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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조선업 미래 경쟁력은 외국인 노동자보다 전문 인력 확보 중요

HD현대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 '빅3'는 최근 3~4년치 일감을 확보하는 '슈퍼 사이클'에 들어섰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으로 심각한 인력 이탈 현상을 겪은 직후이기 때문에 일감 소화 인력과 숙련공 등을 확보하기 못해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인력난으로 인한 공정 지연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인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결국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내놨지만 실효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조선업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이주노동자(외국인노동자)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는 조선업계 생산인력 안정화를 위해 숙련 E-7 연간 비자 인원을 기존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했다. 사전심사부터 비자 발급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기존 한 달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했다. 외국인 E-7 비자는 2017년부터 운영됐지만, 체류 자격 전환 요건이 까다로워 산업 현장이 원하는 선발 인력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그동안 업계가 불만을 토로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지원을 중소기업들이 역이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인력을 확대라는 카드를 내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만 확대하고 내국인 인력 확대에는 비교적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확대하면서 내국인 근로자들의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언제든 우리 조선소를 떠날 수 있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단기간 비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젊은 인력의 유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만 증가할 경우 내국인 신규 인력 채용 저하와 숙련공 유지 연속성과 기술력 전수 부재 악순환 등으로 결국 장기적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장기적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족한 인력을 당장 채울 수 있지만 중국과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서 우리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탈 현상을 빠르게 확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술 유출과 고용 불확실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말이 있다. 당장 힘들지만 힘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한 일은 그 결과가 반드시 헛되지 않을것이다. 우리 조선 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력과 순련공 충원 등 지속 생존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2024-02-12 13:39:3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코리아 디스'카운트다운' 시작

최근 정부는 증시 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처음으로 참석한 자리도 증시 개장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과 달리 국내 증시는 '연초 효과'도 받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웃 나라인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더욱 희비가 교차되는 모습이었다. 한국 경기에는 '카운트다운'이 울리고 있다.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에서 정부가 주목한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로 보여진다. 코로나19 당시 대규모의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1400만명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생존에도 국내 증시가 투자 매력을 잃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 이유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전 세계 주요 45개국과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선진국의 52%, 신흥국의 58% 수준이다. 국내 주식의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 미흡한 주주환원, 낮은 주주가치 인식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 중 하나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하자 상장사들은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를 2600선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명절 시즌으로 인한 숨고르기 장세의 기미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로 전환된 그림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문제는 앞으로다.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유행적인 정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당부를 신중히 반영해야 한다. 2차전지와 같은 저PBR 테마주 사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아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는 않은 만큼 우려의 시각들도 존재하고 있다. 기업의 제도 개선이 먼저냐, 상속세 규제 완화가 먼저냐는 대립부터 다양한 제도 개선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총선 전까지 시행될 수 있는 규모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총선용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필자는 포퓰리즘을 염두한 단기적인 카드가 아닌 자본시장의 근본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4-02-07 16:53:01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영화관이 살아나야 영화산업 생태계도 살아난다

