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5] '진보' 文-安 '보수' 洪 -劉, 본선 레이스 본격 개막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결정되면서 오는 5월 9일 예정된 조기 대통령 선거의 본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문 후보는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경선에서 4연승을 이어가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이날 경선 투표결과를 포함한 최종 누적득표율 57%로 안희정 후보(21.5%)·이재명 후보(21.2%)·최성 후보(0.3%)를 앞서며, 이로써 문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본선에 나서게 됐다. 결과 발표 직후 문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이번 대선은 보수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다"면서 "정의냐 불의냐, 상식이냐 몰상식이냐, 공정이냐 불공정이냐, 과거 적폐세력이냐, 미래 개혁세력이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반문연대, 비문연대는 정권교체를 겁내고 문재인을 두려워하는 적폐 연대에 불과하다"면서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민주당은 즉각 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해 그동안 강조해왔던 '정권교체·적폐청산'을 위한 30여일간의 행보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이른바 '안풍(安風)'을 재현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대선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충청지역 경선이 남아있지만, 사실상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유력한 안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본선 행보로 발빠르게 전환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지난 5년 전 대선 때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았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수많은 위패 가운데 이름이 없는 위패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꼭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해 경선 일정을 조정한 뒤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된다면 내년 70주년 추념식에 반드시 참석할 것"이라며 "평화는 다음 세대를 위한 최선의 약속이며, 제주4·3은 약속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우리의 산 역사인 만큼 제 모든 능력을 다해서 평화로 가는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범보수 연대론'에 대해 거리를 두며, '야권 대선주자'임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이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안 후보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야권의 이탈표를 가져올 경우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경계하고 나섰다는 주장이다. 또한 안 후보는 함께 국민의당 경선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손학규·박주선 후보 '껴안기'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경선 과정에서 타 후보에 대한 자극적인 발언 등을 경계해 온 안 후보는 마지막 경선까지 철저히 관리해 본선에서 이들의 지원을 받고, 동시에 '화합'이 가능한 대선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후보와 박 후보의 '연대론'에 대해 안 후보가 '자강론'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만큼, 두 후보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등 보수정당 대선 후보들은 본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선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모으는 분위기다. 특히 홍 후보는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유 후보는 '연대 및 합당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동시에 보수정당의 전통적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을 찾아 '보수 적자(嫡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홍 후보는 4일 대구에서 열리는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선대위 발족식으로 지방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며, 유 후보는 지난 1일 4·12 재보선 지원유세를 시작으로 3일까지 사흘째 'TK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들이 지역 행보의 시작점으로 삼은 TK지역은 '보수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보수정당이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TK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 재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사무처 월례조회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에서는 내가 적자"라며 "조금만 더 있어 보면 TK는 나를 중심으로 뭉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유 후보도 이날 바른정당 대구시당 현장회의에서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면 용기백배해서 반드시 이 대구·경북에서 시작해서 역전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도록 오늘 판을 흔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후보는 '연대' 문제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홍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역언론인클럽 초청 대선 후보자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 등과의 연쇄접촉에 대해) 물위로 협상하겠다"면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는)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서 이야기 하자"면서도 "통합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유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하려면 둘 중 누가 돼도 좋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하는데 홍 후보는 그 전제조차 성립이 안 되는 무자격 후보"라고 혹평하며 일축했다. [!{IMG::20170403000139.jpg::C::480::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