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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회전문 인사' 비판, 당직 인선에 고려할 것들

국민의힘이 2일 인재영입위원회를 발족했다. 인재영입위원회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말 그대로 '인재 영입'을 담당하는 기구다. 그리고 이 기구의 수장으로 이철규 의원을 내정됐다. 이 의원은 김기현 1기 지도부의 사무총장이었고, 최근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인사가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돌아오니, 당연히 당내에서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 격하게는 '아내의 유혹이냐'는 표현도 나왔다. '점 하나 찍고 돌아온' 상황이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 의원은 친윤계(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사무총장 시절이던 지난 8월 당내 일부 의원들이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하자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공천을 연상시키는 '승선'이라는 발언에 당내 '수도권 위기론'은 잠잠해졌지만,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p 차이로 참패했다. 당 지도부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는 없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같은 지적에 "충분히 감안했다"고 답변했으니 말이다. 당에서는 이 의원이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 전부터 계속 해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총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으니 업무의 연속성은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도부는 2기 임명직 당직자 선임 당시, 정책위의장에서 사퇴한 박대출 의원을 다시 사무총장에 앉히려다가 '돌려막기'라는 반발에 무산된 바 있다. 지도부는 박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어떤 일을 맡길 때 능력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업무 연속성 역시 마찬가지다.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길 만한 인사를 찾기 쉽지 않았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에서 바라보자.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친윤계를 다시 당직에 앉혔다. 그의 능력과는 별개로 사람들은 다른 해석을 하지 않을까.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의원의 인재영입위원장 내정 소식에 "대통령께 할 말 하겠다는 다짐은커녕 최소한의 국민 눈치도 못 보는 현실인식"이라고 맹비난했다. 당직 인선을 할 때 능력, 업무 연속성, 세평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도 고려할 항목에 넣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2023-11-02 14:22:45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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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

세계 4대 성인은 모두 고독했지만 공자(孔子)는 더욱 그랬다. 공자는 긴 세월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고언을 받아들일 군주를 찾아 다녔지만 죽는 날까지 찾지 못했다. "때로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하는 논어의 두 번째 구절이 "먼 곳에서도 스스로 찾아오는 이 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인 것은 그의 삶 자체를 말한다 할 수 있겠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고 외롭다. 그래서 타인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동분서주 한다. 첨단 ICT 기술이 결국 누군가와 이어져 떨어지지 않으려는 기술이라 생각하면 무척 의미심장 하다. 요즘 IT업계는 '소셜마케팅(Social marketing)'을 충성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보고 힘쓰고 있다. 처음 론칭했다고 하는 여러 서비스 앱과 웹을 보면 늘 이용자 간에 의견이나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두고, 누군가의 글에 반응할 수 있는 기능을 꼭 둔다. 전세계 최첨단 기술의 선두에 선 메타의 시작은 2009년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였다는 몇몇 학자들의 평가를 생각하면 정말 그런가 싶다. ICT 기술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의 심연에 있는 절대고독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현상은 다면적이다. 첨단 기술도 그런 듯 하다. 지난 3월 고립 은둔 청년(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부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고립 은둔 청년이 집에서 하는 활동은 주로 '인터넷(59.1%)'로 나타났고 그 다음은 게임(11.1%)였다. 비교군인 서울시 청년 또한 52%가 집에서 주로 인터넷을 한다고 답했는데, 2순위는 게임이 아닌 TV시청(10.1%)로 달랐다. 은둔 고립 청년은 타인의 반응을 확인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루고 서울시 청년은 도리어 홀로 즐기는 독서, 음악감상, 실내운동 등으로 나타났다. 'SNS나 채팅등으로 누군가와 대화하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서울시 청년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인터넷은 1969년 UCLA와 SRI연구소 간 연결로 시작 된 ARPANET 후 시작됐다. 누군가와 누군가를 연결하기 위해 시작 된 인터넷이지만 우주보다 넓은 망망대해 인터넷 속에서 여전히 외로운 누군가들이 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해도, 아무리 발전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결국 있나 보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11-01 16:23:48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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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엑스포, 28일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큰 심혈을 기울인 2030년 엑스포 유치국가를 정하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다음 달 말 열린다. 본부에서는 182개 회원국 투표로 정해진다.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민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치열한 경쟁을 벌아고 있다. 유치전 당시에는 승산이 없을 줄 알았지만 돌연 중동 지역 무력 충돌 사태로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엑스포는 대한민국 경제에 큰 원동력을 가져다 줬을 뿐만 아니라 국격까지 높인 행사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게 부산엑스포 유치다. 무려 대통령실에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과 산하에 미래정책비서관실을 두고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가의 위상을 올린 엑스포와 현재의 엑스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뒤따라오는 다양한 과제들이 많다. 