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 정부의 종노릇

'종'이란 남에게 얽매여 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즉, 명령하는 자와 따르는 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렇다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어땠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대출 받은 이들이 은행 '종노릇' 하는 것 같다고 비판 한 바 있다. 올해 은행권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고금리시기에 소상공인들과 차주들이 낸 이자로 곳간을 채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차주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대출'이라는 정당한 과정을 통해 이자를 받는 것 뿐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대로 차주들이 은행권의 '종'이 되려면 이자납부가 아닌 '상납'을 해야 되는 것이다. 은행권을 향한 거센 비판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은행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 역대급 성과급으로 내부 잔치를 진행했고, 정부에서는 이를 못 마땅히 여겨 '돈잔치', '갑질', '독과점'이라고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이후 정부의 눈치를 본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고, 이는 하반기까지 이어져 상생금융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은행들은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금리와 정책은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의 말 한마디로 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은행권은 정부에 짓눌려 경쟁력 있는 은행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말 한마디에 은행 경영의 스탠스가 변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어 주식시장에서도 은행주가 저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관치금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관치금융을 넘어 은행권이 정부의 종노릇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펼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왜 이런 상황이 펼쳐졌는 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은행들을 '이자장사'를 하고 있는 집단으로 몰아가서는 은행 산업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지금이야 서민과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지속적으로 몰아세우면 '득'보다는 '실'이 많아질 것이다. 정부의 종노릇이란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공격적인 비판이 아닌 은행권의 체계적인 제도를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2023-11-22 15:25:42 이승용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현장의 진짜 의미

'지스타2023'가 나흘 간의 여정으로 지난 19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국내 게임 관련 최대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19만7000여명이라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특히 올해는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게임사 주요 경영진들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정치· 정부 관계자가 게임산업 관련 종사자들을 격려하는 등의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면서 지스타2023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실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게임대상이 열리는 15일과, 폐막식을 하는 19일 현장에 직접 방문해 "14년만의 방문"이라며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격려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스타 2023의 개막을 축하했다. 오랜만에 직접 현장을 찾은 게임사 경영진들의 행보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4년만에 현장을 찾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와 8년 만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방문에 업계는 주목했다. '신작 응원'이라는 목적은 같은 방문이겠지만 의미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지스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개막식이 끝난 오전 11시에 엔씨소프트 부스만 방문했다. 8년만에 공식석상에 선 만큼 김 대표를 둘러싼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대표는 엔씨 부스를 짧게 점검 한 후 중앙 무대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현장을 마무리했다. 반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는 김 대표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현장에 나타났다. 일단 비공식적으로 현장을 깜짝 방문한 데에 의미가 크다. 그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은 권 CVO는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위메이드 부스를 찾았다. 이후 권 CVO는 직접 헤드셋을 착용하고 위메이드의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체험했다. 이어 넷마블의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엔씨소프트를 차례로 들러 각 사의 신작들을 시연했다. 각 사의 게임 PD 및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권 CVO를 맞이하고 게임에 대해 설명했다. 권CVO는 체험을 하면서도 관계자들에게 게임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했다. 관계자들은 "현장 방문만 약속 돼 있어 깜짝 방문해 당황하긴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마일게이트 부스를 찾아 로아모바일을 체험했다. 그간 개막식 후 게임 관련 경영진들은 다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 외에 자사의 부스만 점검하는 만큼, 권 CVO의 앞서 행보는 현장 방문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만들었다. 지스타는 현장에서의 체험, 경험, 시연, 소통이 주 골자인 전시회다. 본 기자도 그간 간과하고 있었다. 모든 산업의 중심에는 현장(체험, 경험)이 있다는 것을. 물론, 기자의 질문에 넉넉하게 대답해 주지 못했지만 지스타의 근본인 체험에 중심을 두고 비공식적으로 현장을 방문한 권CVO의 목적에 박수를 보낸다.

