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10명 중 9명 '우리 사회 안전 불감증 심각하다'
서울시민 10명 중 9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평소 화재 예방을 목적으로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하는 이도 드물었고, 주택에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의 3분의 2만이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를 모두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8~12일 시민 3517명을 대상으로 벌인 안전의식 및 안전교육 관련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시가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93%가 '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 35.2%, 조금 심각하다 57.8%)고 답했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1위로는 '적당주의'(58.1%)가 꼽혔다. 이어 '물질 만능 풍조'(17.1%), '안전체험교육 및 홍보 부족'(12.3%), '정부의 정책적 의지 미흡'(9.9%) 순이었다. 서울시의 위기대응 능력에 만족한다는 시민은 56.2%, 불만족한다는 응답자는 43.8%로 집계됐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각종 재난, 사고, 범죄 등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58.4%가 '안전한 편이다'고 했다. '위험한 편이다'(35.3%), '매우 위험하다'(4.2%), '매우 안전하다'(2.1%)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5.5%가 '모든 주택에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라는 사실을 알고있다'고 답했다. '모르고 있다'는 14.5%뿐이었다.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설치가 의무임을 인지하는 이는 많았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고 있는 시민은 적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 모두 설치되어 있다'는 응답 비율은 56.9%에 그쳤다. '소화기만 설치되어 있다'는 24.1%, '모두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10.5%, '단독 경보형 감지기만 설치되어 있다'는 8.5%로 집계됐다. '소화기 사용법을 알고 있냐'는 물음에 59.1%가 '대체로 알고 있는 편이다'고 답했다. '매우 잘 안다'(26.2%), '잘 모르는 편이다'(12.6%), '전혀 모른다'(2.1%)가 그다음이었다.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점검 빈도도 낮았다. '아주 가끔 점검한다'는 답변 비율이 3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거의 점검하지 않는다'(29.4%), '1개월에 1~2번 점검한다'(14%)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의 소방안전을 위해 '시민 안전의식 강화'(24.2%)가 가장 필요하다고 봤다. '가정 내 기초 소방시설 및 안전·응급 처치 매뉴얼 비치'(23.9%), '소방안전 교육·홍보'(19.4%), '안전점검과 감시 강화'(17.6%), '소방안전에 관한 법 규정 강화'(13.4%)가 뒤를 이었다. 시민 10명 중 4명 이상이 '소방안전 체험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45.3%)고 했다. 응답자의 86.4%는 '소방안전 교육의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희망하는 소방안전 교육 내용은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이 41.2%로 1위를 차지했다. '계절별 안전사고 예방 같은 생활안전교육'(28.8%), '화재진압 체험 포함 화재대응요령'(23.5%), '지진발생 시 대피방법 등 자연재해 대처방법'(5.2%)이 그다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