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다시 공정사회다…불공정 판치는 사회 '이대로는 안된다'
'무엇이든 해결해 드립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이지승 감독의 영화 '공정사회'의 한 장면이다. 어린 딸의 성범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인 '엄마'는 숱하게 경찰을 찾지만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심부름 센터'를 찾는다. 이 영화는 경찰로 해결이 되지 않는 모든 것들이 '흥신소'를 통해 해결되는 것을 보여주며 현 사회의 모습을 비판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반어적으로 우리 사회가 '공정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수십년 간 우리 사회는 '불공정'이 '공정'을 덮는 행태가 지속돼 왔다. 그리고 이는 2014년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공정하다는 인식보다 4.5배 정도 많게 나왔다. 분야별로 조세·경찰 및 사법·취업·방송·교육 순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특히 경제와 밀접한 계층문제의 경우, '나는 중류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감소한 반면, '나는 하류층이다'는 인식이 증가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또 10명 중 8명이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다'고 봤고, 우리 사회에서 계층 상승하기가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불어 닥친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그간 묻혀지거나 외면됐던 경제분야의 불공정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꼴이다. 불공정에 답답해 하던 국민은 환호했지만, 재계는 절망했다. '남양사태'로 시작된 경제분야의 불공정성은 신세계 이마트의 노조원 불법 사찰 및 노조설립 방해 사태로 번지며, 우리 사회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왔다. 남양은 대리점을 상대로 한 '밀어내기' 횡포를 반성하는 차원의 윤리경영 강화 결의, 정규직 전환 등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홍원식 남양 회장의 수십억원대 세금 탈루와 김웅 대표의 수억원대 횡령 의혹이 불기지면 벼랑끝에 몰린 상황이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에도 검찰이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로 전·현직 임직원 5명을 기소하는 등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다른 재계의 모습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한화, SK, CJ, 효성 등 대기업 총수들은 줄줄이 법정 앞에 서야했다. 해를 넘겨 다음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재벌총수에 대한 선고 공판이 몰려 있다. 다음달 6일 서울고법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도 2월 말 께 열릴 예정이다. 재계는 국민들이 기업인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본다고 하소연하지만, 경제분야에 불공정성을 키워온 기업인들 역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올해 신년사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주장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은 그래서 음미해볼 만하다. 박근혜 정부도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서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첫 번째로 꼽았다. 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 사회 곳곳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상화개혁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경제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불공성이 사라지는 변화된 사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