2023-11-21 17:34:37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뱁새 되게 생긴 한국의 금융교육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있다. 경제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금융교육 수준은 제자리걸음인 한국의 사정과 비슷하다. 선진국들은 정부가 나서 금융교육을 주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선진화된 경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국민이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한국의 금융교육은 교과 내용 중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다. 사회, 경제, 기술·가정 등 과목으로 따로 분류되지도 않은 채 어떠한 과목 내에서 단원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사회 교과가 선택 교과가 되기 때문에 미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금융교육학회에서 2019년 발표했던 '한국 성인의 금융 지식 수준과 결정 요인'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 지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며 향상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됐다. 논문은 성인 대상 금융교육을 확대하고, 맞춤형 금융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취약계층의 금융 지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금융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선진국 내 금융교육 존재감은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미국은 청소년들을 위한 금융교육 연구와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1999년부터 미국 의회는 조기 금융교육 법안을 통과시켜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2002년부터는 재무부에 '금융교육국'을 신설해 금융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4월 신학기부터 고교 공식 교육과정으로 금융교육을 포함시켜 학생들이 주식투자·펀드·부동산 등의 금융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선진국에서 조기 금융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어쩌면 올해 4월 발생한 SG(소시에테제네랄)발 주가폭락 사태의 근원지였던 차액결제거래(CFD)와도 연관성이 있다. 무더기 하한가가 발생한 직후 피해자 단톡방 내에서는 반대매매에 대한 설명이 더러 오고갔다. 피해자 중 일부는 반대매매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로 개미(개인 투자자)가 1400만명으로 늘어나고, 주식시장이 더욱 활발해졌지만 기본적인 금융교육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진정한 경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폭 넓은 경제 활동을 지원해 줘야 하고, 그것은 금융교육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이 주목받게 되길 바란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3-11-20 16:01:58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늘어나는 슈링크플레이션에 정부 대처는

한 봉지에 5개가 들어있던 핫도그가 4개로 줄어들었고, 김은 10장이 들어있던 것이 9장으로 줄었다. 가격은 올리지 않은 채 대신 식품의 용량을 줄인 것이다.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전략이 눈총을 사고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이 전략은 가격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식품의 내용량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변화를 인지하기 어렵다.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식품업계가 슈링크플레이션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정부가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비용과 재료비 원가도 오를 대로 오른 상황.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비용이 오른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대놓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정부와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조금 더 저렴한 원재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풀무원은 '탱글뽀득 핫도그' 개수를 5개에서 4개로 줄였고, 동원F&B는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줄였다. 참치 통조림 용량도 100g에서 90g으로 낮췄다.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물적 용량을 줄이는 것은 향후에 더 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믿고 구매했는데, 알고보니 중량이 줄었거나 재료의 원산지가 바뀌었을 때 배신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기업 스스로 소비자의 신뢰도를 낮추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가격이 올라도 구매 가치가 있는 품목이면 구매하는 게 시장 이치다. 기업의 슈링크플레이션이 성행하고 있지만, 기업 탓만 할 수는 없다. 현재 한국에는 슈링크플레이션을 규제하거나 소지바들에게 용량을 줄였다는 것을 고지해야하는 법안은 없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그저 방관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은 정부에게도 책임은 있다. 사례가 늘자 뒤늦게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가이드라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이 기회에 기업들이 슈링크플레이션을 선택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할 것이다.

2023-11-19 15:43:03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스페인 총리 대행의 사면 거래