코로나19 이후 벼랑 끝에 몰린 한국영화산업에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이 수치가 회복되지 않으면 영화산업 생태계는 되살아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2019년만 해도 영화관에는 역대 최다 관객인 2억2000만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 꺾였다. 2020년에는 5952명, 2021년에는 6053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여기에 영화관람료가 오르고 동시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인기를 끌면서 '굳이 영화관을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는 1억2513만명이 영화관을 방문했다. 관객 수가 늘었지만, 2019년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객수다.문제는 국내 영화산업이 전체 매출의 80%를 영화관에 의존하는 영화관 중심의 산업이라는 점이다. 개봉작이 영화관에서 관객을 만나지 못하면서 투자사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신규 투자 및 제작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는 제작사의 차기작 개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신작 개봉이 연기되고 또 다시 극장을 찾는 관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영화 관람료 당 3%를 징수해 영화진흥 명목으로 적립하는 영화 발전기금도 고갈 직전이다. OTT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 수도 급증한데다 영화관에서 개봉하고 얼마 안가 IPTV로 볼 수 있으니 더더욱 관객이 줄어들 수밖에. 문체부는 국내영화산업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영화계와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홀드백'과 '미개봉작 지원' 등 영화산업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해오고 있다. 홀드백은 OTT 등에서 영화를 보기 전 영화관에 먼저 상영하는 특정 기간을 말한다. 개봉 영화가 통상 1~3개월, 짧게는 2~3주만에 IPTV와 OTT 등에 풀리거나 극장 상영 중 IPTV 등에서 '동시 상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극장 개봉을 안 거치고 OTT로 직행하는 영화도 늘어났다. 홀드백 규제라도 정착되어야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영화관에 상영된 작품을 다른 플랫폼에서 상영할 때까지 최소 15개월을 기다리도록 법으로 규정했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프랑스는 이를 통해 자국 영화관을 보호할 수 있다고 봤다. 많은 수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고 이 수익이 투자사과 제작사로 흘러들어가 더 좋은 차기작을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려면 홀드백은 필수 조건이다.

2024-02-06 14:54:26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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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부 영입 VS 내부 발굴의 딜레마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면서 내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흔히 정당에서 선거를 앞두고 인재를 충원하는 방법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내부에서 당직자나 보좌진을 충원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외부 영입 인사를 늘리면 내부 발굴 인재가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고, 내부 인재를 발굴하면 외부 영입 인재가 설 자리가 좁아지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외부인사 영입은 각 분야에서 현장 경험이 충실한 전문가를 수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부 인사가 갖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정당 안으로 확장시키는 효과도 있고, 현장에서 해결이 안 됐던 문제를 국회 안에서 입법과 예산으로 풀어볼 수도 있다. 다만, 외부영입 인사는 지역구에 기반이 확고하지 않거나 비례대표의 경우 당의 강성 지지층을 쫓는 정치인이 될 유인이 많다.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존 속에서 타협과 가능성의 정치를 펼치기보다는 지지층에 기대는 팬덤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외부인사는 현실 정치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당의 생리와 국회의 구조에 빠삭한 내부 영입인사와는 달리, 외부 영입인사는 지역구 주민들과 소통에 소홀하고 중앙정치 이슈를 쫓기에 바쁘다는 이야기다. 내부 인사들은 숙련된 '정치 기술자'들이다. 당직자나 보좌진 생활을 거쳤기 때문에 입법과 예산 업무에 빠삭하다. 당의 입장에선 내부 인재를 많이 등용하면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인재를 육성해 국회의원까지 당선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지금도 소위 일 잘하는 '에이스'라고 불린 당직자와 보좌관들이 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맡아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만, 내부 인사들은 당이 그어놓은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어찌보면 그들도 양당의 적대적 공존이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던 정치권의 '플레이어'였다. 당에서 오래 활동하다보니 사회 전반적인 분야의 입장도 비슷하다. 내부 인재 발굴이 정말 의정활동 성과와 능력에 따라서 되는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특정 내부 인사의 발굴이 당의 분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은 300개의 헌법기관이며 의원 1명의 의정활동이 대한민국의 질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것보다 당의 비전과 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인사를 내·외부 가리지 않고 충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2024-02-05 14:00:26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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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3지대는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4월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양당 정치의 폐해 극복과 개혁을 앞세우며 세를 불리는 제3지대 정치세력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1987년 민주화 이후 제3지대 정치세력의 성공은 단 세 번뿐이다. 대권을 노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이 14대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통일국민당과 15대 총선에서 고 김종필 전 총재가 이끈 자민련(자유민주연합),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안철수 및 호남계 의원들이 창당한 국민의당뿐이다. 그러나 제3지대 정치세력들은 당리당략에 몰두하거나, 내부갈등 등 거대 양당의 힘에 밀려 흡수되거나 소멸되는 등 결국 제3지대의 정치 도전은 실패를 반복해왔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원하는 제3지대 정치세력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개혁신당'을 필두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민 의원만 참여한 미래대연합의 '새로운미래', 정의당과 녹색당의 '녹색정의당',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준)의 '새진보연합', 금태섭·류호정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등이 세를 불리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 불신에 따른 정치혐오와 상대 진영에 대한 악마화 등으로 사회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 갈등도 심화시키는 등 거대 양당 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제3지대 정치세력의 등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제3지대 정치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지 정치적 유불리만을 위해 합종연횡을 통한 세 불리기는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과정 중 컷오프를 당한 예비후보들이 대거 제3지대로 합류할 가능성도 크다. 단순히 세 확장을 위한 이삭줍기는 기존 정당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오히려 반감이 커질 수도 있다. 각 정당 스스로가 당에 맞는 가치와 철학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유권자가 원하는 새롭고 신선한 비전들을 내세우며 국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지를 얻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제3지대 정치세력의 성공을 통해 우리의 정치를, 우리의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2024-02-04 14:32:25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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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몰라서 못받는 2금융권 이자환급

