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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만으로 풀 수 없는 저출산

몇해 전 동물원에 살고 있는 미어캣이 새끼를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태어난 새끼가 관람객에게 그대로 노출되자 스트레스를 받아 잡아먹은 것이다. 때마다 주어지는 충분한 음식은 소용이 없었다. 미어캣의 입장에선 본인이 살고있는 환경이 이미 안정적이지 않았다고 느꼈던 것이다. 합계출산율 0.7명. 우리나라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다. 앞서 2006년 세계적 석학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을 '인구소멸 국가 1호'로 지목했다. 당시 출산율은 1.13명. 그때부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약 30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외려 출산율은 감소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육아휴직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출생아 100명당 남성과 여성을 합친 육아휴직자 비율은 29.3명에 불과하다. 아이돌봄서비스는 기준이 높고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몇달을 기다려도 매칭이 되지 않는다. 이런부분을 개선해야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2030세대의 삶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자리는 2645만개로 1년 전보다 87만개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은 60대 일자리(44만개)였고, 20대와 30대의 일자리는 각각 1만개, 5만개에 불과했다. 빈곤율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의 20대와 30대의 기초생활수급자수는 지난 2018년 2만8591명에서 지난해 4만1509으로 45.1% 늘었다. 개인회생 신청건수도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의 46.6%를 차지했다. 회생 이후 정상적인 경제 생활을 하기 위해선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출산후 자녀가 본인과 같은 불안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다. 미어캣보다 지적으로 진화 됐기 때문에 계산을 미리했을 뿐, 미어캣과 동일한 상황이란 의미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해 구조개혁을 하면 성장률은 2% 이상 갈 수 있다"며 "어떻게 저성장을 탈출하는지는 다 알고 있다. 선택은 국민과 정치에 달렸다"고 했다.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정책으로는 300조원의 예산으로 충분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2023-12-11 16:54:04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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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 약자와 동행? 약자를 연행!

필자가 중학생일 때 한문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희는 스스로를 비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모두 예비장애인이다" 과연 스승의 말은 참이었다. 지하철역 안에서 지상으로 나가는 쪽에 늘어선 수백개의 계단을 보며 한숨 쉬는 노인을 본 적이 있다. 어르신은 "에휴. 나는 더 못 가. 저리로 돌아갈게"라고 일행들에게 말하고는 다리를 절뚝이며 엘리베이터가 있는 머나먼 반대편 출구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노화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 중 하나였다. 결혼, 출산 연령이 증가하면서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난 한 해 접한 지인들의 출산 소식 중에는 심장 한쪽이 더 크지 않는 희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와 다리 하나가 자라지 않는 아이를 낳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절망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애인을 두고 그들은 약자가 아닌 '비뚤어진 강자'라고 했다. 강도 높은 비난뿐만 아니라 강경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경찰들을 풀어 장벽을 세우고는 휠체어 탄 장애인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해 국민의 기본권인 시위의 자유를 빼앗거나, 간담회에서 일부 장애인 단체장이 동료 장애인을 비판한 발언을 추려 보도자료를 제작·배포해 약자들을 갈라치기 했다. 시민들이 미워해야 할 건 장애인 예산을 증액해달라고 시위하는 이들이 아닌, 오세훈 시장이다. 장애인 예산은 결국 생의 어느 순간에 약자가 될 모든 시민을 위해 쓰인다. 엄마가 된 친구들이 어딜 갈 때마다 꼭 하나 묻는 게 있다. "거기 유모차 끌고 다니기 편해?" 이들이 찾는 건 '배리어 프리(장벽 없는 생활 환경)' 시설이다. 장애인이 휠체어로 편하게 오갈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등은 모든 보행 약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만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있다면, 같은 처지의 약자인 장애인 단체가 아닌 오 시장에게 항의하길 바란다.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 그간 당신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누린 모든 편의는 장애인들이 철길에 드러눕는 시위까지 불사하며 이뤄낸 투쟁의 결실이다. 당신의 출근을 방해하는 건 약자와 동행한다면서 약자를 연행하는 오세훈 시장이다.

