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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스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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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살인의뢰' 박성웅 "센 역할 끝! 편안한 모습 보여드릴게"

박성웅(42)이 또 다시 센 캐릭터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황제를 위하여'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멜로와 코미디에 대한 욕심을 강하게 어필했다. 위트 있는 말로 상대방을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모습도 영화 속 센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 박성웅은 지난 5일 개봉한 '살인의뢰'(감독 손용호)를 "마지막 악역이라고 생각하며 찍은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극중에서 연쇄 살인마 조강천 역을 맡은 그는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악마에 가까운 사이코패스 캐릭터로 다시는 없을 악역 연기를 펼쳤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람을 죽이고 희로애락의 감정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조강천은 박성웅이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무섭고 센 캐릭터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대본은 마음에 들었지만 연쇄 살인마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걸렸다. 연이은 센 캐릭터라는 점이 부담됐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전과는 또 다른 '센 캐릭터'라는 점이었다. 조폭이나 건달이 아닌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처음 해보는 역할이라는 점도 배우로서 그의 마음을 이끌었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최대한 단순하게 캐릭터에 접근했다. "조강천은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최대한 안 굴렸어요. 조강천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 참 얄미웠다고 많이들 이야기해주세요. 그런데 그 장면을 찍을 때는 그냥 초콜릿이 진짜 맛있다는 생각만 했어요(웃음). 취조실에서 태수(김상경)에게 두들겨 맞다가 끌려 갈 때 웃을 때는 가능한 순수하고 해맑게 웃으려고 했어요. 촬영 당시 1주일 동안 보지 못한 아들을 생각하며 웃었죠." 대사가 많지 않은 만큼 몸으로 표현해야 할 부분도 많았다. 현장검증을 하던 조강천이 자신을 향해 분노하는 시민에게 위압적으로 다가가는 장면은 그런 고민이 녹아든 애드리브였다. 조강천이 지닌 캐릭터의 압도감은 샤워장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펼치는 액션에서 절정을 보여준다. 3개월 동안 몸을 만들어 18시간 동안 촬영한 이 장면은 박성웅 스스로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만큼 만족하는 '살인의뢰'의 하이라이트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극 후반 병원에 이송된 조강천이 경찰을 살해하고 도망가는 신이 그랬다. "영화에는 편집이 됐지만 실제 장면은 정말 셌어요. 실제처럼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서너번 찍고 나니 그날 밤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조강천이 죽으면서 짓는 웃음이다. 박성웅이 직접 연구해 만든 표정이다. "두 가지 의미였어요. 조강천이 피해자들의 시체를 어디에 묻었는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죽인 거니 내가 이겼다는 것, 그리고 영화를 본 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악마의 미소를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죠." 악역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준 만큼 박성웅은 "'살인의뢰'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제 박성웅에게 남은 것은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배우에게 이미지 고착은 피해야 하는 과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 여섯 살이 된 아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을 하는 것도 지금 박성웅이 바라는 것 중 하나다. 그러나 조바심은 없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무뢰한'과 '오피스', 그리고 촬영을 앞둔 tvN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에서는 강력반 형사로 나와요. '살인의뢰'와는 전혀 다르죠. '신분을 숨겨라'는 대본에는 코믹한 면이 없어서 감독에게 코믹한 요소를 부탁하려고 해요. 센 캐릭터로 사랑 받았지만 그것이 저에게 잘 맞는 옷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힘을 뺀 생활 연기가 더 부담이 없거든요. 영화는 한 번 찍으면 오래 남잖아요. 언젠가는 아들이 볼 수 있는 편안하고 코믹한 역할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사진/라운드테이블(한제훈)

2015-03-25 13:19:11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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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지성 "결혼 후 역할 선택 오히려 다양해져"

"언제 여자 교복 입어 보겠어요" '킬미 힐미'로 극찬 받은 배우 지성 종영 후유증에 정신 혼미 연기 존재감 확인해 기뻐 6월 말 저도 딸바보 돼요 배우 지성(38)이 MBC 드라마 '킬미 힐미' 종영 후유증을 걱정했다. 그는 "방송이 끝나고 가장 걱정되는 건 나"라며 "힘들어질까봐 겁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전에 우울증을 앓아봤어요. 한 번 시달려봐서 그 고통을 알죠. 그런데 이젠 우울증이고 뭐고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 정신 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은 걸 얻었어요. 그런데 죄송한 부분이 있죠. 제 인격을 위주로 보여주니까 다른 배우들의 분량이 편집되기도 했거든요. 동료, 선배들이 있어서 제가 놀 수 있던 건데 아쉽죠." '킬미 힐미'에서 어린 시절 학대로 7개 인격을 지니게 된 차도현 역을 맡아 '올해의 연기 대상'이란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지성은 "생각해 본 적 없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며 단지 배우로 존재하고 있는 걸 확인한 것에 방점을 뒀다. 7개 인격이 모두 특색 있었던 비결은 지성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촬영 강행군이 이어져 성대부종을 앓은 채 연기했다. "괴성을 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정에 몰입하다 보니까 생목을 써버렸어요. 그날 저녁에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았죠. 병원에 가서 긴급처치를 받았고 목소리가 돌아오기까지 하루가 걸렸어요. 목요일 방송분을 저 때문에 수요일 오전부터 몰아 찍었어요. 하루 만에 찍어지더라고요. 결방될까봐 정말 걱정했어요. 캐릭터마다 목소리가 달라야 했는데 목소리 관리를 안 하고 있다가 아차 싶었죠." 결혼 후 역할 선택에 부담을 느낄 법하지만 "오히려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흔이라는 나이의 한계를 염두에 두고 '킬미 힐미'를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캐릭터마다 진심을 담을 지만 고민했어요. 마흔 살 배우에게 공감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죠. 마음을 내려놓고 캐릭터에 빙의해서 연기했어요. 저는 서울에 살다가 고등학교만 여수에서 나왔는데 그때도 전라도 사투리를 써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페리박에 몰입하다 보니까 어릴 때 듣고 봤던 기억들이 그냥 표현이 되더라고요. 신기했죠. 다 소중한 인격들이에요. 제가 언제 여자 교복을 입고,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려보겠습니까? (웃음)" 7개 인격 중 요나는 여성 시청자의 패션 워너비였다. 그녀가 바르는 틴트가 완판된 것이다. 정작 아내 이보영은 지성이 요나로 변신한 모습을 보고 울컥했다. "(아내가) 홍대 길거리에서 교복을 입고 뛰는 장면을 보러 왔어요. 우리 가장이 여자 교복입고 뛰는 모습을 보니까 눈물이 났다고 해요. 기분 좋더라고요. 틴트가 완판됐다는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죠. (웃음) 틴트 회사에서 준 선물을 아내에게 줬습니다." 6월 말 아빠가 된다. 아동 학대를 다룬 '킬미 힐미'에 출연한 배우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아빠가 빨리 되고 싶은데 시간이 안 가요. 아기가 커 가는 게 눈으로 보여서 신기하죠. 예정 일되면 눈물을 쏟을 거 같아요. 요즘 기사를 보면 어린이집 구타 같은 안 좋은 소식이 많더라고요. 아이들은 아낌없이 사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저부터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5-03-24 14:14:26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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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신현희와 김루트 "음악적 동지…절대 연인 아니에요"