필자의 스페인 마드리드 숙소 앞에는 하원 의사당이 보인다. 양원제인 스페인에서 4년 임기로 구성되는 350명의 스페인 하원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펼치는 곳이다. 이곳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숙소에 갈 때 마다 총기를 휴대한 스페인 경찰들은 목적지를 확인한다. 방송국은 야외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중계차도 진을 쳤다. 정권 연장을 위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대행이 '사면 거래'라는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이다. 스페인사회노동자당(PSOE)는 지난 9일(현지시간) 카탈루냐(스페인의 북동부 자치주) 분리주의 정당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 정당과의 협상에서 정부 구성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다. 산체스 총리 대행은 지난 5월 사회노동자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7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렀다. 조기 총선 결과, 어느 정당도 과반을 점하지 못했다. 원내 1당이자 야당인 국민당(PP)이 정부 구성을 위한 총리 인준 투표에서 과반을 점하지 못해 부결되자 산체스 총리 대행에게 기회가 넘어왔다. 산체스 총리 대행은 좌파 정당들과 분리주의 정당들의 지지를 확보해 정부 구성 인준 투표 의결정족수 확보에 나섰다. '캐스팅보터'인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과 협상에서 합의에 이른 것은 1400명에 달하는 카탈루냐 독립운동 연루 인사의 사면이었다. 그중엔 2017년 분리독립 운동 관련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를 앞두게 되자 벨기에 브뤼셀로 망명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주 자치정부 수반도 있었다. 카탈루냐주는 첨단 산업과 농업 등이 발전해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만큼 부유하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 2017 카탈루냐주의 독립을 선포했지만, 중앙정부가 주의회를 해산하고 자치권을 박탈해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집권을 위한 '사면 거래' 소식이 알려지자, 스페인 우파 정당과 지지자들은 사회노동자당 당사가 있는 마드리드 페레즈 거리에 모여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스페인의 판사와 검사들은 행정부의 사면권 남용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카탈루냐 독립'이라는 스페인의 오래된 사회 균열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15일과 16일 하원 의사당에서는 정부 구성 인준을 위한 토론과 표결이 있어 스페인 정국은 더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2023-11-16 14:24:14 박태홍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바야흐로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각 정당들은 총선기획단 등을 구성하며 제22대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선과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현상도 있다. 바로 인재영입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인재영입위원회를 발족시켰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인재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좋은 인재'를 각자의 당으로 영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시작됐다. 정치권에서의 인재영입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겸비한 성공한 인사들이라는 점과 외부 인재들이 당내로 들어오며 새로운 바람을 이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영입된 인재들이 '좋은 정치'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영입인사들에 대한 부실검증 논란도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둔 당시에도 각 정당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외부 인재들을 영입하고, 대대적으로 발표까지 했다. 그러나 일부 영입인사들의 '갑질', '미투', '논문표절' 등 대형 의혹들이 연달아 불거지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는 종합예술의 집합체다. 수많은 이해 및 갈등 관계를 조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 단 하나의 법안이라도 그 법안을 통과시키고, 실제 행정에 작동하기까지의 과정도 수반한다. 이런 점에서 각 정당 내 각종 상설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비롯해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의 영역과 정당의 당직자, 의원실 보좌진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인재들의 발탁이 실제 정치 영역에서 작동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들이 현장 정치를 통해 국민의 고단한 삶을 목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각 정당들은 당내에서 육성된 인재들을 발탁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아울러 이제부터라도 당내 인적기반을 제대로 갖출 수 있는 육성 시스템을 통해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고 헌신할 인재들을 키워내야 한다. 국민의힘도 인재영입위원회를, 더불어민주당도 인재위원회를 꾸렸다. 인재영입이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지만, 못지않게 내부에서 치열하게 성장한 인사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수 있지 않을까.

2023-11-15 16:22:35 박정익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개인정보 유출'과 방지대책