2023-12-10 13:57: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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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까마귀 고기를 먹을 것인가?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 누군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거나 깜빡했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이는 다른 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도 사용한다. 대개 실수는 경각심의 부재에서 나온다. 통상 한 번은 실수지만 반복은 습관이라고 말한다. 한 번 들인 습관을 고치는 것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쁜 습관은 굳기 전 바로 잡는 것이 상책이다. 지금 새마을금고에 꼭 맞는 말이다. 오는 21일 차기 새마을금고를 이끌 중앙회 회장이 결정된다. 이달 6~7일에는 후보자 등록을 실시한다. 사실상 공식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이번 선거는 쇄신안을 이끄는 것과 동시에 박차훈 전 회장의 금품 수수 혐의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는 자리인 만큼 차기 회장에게는 청렴, 결백을 바탕으로 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올해 선거를 무탈하게 마쳐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새마을금고 출범 60년 만에 직선제로 치르는 선거라는 점이다. 그간의 투표 대상은 전국 300여명의 대의원으로 한정했지만, 이제는 1291명의 지역 이사장이 모두 한 표씩 행사할 수 있다. 더 많은 유권자의 권한을 대변하는 자리인 만큼 책임감이 높아진다. 유감스럽게도 선거 시작 한 두달 전부터 업계에서는 '무지성 난타전'이 발생한 바 있다. 타 후보의 치부를 들춰 제 몫을 챙기려는 장면이 포착됐다. 바뀐 계절 만큼 꽁꽁 언 민심을 녹여야 하는데 실망감만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인 부회장과 김현수 중앙회 이사 사이에서 발생한 일이다. 표적 감사 논란도 나왔다. 김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남대문충무로금고에서 고객 돈 5억1000만원을 빼돌린 의혹에 이어 김 이사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대구 더조은금고에서는 비위 및 업무과실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김 이사가 표적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전국 3200여곳의 금고를 감독하고 이끌 자질에 대해 물음표가 나오는 대목이다. 앞서 강조한 것 처럼 이번 투표는 신뢰 회복의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거다. 소비자 신용을 되찾을 기회일 수도 있다. 디지털뱅킹에 익숙지 못한 고령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 '엄지런'은 피했지만 이제는 미래 소비자 확보 방안도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한테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는 말은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3-12-06 10:47:24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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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택지 지정'에도 부동산 시장 얼어붙나?

정부가 지난달 5곳의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얼어 붙은 부동산 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 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위축 등으로 신규 공동택지 발표에도 매수심리 회복과 집값 상승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발표 이후에도 해당 지역들의 집값은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7일 기준)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7%)에 이어 0.03% 오르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용인 처인구(0.09%→0.04%)도 상승폭이 줄었다. 오산시의 경우 0.02%에서 0.05% 상승에 그쳐 신규 택지 발표에 따른 집값 상승 영향은 크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택지 완공 및 아파트 입주 초기 광역교통망이 먼저 개통되지 못하는 고질적인 교통망의 불편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산확보 및 교통망 개발시점 준수가 택지개발 시 전제될 필요가 있다는 것.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내년 서울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요인의 단기 해결책으로는 제한적이다"라면서 "반도체 클러스터 및 유니콘팩토리 같은 민간 기업들의 입주의향 등 사전 조율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택지 성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5일 '구리·오산·용인·청주·제주' 등 총 5개 지구, 8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은 경기 구리토평2(1만8500가구)·오산세교3(3만1000가구)·용인이동(1만6000가구) 등 3개 지구에 6만5500가구를 선정했다. 비수권의 경우 청주분평2(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 2곳에 1만4500가구를 공급한다. /김대환기자 kdh@metroseoul.co.kr