누구에게나 자극이 되는 문구가 하나쯤 있듯 나에게도 그러한 문구가 있다. '몰라서 못받는 OOO'이다. 유튜브 영상 썸네일에 이렇게 뜨면 틀지 않고는 못배긴다. 다들 아는 정보인데 나만 모를 수 있다는 불안감과 늦게 알아 혜택을 받지 못했던 억울함이 더해진 결과다. 금융당국이 오는 5일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자환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을 연 4%가 넘는 금리로 받은 차주는 5일에서 8일사이 '별도의 신청없이' (4%) 초과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 몰라서 못받는 경우는 없다는 소리다. 그러나 2금융권은 다르다. 2금융권(저축은행, 농·수·신협, 새마을금고, 카드사 등)은 '직접 신청'해야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2금융권에서 받은 개인사업자대출이 5% 초과 7% 미만 금리인 경우다. 연 5.5%의 금리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차주는 0.5%분을, 연 7%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차주는 2%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신청을 해야 준다는 불편함은 2금융권의 꼼수로 비친다. 2금융권의 금리가 높다보니, 은행권에 비해 1인당 환급규모가 크다. 은행은 1인당 약 73만원을, 2금융권은 약 7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이 부족하지 않아 빠짐없이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신청을 해야 준다는 것은 몰라서 못받았다고 차주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상생금융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이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번 이자환급은 고금리에 고통받는 차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됐다. 이런 취지라면 은행권보다 고금리인 2금융권 차주들이 더욱 혜택을 받아야 마땅하다. 세상에 몰라서 못받은 것만큼 억울한 것은 없다. 별도 신청없이 입금해주는 방법을 택할 수 없다면, 홍보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상생금융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의의를 두는 2금융권이 없길, 생각지 않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이 더 이상의 억울함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2024-02-01 17:04:12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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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후동행카드' 아닌 '선거용 대중교통 할인카드'

말 많고 탈 많은 기후동행카드 시범 사업이 지난 27일 첫발을 뗐다. 서울시는 카드 판매가 시작된 1월 23일부터 31일까지 토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빠짐 없이 기후동행카드 관련 보도자료를 내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덕인지 6일 만에 26만장 넘게 팔렸다. 흥행몰이와는 별개로, 안타깝게도 기후동행카드에서는 '기후'도, '동행'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기후'자를 떼야 할 것 같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정책이라면서 기존의 교통카드와 호환되지 않게 만들어 수십만장의 플라스틱 카드를 낭비하게 했기 때문이다. '동행'이란 말도 공감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이용을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이 기후동행카드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겠나. 서울시 홈페이지 내 기후동행카드 소개 글에는 현재까지 400개에 가까운 질문이 달렸다. 모바일카드를 등록하려다 막힌 사람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냐'며 답답해했다. 젊은 사람들도 버벅이는데 그들의 부모 세대라고 상황이 나았을까. 언제부턴가 공공의 복지가 온갖 정보에 빠삭한 스마트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변해가고 있다. 복지 정책의 핵심은 쉽고 간단한 거다. 선거철에 대중교통 할인 카드를 4개나 쏟아내며 "열심히 공부해 알아서 쓰세요" 하고는 나 몰라라 하는 게 약자를 위한 정책인가. 진짜 복지는 낮은 문턱과, 높은 접근성을 추구해야 한다. 고로 이런 할인카드들보다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내려주는 게 천만 배는 더 낫다. 일각에서는 기후동행카드가 대중교통 민영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걱정많은 사람들이 오버하는 걸까. 시민들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알뜰교통카드가 예산이 없어 환급해주지 않는 선례를 보고 학습한 것이다. '공공에서 하는 것도 돈이 부족하면 별수 없구나'라는 것을. 2022년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6808억원에 달한다.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손실 규모는 연간 18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시는 이 중 50%만을 보전하겠다고 한다. 기후동행카드 시범 사업 후 시가 올해 한 차례 더 지하철 요금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긴 하나,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날 대중교통 적자를 대체 어떻게 메우겠다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기후동행카드' 대신 '선거용 대중교통 할인카드'란 이름은 어떠신지.

