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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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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대 정원 확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소아청소년과의 문이 열리기 전에 줄을 서 대기하는 '오픈런'이 화제가 되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서울로 향해 '원정진료'를 받는 것이 대한민국의 의료 현실이다. 또, 중환자가 119구급차에 실려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는 '응급실 뺑뺑이'를 당하다 결국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과 함께 국립대학병원을 중추로 해 지역·필수의료 체계를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더불어 공공·지역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이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며 여당과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의료, 특히 지역의료가 붕괴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의대 졸업자 수는 OECD 평균은 13.6명이지만, 우리나라는 7.2명이다.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OECD 평균 3.7명에 우리나라는 2.1명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더욱이 의대 정원은 지난 2006년 3058명으로 조정된 이후 현재까지 18년째 동결 상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의대 정원을 확충하려 시도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상황과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대표자 회의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총파업 등 '총력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의사 단체들은 필수 의료수가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장기간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필수 분야에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법적 리스크 부담 완화를 비롯해 보험 수가 조정, 보상체계의 개편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의료혁신의 목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현장 의료인 및 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지금까지 온 의료체계는 거의 임계점에 와 있다. 국민을 위해 정부도 나서고, 모처럼의 여야도 대승적 차원으로 큰 틀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는 동의하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23-10-19 15:11:11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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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도상환수수료도 상생노력 필요

"대출 중도상환수수료는 여러가지 이유로 필요하다. 다만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산정되고 있는지는 부과체계를 통해 살펴보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이 같이 말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을 본래 정해진 기일보다 일찍 상환하는 경우 차주에게 물리는 계약위반수수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가 부담이 되는 경우는 주택담보대출로 한정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대출금액이 크고 대출기간이 길기 때문에 중도상환수수료의 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들은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는 근저당권 설정비용과 말소비용, 서류확인 등을 위한 인건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낮추기 어렵다고 말한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대출을 위해 지출된 비용을 받는 것인 만큼 줄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3년이 되기전에 대출을 상환하게 되면 역마진이 날수 있다"며 "은행 대부분 3년 초과시점을 두고 중도상환수수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년의 기간이 필요하냐는데 의문이 제기된다. 상환금액이 3억원, 상환기간이 30년 남은 주담대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는 420만원이다. 같은 조건(금리 7%)으로 차주가 대출을 유지할 경우 원리금은 200만원(이자 170만원)으로 은행이 얻는 이자는 최초 1년간 2040만원이다. 대출금리에 조달금리와 원가 요소, 마진 등이 더해진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1~2년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정부가 내년 1월 추진할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위와같은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은 경우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은 200만원이다. 같은조건에서 5%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면 원리금은 160원으로 줄어들지만, 중도상환수수료 420만원을 한 번에 내야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고금리상황이 지속되며 차주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이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 낮추지 않으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지 못한 차주들의 부담은 더해져 더 큰 피 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과 차주가 함께 오래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2023-10-19 07:21:03 나유리 기자
[기자수첩] 한국에는 주주가치소생술이 필요하다