2023-12-03 13:25:53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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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지털 전환의 빛과 그림자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제목처럼 노인의 복지에 관한 작품은 아니지만 인간의 불행이 어디로부터 발생하는가를 탐구하는 역작이다. 격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을 맛본 보안관 에드 톰 벨이 등장한다. 에드 톰벨은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지 못한 이들을 대변해주는 상징적인 인물로 판단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에드 톰벨' 같은 인물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가 사회적 문제로 매번 등장하고 있지만, 관련 해결책은 등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야구시리즈 발권 현장에서도 안타까운 모습이 보여졌다. LG트윈스 팬인 할아버지가 길게 늘어선 줄을 섰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온라인서 표가 매진됐다는 말을 들은 것. 발권소에 재차 되묻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현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발권 뿐만이 아니다. 택시부터 실생활에 밀접한 은행까지 디지털 및 AI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에프아이에스(FIS)의 IT 개발업무와 관련한 인력 등을 우리은행으로 이전받는 영업 양수 안건을 결의했다. 신한은행도 그룹 통합 AI 컨택센터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생성형AI를 통해 고객 질문에 답변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금융 분야에 특화된 자체 버티컬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제활동이 필요한 노인의 규모가 상당하지만,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5월 기준 국내 65세 이상 79세 이하 취업자 수는 324만명으로, 22년 같은 달에 비해 23만명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소득을 기준으로 환산 한 OECD 노인빈곤률 평균은약 13%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43.4%로 집계됐다. 물론 디지털전환의 이점도 명확하다. 기자는 최근 일본에서 디지털 전환의 장단점을 피부로 느꼈다. 일본의 출입국 심사 소요 시간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디지털 전환 시스템이 완전히 도입되지 않아, 공항에서 빠져 나오려면 평균 3시간 이상은 걸렸다. 하지만 노인들은 다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매표소도 마찬가지.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예매가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뤄져 길게 줄을 서거나 할 일이 드물어졌지만, 일본은 달랐다. 매표소마다 길게 늘어선 줄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고 물론, 노인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린 것이지 노인들을 위한 복지는 아니다. 인생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다. 현재의 노인이, 미래의 우리 모습이다.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숙제인 것을 망각하면 안된다.

2023-11-30 14:40:32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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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大)패드립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1막 첫곡은 '대성당들의 시대'다. 아마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나올 정도로 꽤 인지도가 있는데, 종교가 세상의 중심인 시대를 그린 곡이다. 최근 정치인들 사이에서 '패드립'(패륜적 발언)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대성당들의 시대'가 아니라 '대(大)패드립의 시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패드립'이라는 단어가 이 아름다운 곡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은 발언들은 보면, 그야말로 '大패드립의 시대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큰 것 같다"는 발언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통합'을 강조하며 '이준석 끌어안기'를 해왔던 행보와는 배치돼서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발언에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말로 해석되기에, 아직도 논란을 빚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자식이 잘못하면 '집에서 잘못 가르쳤다'며 부모를 탓하는 정서가 존재하며, 여성비하적인 정서도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 발언을 보고 '맞는 말 했네'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으로 하는 것과 사석에서 말을 하는 것, 그리고 공석에서 말을 하는 것은 다르다. 공적으로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은 사람도 생각과 사석, 공석에서 할 말을 구분함에도, 이들은 자신의 '말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았다. 인 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 수 있다. 통합 행보를 해도 좋은 소리 한 마디 듣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야당 소속의 최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을 해도 놀랍지 않다. 그러나 부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혁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를 '암컷'이라고 빗댔을 때 어떤 정치적 효능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용어인 '패드립'을 정치면에서 보게 된 것도 씁쓸하다. 인 위원장의 발언이 비판받을 만 했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화가 날 법한 발언이지만, 그를 지적하는 언사까지 격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大패드립의 시대'를 맞은 정치권이 이제는 미셸 오바마의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를 되새길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2023-11-29 14:24:51 서예진 기자
[기자수첩] 플러스 알파(+α)를 생각하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이 힘겨운 발걸음을 떼고 있는 가운데 산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합병도 주목을 받고 있다. 두 FSC의 합병이 마무리된 후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를 필두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과 계열사 에어부산, 세 항공사가 '메가 LCC'가 될 거라는 '예상도'가 나온 지도 오래다. 최근에는 이 오래된 그림에 다른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부산상의·부산상공계는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바라는 중이다. 이들은 '에어부산 분리매각 민관협력 TF'까지 꾸려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TF는 올해 안에 인수 주체와 인수 금액 등을 정해 산은에 뜻을 전할 계획이다. 부산상공계가 에어부산의 '통합 LCC化'를 원치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에어부산이 두 LCC와 그대로 통합된다면 '부산지역 거점공항 보유의 꿈'은 멀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에어부산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으로 약 41.89%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산시(2.9%)와 부산 지역 기업인 동일(3.3%), 서원홀딩스(3.1%), 아이에스동서(2.7%), 부산은행(2.5%), 세운철강(1.0%), 부산롯데호텔(0.5%), 윈스틸(0.1%) 등이 총 16.1%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TF는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보유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분만 확보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예상 인수대금은 물론이고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있음으로 해서 누렸던 인프라까지 비용으로 환산하면 분리매각 비용은 급속도로 불어난다. 게다가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서 항공기 14대 리스 비용, 항공 정비 지원, 지상조업, 공동운항, 격납고 사용 등에서 직간접적인 이익을 누리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의 영업이익도 에어부산만의 능력으로 얻었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이러한 부분까지도 분리매각을 위한 재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더라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정체된 직원 채용과 미래를 위한 신기재 도입 등 자금이 플러스 알파(+α)로 들어갈 곳이 적지 않다. 에어부산이 통합 LCC의 일원이 되든 분리매각이 되든 누군가의 실익을 따지기보다 항공이라는 '기간사업'의 역량이 떨어지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할 때다.