"이해도 안되고, 양도 많아서 그냥 덮어뒀어." 부모님은 법원에서 내앞으로 무언가 보내왔다면서 뜯겨진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무거운 서류 무게만큼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던가 생각하던 찰나 문득 11년전 사건이 떠올랐다. KT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사고 였다. 2012년 KT는 2월부터 7월까지 모 IT업체 직원으로부터 홈페이지를 해킹당했다. 이로 인해 고객의 주민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1000만건이 유출됐다. 당시 대학생이던 기자는 법무법인을 통해 소를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한 것만 보고 사건을 잊었다. 왜 잊었는지 되짚어 보자면 우선 먹고사느라 바빴고, 위자료 여부를 떠나 잘못한 것을 잘못됐다고 확인받았다면 결론은 당연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재판이 정반대로 흘러갔다. KT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법원은 "KT가 개인정보 유출방지에 관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KT의 정보 유출에는 책임은 있지만, 당시의 정보보안 기술수준으로는 KT의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근데 이 같은 결론은 현 시점에서만 봐야만 내릴 수 있는 결론이 아닌가. 당시 기업은 최선의 정보 보안 기술을 토대로 상품을 판매했고, 소비자는 이를 보고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그 기술 수준이 10년 이상 지난 시점에선 낮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들의 보안기술을 믿고 개인정보를 제공했기에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10여년간 끌어온 대법원의 판결이 아쉬운 이유는, 나의 판결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보다 이로인해 개인정보보호에 안일한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보호 실태조사를 보면 개인정보 유출요인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답은 '관리 실수로 인한 유출'이었다. 범죄기술은 늘 기존의 기술보다 한발 빠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안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여러개의 리딩방 문자, 피싱사기 문자를 받는다. 향후에는 유출된 개인정보에 챗GPT를 더한 피싱도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 눈가리고 아웅아닌 실질적 대책, 법안, 판례가 필요한 때다.

2023-11-14 16:49:35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시민에게 붙은 빈대는 누구인가

필자는 웬만해선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겪은 억울한 경험(?) 때문이다. 분명 전날 밤새서 숙제를 했는데 가방에 수학책이 보이지 않았다. 과제 검사 시간에 "숙제를 했는데 안 가져왔다"고 털어놓았다. 선생은 "우리 집에 황금 송아지가 3마리가 있다"며 "이 말이 믿겨지냐"고 물었다. 필자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선생은 "지금 네가 한 말이 이처럼 허황되다"며 매타작을 했다. 이때의 일이 가슴에 사무쳐 그 후론 집에 뭘 놓고 오거나, 어디에 뭘 두고 오는 일이 없어졌다. 최근 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빈대 제로 도시 프로젝트 전문가 간담회'에서 빈대 대처와 관련해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며 그때 왜 선생이 봐주지 않고 가차없이 매질을 했는지 알게 됐다. 선생은 '말은 됐고, 결과로 증명하라'는 깨달음을 준 것이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빈대 제로 도시 프로젝트 전문가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지난 10월24일로 기억된다. 서울시 전 부서에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국내 언론에 빈대가 출몰했다는 기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직전이었다"며 "외신 기사를 보면서 '(빈대가) 한번 퍼지면 그다음 단계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방법이 없겠다' 하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거다. 그래서 매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납득이 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선제적인 대응을 지시했으면, 서울에서 빈대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지난 8일 오픈한 '서울시 빈대발생 신고센터'에 온라인으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현재까지 총 18건에 달한다. 신고자 거주지(주소지)도 강남·강북·강서·관악·광진·금천·도봉·동대문·동작·마포·서대문·용산·은평·중랑·중구로 다양하다. 오늘(13일) 오후 2시까지는 6건의 신고가 추가로 들어왔다. 시가 빈대 현황을 '유일하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온라인 신고센터만 이 정도이니, 여기에 각 자치구 보건소와 다산콜센터 등에 접수된 것까지 합치면 실제 신고 건수는 이를 훨씬 웃돌 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빈대가 무서워 자리가 나도 앉지 않는데, 9일 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오세훈 시장, 빈대 제로 도시 서울 선언'이었다. 이런 '선언'은 서울의 412개 지하철 열차, 3600개칸을 전수 조사했는데 빈대가 나오지 않았다던가, 서울시내 쪽방촌·고시원 등 빈대 발생 가능 시설을 전부 점검했는데 빈대가 없었다는 '증거 자료'를 들이밀며 하는 게 맞지 않나.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됐는데 빈대가 두려워 벌벌 떨며 지하철을 타야 하는 서울시민들이 딱하고 안됐다. 시는 빈대가 서식할 수 있는 직물 의자를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재질 등으로 바꾼다고 했다. 이 말 또한 믿기 어렵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천의자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교체한다고 했던 시가 아니던가. 이 약속은 현재까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체 좌석 가운데 58%가 여전히 직물 의자다. 빈대부터 쥐까지 지하철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데 서울시는 공사 노조와 안전인력 감축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시민에게 붙은 빈대가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2023-11-13 15:52:45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반도체 리더십 다시 잡아야