엑스포는 대한민국 하나의 문제가 아닌 현재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장이다. 국가 경제력도 생각해야 한다. 올해 6월까지 국개 채무액이 600조원에 다다른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부채액을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엑스포를 오래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엑스포같은 국제적인 행사가 오히려 '낭비'의 행사로 전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2년 여수엑스포, 2018년 동계올림픽이 이를 방증한다. 여수 올림픽은 개최 직후 적자만 100억원 대를 넘긴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을 깔아졌다. 유치가 성공해 한국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현 시점 가장 중요한 건 혁신을 위한 엄청난 추진력과 에너지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부, 관련부처, 기업 등 전방위적으로 엑스포 성공에 몰입해야 한다. 과감함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국가, 정부기관이 경제적인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대전엑스포를 준비할 당시 보여줬던 적극적인 정부기관의 모습과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 할 수 있는 과감함 말이다. 37년 동안 3번이나 엑스포를 개최한 대한민국의 국격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유일한 기회다. 자, 28일 남았다.

2023-10-31 16:24:41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주가조작 근절, 처벌강화가 해법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주식 시장의 암 덩어리인 주가조작에 대한 의혹이 지속해서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8개 종목 주가 폭락사태를 시작으로 지난 6월 동일산업·방림 등 5개 종목의 '제2의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 불과 4개월 만에 영풍제지·대양금속의 주가가 동시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또다시 주가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잇따른 주가 조작 사태로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 조작 대상 종목은 호재도 없이 상승을 거듭해 1~2년 만에 10배씩 오른 경우가 많았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들 종목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올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관련주인 대성홀딩스는 지난 27일 9890원으로 고점 대비 92.88% 하락했다. 서울가스도 이날 6만300원에 마감해 고점 대비 88% 하락했다. 지난 6월 무더기 하한가를 맞았던 5개 종목의 상황도 비슷하다. 대한방직은 사태 이전 대비 주가가 84.37% 하락했고, 동일산업(-77.36%), 방림(-72.72%) 등도 크게 떨어졌다. 영풍제지 역시 주가조작이 밝혀지기 직전 주가인 4만8400원에서 66%가량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쌓여있는 매도 물량 등을 감안하면 영풍제지의 하한가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피해지만 고금리,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되풀이되는 하한가 사태는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증시의 불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주가 조작 사건은 입증하기도 어려워 개인이 주가조작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4월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이후 이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뭐했느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예방적 목적을 위해서라도 사후 처벌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질러온 이들에게 강한 처벌을 해야 추락한 자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3-10-30 15:47:24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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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인재전형' 의대생, 그 지역에 더 남도록

지난 26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린 올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최대 이슈는 '의과대학(의대) 증설'이었다. '의대 증설'을 끌어낸 지역의료 공급 불균형 문제는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사실 의료계에서는 수십 년 묵은 문제다. 지방 의사 인력의 수도권 흡수, 출생률 저하가 수익 저하로 이어지며 불거진 소아청소년과 전공 기피, 수도권 대형병원 병상수의 빠른 증가 등의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미뤄 오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각 의대의 희망 증원 수요를 조사한 후 내년 상반기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의대 정원 수요 조사에 돌입하면서 이른바 무늬만 '지방' 의대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간 지방에서 의대 과정을 마친 졸업생이 결국 수도권 병원으로 상경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 이탈' 이유 또한 제도적 허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방 출신'을 뽑는 지역의대 입시 제도는 마련돼 지역의대 입학생 과반수가 그 지역 출신 고교 졸업생으로 선발되는 반면, '지방 출신' 의대 졸업생이 지방에 남는 제도는 미비한 이유에서다. 교육위원회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악한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부속병원 및 협력병원 현황에 따르면, 지방 소재 9개 의과대학이 수도권에 부속·협력병원을 두고 있어 사실상 수도권에서 의사를 배출하고 있다. 한 예로, 강원도 소재 가톨릭관동의대의 부속·협력병원은 각각 인천 소재 국제성모병원, 한길안과병원으로 졸업생 45명의 80%에 해당하는 36명이 수도권에서 졸업했다. 이런 이유에서 '사립대'는 의대 증설 대상에 포함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 의대 교육 요건인 부속병원 현황도 파악하고 있다. 소속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로 있는 졸업생 수는 물론, 전체 졸업생 대비 비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의료·지역의료 붕괴가 목전에 닥쳤다. 지역의료 공백 해소와 필수의료 인력 양성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의대가 교육부터 실습까지 일련의 과정 모두를 지역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해 해당 전형 입학생은 일정 기간 지역에 의무적으로 남도록 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3-10-29 13:40:06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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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전 없는 금융 환경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듯 합이 잘 맞아야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의 엇박자 정책으로 인해 합이 맞지 않고 있다. 