"음악적 동지…연인 절대 아니에요~" 혼성듀오 신현희와김루트 작년 K-루키즈 본선 6개팀 오르며 두각 팀 결성 2년 친남매 같은 찰떡호흡 과시 혼성듀오 신현희와 김루트는 스스로를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라고 소개했다. 신현희는 "'기똥찬'은 '기막히다'의 경상도 사투리고, '오리엔탈'은 내가 노래할 때 판소리를 했냐는 말을 자주 들어서 붙였다"며 "'명랑'은 우리 둘 다 성격이 명랑해서 넣어봤고, '어쿠스틱'은 우리가 하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이들이 가진 매력은 훨씬 더 무궁무진했다. ◆ 운명적인 첫 만남 신현희와 김루트는 각각 경북 대구와 칠곡 출신이다. 이들이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기까진 몇 번의 우연한 만남이 있었다. 2012년 대구 동성로에서 거리 공연을 하던 신현희를 본 김루트는 "예쁘진 않지만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목소리를 가진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이에 신현희는 "김루트 오빠도 첫 인상이 딱히 좋진 않았다"며 "키도 작고 세련되지도 않았다. 예전에 안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던 사람들이 많아서 오빠도 그런 사람 중 한 명 일거라 생각했다"고 받아쳤다. 짧은 첫 만남 이후 김루트는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 2012년 8월에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신현희는 10월에 상경했다. "오빠가 서울에 있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원래 패션 디자인 쪽으로 유학을 준비 중이었어요. 영국으로 떠나기 두 달 전에 갑자기 음악을 하겠다고 하니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죠. 그래서 쪽지 한 장 안남기고 서울로 올라와버렸어요. 제가 서울에 온 걸 알고 오빠가 자기 악기를 다 팔아서 제가 살 집 보증금까지 마련해 줬어요." (신현희) 이 때 까지만 해도 이들은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루트가 신현희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 주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남매'가 됐다. "현희는 천재예요.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고 기타 코드도 잘 모르는데 곡을 척척 써요. 멜로디 라인도 잘 만드는 것 같아요. 자기 귀에 듣기 좋은 멜로디를 기타로 치는데 그게 다 어려운 코드예요. 참 신기해요." (김루트) ◆ 친남매 못지않은 '케미'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처럼 보이기도 했고 친남매처럼 보이기도 했다. 혹은 오래된 부부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 거리면서도 서로에 대한 칭찬을 은근슬쩍 늘어놓았다. 타이틀곡 '오빠야'는 짝사랑을 시작한 여동생이 자신의 오빠에게 연애상담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신현희와 김루트의 '남매 호흡'을 엿볼 수 있다. "저희가 어릴 때부터 친한 걸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제 알고지낸 지 3년 됐어요. 대구에서 코 찔찔 흘리면서 기타 치던 거 데려와서 팀을 결성했더니만…. 하지만 현희가 제 안경과 옷, 헤어스타일을 바꿔준 덕분에 지금의 존 레논 스타일이 완성됐죠." (김루트) 신현희와 김루트는 팀 결성 후 크고 작은 무대를 거치며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신인 육성 지원프로젝트 '2014 K-루키즈 파이널' 최종 후보 6개 팀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EP앨범 '신현희와 김루트'는 이번 대회의 부상으로 앨범 제작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 "저희는 장려상을 받았어요. 사실 장려상은 최종 6개 팀에 오르면 다 주는 상이에요. 그래도 좋아요. 음반 제작비를 마련했으니까요." (신현희) "K-루키즈 말고도 신청할 수 있는 대회는 죄다 했어요. K-루키즈는 인디밴드의 등용문 같은 곳이죠. 음반 제작, 뮤직비디오 등 전반적으로 지원해주기도 하고 이름을 알릴 수 있으니까요." (김루트) 꿈만 같았던 홍대신에도 입성하고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간 앨범도 냈다.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 이룬 꿈이기에 앞으로는 '엄마 아빠가 자랑스러워하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저희 노래를 듣고 엄마가 '이거 내 아들 음악이야!'라고 자랑스러워 하셨으면 좋겠어요." (김루트) "저희의 목표는 항상 같아요. 돈을 벌고 인기를 얻어도, 가족의 응원이 없다면 아무 의미 없어요." (신현희)

2015-03-23 14:09:20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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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김준수 "지니타임 태국에서 실패한 거 같아"

'지니 타임' 태국에선 망쳤어요 극강 퍼포머 증명한 JYJ 김준수 아시아투어 '플라워' 화려한 출발 "새 노래와 무대는 팬에 대한 예의" 그룹 JYJ 김준수(XIA)가 태국 팬들 요청에 정규 3집 타이틀 곡 '플라워' 랩을 처음 선보였다. 김준수는 콘서트마다 '지니 타임'을 마련한다. 관객의 소원을 직접 이뤄주는 시간이다. 6년 전 일본 공연에서 처음 시작된 후 김준수 콘서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21일 '2015 XIA 세 번째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인 방콕 - 플라워'에서 김준수는 타블로가 부른 '플라워' 랩을 해달라는 요구에 "영상을 찍어 올리지 말아 달라. 이 순간만큼은 아티스트가 아닌 동네 꼬마가 읊조린다고 생각해 달라"며 서툴게 랩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동안 지니 타임을 하면서 망한 적이 없었다고 자부했는데 오늘 실패했다"며 "힙합을 좋아할 뿐 수준 높은 랩을 들려주기에는 시간이 이미 많이 흘러 버렸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노래를 하지 않고 랩을 하고 싶지만 시간을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노래를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준수는 이날 신곡 11개와 정규 1·2집 수록 곡을 2시간 동안 열창했다. 콘서트 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솔로 콘서트는 완전 새로운 형태"라며 "새 앨범 수록 곡을 모두 보여주려고 했다. 그에 맞춰서 새로운 퍼포먼스도 구성하고 기존 음악도 편곡했다. 신선할 것"이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앨범과 콘서트 곡 순서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했어요. 공연은 방송에 출연해 곡을 보여줄 수 없으니까 하게 되죠. 방송을 하지 않는다고 한두 곡만 발표해서 콘서트를 하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티켓 가격을 주고 제 공연을 믿고 오는 관객들을 배신하는 거죠. 아쉬워하는 팬을 만족시키려면 새로운 노래,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예의라고 봅니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음악밖에 없을 거 같아요." 김준수는 S자 팔 동작이 눈에 띄는 '인크레더블'(2013)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어 '엑스송'(2015) '룰라바이'(2012)를 통해 섹시한 웨이브가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흰 정장으로 갈아 입고 다시 무대에 올라 '러브 유 모어' '리치' '나의 밤'을 부르며 분위기를 감미롭게 전환했다. '뮤지컬 인 라이프'와 뮤지컬 '드라큘라'의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를 통해선 뮤지컬 배우 겸 가수인 김준수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뮤지컬 인 라이프'의 경우 김준수가 연기했던 인물들이 담긴 화면과 함께 그의 탭 댄스와 우산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공연은 '플라워'로 절정에 다다랐다. 민낯으로 콘서트 준비에 열중하는 평소 모습이 담긴 영상이 긴박하게 전환되면서 '플라워' 도입부 특유의 음산하지만 슬픈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는 "공연 안에 있는 작은 공연"이라며 "기존 댄스 곡과 다르게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안무도 악기 하나하나에 맞춰 춤을 춘다. 팬과 호흡하기 보다는 곡의 메시지를 나 혼자 표현한다. 관객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느낀 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플라워' 무대 콘셉트를 설명했다. 콘서트는 '사랑숨' 'F.L.P'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김준수는 방콕에 이어 도쿄·후쿠오카·나고야 팬을 만날 예정이다.

