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탕후루 열풍 '반짝' 아닌 '롱런' 가능할까

최근 길을 걷다보면 중국 디저트 '탕후루' 가게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 물엿 등 달콤한 시럽을 얇게 발라 굳힌 길거리 음식으로 몇 년 전 ASMR 먹방 영상이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딸기, 샤인 머스켓, 블루베리, 파인애플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예쁜 과일 탕후루를 먹을 때 나는 '바삭'하고 시럽표면이 깨지는 소리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이렇게 10대들 사이에서 열풍이 부는 걸까. 그전까지는 길거리 간이 점포에서 판매됐지만 최근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면서 급속도로 유행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탕후루는 냉동 간편조리식품 부문에서 10대가 가장많이 검색한 식품으로 꼽혔다. 실제로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 업체는 지난 2월까지 전국에 50여개의 점포가 있었던 반면 현재 300개가 넘는 점포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탕후루 인기에 속앓이를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기자는 최근 홍대 번화가를 걷다가 누군가 떨어뜨린 탕후루 일부를 밟은 적이 있다. 찐득한 시럽과 설탕조각은 신발 밑창에서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인근 상인들도 탕후루를 먹고 나무꼬치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었다. 단 냄새를 맡고 온 날벌레들도 불쾌지수를 높였다. 몇몇 상점은 탕후루 반입을 금지하는 'NO탕후루존'이라고 써붙이기까지 했다. 전봇대 근처에 불법투척되어있는 탕후루 꼬치와 종이컵 등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니 상인들이 왜 그렇게까지 탕후루 반입을 금지하는지 이해가 갔다. 판매했으니까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먹고난 뒤 깔끔한 뒷처리까지 고민하는 탕후루 판매점은 없는 걸까.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까지 열광할까 실제로 먹어보니 상상한 맛 그대로였다. 과일에 설탕 시럽까지 더해지니 단 맛 그 자체였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10대가 주로 즐겨 먹는다고 하니 걱정도 됐다. 2030대가 당뇨와 비만을 우려해 '제로' 제품을 선호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빠른 회전율과 만드는 방법과 보관이 간단해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당 섭취가 문제시 되고 있는 데다 인근 상점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탕후루의 인기가 오래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벌집 아이스크림과 슈니발렌(망치로 깨먹는 독일 디저트), 대왕 카스테라, 핫도그 등 반짝 인기를 끌다 어느 샌가 사라진 디저트들이 있다. 호기심에 먹어봤지만, 맛에 특색이 없었거나 논란이 되면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롱런의 비결은 건강한 먹거리와 주변 상인들과의 상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8-23 15:40:10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이제는 내치에 힘쓸 때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첫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3국 협력의 공동 비전과 방향성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정보 공유 및 대응조치 등을 조율하는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이라는 3건의 결과 문서를 채택하며 '새로운 시대(New Era)'를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과의 동맹 복원 및 강화를 천명했고, 일본과는 과거사에 발목 잡혀 한일 갈등을 반복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한일 양국이 공동의 번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대로 세일즈 외교를 바탕으로 한 윤석열 외교는 한미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선언하며 주춧돌을 놓게 됐다. 다만, 최대 무역국인 대중국 수출이 이달 들어 감소율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15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중국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를 신냉전 신호탄이라 비판하며 반발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사정도 복잡하다. 이제는 내치에 힘쓸 때다. 여소야대의 21대 국회에서 여야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만 5건이다. 대통령집무실·관저 졸속 이전 의혹, 10·29 이태원 참사, 한일 정상회담, 감사원 정치감사, 대통령 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까지, 이중 국정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하나뿐이다. 여기에 더해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까지 국정조사 추진 대상으로 오르고 있다. 아울러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부진한 수출과 서민경제 민생대책 등 윤석열 정부가 해결해야 할 민생현안들은 산적해 있다. 2024년도 예산안과 더불어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도 앞두고 있어 여야 간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야당의 갈등 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반대나 국민의 불만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 목표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설명해야 한다. 대안과 건설적인 비판은 과감하게 받아들여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여·야 갈등, 대통령실·야당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2023-08-21 15:46:03 박정익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묻지마 테러'와 '서울, 마이 소울'