2024-01-31 14:48: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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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더불어 사는 기술

미국 애플 파크는 굳게 닫혀있었다. 빽빽한 나무로 가려졌고, 입구도 잘 보이지 않게했다. 직원들도 쉽게 오가지 못할 듯 했다. 애플은 철저하게 폐쇄적인 전략으로 성장했다. 자체 하드웨어에서만 구동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응용 소프트웨어도 꼭 맞춰 개발하도록 했다. 사용자 역시 애플이 만든 인터페이스를 개조할 수 없도록 통제했다. 마음대로 음악을 저장하는 것은 물론 곡을 선택해 듣기도 어려웠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애플 정신을 대표한다. 사실 애플은 폐쇄성 때문에 도산할 뻔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IBM PC가 보급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즈가 널리 쓰이면서 개발도 까다롭고 쓰기도 어려운데 가격까지 비싼 애플 제품을 쓰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MS에 투자를 받아 부도 위기를 넘기고 맥북에 윈도우즈를 쓸수 있게 하면서 성장했으니, 애플의 터닝포인트는 '협력'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애플을 처음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도 정보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해커 윤리'에 기반해 세계 최초 PC를 만든 바 있다. 요즘 애플은 암흑기처럼 폐쇄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폐쇄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와 관계를 최소화하고 완전한 '독불장군'이 됐다. 애플카를 아직 못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폐쇄적인 하드웨어는 마치 장난감 건반과 같다. 허용된 소리는 피아노보다도 완벽하게 내지만, 그 이상으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플이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다양한 기업들이 만드는 가지각색 기술을 모두 구현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가 자신있게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링을 선보였지만, 애플은 아직도 워치 특허로 판매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은 그저 예고편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지가 성능 척도인 인공지능(AI) 시대에서는 애플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아이폰이 너무 비싸 갤럭시를 쓸 수 밖에 없다는 현지 버스 기사 이야기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무거웠다. 미국 시장은 삼성 스토어는 물론 안드로이드 모바일 매장도 찾기 어려울 만큼 애플 중심이지만, 소비자들도 지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들렸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고량 세계 1위를 뺏긴데 대해, 노태문 사장은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갤럭시 AI도 협력을 확대하며 기능을 늘리겠다고, 지원 대상과 기간도 늘려 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플래그십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답을 기대했다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2024-01-30 16:24:01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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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카드의 도전, 암표거래 사라질까