주식 시장 내 주주행동주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효과는 미미하다. 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는 2021년 이후로 활발해졌다. 코로나19사태 당시 개인 투자자들이 새로 국내 주식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이 영미권 국가보다 다소 뒤처진 주주환원 분위기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영미권 국가들, 특히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의 주주그룹 배려는 낮은 편에 속한다.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 관심도도 낮은 편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참여율 증가와 함께 주주행동주의도 확산됐다. 유튜브 등 뉴 미디어 채널의 발달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쉽게 주식 투자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도 힘을 더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도 주주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2023년 주주환원 정책을 재정립했으며, 포스코홀딩스는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연간 기본배당금(주당 1만원) 지급 후 잔여 재원을 추가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주가치를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진행된 SK이노베이션과 CJ CGV의 유상증자가 이 경우에 포함된다. 유상증자는 주식을 신규로 발행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주식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기존 지분의 가치 희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주주행동주의 투자자에 의한 주주제안이 실제로 정기주총에서 통과되는 비율도 약 20%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의 주주제안 통과비율은 각각 5.5%와 5.6%였고, 2023년의 경우에도 20.2%에 그쳤다. 주주제안이 활발해지면서 주주제안 통과비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낮은 결과물이다. 주주행동주의의 영향을 받은 기업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게 된다. 단순한 환원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주주제안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기업에 대한 신뢰와 일부 최고 경영자들의 독단적 행보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행동주의가 긍정적으로 작용될 경우, 기업의 수익성도 증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건전한 자본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도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구조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2023-10-17 15:32:0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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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 반도체, 신의 한수'가 필요하다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 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반도체 산업을 두고 2007년 했던 말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니, 오히려 더 심화했다. 전세계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뒤늦게나마 반도체 산업 중요성을 깨닫고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절대적인 지향점으로 여겨졌던 자유 무역 기조마저 깨뜨릴 정도다. 굳이 악의 근원을 찾으라면 중국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서로 영역을 지키면서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던 때, 중국은 먼저 무차별적인 보조금을 뿌리면서까지 억지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렸다. 중국만 탓하기도 어렵다. 미국은 같은 방법으로 중국을 억눌렀고, 결국 전세계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재편 경쟁에 뛰어들게 했다.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일본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한국 반도체 산업은 더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2007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위협이었지만, 이제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 모두를 경쟁자로 돌려야한다. 미국도 '칩4'를 내세우며 4자 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에치슨 라인' 밖에 있는 한국은 우선 순위가 아니라 보인다. 반도체 산업은 더이상 경제 논리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됐다는 얘기다. 반도체 투자와 육성은 이제 민간 기업이 아닌 정부간 외교로 이뤄진다. 민간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극히 제한됐다. 그렇다고 정부에 지원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K칩스법'이 통과됐고, 이제는 정치권이나 국민적으로도 반도체 산업 지원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故 이건희 회장과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정부에 필요한 지원을 요구하고, 스스로도 전폭적인 기술 개발은 물론 새로운 투자 방침도 내놔야 한다. 반도체 전쟁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기업,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뼈를 깎는 쇄신을 할 수 밖에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외신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에서도 그 절박함이 보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삼성 이재용 회장, 승진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한 사법리스크에 위축된 듯한 모습이다. 삼성 신경영 선언이 벌써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아직도 시대를 관통하는 혜안에 소름이 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낡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 또 30년을 위한 명제가 필요하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10-16 16:40:0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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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페이와 카드수수료

'장이 달아야 국이 달다'. 음식은 재료의 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칫 요리사의 기량, 노력 등이 무색해지는 속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재료를 고르고 검수하는 것 또한 요리사의 역량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를 영업에 대입해 보면 좋은 사업은 훌륭한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2023년 대한민국 결제 시장에서 가장 좋은 재료는 '애플페이'다. 올해는 아직 두 달여가 남았지만 애플페이 만큼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 등장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지난 2015년부터 한국에 애플페이가 들어오길 애타게 기다렸다. 재료를 고르는 안목만 놓고 보면 현대카드는 올해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 애플페이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화두에 올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를 국회로 소환했다. 윤 의원은 애플페이가 결과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결제 수수료 탓에 애플페이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 현대카드의 손실이 커지는 구조를 꼬집은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김 대표는 "소비자의 편익과 신뢰를 우선시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쉽게도 수수료 개선 방안을 극복할 구체적인 방법은 등장하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신용카드 12종을 단종시켰다. 이 중 8종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사업 허가 조건으로 운영 부담을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밑 빠진 독'같은 사업모델은 간접적으로 소비자 보호에 실패할 가능성을 높인다. 카드업계 관계자와 만나 보면 애플페이 서비스에 신규 카드사가 진입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다만 현 상황에는 신규 플레이어가 애플페이에 진입하더라도 바뀌는 것은 없다. 결국 밑 빠진 독이 늘어나는 셈이다. 추가 진입을 염두하고 있다면 애플과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 애플과의 협의가 중요한 이유는 애플이 한국 시장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현재 현대카드가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결제 금액의 0.15%로 알려졌다. 애플이 중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수수료 0.03%보다 5배 높다. 애플과의 협의 초기에 과도한 수수료는 인정하지 않는 결단도 필요하다. 애플페이는 분명 '좋은 재료'다. 그러나 결국 요리사의 기량이 우선이다. 애플페이가 소비자 피해를 부른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애플페이가 계륵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3-10-15 08:58:33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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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온라인 플랫폼의 빛과 그림자