올해 7~8월 서울에서 3건의 묻지마 테러가 일어났다. 지난 7월 21일에는 관악구 신림동 신림역 4번 출구에서 30대 남성이 칼부림을 해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달 17일에는 관악산 생태공원에서 30대 남성이 여성을 폭행한 후 강간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19일에는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을 다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실제로 사상자가 나온 것만 이 정도이고, 미수에 그친 사건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지난 4일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선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20대 남성이, 17일엔 종로구 대학로에서 회칼을 손에 쥐고 돌아다니던 6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서울시청, 대림동, 남산타워, 왕십리역, 국립중앙박물관, 혜화역, 강남역, 연신내, 청량리역, 고척돔, 강남역 인근 초등학교, 용산구 소재 고등학교,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 성동구 소재 엔터테인먼트 사옥 등 서울 곳곳에서 테러와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이 잇따랐다. 사람들은 "묻지마 범죄로 사람들이 잔인하게 개죽음을 당하고 있다. 일상을 목숨걸고 보내야 할 만큼 대한민국 치안이 난장판이 됐다", "국민들이 동네 뒷산 하나 맘 편하게 산책을 못하는 나라가 무슨 선진국이냐", "사람 많은 대중시설, 한적한 대낮 숲길 어디도 안전하지 않은 세상", "국내 치안이 아프리카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절망에 빠져 있다. 묻지마 테러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신규 브랜드 발표식을 열고 'I·SEOUL·U(아이·서울·유)'의 뒤를 이을 서울의 새 도시 브랜드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마음이 모이면 서울이 됩니다)'을 공개했다. 오 시장은 "'서울, 마이 소울'은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브랜드"라며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면서 매력까지 만들어내는 어찌 보면 양립하기 힘들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브랜드는 그 고유의 정체성을 담는다"며 "서울브랜드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서울다움'이고, 이는 '동행·매력'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에 사는 시민에게 '서울, 마이 소울'이란 허울 좋은 구호가 얼마나 와 닿을지 의문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이 도시는 오 시장의 말처럼 "늘 기쁨과 행복이 넘치고 즐거운 서울"이라기보다는 하루가 멀다고 묻지마 범죄가 발생해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곳,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 특공대와 장갑차가 돌아다닐 정도로 치안이 위태로운 곳에 더 가까워 보인다.

2023-08-20 13:35:34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신뢰 잃은 은행

어릴적 학교수업을 마치고 시장에 들르면 상인들은 반달모양의 앞치마에서 꼬깃꼬깃해진 지폐를 펴 남색 유니폼을 입은 은행직원에게 전달했다. 은행까지 가기 번거로운 상인들을 대신해 나온 은행직원을 믿고 하루 번 돈을 맡긴 것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자동화금고시스템을 가동한다며, 5만원권 현금 포대를 분류·이송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5만원권 1포대의 금액은 5억원. 6분만에 300억원이 쌓였다. 우스갯소리로 '1포대만 가지고' 하니 주변에서 "문밖으로 나갈수나 있겠나"라는 말이 나왔다. 한은의 보안도 보안이지만, 그로 인해 신뢰를 잃은 삶 또한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신뢰를 잃은 사회다. 하루걸러 직원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니 이젠 하루걸러 최고경영자(CEO)의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A은행은 직원들이 몰래 고객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내점고객을 대상으로 증권사 연계 계좌를 요청한 뒤 신청서를 복사해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하나 더 개설했다. B은행 직원은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면서 대출상환자금 562억원을 횡령했다. C은행은 상장사의 미공개정보를 입수해 부당이득을 챙겼다. 답은 나와 있다. A은행의 사례는 영업실적을 우선시한 태도에서, B은행의 사례는 업무순환으로 전문인을 추가 양성하는 것보다 익숙함을 선호하는 태도에서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융사고의 기저에는 직업윤리의 결여가 깔려 있다. 직업윤리가 결여된 사회에서 사고 책임자를 정하면 금융사고가 덜해질까. 결과는 노(NO)다. 직원의 직업윤리 회복으로 얻어지는 혜택이 많아져야 사고는 줄 수 있다. 건강한 기업일수록 내부고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고가 곪아 커지기 전 문제가 해결돼 소송과 합의금 액수가 적어지고, 기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등 선진국은 회계부정 등으로 회사에 부과된 과징금의 0~30%를 내부고발자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제도시행 후 회계부정 발생 가능성은 12~22% 감소했다. 신뢰를 회복하자는 말이 아니다. 신뢰가 무너진 곳에서 더 많은 신뢰를 잃기 전 마지막 보루를 찾아야 할 때다. 그리고 그 보루가 최종책임자가 아니라는 것도 은행들은 알고 있을테다.

