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책과 함께] 전라디언의 굴레 外
◆전라디언의 굴레 조귀동 지음/생각의힘 호남은 매년 5월과 선거철에만 소환된다. 5·18민주화운동의 발상지이자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곳이지만 낙후, 소외, 침체, 차별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전라디언이라는 이등 시민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탄생했다. 엘리트 자리를 두고 벌어진 경쟁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자본 배분권을 쥔 정치권력이었다. 이들은 지연과 학연으로 재경 엘리트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했다. 1961년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세력의 핵심은 TK(대구·경북) 출신의 육사 졸업 장교와 경북고(와 그 전신인 대구고보) 네트워크였다. 이들은 국가를 경영하면서 자신들의 기반인 영남을 중심으로 산업을 발전시켰고, 호남을 철저히 배제했다. 책은 지역과 계급이라는 이중차별을 받는 호남인,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288쪽. 1만7000원.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황즈잉 지음/진실희 옮김/더퀘스트 관계 문제는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싫다'고 말을 못해 손해 보는 일이 반복되거나 매서운 자기방어로 오해가 생기는 일이 이어지는 등 사람들이 겪는 문제는 늘 같은 양상을 띤다. 책은 어릴 적 가족과의 관계 문제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아이들이 가족에게 사랑받기 위해 발전시킨 생존전략이 성인이 됐을 때 대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모든 걸 지적하는 부모 앞에서 완벽해지려 애썼던 아이는 자라서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자신을 바꾸려다 문제를 일으킨다. 어린 시절 나를 만나 어떤 상처를 어떻게 받았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음이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이들이 같은 상처로 혼자 아파하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 320쪽. 1만6000원. ◆여자들의 사회 권김현영 지음/휴머니스트 우리 사회의 꼰대들은 아직도 "여자의 적은 여자", "여초 회사는 뒷말이 많다", "여자들은 의리가 없다"는 말을 지껄이고 다닌다. 이들은 여자들의 관계를 편협하게 바라보고 폄하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집, 학교, 회사 등에서 여자들은 모녀 관계, 자매애, 여성들의 우정, 네트워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쌓아간다. 너무 적게, 지나치게 납작하게 이야기된 여자들의 진짜 관계를 마주하게 하는 책. 200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