2015-03-23 08:00:00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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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피아노 가이즈 "첫 내한공연에서 '아리랑' 연주하고 싶어요"

"한국의 전통 음악 '아리랑' 연주하고 싶어요" 美 크로스오버 그룹 피아노 가이즈 내달 20일 내한공연 클래식과 팝·일렉트로닉 접목한 영상으로 '유튜스 스타'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 '아리랑'을 연주할 수 있길 바랍니다." 미국의 크로스오버 그룹 피아노 가이즈(The Piano Guys)가 다음달 20일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에서 정말 한국적인 것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가이즈는 피아니스트 존 슈미트, 첼리스트 스티븐 샵 넬슨, 비디오 엔지니어 폴 앤더슨, 스튜디오 엔지니어 알 밴 더 빅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유타주에서 '피아노 가이즈'라는 이름의 피아노 가게를 운영하던 폴은 가게를 방문한 존의 피아노 연주에 반해 팀을 결성했다. 이후 스티븐과 알이 합류하며 현재의 팀이 꾸려졌다. "일부러 팀을 만들고자 의도한 것은 아녜요. 저절로 그렇게 됐죠. 신이 우릴 한 그룹으로 만든 데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깊은 신앙심이 느껴지는 답변은 멤버들의 과거 직업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스티븐과 알은 한 때 한국에서 선교사로 살았다. "한국에서 지냈을 때 한국 사람들과 즐거운 만남이 꽤 많았어요. 물론 한국말도 잘 하고요. 한국은 정말 쿨(Cool)한 나라예요. 피아노를 사랑하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특히 솔로 피아노 아티스트 이루마 씨를 존경합니다." 운명처럼 팀을 꾸린 피아노가이즈는 동네 밴드에 머물지 않았다. 이들은 클래식은 물론 보이밴드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왓 메이크 유 뷰티풀(What Make you)',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의 '타이타니움(Titanium)' 등 인기 팝송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영상으로 유튜브의 인기스타가 됐다. 이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5억 건을 웃돌며 구독자는 총 3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는 클래식 음악이 오늘날 모든 음악의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린 세대에게 클래식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지요. 어린 친구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음악, 즉 팝송을 클래식과 섞는 것이 클래식을 소개하는 데 쉬운 방법이란 걸 알았어요. 그리고 팝을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우리의 음악이 연령, 국적, 성별을 뛰어 넘어 모든 것을 포함하길 바랍니다."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에서 최근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이들의 또 다른 목표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의 만리장성과 브라질의 예수상에서 촬영했습니다. 최근엔 바흐의 클래식과 잭슨5의 펑크·소울이 믹스된 곡을 만들었는 데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죠." 이번 내한 공연에서 이들은 새로운 음악을 시도할 계획이다. "유튜브의 인기도에 따라 공연 곡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관객이 우리가 연주할 곡을 선택하는 셈이죠. 하지만 관객들이 미처 예상치 못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도 좋아해요. 코믹함도 조금 있을 것이고, 정말 한국적인 것들도 보여줄 예정이에요. 우린 K팝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아리랑'이죠. 우리 공연에 오시는 분들만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2015-03-22 11:22:33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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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포니 송' 지휘자 함신익 "트럭 타고 전국 어디든 갈겁니다"

