이다. 중기부 출신 상무관 자리도 새로 만들어 중소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재외공관에 배치해야한다. 일할 사람이 없어 중소기업 현장에선 외국인력을 더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중기부, 고용노동부, 법무부간 긴밀한 협력없인 해법이 요원하다. 중기부와 외교부간 이번 출발이 나비효과가 돼 다른 부처로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 모처럼 잡은 손이 어쩌다 등판한 외교부 출신 중기부 장관 한 명의 호기로만 끝나지 않기를 제발 바란다.

2024-04-07 10:25:20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