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한국전쟁 참전영웅들께 70여 년만의 훈장서훈
영하 20도의 추위와 심한 풍랑을 헤치며 피난민을 구한 대한민국 해군 태백산정(소해정, JMS-304)의 정장을 비롯한 한국전쟁 참전영웅 5명에게 약 70년 만의 훈장이 수여됐다. 해군은 16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한 무공훈장 서훈식에서 6.25전쟁(한국전쟁) 참전용사 5명의 유가족에게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무공훈장을 받게 된 5인의 참전영웅들은 황해도 피난민 구출 작전에 참가해 공훈을 세운 태백산정 정장 고(故) 양한표 소령, 고 곽현보 소령, 고 남해용 중사, 고 백권식 중사, 고 이춘세 하사다. 충무무공훈장과 화랑무공훈장을 동시에 받은 고 양한표 소령은 1946년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쟁 기간 중이었던 1951년 1월 태백산정 정장으로 황해도 피난민 구출작전에 참전했다. 이후 1952년에는 상륙함 천보함 부장으로 초도-백령도-연평도-인천에 이르는 항로로 피난민 1만 3000여 명과 약 3000톤의 군수품을 안전하게 이송했다. 고 곽현보 소령을 비롯한 4명의 참전영웅들은 한국전쟁 기간 중 각종 해상전투에서 무공을 세워 각각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고 곽현보 소령은 1949년 입대해 낙동강함(호위함, PF-65) 주기실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1952년 12월 동해안 봉쇄구역이었던 원산 갈마반도에 함포사격을 가해 북한군 진지를 파괴하고 선박을 격침시켰고, 전쟁 기간 중 연합함대 수송선단 호송 작전을 수행하는 공을 세웠다. 고 남해용 중사는 1949년 입대해 토성정(상륙정, JMS-308) 병기사로 1952년 4월 인천 외곽 해역 경비 작전 중 아군 구출 및 북한군 생포하고, 영국 함정과 함께 아군 유격부대의 기습상륙 작전을 지원했다. 그는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일본 어선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고 백권식 중사는 1951년 입대해 고성정(소해정, YMS-518) 통신병으로 1951년 미국 해군의 강원도 고성만 상륙작전과 적진 급습작전을 지원하고, 장전 해상 아군 구출과 전쟁포로 이송 임무 등을 수행했다. 고 이춘세 하사는 1949년 입대해 대동강함(호위함, PF-63) 갑판병으로 1951년 미 수송선단과 연합함대 수송선단 호송 임무를 수행했고, 호송임무 수행 중 원산·성진·갈마반도 등 적진에 대한 함포사격도 실시했다. 이날 훈장서훈식에는 고인들의 유족 12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고 이춘세 하사의 아들 이종석씨(60)는 "70년 만에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 분명 아버지께서도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을 것 같다"며 "수 많은 호국영령들을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기억하는 것이 최고의 훈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해군은 '6ㆍ25전쟁 무공자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올해 25명의 대상자를 찾아냈으며,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속적인 발굴 노력으로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무공훈장을 영웅들과 그 가족에게 돌려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