2023-08-17 16:31:32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기업도 단체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 형태의 노동조합은 과거 착취 당하던 노동자들이 기업, 자본에 대항하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만들어졌다. 적정한 근로시간은 물론 휴게 시간과 건강 보장 등 이제는 당연시되는 권리가 대부분 노조를 통해 나왔다. 물론 노조가 순기능만 한 것은 아니다. 단체 행동이다보니 그 안에서도 기득권이 나타나 사익을 추구하는 일도 흔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제시하고 강경 행동에 나서면서 분란을 일으키고 폭력을 자행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노조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개개인에 불과한 노동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생존권마저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극단적인 자본주의자를 제외하고는 노조 존재를 인정해야한다고 본다. 주체가 완전히 정반대이긴 하지만, 경제단체가 만들어진 이유도 비슷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구한말 일본 상인들에 맞서기 위해 조선 상인들이 만든 한성상업회의소를 뿌리로 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60년 급변하는 정치 상황속에서 기업 이익을 대변할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설립됐다. 노조가 기업이나 자본가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같이, 경제단체도 정부에 맞서기 위해 결성됐다는 얘기다. 경제단체도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심하다. 처음 탄생할 때부터 기업들이 손쉽게 정부와 유착 관계를 맺는 통로로 사용되는 일이 많았다. 4대그룹사가 전경련을 탈퇴하게된 사건인 '국정농단'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경제단체가 없으면 정경유착을 해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워낙 터무니없던 일이었을 뿐, 경제단체를 통해 밀실 협약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은 국정농단처럼 적발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오히려 경제단체가 없으면 기업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탓에 '게임 이론'처럼 정부나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아도 거절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시각도 있다. 국가간 문제에도 대응하기 어렵다. 일본 수출규제나 미중 무역분쟁 등 외교 문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경제단체가 힘을 얻지 못하는 탓에 그렇다할 활동을 못해왔다. 기업별 총수들이 개별적으로 네트워크를 가동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기업들이 만나는 자리도 크게 줄어들다보니 협력도 미지근해보인다. 친척관계인 대만 TSMC와 엔비디아가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는 사이, 우리나라 총수들은 굳이 해외 기업들을 만나기 바쁘다. 굳이 전경련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전경련만큼 오너 경영 중심인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아우를 경제단체는 없다. 기업을 위한 연구 단체도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고로 평가받는다. 재계에서는 창피하게 생각하는 듯 하지만, 시간이 지나 밝혀진 국정농단 사태는 사실상 기업 총수를 대상으로한 권력자의 '삥뜯기'였음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업이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 또다른 국정농단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경련이 제 자리로 돌아가야한다.

2023-08-16 15:32:19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곳간에서 인심난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금융권도 '상생금융' 바람이 분다. 신용카드사, 보험사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업계에서는 1조원 넘는 자금을 상생금융에 활용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을 위한 저축보험이 등장했다. 최근 2금융권의 상생금융 바람이 다시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저축은행은 눈칫밥 먹기에 바쁘다. 올해 실적이 나빠져 남을 도울 처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금리 예금을 대거 출시한 영향이다. 올해도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 인상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지만 전년과 같은 수준의 예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도 지친 기색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남을 돕기 위해서는 나부터 먹고 살 만 해야 한다는 속담이다. 저축은행의 상생금융 확대를 위해 일단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취약차주 및 금융 소외계층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에는 회사와 소비자 양방향에 이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정책기조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올해 저축은행권은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과 '금리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권은 서민금융포럼을 개최하는 등 저신용자를 포용하기 위해 여러 구상안을 내놓은 바 있다. 상생금융 의지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관련 방안을 모색했던 만큼 실적반등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상생(相生)이란 공존하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다. 자연에서는 '악어새와 악어', '말미잘과 흰동가리'가 대표적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탬이 된다. 금융사와 소비자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 한쪽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다른 쪽이 도와줄 필요가 있다. '윈윈'이 없으면 극단적으로는 기생(寄生) 관계로 변모할 가능성도 생긴다. 최근 저축은행은 수신고를 채우기 위해 고금리 예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부족하지만 높은 곳은 연 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은퇴자금을 맡기기에 안성맞춤이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자금을 넣고 고금리 이자까지 챙겨보는 건 어떨까 싶다.

