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양정상회담]"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했던 그 랭면, 이번 회담에도 먹었다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그 냉면은 이번 회담에도 함께 했다.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오전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찬을 위해 옥류관으로 이동했다. 평양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평양 정상회담 오찬 장소로 유명한 옥류관은 2010년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이 137만 6000명, 하루 약 3800여명에 이른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평양냉면을 맛봤다. 북측의 옥류관 수석 주방장이 판문점 북쪽지역 통일각에 설치한 옥류관 제면기에서 직접 면을 뽑아 회담장 만찬에 평양냉면을 내놓은 것. 문대통령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하자" 북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면서 문 대통령은 옥류관을 직접 방문해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평양냉면을 한 번쯤 접해본 사람들은 '밍밍하다, 심심하다' '담백하다' 등으로 평양냉면 맛을 표현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평양냉면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할 단어가 딱히 없기 때문. 평양냉면을 맛본 그들은 "도대체 무슨 맛인지 표 현하기 어렵다"며 "여러 가지 맛이 섞여있는 은은한 맛을 느낀다"고 말한다. 옥류관 평양냉면의 특징으로 꼽히는 것은 '육수'와 '면'이다. '육수'는 소, 돼지, 닭고기를 배합해 우려내는 일반육수와 달리 꿩과 닭 육수를 이용해 깊은맛이 난다. 반면 담담하고 쫄깃한 면은 메밀의 함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시대상과 분위기를 담으며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메밀과 전분함량 비율이 달라지고 있는 것. '고난의 행군'시기 메밀의 소출이 줄어들자 고구마나 감자 등의 전분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96년 북한의 조선료리협회가 출간한 '조선료리전집'에는 메밀과 전분함량이 8대 2라고 적혀있지만 현재 평양냉면의 메밀과 전분함량 비율은 5대 5나 6대 4 정도다. 이에 옥류관 지배인 명예화씨는 '육수'와 '면'만 같다고 옥류관 평양냉면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의 책을 통해 그는 "평양냉면은 육수와 면 외에도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놋그릇, 놋젓가락, 놋잔', '시원하고 쩡한(시원하고 차가운) 육수'. '꾸미(고명)'가 어우러져야 평양냉면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면과 육수, 국수사리, 고명, 고기, 재료 외에도 감싸는 육수와 놋그릇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평양공동취재단·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