고객들 입장에서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한은은 올해 2월부터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p) 올렸다. 한은은 치솟은 가계대출과 물가 안정을 잡겠다는 목표로 통화정책을 '긴축'모드로 들어갔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간 가계대출 감소세를 보이면서 급증한 가계대출 진화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통화정책은 '긴축'모드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시장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정부가 고금리 시대에서 집값 상승과 대출 확대를 부추긴 것이 금융 불균형을 초래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지시했고, 특례보금자리론도 출시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주력했다. 한은은 주택 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가 있고 고평가와 가계부채 비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누증된 금융 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금융당국은 괜찮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은행 연체율 역시 0.43%를 기록해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에 맞지 않은 정책으로 되려 차주들의 고통만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가계부채가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늘어나고 있다. 주요국들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선제적인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다. 주요국들은 실물경제를 우선적으로 회복해야 한다보고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기업대출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들었고 대출 신청을 거부하는 은행이 늘어나면서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어 상업용 대출액(2조7000억달러)은 연초대비 500억달러 감소했다. 가계부채 축소에 대한 대책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당장의 상황만 모면하려는 정책이 결국 현 상황까지 왔다. 이제는 박자를 맞춰야 될 때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3-10-26 15:05:05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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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9부 능선 넘은 대한항공 합병…구성원·정부 지원 절실하다

3년 동안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통합 절차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두고 바깥에서는 경쟁 국가들이 독과점 해소를 마련하라고 압박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통압의 모습을 보면 양사의 합병을 통한 사업의 경쟁력 강화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물론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적한 독과점 해소를 위한 최선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경쟁국들의 요청으로 상당수 알짜 슬롯을 포기했고 앞으로 미국과 일본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로 슬롯을 반납해야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슬롯 1개를 확보하게 위해서는 1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그 또한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국내 항공사가 아닌 해외로 넘어갈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은 겉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경쟁력 악화는 확실해 보인다. 기업의 합병은 두개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생겨난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를 확대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은 시작하기 전부터 예상보다 출혈이 커지고 있다. 슬롯 반납과 아시아나항공이 수년간 축적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도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또 소비자의 권익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시도했던 마일리지 개편안은 독점 노선의 고제율을 높이고 이를 개편 전 마일리지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기로 했는데 소비자 권익 침에 우려가 높다. 여기에 아시아항공의 항공 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가 대한항공의 스카이팀보다 가입 항공사 수와 규모, 취향 도시 수 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축소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부채비율이 1700%를 넘어선 아시아나항공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선 소속 구성원들과 정부의 지원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2023-10-25 16:53:0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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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오세훈 시장에게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물으며 차기 대권 주자를 향한 견제에 나섰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감에서 오 시장에게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 감세에 대해 서울시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고 질문했다. 오 시장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관점의 차이일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법인세 감세하고, 부자 감세하냐"며 "경기가 어려운 때는 가진 자가 양보해서 서민들과 공동체 번영에 참여하는 게 의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오 시장은 "법인세 감세가 부자 감세는 아니다"며 "경기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수단이다"고 윤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그게 잘못된 경제학자들이 하는 얘기"라고 질타했다. 오 시장은 "제가 얼마 전에 아일랜드를 다녀왔는데 유럽에서 가장 법인세가 낮지 않냐. 본인들한테 물어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 물어도 그렇고, 법인세가 낮아서 그렇게 경제가 좋아졌다는 게 공통된 답변이다"고 반박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EU 주요국 중 가장 낮으며,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작년 기준 10만4237달러다. 