1년 100여 차례 공연 계획…"클래식 감동 국민 모두에게" 고향 노량진 미양초등학교 첫 무대 이어 20일 26사단 방문 트럭을 몰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클래식을 전파하는 오케스트라가 있다. 지휘자 함신익(57)이 이끄는 '심포니 송'이다. 이들은 19일 미양초등학교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100회가 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오케스트라 중 공연을 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무대를 가진 곳이 어디가 있냐"며 "우리는 트럭이라는 우리들 만의 무대가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오케스트라'라는 의미로 심포니 송(Symphony Orchestra for the Next Generation)이라 이름지었다"고 흐뭇해하는 지휘자 함신익을 만났다. 함신익은 서울 강북구 삼양동 달동네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배를 곯지 않는 게 우선인 그곳에서 클래식은 딴 세상 이야기였다. 하지만 교회에서 성가 반주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이끌고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다. 함신익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끼니를 걱정하던 그 시절 어머니가 어떻게 레슨비를 마련했는지 신기해요. 처음에는 치기 싫다며 도망도 다녔지만, 피아노는 제 유일한 삶의 돌파구였죠." 음대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그는 건국대학교 음악과를 수석 입학했다. 지휘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것은 교회 어린이 성가대를 이끌고 전국 합창대회에 나가 우승하면서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달동네 꼬마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을 지휘했던 함신익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감동을 느꼈다. "미국으로 가기로 결심하고 이곳저곳 원서를 보냈더니 텍사스 남부 주립대에서 장학금까지 주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손에 달랑 200달러를 쥐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죠." 그는 밤낮으로 억척스럽게 공부했다. 그의 재능과 잠재력을 알아본 도널드 뉴엔 교수의 눈에 들어 꿈에 그리던 이스트만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지휘 공부를 위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뜻을 같이하는 단원들을 모아 깁스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이후 깁스 오케스트라는 이스트만 지역의 명물이 됐고, 예일대학교 교수 함신익을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한국에 들어와 대전시립교향악단, KBS 교향악단 등을 거치며 한국적 색깔이 있는 우리만의 오케스트라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죠." 심포니 송은 "국민 모두에게 라이브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지휘자 함신익이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었다. 정기 공연은 물론 'The Wing-날개'라고 이름 붙인 트럭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음악을 전하는 신개념 클래식 공연도 펼친다. 리모콘으로 조작되는 트럭 무대는 완벽한 앰프와 음향반사판, 스피커 등을 갖췄다. 단추 하나로 좌우 8.5m×6.5m, 높이 2.5m의 무대가 완성된다. 4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서도 무게를 견딜 만큼 튼튼하다. 19일 첫 무대는 함신익이 나고 자란 고향 삼양동의 미양초등학교에서 진행됐다. "모교인 삼양초등학교에서 첫 무대를 하고 싶었지만, 삼양초는 진입로가 좁고 교문이 작아 트럭이 들어갈 수 없었죠. 그래서 이웃 학교인 미양초를 선택했어요." 20일 두 번째 무대는 함신익이 3년 동안 복무한 양주 26사단에서 펼쳐진다. 4월에는 진해 군항제를 비롯해 울산·여수·여의도 벚꽃축제 등을 찾아간다. 소록도, 교도소 등 심포니 송을 부르는 곳은 어디든 방문할 계획이다. 심포니 송은 기업, 재단, 개인의 기부금과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부로 운영된다. 서울 도산공원 사거리 EG빌딩 지하에 사무실과 3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연습공간도 마련했다. "우리 단원들은 클래식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공연 준비도 다른 오케스트라의 몇 배 이상을 하죠. 지금은 공연 때마다 수당 형식으로 페이를 지급하지만 점차 월급을 지급하는 고정 단원들을 늘려갈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IMG::20150319000146.jpg::C::480::'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 함신익이 'The Wing-날개'라고 이름 붙인 트럭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3-19 15:00:36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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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스물' 이준호 "청춘? 꽃이 아니라 꽃봉오리죠"

"스무 살은 꽃다운 나이라고 하잖아요. 청춘은 꽃답다고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꽃이 아니라 꽃봉오리라 생각해요. 어떤 꽃인지 몰라서 불안하고 두렵지만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이 되니까요. 자신이 한 노력을 거름으로 삼아 피어오르는 꽃이죠."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은 기대와 설렘,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을 동시에 간직한 채 맞이하게 되는 스무 살 청춘들의 이야기다. 이제 막 성인이 됐지만 꿈과 현실이라는 갈림길을 앞에 둔 세 동갑내기를 통해 20대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공감가게 풀어냈다. 그룹 2PM 멤버이자 영화 '감시자들'로 연기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준호(25)는 '스물'에서 만화가를 꿈꾸는 청년 동우 역을 맡았다. '감시자들'과 아직 개봉하지 않은 '협녀-칼의 기억'까지 두 편의 영화로 연기를 맛본 이준호에게 '스물'은 첫 주연에 장르물이 아닌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2PM 투어 연습을 마치고 회식 자리에서 우연찮게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봤어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해서 읽어봤는데 멈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김우빈, 강하늘 등 동갑내기 배우들이 함께 한다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극중 동우는 88만원 세대, 혹은 삼포세대 등으로 대변되는 청춘의 각박한 현실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아버지의 부도로 어려워진 집안 형편 속에서도 만화가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동우는 홀로 집을 나와 미술학원을 다니며 옥탑방 생활을 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동우는 자신에게 호감을 나타내는 여자와의 '썸'도 포기하는 애잔한 청춘이다. 그럼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영화에 따뜻한 기운을 더한다. 2006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의 우승자로 JYP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된 이준호는 2008년 2PM 멤버로 데뷔하면서 스무 살을 맞이했다. 연예인으로서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 같지만 그에게도 동우와 같은 고민을 하던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수가 되고 싶어 소속사에 들어왔지만 그때부터 벽에 정말 많이 부딪혔어요. 잘난 친구들, 잘 생긴 친구들을 보면서 현실을 제대로 깨닫게 됐죠. 처음에는 회사에서 주목도 못 받아서 많이 좌절했어요. 그때가 열일곱 살이었거든요. 그렇게 갈팡질팡하면서도 결국 가수 데뷔의 꿈을 이뤄냈죠. 동우 같은 가난한 생활고는 없었지만 그래도 남 몰래 고생은 어느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동우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죠." 현실적인 이유로 연애까지 포기하는 동우의 마음도 십분 이해가 갔다. "'썸'을 포기하고 바깥을 바라보던 동우의 뒷모습이 진짜 쓸쓸해 보이죠? (웃음) 정말 공감이 갔어요. 저도 이제 한국 나이로 스물일곱 살인데 누구를 좋아해본 마음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바쁘고 힘들고 신경쓸 게 많다보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도 포기하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동우가 더 와 닿았어요." '감시자들'부터 '스물'까지 세 편의 영화를 경험하면서 이준호는 "배우로서 자신감은 확실히 생겼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늘어난 자신감만큼 부족함과 아쉬움도 커져가고 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아쉬움도 크고요. 계속 하다 보면 언젠가는 잘 할 수 있는 때가 오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이준호에게 연기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을 동시에 갖게 만드는 자극제다. "배우로서는 지금이 딱 스물인 것 같아요. 봉오리 안에 들은 것이 꽃이길 바라고 있죠(웃음). 제 인생에 '한방'으로 남을 멋진 작품, 그런 최고의 연기를 만나고 싶어요. 물론 가수로서도 더욱 만족하고 싶고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3-18 11:11:23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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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황정음 "인생의 슬럼프?…슈가·골든타임"