2023-08-15 11:06:53 김정산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무차별 범죄와 MZ세대

최근 무차별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최원종(남, 22)이 차량을 인도로 돌진시켜 사상자를 낸 뒤 주변에 칼부림을 일으켰다. 앞서 지난달에는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조선(남, 33)이 지나는 행인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건은 계속 이어졌다. 흉기를 들고 배회하는 사람들이 연달아 잡혔고 매일 '살인예고'가 이어지자 이를 추적, 표시하는 지도까지 등장했다. 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계속 됐는가의 단초는 이들이 한 말에서 엿볼 수 있다. 신림역 살인사건을 저지른 조선은 경찰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의 자유분방함과 최고 구매력을 가진 중년 세대를 위협할 정도의 씀씀이.' 유통업계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기자의 눈에는 객관적인 사실이란 믿음에 계속 썼던 내용이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보복소비의 열풍 속에서 명품을 등에 업은 백화점 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천 만원대에 이르는 가방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전날 밤부터 줄을 섰고, 20대 초반 대학생도 수만 원대 티셔츠를 일상복으로 입었다. 나름대로 돈을 벌며 즐겁게 30대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는데, 분명히 통계에서 나는 못 버는 사람이 아닌데 SNS를 볼 때나 길거리에서나 '나만 가난한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나도 나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SNS에 올렸다. SNS만 보면 나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 실제론 초특가 할인 상품 올라오기만 기다리며 초시계를 보는데 말이다. 백화점에서 수천만원을 소비하는 VIP 고객인 MZ세대와 '나도 불행한데 남도 불행하길 바란다'며 칼을 휘두른 MZ세대 조선과 최원종, 그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선 초특가 할인 상품을 기다리는 MZ세대까지, 우린 모두 서로 다른 삶을 사는 같은 세대다. 세대론은 결국 통계의 허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 수십년째 이어진다. 세대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얼버무린 후 'MZ세대의 구매력이 명품 시장을 이끈다'고 쓴 기자에게 무차별 범죄의 책임이 없을까. 기자 자신에게서도 보이는 MZ세대 속 다양한 사정을 정작 기사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얼버무린 기자는 정말로 결백할까. 저들은 기자가 쓴 기사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8-09 16:14:12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LH '환골탈태' 가능할까

지난 4월 29일 인천광역시 서구 원당동에 자리 잡은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현장에서 연쇄적인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주차장 1층 지붕층인 어린이 놀이터 예정 지점과 지하주차장 2층의 지붕층이 무너져 내렸다. 이른 새벽 시간 때에 붕괴 사고가 발생해 다행히 인명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국 91개 아파트 단지 중 16%에 해당하는 15개 단지의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지하주차장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양주회천 A15의 경우 전단보강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 모두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무량판 구조를 적용할 때는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 철근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이 검증된 공법이지만, 철근 누락 등 부실 설계·시공과 만나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에 부실이 확인된 LH 발주 15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8곳의 감리 업체가 LH 전관 특혜 대상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LH가 '엘피아(LH+마피아)'라는 지적에도 전관예우 악습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LH는 지난 2021년 전·현직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로 전관예우 문제가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LH는 전관예우로 인해 부실 설계·시공·감리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내부적으로 혁신 개선안을 내놓았다. ▲부실 설계·시공·감리 업체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난 15곳 현장의 설계·시공·감리업체에 대한 고발 조치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된 업체들의 선정절차와 심사과정을 분석해 투명한 결과 공개 등 대책을 발표했다.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도 설치해 카르텔 철폐 시까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LH는 2년 전 땅 투기 사건 이후 '조직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부실 공사 논란으로 개혁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LH에겐 절실히 환골탈태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여러 차례 혁신안을 내놨지만, 바뀐 게 별로 없는 LH가 혁신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커지는 것이 기우이기를 희망한다.

