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밀린 이마트… 실적 개선 키워드는 무엇?
쿠팡의 첫 '연간 흑자 달성'이 가시권으로 들어오며 2분기 연속 매출이 쿠팡에 뒤진 이마트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유통채널 1위 기업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상황에서 연간 매출 순위까지 밀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6월 론칭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준수한 성적에 3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 전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이마트는 연결기준 매출 7조2711억원, 영업손실 5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1.7% 증가했으나 영업 손실은 407억원 늘었다. 반면 쿠팡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이하 분기 환율 1314.68원), 영업이익 194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2분기 영업이익에서 직전 분기 대비 42% 개선한 상황과 달리 이마트는 1분기에 처음 쿠팡에 매출이 밀린 후 회복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이마트의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시각은 복잡하다. 내부 질서 개편 마무리와 SSG닷컴 등 온라인 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에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고 긍정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반대로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의 성장 한계 등을 근거로 부정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많다. 부정 전망이 우세한 그룹에서의 주요한 특징은 SSG닷컴과 G마켓 등 이마트의 주요 온라인 사업 부문에 대한 부정 평가가 주로 작용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할인점의 구조적 감익 흐름, 이커머스 총거래액(GMV) 성장의 한계, 스타벅스의 수익성 악화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재해 있다"며 "핵심 사업들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그룹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이마트의 빠른 적자폭 축소와 6월 시작한 멤버십 서비스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효과에 주목한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G마켓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등 6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내놓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종속 회사인 온라인 사업부 적자폭 축소가 빠르게 나타났고,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부진이 완화되고 있으며, SCK컴퍼니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존재한다"며 "3분기부터는 고정비 절감을 통한 판관비 통제, 일산킨텍스 재개장에 따른 영업망 재개, SCK컴퍼니 기저구간 진입 등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특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후 6개 계열사 중 SSG닷컴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점도 향후 이마트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멤버십 서비스 시작 후 50일간 멤버십 가입 회원들은 평균 3개 계열사를 이용했는데, 특히 다른 계열사에서 멤버십을 가입한 후 SSG닷컴을 찾은 회원의 비율이 20%를 넘었다. 또 SSG닷컴 내 멤버십 회원 이용액은 전년 동기 42%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나 성격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미국 월마트의 상황도 참고할 만하다"며 "월마트는 현재 아마존에 대항하는 중인데,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채널 통합) 강화 후 실적 개선 성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미국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매출액 1616억달러를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마트가 호실적을 올린 배경에는 전자상거래 사업의 견조한 모멘텀과 고마진 광고사업 호조가 있다"며 "현재 온라인 주문 중 50% 이상을 로컬 스토어에서 처리하고 있어 앞으로 광고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배송과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 내 픽업으로 이어지는 옴니채널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실적 상승이 이어진다는 평가다. 이어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마트와 비슷한 전략을 좇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반대로 말해서 옴니채널 전략의 실패가 곧 이마트의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