배우 황정음(30)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골든 타임'(2012)에 출연했고 '비밀'(2013)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끝없는 사랑'과 올해 MBC 드라마 '킬미힐미'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기계적으로 연기한 적 없었어요. 그런데 '킬미힐미'를 하면서 처음으로 느꼈죠. 기계라기보다는 굳이 감정을 잡지 않았는데 울고 있더라고요. '몸이 기억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혼란스러웠어요. '하이킥' 때만 해도 눈물 연기를 못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코믹이 어려워요. 호흡이 빠르고 대사가 완벽히 숙지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하이킥' 때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킬미힐미'를 하면 저의 또 다른 모습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아서 '내가 고갈됐나' 싶기도 했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어요." 그룹 슈가로 데뷔했다. 배우로 전향한 후 끊임없이 연기하면서 슬럼프를 두 번 겪었다고 고백했다. "제 인생에서 슬럼프는 2번 있었어요. 정말 힘들었던 한 번은 슈가 시절이요. 첫 실수였고 두 번째는 '골든 타임' 때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슈가, 골든타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줬어요. 사람은 고생해야 하나 봐요. 지금의 제가 슈가 시절 황정음을 만난 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현재 만족스럽지 않아도 즐기려고 하는 마음이 필요하죠. 슈가 멤버들에겐 미안할 때도 있는데 그 친구들도 이해해요. 저희 사이 좋습니다. (웃음)" 배우 지성과 '비밀' 이후 2년 만에 재회했다. 실제로 10살, 8살 터울 오빠가 있는 황정음은 "오빠 하나를 더 얻었다"며 지성과의 연기 호흡을 만족해했다. "지성은 결혼하고 더 여유 있어졌어요. 함께 연기하면 감정을 많이 주고 받죠. 지성의 연기를 보면서 사람의 영역을 넘어선 거 같았어요. 저라면 못 했을 거예요. 다만 5년이 지나 내공 생기면 다중 인격을 해보고 싶어요. 지성과 또 작품 하는 건 좋지만 바로 하고 싶진 않아요. 4년 후 저도 결혼했을 때 할래요. 오빠는 유부남이잖아요. (웃음) 저는 33세~34세 즈음에 결혼할 생각이에요. 파트너는 모르죠. 34살 즈음 옆에 있는 남자와 결혼할거예요. 김용준과 할래요. (웃음)" 지성의 비중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황정음은 '킬미힐미'를 통해 중국을 얻었다. "역할마다 정해진 크기가 있다고 봐요. 경험을 통해 알게 됐죠. 장면마다 의도가 있는데 누군가가 욕심을 내면 그 의도가 틀어지고 작품에 영향을 줘요. 결국 저 스스로에게 안 좋아지는 거잖아요. '비밀' 때 많이 느꼈죠. '킬미힐미'는 지성의 작품인 걸 알고 시작했어요. 제가 얻을 건 '중국'이었죠. (웃음) 중국 투자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구체적으로 뭘 얻었는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근데 제가 보기와 달리 계산적이에요. 다이어리에 이 드라마에 들어 가야 하는 이유와 들어가는 않는 이유가 적혀있죠. 지성의 연기를 이겨서 작품이 풍성해 진다면 욕심을 냈을 거예요. 그런데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감독이 저를 오리진으로 캐스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만 충실했습니다."

2015-03-17 14:05:10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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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사월의 눈'으로 돌아온 허각 "가슴 시린 이별 외치다"

따스한 봄날, 가슴 시린 이별을 외치다 가수 허각, 새 앨범 '사월의 눈'으로 컴백 기존 발표곡과 달라…절제된 감성으로 노래 가정 꾸린 후 첫 앨범…가족의 응원 든든해 가수 허각(30)이 약 17개월의 공백 끝에 컴백한다. 엠넷 '슈퍼스타K 2' 우승자 타이틀은 이제 식상하게 느껴질 만큼 그는 자신의 앨범은 물론 각종 드라마 OST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17일 미니 3집 앨범 '사월의 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그는 "집에만 있었더니 좀이 쑤셨다"며 "하루라도 빨리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 4월에 눈이 내린다면 타이틀곡 '사월의 눈'은 벚꽃을 눈송이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 깊은 발라드 곡이다. 많은 이들이 따스함과 설렘을 이야기하는 봄에 그는 가슴 시린 이별의 아픔을 겪은 한 남자의 마음을 노래했다. "봄이라고 해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노린 건 아녜요(웃음). 추위가 가고 따뜻해지는 시기에 이별의 아픔이 가시고 따뜻한 사랑이 올 수 있을지를 노래했어요. 사실 결혼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이별을 노래한 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아이러니 하게도 제 노래는 슬프지만 전 지금 행복하니까요. 그래서 감정을 잡기 위해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죠." 많은 팬들은 허각의 노래에서 시원하게 뻗어 가는 고음을 듣길 기대한다. 하지만 '사월의 눈'은 이 같은 기대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곡의 전반부를 거쳐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과잉 한 번 없이 덤덤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래서 꽤 힘들었어요. 수정 녹음을 무려 6번이나 할 정도였죠. 그동안 불렀던 노래는 세게 내지르거나, 목소리에 거친음을 넣거나, 격한 감정으로 불렀거든요. 이번 노래는 전혀 그렇지 않아서 녹음하는데 좀 힘들었어요. 게다가 그런 과정을 겪으니 굉장히 예민해지기 까지 했죠." 그는 이번 신곡을 부르기 위해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성원' '이터널 선샤인' 등을 약 10회 이상 봤다고 했다. "슬픈 발라드가 제 목소리와 잘 어울리니 가수로선 좋지요. 하지만 지금 제 시기가 참 행복하고 단란할 때인데 이별 노래를 주로 하려니 노력이 많이 필요했어요. 사실 평소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같은 호러 영화를 좋아하거든요(웃음)." ◆ 아빠가 되어 돌아오다 이번 앨범은 특히 그에게 의미가 깊다. 30대가 된 후 처음 발표하는 음반이자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 낸 첫 음반이기 때문이다. "가정이 생기고 난 뒤 하루하루가 신기해요. 아빠가 되고 나니 예전보다 철이 든 것 같아요. 좀 차분하고 여유로워진 것도 있고요. 특히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그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힘이 난다고 했다. "감수성이 확실히 풍부해진 것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 것 같다니까요?(웃음).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엄태웅 씨가 딸만 보면 우시잖아요?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니까 우울증을 의심하기도 했어요. 근데 그건 절대 아니고요 오히려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가족 덕분에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더 큰 부담이 생겼다고 한다. "데뷔 후 지금까지 앨범을 발표하기 한 2~3주 전엔 늘 불면증에 시달려요. 순위에 대한 부담이라기 보단 그냥 모든 것들이 다 신경 쓰여서요. 특히 가족이 생기고 난 뒤 첫 앨범이라 그런지 부담이 더 커졌어요. 성적은 신경 안 쓴다고 했지만, 그래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많이 응원해주고 있는데 잘 안되면 창피할 것 같거든요(웃음)."