당신이 가는 곳, 하는 말, 흥미로웠던 것 모든 것을 수집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는 당신이 얕은 잠을 얼마나 자는지, 체지방률은 어떤지도 안다. 수집한 모든 정보는 당신을 위해 조합된다. 지인이 알려준 칼로리 낮은 반찬 재료가 최저가인 쇼핑몰, 몇 달 전부터 기대했던 영화의 개봉일 확정 정보가 묻지 않아도 제공된다. 대신 가끔 불편한 내용이 낀다. 몸매를 위해 식사 대신 알약을 먹으라는 광고와 관리 안 한 외모가 얼마나 볼품없는지 말하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이 뜬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가 아니다. 현재 당신의 작은 휴대전화 속 온라인 플랫폼들이 해내는 일이다. 너무 많은 역할을 하게 된 온라인 플랫폼을 둘러싸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입법 제재가 아닌 자율규제 기구를 설립을 통한 대응에 나선다. 기술 패권 확보를 통해 얻는 공익에 무게를 뒀다. 공정거래법, 대기업법 등이면 온라인 플랫폼이 자행한 다양한 문제를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반면 EU는 강경한 자세로 법안을 밀어붙여 시행에 들어갔다. 왜 EU는 입법을 통한 플랫폼 제어에 나섰을까? 일부 국가가 구태여 온라인 플랫폼에 특화한 법안을 만드는 데에는 온라인 기업 고유 특성 탓이다. 사업 기밀이자 동시에 소비자 서비스 재화로 취급되는 알고리즘은 기성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안으로는 접근하기 어렵다. 사실 해당 알고리즘 아래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 조차 개략을 알기 어렵다. 플랫폼의 시공간 초월성 또한 실제 법 집행 주체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법망을 피할 수 있다. 이탓에 과거 문 정부가 입법하고자 한 법과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법은 모두 조사주체의 알고리즘 접근 권한을 포함한다. 기술에 대한 관점은 계속 변화한다. 사용자의 모든 페이지에 따라 붙던 맞춤형 광고는 과거 유용한 마케팅 도구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종종 다크패턴으로 매도당한다. 지난해 카카오톡의 수 시간 먹통에 택시업계를 비롯해 카카오 서버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아수라장이 됐다. 발전 된 기술을 받아들여 수혜를 입고 개인의 현명한 판단으로 불필요한 다크패턴(사용자의 불필요한 행동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을 피할 것인가, 또는 개인의 존엄성을 토대로 원치 않는 정보 탈취를 미연에 방지하면서 동시에 약간의 기술적 불편을 얻을 것인가.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10-11 14:07:21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9·26 공급대책과 현실성

정부는 지난달 26일 공공·민간 부문 공급 정상화를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분양시장 청약 양극화와 물가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냉각에 따른 주택공급 위축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 공급 의지는 긍정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인허가와 착공건수 감소가 2~3년 뒤 실질적 주택 입주 감소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대차 시장 불안과 공급 축소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공급을 활성화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7월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7278호로 지난해보다 40%가량 감소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인허가 물량(50만8239호)의 44%에 그쳐 정부가 설정한 올해 47만호, 내년 누적 100만호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착공 실적도 저조하다. 전국 주택 착공건수(7월 기준)는 10만2299호로 지난해보다 60%가량 감소했다. 지난 3년 평균 주택 착공건수(49만7817호)의 20%에 머물고 있어 이번 대책으로 공급부족 우려를 해소하기에 한계가 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통해 공동주택 용지 전매제한을 한시적으로 1년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토지소유권 이전 등기 후에서 계약 후 2년부터 1회에 한해 최초가격 이하로 전매를 허용한 부분은 사업자 간 이면계약이나 벌떼입찰 우려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의 경우 공급 여건을 개선해 신규 인·허가 촉진과 착공 조기화를 유도할 예정이지만 실효성 우려가 나온다. 수요진작책 대신 건설사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공급 없는 공급대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건설사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스스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근본적 사업 재구조화에 대한 검토가 병행돼야 하지만 고금리, 자잿값 급등,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여전해 주택공급 확대는 불투명하다.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대해 건설자금을 기금에서 1년간 한시 지원하기로 한 것은 지방보다는 서울 등 일부 도심지역 위주로만 정책효과가 발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차질 없는 주택공급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다.