2023-11-28 15:49:4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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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소 공급 대란 막으려면…정부 전략·지원 필요

"수소 생산 공장 1곳의 설비 고장으로 수도권 지역 전체가 영향을 받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최근 당진에 위치한 한 수소 생산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수소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자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역 수소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공장의 문제보다 정부의 생산설비 늑장 투자가 이같은 사태를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수소 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와 대체 공급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수소 생산 인프라와 기술력으로는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국내 수소 생산량 중 수송용으로 쓰이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수소를 산업 활동의 부산물로 취급하는 상황에서 용처가 명확해 시설 한곳만 멈춰도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전세계 모빌리티 시장이 친환경차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수소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소홀했다는 비난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수소차량은 2018년 893대에서 올해 10월까지 3만3796대로 약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13곳에서 255곳으로 약 20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기에 수소충전소는 차량 충전 후 수소탱크에 적정 압력을 유지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소차 판매량이 증가할 수록 소비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부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은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수소충전소 1개소를 구축하려면 30억원의 비용이 발생지만 우리 정부는 민간 수소충전소 설립 비용의 50% 정도만 지원하고 있다. 건설 보조금 지원은 없는 상태다. 반면 일본은 수소충전기 1개소를 설치하는데 5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크게 총 7가지의 형태로 나눠 건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전설비용량, 공급방식 등에 따라 최소 1억8000만엔(약 18억4000만원)에서 최대 2억9000만엔(약 29억6000만원)까지 보조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은 자동차기업 토요타 등과 함께 수소원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지속가능 도시를 후지산에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수소차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불과 2~3년 전까지만해도 현대차를 위협할 수소차 업체가없었지만 최근 토요타는 수소차 미라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수소차도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소차를 2025년까지 5만대, 2035년까지 13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우리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를 이끌고 있는 것처럼 이번 사태를 발판삼아 수소시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부의 전략과 지원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2023-11-27 16:31:1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성실공시법인 규제 강화해야