2015-03-17 08:00:06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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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샤이니, 도쿄돔서 반짝반짝 빛나다

그룹 샤이니가 14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일본 데뷔 4년 만에 '꿈의 무대'로 불리는 도쿄돔에 오른 이들은 4시간 가까이 공연을 펼치며 5만여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했다. 첫날 공연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이날 오후 9시 무대 뒤편에서 샤이니와 만났다. ◆ 도쿄돔에 오르기까지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치바를 시작으로 도쿄, 오사카, 고베 등 일본 20여개 도시에서 열린 투어의 마지막 무대이자 첫 도쿄돔 공연이었다. 샤이니는 이날 무대에 오르기까지 지난 2010년부터 아시아 투어와 일본 아레나 투어를 진행하며 현지 팬들과 꾸준히 만났다. 이들의 일본 투어 누적관객수는 무려 77만명에 이른다. "오늘 공연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하나하나 전부 기억에 남아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민호) "홀 투어에서 시작해 아레나 투어를 거쳐 도쿄돔까지 왔어요. 여러 무대에 서 봤지만 오늘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팬들이 주신 성원과 사랑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키) "콘서트는 항상 관객과 함께해야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오늘 팬들에게 정말 많은 에너지를 받았고, 그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했어요. 생각보다 무대가 너무 넓어서 초반에 힘을 많이 뺐더니 중간에 힘들더라고요(웃음)." (종현) 이날 관객들은 노래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팔찌를 차고 무대 위의 샤이니와 함께 호흡했다. 넘실거리는 5만개의 초록색 불빛이 모두 샤이니를 응원했다. 키는 공연 중반 '파이어(Fire)' 무대에서 눈물을 보였고 종현 역시 공연 막바지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팬들이 다 같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 눈물이 안 날수가 없었어요. 사실 오늘 울 것 같다고 예상은 했는데(웃음) 마지막에 울 줄 알았지 그때 눈물이 터질 줄은 몰랐어요." (키) "제가 원래 눈물이 많은 사람이에요(웃음). 사실 첫 곡 '에브리바디(Everybody)'가 시작도 하기 전에 울 뻔했어요. 무대에 딱 올라간 순간 사방이 초록빛이라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가까스로 참았죠." (종현) 태민은 공연 중간 다리가 불편한 듯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걱정을 샀다. 다행히 부상은 아니었다. "다리에 쥐가 났어요(웃음). 너무 긴장을 했나 봐요. 도쿄돔 공연이라는 것 자체에 설레 근육이 경직됐고, 마음도 앞서 컨디션 조절을 잘 못했어요. 쥐가 나는 바람에 멤버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해요." (태민) ◆ '칼군무'부터 '깨알' 솔로 무대까지 이날 공연은 샤이니가 2011년 일본 데뷔 후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총망라한 자리였다. 일본 현지 발표곡과 국내 히트곡은 물론 각 멤버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솔로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키는 '본 투 샤인(Born to shine)'을 처음 공개해 상체를 노출한 파격적인 의상과 안무로 5만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속살을 잘 안 보여주는 편인데 이번 무대를 위해 노출을 해보고 싶더라고요(웃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식단조절도 했어요." 민호는 깜찍한 유치원생 복장으로 수십명의 어린이와 함께 등장했다.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 180도 귀엽고 발랄한 무대였다. "저희 5명이 다 멋있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콘셉트를 바꿔봤어요. 리허설 할 땐 굉장히 창피했는데 막상 5만 명 앞에 서니 자신감이 생기던걸요?" (민호) 샤이니는 거대한 도쿄돔을 다양한 무대 연출로 활용했다. 이동식 무대를 타고 자리를 옮겨 2, 3층 관객이 잘 보이는 돔 한가운데 마련된 높은 리프트 무대에 올라갔다. 샤이니의 격한 안무에 리프트가 흔들거리는 순간도 있었다. 이에 종현은 "리허설 할 때 여러 번 점검한다"며 "안전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리허설 때 저랑 온유는 괜찮았는데 키는 일어서질 못하더라고요(웃음). 막상 공연 시작하고 2, 3층 관객들을 정면으로 보니까 괜찮아졌어요." (민호) 꿈의 무대였던 도쿄돔에 올랐던 이들의 목표는 이제 무엇일까. "공연장만 두고 보면 스타디움이겠죠. 하지만 관객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종현) "규모가 크든 작든 공연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더 하고 싶어요. 기왕 시작했으니 돔 투어도 해보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공연 했으니 한국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올해 안에 한국에서 앨범 무조건 내야죠!" (온유)

2015-03-16 08:00:00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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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연기를 향한 순수한 마음, '순수의 시대'의 강한나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순수의 시대'(감독 안상훈)는 조선 초 '왕자의 난'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자 다른 순수를 꿈꿨던 세 남자의 핏빛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세 남자보다도 이들 사이에 있는 기구한 운명의 한 여인이 더 기억에 남는다. 슬픔과 아픔을 지녔지만 복수심과 사랑 앞에서 고뇌하는 기녀 가희다. 복잡한 감정 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지닌 가희를 연기한 것은 바로 신인 배우 강한나(26)다. 강한나는 어릴 적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였다.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연기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희곡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배우의 꿈을 키어온 그녀는 연기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인기가 아닌 연기 그 자체였다. "연기를 배운다고 해서 모두 다 대중적인 주목을 받는 배우가 되는 건 아니에요. 연기를 학문으로 공부할 수도 있고, 연기 실기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연극 평론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때는 배우라는 삶이 제 성격이나 지향점과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이 있기도 했어요. 저는 소박하고 소소한 것을 좋아하거든요. 대중의 시선을 받는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금의 소속사(판타지오)를 만났을 때였어요. 2012년에서 2013년 무렵이었죠." 아이러니하게도 강한나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입고 나온 드레스 때문이었다. 뒷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레스는 '노출' '파격' 등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이슈가 됐다. "그 드레스가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저에게는 의상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새롭고 독창적인 드레스였거든요. 그 드레스의 의미를 정말 잘 보여주고 싶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워킹 연습도 많이 했는 걸요." 자신의 의도에서 벗어난 이슈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속상한 마음이 생겼을 법도 하다. 그러나 강한나는 당당했다. "'노출'이라는 단어와 함께 드레스의 의미가 변질되는 과정을 보면서 '그럴 수 있구나'하는 마음이었어요.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죠. 하지만 앞으로 연기를 계속한다면 '노출'이 아닌 '연기자'라는 이름표가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말대로 강한나는 일회성 이슈에 연연하지 않고 배우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영화 '동창생' '친구2' '우는 남자', 그리고 드라마 '미스코리아' 등에서 조·단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해 '순수의 시대'의 가희와 만났다. 배우로서 자신의 진면목을 펼쳐 보일 기회였다. 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하다 상업영화로 데뷔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대학원까지 다니다 데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강한나의 경력이 흥미로운 이유다. 신인임에도 확고한 연기 철학은 그가 배우로서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를 보여준다. "연기는 한 인물의 삶을 잘 녹여내서 표현하는 것이잖아요. 이론으로 배운 방법론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직접 몸으로 하면서 배우게 되는 것도 있어요. 저는 복합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순수의 시대'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일일이 배우일지를 쓰면서 캐릭터를 분석했다. "대본이 제일 깨끗했어요(웃음). 처음 대본을 보는 기분이 들도록 깨끗하게 놔뒀거든요. 평소에도 중요한 걸 잊지 않게 메모하는 걸 좋아해요. 스마트폰에 기록하는 것보다도 볼펜으로 직접 쓰는 게 더 좋고요." '순수의 시대'를 보면서 놀랐던 것은 강한나가 지닌 다양한 얼굴들이었다. "감독님이 가희는 한 장면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했어요. 모든 장면들이 합쳐졌을 때 완성이 되는 캐릭터였죠. 그래서 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이 공부했어요. 연기 공부를 하며 배운 것은 물론 제 삶의 경험까지 다 끌어와야 했죠. 무채색일 때도 명도와 채도가 다른 그런 인물이라 어려웠어요." 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준 분장팀, 조명팀, 촬영팀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래서 강한나는 촬영이 끝난 지금도 촬영 현장에서 함께 했던 이들이 그립다. "가희의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촬영 현장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가희는 제 마음 안에 남았다고 생각해요." 전작인 '미스코리아'에서는 중앙대 동기인 이연희와 호흡을 맞췄다. '순수의 시대'에서는 한 학년 후배였던 강하늘이 상대역이었다. 또래들보다 늦은 출발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강하나는 "조급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가희를 만나 자신의 모든 것을 연기로 쏟아낸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철학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저에게 맞는 삶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삶의 속도는 다르잖아요. 기회가 오는 순간도 다르고요. 저는 충실하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잘 밟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제 페이스대로 배우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디자인/최송이