최근 현대카드가 암표 거래 방지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공연티켓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양도가 불가능 하도록 설계했다. 다음달 7일부터 3주간 진행하는 가수 장범준의 콘서트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그간 매크로(반복 작업 자동화 프로그램)를 사용해 티켓을 구매한 '되팔렘'이 사라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되팔렘이란 물건을 구매한 뒤 비싸게 판매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운동화, 게임기 등은 물론 최근에는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의 티켓 등에서 횡횡하고 있다. 사실상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물건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존재한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원공급자가 결정한 공급경로를 훼손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긴다는 관점에서는 '기생충'과 비슷하다. 현대카드의 이번 도전이 기대된다. 소비자 사이에서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했지만 그 어떠한 곳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애당초 적발도 어렵고 처벌 또한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방관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제 분야의 근간인 신용카드사가 직접 나서니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NFT티켓 사용 후 구매자들의 후기 등을 반영한 보완책 마련도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카드는 그간 '슈퍼콘서트'라는 이름으로 해외 유명 가수를 27차례나 한국으로 초청했다. 이번 장범준 콘서트를 시작으로 NFT티켓 기술을 향후 슈퍼콘서트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하면 '문화공연 부문 결제 1등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카드 외 카드사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해 일시불 기준 현대카드의 승인금액은 95조313억원이다. 국내 주요 카드사 9곳의 승인금액 중 17.6%를 차지한다. 나머지 82.6%의 협조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결제 시장이 암표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국내 문화생태계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포츠선수들과 K팝 가수들이 이를 입증한다. 그에 반해 국내 공연문화 시장은 후진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현대카드의 이번 도전이 국내 문화산업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2024-01-29 13:46:14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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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도 '아시아'일뿐

요즘 나는 ICT 기술의 첨단을 보며 자랑스럽다가 열 받다가 반복한다. 애국자여서는 아니다. 그저 미래 기술도 편견 어리구나 싶어서다. 수 년 전 유행한 CSI 시리즈 등 미국 수사 드라마나 스릴러 영화를 보면 매번 꼭 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형편없는 화질의 사진과 영상을 엔터 두 번(?)만으로 4K 화질로 바꿔주는 장면이다. 현실에서는 눈코입이 어디 있는지 옆 사람과 토론 하는 와중에 드라마에서는 화질을 개선하고 다듬는 게 저렇게 쉬울 수가 있나 싶어 어이 없기도 했다. 어느 방송에서는 경찰 수사관이 나와 CSI 드라마처럼 화질 개선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로 흐릿한 화질 이미지를 업로드 하기 위한 엔터 한 번과 해당 이미지로 선택했다는 엔터 한 번이면 정말 그렇게 된다. 포바이포 등 국내 IT기업들이 내놓은 이런 기술을 보자면 정말 '한강의 기적'에 감동이 밀려온다. 여하간 신기술을 접할 때면 이것저것 시도해보곤 하는데, 종종 AI가 학습한 편견을 맞닥뜨린다. 특히 허를 찌르듯 미국에서 나온 기술이 그런다. MS나 애플, 테슬라 등 혁신적인 기술로 전세계 사람들의 삶을 바꾼 기업들이 죄다 거기 있으니 당연한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다가도 저들도 우리나라 기업과 연구진이 내놓은 다양한 결과물을 참고할텐데 생각하면 열이 받는다. 얼마 전에는 챗GPT에게 물어보다 열이 받았다. 챗GPT가 영어로 물었을 때 더 정확하고 섬세한 답변을 한단 거야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세계 최초의 웹툰은?"이라는 질문에 "동아시아에 위차한 대한민국"이란 표현이 돌아왔을 땐 챗GPT에게 정권 지르기를 하고 싶었다. 혹시 그럼 AI는 "북아메리카에 위치한 미국"이라는 표현을 하는걸까 싶어 최초의 전구는 어디서 나왔냐고 묻자 "미국에서"라고 말하지 뭔가? 개발국이라 그럴까? 싶어 에펠탑이 위치한 나라를 물었더니 그 또한 "프랑스 파리"라고만 대답했다. 그래서 또 혹시나 싶어 마지막으로 물었다. 미 대륙으로 가장 많은 흑인이 납치 당한 나라는? 했더니… "시"란다. 집요하게 답변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계속 오류가 났다. 누가 보면 내가 우리나라에 대단한 애국심을 가진 줄 알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그저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우리를 얼마나 타자화 하는지 확인 한 게 화가 났을뿐이다. 너희는 대륙 이름이 필요한 나라라는 그런 편견 말이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4-01-25 16:51:56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