2023-08-08 14:27:11 김대환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반복되는 은행 횡령사고

사람은 욕망이 충족될수록 더 큰 욕망을 갖는 유일한 동물이며,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유일한 동물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한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회사에 매일 출근해 주어진 업무를 완료하고 보상으로 '월급'을 받는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싶은 직장인은 자신의 능력을 200% 보여줘 승진과 성과급으로 '부'를 축적해 나간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손대지 말아야 할 곳에 손을 댄다. 최근 경남은행에서 562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권에서 또 다시 거액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피의자 A씨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횡령을 진행했다. A씨는 2016년 8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부실해진 PF 대출에서 수시 상환된 대출 원리금을 자금인출 요청서를 위조해 가족 명의 계좌에 임의 이체해 횡령했다. A씨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5년간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해 왔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해(700억원대)와 올해(9000만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고, 저축은행업권에서도 PF대출과 관련해 수십억원대의 횡령사고가 산발적으로 발생됐다. 금융권 횡령사고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다. 문제는 이런 횡령 행위가 수년에 걸쳐 장기간 이뤄지는 데도 은행 내부나 금융당국이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700억원 횡령 사실이 적발된 우리은행 직원은 일탈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행했지만 8년간 은행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수법도 대담해지고 '걸리기 전까지 최대한 빼돌리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금융사들 역시 이를 인지해 매년 경영목표로 내부통제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은 신뢰로부터 만들어지고, 고객은 신뢰가 두터운 금융사로 찾아가기 마련이다. 결국 금융사들은 내부직원들이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고가 터진 뒤 사후약방문 처럼 금융회사에 대책을 요구하고 책임자 처벌을 반복하는 모습도 이제는 지겹다.

2023-08-07 15:17:37 이승용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노키아를 기억하라

2011년까지만 해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년 연속 1위는 '노키아'였다. 지금은 노키아라는 이름 자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한국에선 노키아 폰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스마트폰 시장에 명함도 못 내미는 노키아는 과거엔 혁신의 아이콘이었고 기술의 최전선에서 뛰던 회사였다. 안테나 없는 핸드폰을 처음으로 내놓고 3G 핸드폰을 처음으로 출시한 기업도 바로 노키아였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은 냉정했다. 노키아는 당시 '대세'였던 플립 폼팩터를 무시하고 캔디바(막대기폰) 폼팩터를 고집했다. 높은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만심은 노키아의 '혁신'을 막았다. 그렇게 노키아는 몰락했다. 지금은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지만 '2파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대별 선호도는 더욱 확연하다. ‘1020세대’는 애플의 아이폰, ‘4050세대’ 이상은 삼성 갤럭시폰 사용 비중이 지배적이다. 30대는 양사 이용률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세대별 양상이 뚜렷한 이유는 다른 나라보다 '혁신'과 '흐름'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의 특징에서 기인한다. 1020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이유를 두고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의 폐쇄성에서 오는 '또래문화'를 성공 기반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애플은 기기 간 공유기능인 에어드롭과 카메라 기능을 선도하며 혁신을 보여줬다. 앞서 흐름을 알고 이끌었다는 '이미지'는 지금도 애플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한국 갤럽도 최근 "30대에서는 애플·삼성 각축,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이 지배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주변 30대 이상의 갤럭시 사용자들은 삼성페이와 통화녹음, 윈도우 기반 기기에서 연결되는 업무 연속성 등이 갤럭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소비자 편리성을 끌어올린 혁신은 삼성의 무기가 됐다. 결국 1020들은 강력한 또래집단을 기반해 스마트폰을 선택했다면, 3040세대 이후에는 업무 편의성에 따라 스마트폰을 골랐다고도 볼 수 있다. 신제품은 매년 나오지만 눈에 띌만한 '혁신'은 없다는 게 최근의 분위기다. 삼성이나 애플이나 모두 말로는 '혁신'을 앞세우지만 큰 변화 없이 서로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며 경쟁업체의 '락인효과'를 두려워하고 자사의 락인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롭고 편리한 혁신 제품이 나온다면 정상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곳이 스마트폰 시장이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은 노키아가 충분히 보여줬다.

2023-08-06 15:51:57 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