2015-03-11 15:18:26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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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살인의뢰' 김상경 "또 형사? 배우로서 목말랐던 영화죠"

김상경(43)이 형사로 돌아왔다. '살인의 추억'과 '몽타주' 단 2편의 영화만으로 '형사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단 만큼 "또?"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살인의뢰'(감독 손용호)에서 김상경이 맡은 형사는 앞선 두 영화와는 다르다. 형사와 피해자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살인의뢰'는 시작부터 스릴러 장르의 공식을 배반한다. 기존 영화와 달리 살인범이 잡힌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형사의 가족이 사건의 피해자라는 아이러니한 설정도 새롭다. 김상경이 '살인의뢰'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신선한 설정 때문이었다. "'몽타주' 제작사에서 이 작품을 제안해서 의아했어요. '몽타주' 때도 10년 만에 두 번째로 형사 역할을 맡은 건데 다들 '형사 전문 배우'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살인의뢰'는 시나리오부터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배우로서 목말랐던 지점에 있는 영화였어요." '살인의뢰'에서 김상경이 연기한 태수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 속에 날카로운 촉을 숨기고 있는 베테랑 형사다. 우연찮게 연쇄 살인마 강천(박성웅)을 검거하는데 성공하지만 강천의 마지막 피해자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복잡한 심정에 사로잡히는 인물이다. '살인의 추억'의 서태윤, '몽타주'의 청호가 형사로서 사건에 뛰어든다면 '살인의뢰'의 태수는 형사가 아닌 피해자 가족으로서 사건에 뛰어든다는 점이 다르다. "'살인의 추억'과 '몽타주'에서는 피해자 가족이 아닌데도 범인을 잡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능한 건가 싶었어요. 물론 조사를 하다 보니 그런 형사들이 있기는 하더라고요. 하지만 '살인의뢰'는 형사인 동시에 피해자 가족이라서 느끼는 감정이 전혀 달랐어요. '화려한 휴가'에서 동생이 죽었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죠." 영화는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아픔을 간직한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김상경은 3년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10일 만에 10㎏의 체중을 감량했다. "배우로서는 가장 큰 도전이었죠. 영화를 찍으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건 정말 힘들더라고요.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해도 50% 밖에 충전이 안 되는 기분이었어요." 외모 변화 못지않게 감정 표현도 힘들었다. 3년이 지난 뒤 태수가 여동생의 시체를 묻은 곳이라도 알아내기 위해 교도소에 있는 강천을 찾아가는 장면이 그랬다. "감정의 톤을 잡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태수는 동생의 시체라도 찾고 싶은 마음에 매일 같이 강천을 찾아갔을 거예요. 그럼에도 말을 하지 않는 강천에게 태수가 분노를 느낄지 아니면 체념한 기분일지 좀처럼 알 수가 없겠더라고요." 영화는 살인 사건을 피해자의 관점으로 다루면서 사형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형사와 피해자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는 태수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 김상경은 "우리 영화는 뜨거운 가슴으로 따라가야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보는데 뜨거운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것들이 차가운 머리로 이동하더라. 영화가 개봉하면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슬픔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곧바로 촬영에 들어간 KBS2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덕분이었다. 유머러스한 캐릭터로 안방에 편안한 웃음을 선사했던 김상경은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 나 역시 힐링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차기작을 고를 생각이다. 늘 그래왔듯이 편안하면서도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형사로서는 범인을 놓쳤다 잡았고 피해자의 입장까지 됐으니 이제는 더 이상 형사 역할 제안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차라리 살인자처럼 비밀을 숨겨야 하는 인물이면 하고 싶어요. 홍상수 감독님 영화 속 주인공인데 갑자기 사람을 죽이는 역할이라면 재미있지 않겠어요? (웃음)"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3-10 10:25:27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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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살인의뢰' 김성균 "깊은 감정, 배우로서 큰 공부 됐죠"

