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세훈 서울시장, 코로나도 집값도 못잡나
지난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승기를 거머쥐며 시장이 돼 10년 만에 서울시청으로 돌아왔다. 그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이쯤 되면 고개가 갸웃거려질 것이다. 오세훈 시장 당선자는 후보 시절 현 정권의 방역과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으며 자신이 서울시장이 되면 집값을 안정화시키고 코로나도 종식시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 둘 다 시장 궐위 상태만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코로나19 방역 실패 문제를 짚고 가보자. 새로운 서울시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4월 세번째주(11~17일) 관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422명이었고, 확진시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18.4%,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는 29.5%, 사망자수는 9명이었다. 권한대행 체제였던 3월 28일~4월 3일에는 각각 1097명, 18.3%, 29%, 6명이었는데 확진자수는 약 1.3배, 고령 환자 비율은 0.1%포인트, 감염경로 불분명 케이스는 0.5%포인트, 사망자수는 1.5배 증가했다. 4월 네번째주(18~24일)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해당기간 확진자수는 1365명으로 전주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65세 이상 고령환자 비율이 15.2%로 사망자가 1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감지한 노인들이 바깥활동을 극도로 자제해서지 오세훈 시장이 제대로 된 방역 조치를 취해서가 아니다. 서울시민들은 코로나19가 코앞에 다가왔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예전에는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코로나에 걸렸는데 이제는 가까운 지인이 감염돼 치료받고 있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오세훈 시장에게 한표를 행사했다고 고백한 직장인 A씨는 요즘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그는 최근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가족 중 한명이 코로나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했다. 뿐만인가. 전세살이를 하는데 집주인이 세를 올려달라고 해 정신없는 와중에 이사 준비도 했다. A씨는 "첫날부터 능숙하게 일하겠다 해서 뽑아줬더니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면서 "고양이랑 같이 사는데 원룸에서 자가격리하느라 온종일 붙어있었더니 얘가 화가나서 가까이 오지도 않고 멀리서 째려보고 있다가 갑자기 달려와서 콱 물고 도망간다"며 웃기면서도 슬픈 얘기를 들려줬다. 서울시민의 반려동물조차 오 시장의 실정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1123만원으로 지난달 10억9993만원에서 1130만원이나 뛰어 11억원을 넘겼다. 참고로 이는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최고가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