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금융(은행) 결산] <3>디지털역량 강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며 은행의 디지털 금융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 은행들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모든 금융정보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앱)에 끌어 모으는 것에서 나아가 자산관리서비스까지 선보였다. 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 보험의 핵심업무를 하나의 앱에 통합해 별도의 앱을 다운받지 않고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에 등록한 고객은 총 2억704만명으로 2019년(1억6391)과 비교해 26% 증가했다. 이용실적 건수는 1971만건으로 같은 기간 55% 늘었고, 이용금액은 76조3000억원으로 56% 증가했다. ◆ AI 자산관리서비스 제공 은행들은 올해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확대했다. 온라인을 통해 은행 앱을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한 번에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고객이 몰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객들이 앱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데이터가 쌓여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어 수익으로 이어진다. 은행들은 우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이데이터를 분석한 뒤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을 통해 고객에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케이봇쌤은 맞춤형, 테마형, 목표달성형, 로보쌤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다양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특히 로보쌤 포트폴리오는 올해 상반기 1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우리로보'를 통해 투자성향별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가입한 펀드상품은 수익률을 진단해 추가납입, 환매 등을 제안한다. 특히 우리로보는 연령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령별로 주식형 자산과 채권형 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고, 은퇴시점에 달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용점수도 관리해 고객들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 플랫폼 '하나합'을 통해 신용케어와 부채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출금액원리금 상환내역, 상환예정일 등을 확인해 연체되지 않도록 했다. 신용평가에 소득, 통신료, 공과급 납부내역 등을 더해 신용점수도 향상시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용케어와 부채케어를 통해 신용점수가 오르면 낮은 금리나 한도가 확대된 대출을 제안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소득과 신용도에 맞춰 최적의 한도와 최저금리 맞춤형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금융지주, 슈퍼앱 출시 최근 금융지주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여러 계열사의 핵심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포함시킨 슈퍼앱을 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 증권, 보험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해당 금융사 앱을 별도로 다운받아 이용해야 했다.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나가겠다는 의도다. 앞서 KB금융은 은행, 증권, 카드, 보험, 저축은행을 포함한 'KB스타뱅킹' 앱을 구축했다. KB스타뱅킹에서는 KB증권의 국내외 주식 매매와 공모주 청약, KB손해보험의 자동차 보험, KB캐피탈의 중고차 매물 조회 등의 주요업무 70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저축은행의 핵심기능을 결합한 '신한 슈퍼쏠(SOL)' 출시했다. 슈퍼쏠에 접속하면 증권사의 주식 거래나 카드사의 카드 대금결제 등 다른 그룹사의 업무를 앱 이동이나 별도의 로그인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슈퍼앱은 고객의 이용률을 늘리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토스앱은 11월 은행권 전체앱 가운데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가 1519만명으로 가장 많다. 토스는 은행과 증권의 불필요한 부가 기능을 덜어내고 핵심 기능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내년 11월, NH농협금융은 2025년 1월 슈퍼앱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도 앱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무겁고 느리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나의 앱으로 묶을 수 있게 된 만큼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