현실적으로 소액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기업들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업경영활동을 알 수 있는 길은 기업들이 발표한 공시밖에 없다. 투자자들에게 있어 공시는 기업 경영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 공시는 정확해야 한다. 공시가 정확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불량 공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불량 공시 중에는 중요한 투자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거짓 공시를 내는 등 의도적인 공시위반이 의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파두는 의도적으로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감췄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테마 업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공시는 더욱더 신뢰할 수 없다.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무늬만 그럴듯하게 포장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7개 테마 업종(메타버스, 가상화폐·NFT, 2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233개사 중 55%에 해당하는 129개사가 현재까지 관련 사업 추진 현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129개 기업에 대한 회계 처리 내역 등을 살펴본 결과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와 상습 공시 위반 전력 등이 다수 발견됐다. 신사업을 추가해 놓고 아직 추진하지 않은 기업 중 최근 3년간 42.6%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36.4%는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9.5%는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일부 상장사들의 경우 신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운 뒤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하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 대량 매도한 뒤 사업 추진을 철회하는 먹튀' 의심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송 제기나 실적 악화 등을 제대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상장사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시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결국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있다. 불량공시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해당 사례에 대한 제재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주요 공시를 늦게 알리는 등 주주의 권익을 침해했는데도 미약한 과태료나 벌점을 받는 데 그치고 있다. 과태료로 해봐야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만한 금액이 아닌 데다 벌점이 그렇게 크지 않아 제재 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공시제도에 대한 감독기관의 적극적 대처가 시급하다. 그래야 땅에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다.

2023-11-26 16:41:40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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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적 졸업자 35만명 넘어선 ‘사이버대학’…정부 지원 필요하다

두 아이를 기르며 남편과 뷰티 사업체를 이끄는 40대 여성 A씨는 대학생이다. 정치계에 진출하려는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업체 운영에 필요한 지식을 쌓고자 대학 문을 두드렸던 A씨가 엄마이자 아내, 사업가로 활동하며 다시 '학생'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이버대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에서도 온라인 교육은 화두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넘어 교육 기회를 넓힐 수 있어서다. A씨도 이런 이점에 끌려 온라인교육을 선택했다. '온라인 교육'의 대세 흐름과 중요성을 인지한 정부도 일반대학의 관련 규제를 속속 풀고 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2020년, 정부는 일반대 원격수업 20% 제한 규정을 풀어 '자율 편성'으로 바꿨다. 이후 온라인 석사과정 설립도 자유롭게 하면서 전국 사립·국립대에서는 100%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석사 과정을 도입하는 추세다. 하지만 사이버대학은 되레 그 자리를 잃고 있다. 일반대학과 동일법률에 따라 설립됐지만, 법적·정책적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투자가 그 단면을 보여준다. 올해 사이버대학의 정부지원금은 총 15억원. 자율적 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금 '대학혁신지원사업'의 경우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각각 8057억원, 5620억원 규모다. 국립대(4580억원) 지원금까지 합치면 한 해 예산이 2조원에 달하지만, 사이버대학 정부지원금은 전국 20여개 사이버대학에 각 1억원도 채 돌아가지 않는 수준인 셈이다. 일반대학 규제 완화에만 집중하는 정책 방향도 사이버대학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정부가 일반대학의 온라인교육 관련 규제는 허물면서 사이버대학은 규제 회색지대에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2010년 처음 발의된 후 사이버대학이 사활을 걸었던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원대협법)'은 지금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원대협법 부재로 원대협은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사이버대학의 해외 진출을 막고 있다. 최근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베트남을 비롯해 온라인 교육 문호 개방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 등에서 우리나라 사이버대학과의 교류에 '러브콜'을 보내왔지만, 사이버대학 교육을 공인할 협의회의 법적 근거 부재로 사이버대학 학위가 인정받지 못해 글로벌 교류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후문이다. 일반대학과 사이버대학은 '대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 특성을 분명히 달리한다. A씨가 사이버대학을 선택한 이유에서도 볼 수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인생 이모작을 넘어 '삼모작'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 중장년층 사회인이 수능을 다시 치르지 않고도 대학교육을 통해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여년간 전국 사이버대 누적 졸업생은 35만명을 넘어섰다. 사이버대학은 A씨와 같은 중장년층은 물론, 일반 직장인,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이 두루 사회에서 자리매김하는 데 돕고 있다. 사이버대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2023-11-23 14:22:26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