허나 아일랜드가 낮은 법인세로 세계 3위 부국이 됐다고 해서 우리도 이 나라처럼 법인세율을 낮춰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아일랜드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010, 2014, 2018, 2019년 각각 17.7%, 17.0%, 14.9%, 18.0%를 기록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공식 통계가 잡힌 시기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OECD 평균을 웃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법인세를 12.5%로 묶은 2003년부터 아일랜드의 실업률이 치솟기 시작했다. 2003년 4.5%였던 실업률은 2012년 15.5%로 급증했다. 2021년은 6.2%로, 같은 해 우리나라 실업률(3.7%)의 약 1.7배에 달한다.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과 높은 실업률은 아일랜드가 왜 국제사회에서 '조세피난국'으로 손가락질 받는지를 증명한다. GDP 세계 3위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부의 쏠림, 아일랜드의 민낯을 오 시장은 몰랐을까. 서울시장에서 커리어를 접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지금의 대통령을 만든 위대한 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가 무슨 의미인지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2023-10-24 14:31:34 김현정 기자
[기자수첩] 무엇이 국내 주류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길?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선조들의 전통 발효 기법인 생쌀 발효법으로 빚은 '백세주'와 60년 전통의 서울탁주제조협회에서 생산하는 '장수생막걸리'는 전통주가 아니다. 지난해 아티스트 박재범이 선보인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전통주다. 헷갈리는 분류 기준 때문에어떤 술이 전통주인지 구분할 수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K-문화 확산세에 힘입어 전통주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애매모호한 기준 재정립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통주는 '제조 방식'보다는 '원재료'와 '제조자'가 중요하다. 법률에 따르면 ▲주류부문의 국가 또는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하는 주류(민속주) ▲주류부문의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민속주) ▲농업경영체나 생산자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주류 제조장 소재지 관할 또는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 원재료로 제조하는 주류(지역특산주)가 전통주에 해당한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고 역사가 오래됐다 한들 '장수생막걸리'는 비축미이거나 수입쌀이라서 전통주가 아니고, '백세주'는 수입 전분이 일부 섞여 있어서, '화요'는 일반 주류제조사가 만들어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반면, '원소주'만 강원도 농업 경영단체가 100% 원주쌀로 만들어 법적 전통주 자격을 갖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우리 술을 과거 제조방법을 토대로 복원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주류 회사들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까다롭고 헷갈리는 전통주 허용 기준에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자 정부부처는 전통주 개념과 범위를 재정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는 지는 의문이다. 주류 제조사들은 원료 범위를 확대하고 허용 주종을 늘려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법상 양조장 소재지 외 다른 지역 생산물을 쓰면 전통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다양한 맛과 향의 전통주를 제조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통주 시장이 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이같은 규제와 기준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재정립해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도 완화해야 한다. 소비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으며, 비대면 주류 판매가 가능한 주류 자판기가 도입된 상황에서 온라인 주류 판매만 금지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다양한 주종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 국내 주류 산업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2023-10-23 17:25:22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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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무복귀 임박 이재명 대표, 첫 메세지는 통합이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무에 복귀한다. 단식 중단으로 인해 한달 가까이 국회에 오지 않았으니 제1야당 대표의 공백치고는 꽤 길었다. 모두들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이후 첫 최고위 일성이 무엇일지 궁금해 한다. 그의 입에서 비이재명계, 특히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통합의 메시지가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친이재명계는 무기명 투표인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민감한 사안에 판단하라고 무기명 투표를 도입했는데, 이를 찾을 명분도 부족하고, 찾아내 징계하면 정당 민주주의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정당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수렴해 놓는 곳이고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표결을 앞두고 의원총회를 여러번 열었음에도 가결이 된 것 아닌가. 오히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영장이 기각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사법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체포동의안 부결을 간접적으로 의원들에게 요청했고, 만약 실제로 부결이 됐다면 또 지난한 정쟁이 계속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통합의 메시지를 내고 더 나은 대한민국 정치를 위한 전략 구상에 들어갔으면 한다. 이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더 나은 삶을 위한 '기본 사회' 정책도 이 대표의 당 대표 취임 이후 실종됐다. 공정한 경선 및 공천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야 한다. '잘하기 경쟁'을 통해 지역의 일꾼이 뽑힐 수 있도록 이 대표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분열하는 것은 자살골을 넣는 것과 같다. 당을 어떻게 통합하고 안정적이게 운영하냐가 이 대표 임기 중 최대 난제일 것이다.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자 메시지를 내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복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국민께서 기대속에 내일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짐처럼 그가 먼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잘하기 경쟁'으로 빛나는 정치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2023-10-22 15:03:59 박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