2023-10-10 13:54:06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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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OTT 힘싣기 vs 밥상에 숟가락 얹기

최근 정부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얹기"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OTT어워즈를 부산국제영화제에 합류시키면서 '홍보마당'으로 이용한 데다, 국내OTT업계는 제도개선과 가격인상의 필요성까지 호소하고 있어서다. 부산 시민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문화부심'을 내비칠 수 있는 주요 행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기자가 방문한 부산국제영화제는 OTT 광고판으로 전락한 모습이었다. 실제 OTT 기업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미공개 콘텐츠를 최초 공개하는 것은 물론 광고 등 각종 홍보활동에 힘을 쏟았다. 해운대 버스 정류장 일대에는 OTT 콘텐츠 홍보물들이 줄지어 부착된 것은 물론, 길거리에도 마구 뿌려져 있었다. 기자의 지인 A씨는 "해운대에 거주하면서 매년 부산영화제에 방문했지만, 올해는 영화제의 모습보다는 OTT 홍보제 같은 분위기"라며 "영화제의 취지에 맞게 작품성 있는 영화를 공유하는 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국내 OTT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며 '광고요금제 도입'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밥상에 숟가락 얻겠다"는 형국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홍보마당으로 이용한 데다, 글로벌 OTT 만큼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적 지원과 광고요금제를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비판이다. 지난 7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산 더베이101에서 열린 국제 OTT 페스티벌 개막식에 직접 참석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OTT와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내 OTT 업계에 힘을 실었다. 물론 거대 해외 OT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할 수 있다. 현재 국내 OTT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한 여건이다. 반면 글로벌OTT들은 가격 인상은 물론,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서면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책 지원은 '우선'이 아닌 '수단'이 돼야 한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이용자 유입하려는 노력이다. 가격과 콘텐츠 중심의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좋은 콘텐츠를 지속 유통하는 것이 우선이지, 정책적 지원은 제도개선 등 이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고객은 질 좋은 상품이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를 하기 마련이다,국내 OTT업계의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기대해본다.

2023-10-09 15:12:28 구남영 기자
[기자수첩] 전(前) 정치인의 ‘워룸’일까 ‘쇼룸’일까

4개월 동안의 한국전력 사장 공석 체제를 마무리 한 주인공은 4선 의원 출신의 김동철 전 의원이다.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김동철 한전 사장'이라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로 김 사장의 행보는 눈에 띈다. 아직 전기요금 인상 약속을 얻어낸 것도 아니고 채권 발행 여력이 늘어난 것도 아니지만 그가 '최초의 정치인 출신 사장'이란 것만으로도 세간의 주목도는 한껏 올라갔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결정의 향방이 정치권에 달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누적 적자 47조원, 부채 201조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숫자를 마주한 김 사장의 첫 행동은 '야전 침대' 설치였다. 김 사장은 사장실에 간이침대 들이고 '워룸(비상경영 상황실)'을 가동하고 추석 연휴도 반납하며 현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고서는 한전 재무 상황은 악화할 수밖에 없고, 언젠가 회사채를 비롯해 차입에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며 '재무 정상화'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kWh당 25원가량 더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요금을 결정하는 정치권에서는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말을 전(前) 정치인 출신이 외치니 '뜨끔'할 것이라는 말들도 있지만, 선거를 코앞에 두고 실질적으로는 올리기 힘들 거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는 아직도 4분기 전기요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심'을 고려한다는 말로 '표심'이 떠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만 보일 뿐이다. 여야 따질 것 없이 눈치 싸움을 하는 동안 한전의 부채는 커지고 있다. 결국 이 부담은 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더 이상 역마진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늦춰지면 안 되는 이유다. 앞서 김 사장 취임 전 5월 한전은 부동산 매각, 임금 인상분 반납 등 26조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이러한 행보가 하루 이틀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전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김 사장은 '조직 축소'와 '인력 효율화'를 언급하며 "상상할 수 없던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철밥통'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공기업에서는 '실현 가능한가?' 의심부터 드는 말이다. 선거 이후 이뤄질 일들을 통해 한전 사장실에 설치된 것이 구원투수로 나선 신임 사장의 '워룸'인지 전 정치인의 '쇼룸'인지 정체를 드러낼 것이다.