반도체 업계가 새 시대로 돌입한다. 금속 산화막 반도체, 모스펫(MOSFET)이 현대 반도체 표준처럼 자리잡은 이후에는 공정을 어떻게 미세화하는지만 중요했다. 그러나 더이상 미세화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발전할 수 있게 됐다.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오랜 기간 압도적인 기술로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가 위기라는 주장도 여기에서 나온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일찌감치 미세 공정 대신 패키징으로 눈을 돌린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HBM 경쟁은 새로운 시대 서막과 같은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더 작고 빠른 D램을 만들고 있지만, 더 쌓아올렸다는 SK하이닉스에 수주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삼성전자와 경쟁 구도를 부담스러워하던 SK하이닉스도 이제는 자신있게 점유율 50%를 외치고 있다. 당장은 한국 기업들간 선의의 경쟁이지만, 국가 경쟁으로 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TSMC는 물론 인텔과 마이크론까지 전세계 곳곳에 패키징 거점을 만들면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나 마이크론은 EUV를 뒤늦게 도입한 대신 한 발 먼저 3D D램 등 차차세대 기술을 겨냥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그냥 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미 약점을 파악하고 패키징 부문인 AVP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내부적으로도 하이브리드 본딩은 물론 4F 스퀘어 등 아예 새로운 구조도 연구 과제에 올리고 초격차 사수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생태계를 확대하며 턴키 방식 수주를 앞세웠다. 그러나 예전만큼 혁신적인 조치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는 물론, 내부에서도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반도체가 삼성전자 시작과 끝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개혁 노력이 재개되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인재 유출도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뉴삼성 선언도, 국가적 지원도, 국민적 격려도 절실하다. 파운드리 공정 수율에 성능이 좌우된다는 등 말도 안되는 소문들도 현장에 힘을 빠지게 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11-12 14:14:58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새마을금고, 비단옷 입고 고향 가길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비리가 잇따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시의 한 금고직원은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시의 한 금고는 부실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 회장이 사임서를 제출한 지 한달이 지나지 않은 만큼 실망감은 배가 된다. 대학생시절 여름방학이면 가방에 옷가지를 챙겨 경상남도 산청군으로 내려갔다. 숙식이 가능한 펜션에서 한 두달 아르바이트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 당시 마을에서 사귄 어른들과 매년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취직을 하고 금융부에 배치받았다고 하니 제일 먼저 새마을금고 이야기를 꺼냈다. 새마을금고는 산청의 자랑이라고 했다. 근래 고향 민심이 뒤바뀐 모양새다. 새마을금고에 관해 물으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역의 자랑이 어느새 '비리의 온상'이 돼버렸다고 역정을 냈다. 옛말에 '비단옷 입고 고향 간다'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이 성공해서 되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대로 고향에 가면 외면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새마을금고가 민심을 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두 가지 과제를 잡음 없이 마쳐야 한다. 우선 경영혁신위원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8월 경영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7월 뱅크런 사태 이후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만큼 내부통제방안, 지배구조 혁신, 예금자 보호 강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등장해야한다. 중앙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영혁신위원회는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오는 17일 최종 결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는 내달 치러지는 차기 중앙회장 선거다. 새마을금고 출범 60주년만에 치러지는 직선제 선거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유력 후보군의 윤곽은 아직이지만 업계에서는 김인 회장 직무대행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간혹 사람들은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미화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지금 새마을금고에 필요한 것은 공정한 과정에 입각한 결과다. 조합원과 시민들로 하여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신뢰회복만이 새마을금고 역사관이 있는 고향 사람들의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2023-11-09 08:30:20 김정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