2023-10-05 15:56:13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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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쿠팡 is 뭔들

산업계 대부분이 구독멤버십을 출시하거나 인상하고 나섰다. 경기 침체 속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요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유통가에서의 구독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서 가장 덩치가 큰 플랫폼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쿠팡의 와우멤버십이다. 쿠팡은 지난해 2990원에서 4990원으로 월 구독료를 인상했고, 네이버는 4900원이다. 회원수는 각각 지난해 말 기준 1100만명, 800만 명으로 쿠팡이 독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컬리도 이달 '컬리멤버스'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매월 이용료 1900원을 내면 월 2000원의 적립금을 지급하고 최대 2만4000원 상당의 5종 쿠폰팩을 제공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개편한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연 3만원)이 있다. 롯데홈쇼핑도 유료멤버십 '엘클럽'(연 3만원)을 개편했다. 롯데쇼핑은 '와이커뮤니티'를, 롯데온은 '롯데오너스'(월 2900원·연회비 2만원)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의 '우주패스'(월 2900원 시작)도 있다. 배달가에서는 업계 최초로 요기요가 월 9900원을 지불하면 배달비를 받지 않는 제도를 선보였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구독멤버십에 열광하는 이유는 유료멤버십을 사용하는 충성고객들은 비회원에 비해 객단가(1인당 평균매입액)와 구매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유통가 대부분이 보통 월 2500원에서부터 1만원 안쪽으로 구독료를 받고 있지만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에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쿠팡앱을 설치한 사람은 3100만명, 경험해본 사람은 2880만 명, 사용률은 95.1%. 대한민국 5명 중 3명이 이용하는 셈이다. 타사 종합몰 앱 사용률이 30~40%에 머무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매출도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수 년간 매년 수 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쿠팡의 전략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쿠팡의 독주는 고객친화 전략에 있다. ▲무제한 무료 로켓배송 ▲무제한 30일 무료 반품 ▲로켓프레시 무료 배송 ▲무제한 무료 로켓직구 배송 ▲와우 전용 할인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이용 등 고객의 니즈를 수년간 수없이 서비스에 도입하고 철회했을 것이다. 새삼 놀라운건 지난해까지는 모든 혜택을 월 2990원에 누렸다는 것이다. 4990원으로 오른 현재 이용자들 대부분이 군말없이 쿠팡을 사용하는 이유다. 현재 어떤 기업도 쿠팡 같은 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충성고객이 부족할 뿐 아니라 대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이커머스 시장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것도 예측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쿠팡의 이같은 안정적인 구조를 구축한 데에는 해당 시장을 긴 호흡으로 면밀하게 파악했다는 건 사실이됐다. 쿠팡은 꽤나 오랜 시간동안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고 시장의 흐름을 익혔을 것이다. 하루 빨리 변하는 산업 트랜드에 발맞춰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자리를 꾸준히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다. 쿠팡과 나란히 할 수 있는 구독플랫폼이 하루 빨리 출시돼 상품을 비교해보고 구입해 보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쿠팡 is 뭔들."

2023-10-04 15:35:35 최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