행복하기만 했던 신혼생활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났다. 연쇄 살인마에게 아내를 잃은 남자의 마음은 끝없는 분노로 가득 차오른다. 아내의 시체마저 찾지 못한 남자에게 남은 삶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직 하나, 아내를 죽인 이를 응징하고 처벌하는 것만이 그의 마음에 남아 있다. 상상조차 하기 쉽지 않은 이 깊은 고통과 처절한 감정을 김성균(34)은 영화 '살인의뢰'(감독 손용호)에서 견뎌내야만 했다. 데뷔작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필두로 '이웃사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에서 그가 연기한 역할들과는 정반대 위치에 서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의 변신이라고 할 만하다. "김성균 생애 첫 피해자 역할"이라는 말이 단순한 홍보 문구만이 아닌 이유다. "이전에는 가해자 역할이 많았죠. 저의 몽타주를 이미지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이었다고 할까요. 반면에 '살인의뢰'는 감정적으로 많이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이었어요. 평생 연기하며 사는 것이 목표인 만큼 이렇게 깊은 감정에 들어가는 연기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배우로서 큰 공부가 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살인의뢰'에서 김성균이 연기한 승현은 이마를 덮을 정도의 긴 앞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말없고 수줍은 남자다. 아내의 전화에 조용히 미소 짓는 모습에서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선한지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이 평범한 한 남자가 연쇄살인마에 의한 피해자 가족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피해자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반응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 가족의 감정에 다가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김성균은 "최근 몇 년 동안 내게 굉장히 소중한 것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아내와 결혼을 하고 첫째와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사랑하는 존재가 커진 상태였다.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더 절절히 끓었다"고 말했다. 대신 영화 내내 그 힘든 감정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는 "유독 피해자가 홀로 있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순간이 많아서 매 장면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굉장히 우울한 감정이잖아요. 그 마음을 연기를 위해 유지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인물에 백프로 몰입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승현의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힘든 건 없었죠. 다만 일상생활에서도 문득문득 촬영장에서 승현으로서 가진 생각과 마음이 툭툭 튀어나오더라고요. 승현의 이야기가 마치 저의 과거처럼 느껴졌나봐요." '살인의뢰'는 순수한 악 그 자체인 살인마 강천과 그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긴 남자, 그리고 피해자 가족이 된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사형제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김성균은 "촬영하는 동안 감독님과 피해자의 심정과 심리 상태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다. 그런데 우리 영화가 이렇게 사형제에 속 깊은 의미가 있는 줄은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알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소한 우리 영화에 등장하는 강천이라는 살인범에 대해서는 사형제에 찬성하고 싶다. 일말의 뉘우침도 없는 악마 같은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김성균은 2014년 한 해를 여러 편의 영화를 연이어 촬영하며 바쁘게 지냈다. 2015년에도 '허삼관'에 이어 '살인의뢰'까지 영화가 개봉했고 촬영을 마친 '여름에 내리는 눈'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는 '명탐정 홍길동'의 촬영에 한창이다. "아주 매력적인 악역"을 맡았다는 그는 "색다르고 새로운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귀띔했다. 올 여름에는 셋째 아이도 태어난다. 평생 연기하는 것이 꿈인 김성균에게 2015년도 여느 해처럼 바쁜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폭풍전야처럼 슬슬 바빠지려고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건강! 체력적으로 좀 힘들어서요. 그래서 올해의 각오는 건강입니다(웃음)."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3-09 11:22:07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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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김현주 "스캔들 없다고요?…매우 노력합니다"

데뷔 18년 차 포털사이트 나이 삭제…"공개 연애하는 용기 부러워요" 배우 김현주가 데뷔 18년 동안 스캔들이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부단히 노력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결혼 적령기를 넘긴 워커홀릭 차강심으로 분했다. "깊이 연애할 기회가 없었어요. 소개팅도 거의 안 했죠. 앉아서 뭐하는 건가 싶어요. 자연스럽게 만나 알아가다 사랑하는 걸 좋아하죠. 결혼과 연애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거 같아요. 때로는 정말 외로워서 결혼 하고 싶을 때도 있죠. 그러다가도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요. 아직까지는 부정적으로 보는 거 같아요. 셀프 디스인 거 같은데 제가 여자로서 매력 없나 봐요. (웃음)" 공개 연애 중인 스타들의 용기를 부러워했다. "제가 좋아하는 정도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게 항상 달랐던 거 같아요. 사랑을 할 때도 이성적이에요. 최선을 다해 몰입한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에겐 차다는 소리를 많이 듣죠. 두려움 없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뜨거운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공개 연애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공개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더라고요. 제가 데뷔했을 때만 해도 무조건 숨겨야 하는 일이었고 그런 자세가 익숙하죠. 가장 친한 친구 앞에서도 내색한 적이 없었어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당시 18년 동안 자신을 응원한 팬클럽을 언급했다.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초창기 팬들은 사회인이 돼 친구처럼 지내고 있죠. 팬과 인생을 함께 하는 느낌이라 짠하기도 해요. 제가 잘 이끌어왔나 봐요. (웃음) 팬 카페가 유일한 소통 창구예요. 인터넷 기사엔 안 예쁜 사진이 걸릴 수도 있고 댓글이 기분 나쁠 수도 있잖아요. 팬 카페에 가면 예쁜 거 위주로 올리니까 저는 그걸 봐요. 팬 카페를 매일 들어가서 댓글을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2007)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다. 그는 "마음의 병이 생겼다"고 당시 상황을 추억했다. "제 얼굴이 이상하게 생긴 거 같아서 카메라 앞에 설 자신이 없었어요. 심리 치료에 좋다고 해서 꽃꽂이도 배웠죠. 은퇴할 생각까지 했었어요. 데뷔 때부터 정체성을 모른 채 일만 했죠.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인데 그때는 불만이 많았고 스트레스가 쌓이니까 성격이 날카로워졌어요. '유리구두'(2002) 이후 쉬기로 했죠. 근데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까 내가 없어진 거 같더라고요. 지금도 제가 어떤 배우인지, 대중이 저한테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젠 제가 만족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게 연기에도 편안하게 녹아날 거 같아요." 포털 사이트에서 나이를 지운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얼마 전 '가족끼리 왜이래' 팀과 제주도 여행을 갔어요. 20대 배우들과 사진을 찍으니까 스태프들이 '아직 괜찮네'라고 했죠. 그래서 제가 '그럼 (작품에) 나를 써요'라고 말했어요. 20대 남자 배우와 연기하는 게 의외로 괜찮을 거 같더라고요. (웃음) 올해 작품을 하나 더 하고 싶어요. 어린 친구들과 밝은 분위기가 나는 걸로요. 어떻게 변신할 지는 모르겠어요. 착한 캐릭터만 선호하지 않거든요. 일탈을 꿈꾸지만 기본적으로 제 성향이 단정한가 봐요. 배우로서 걸림돌이 되기도 하죠. 좀 놀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2015-03-09 07:00:38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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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절망에도 포기하지 않은 꿈과 열정, '조류인간'의 소이

밝고 귀여운 모습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이(35)는 "누구나 마음속에 절망은 있지 않냐"며 "한때는 방황의 아이콘이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에서 영화 '조류인간'(감독 신연식)에서 그가 연기한 소연의 모습이 살며시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조류인간'에서 소이는 자신의 본명을 따온 소연을 연기했다. 15년 전 사라진 아내 한비(정한비)를 찾아 헤매는 소설가 정석(김정석)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나 정석의 여정을 함께 하는 인물이다. 한비가 어디로 간지 알고 있다며 정석을 안내하는 소연은 영화 내내 그 속마음을 감추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내내 환한 웃음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소연이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진실이 숨겨져 있다. 사람이 아닌 새로서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연은 새가 되지 못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 소이가 공감한 것은 바로 그 소연의 절망이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있지만 내가 처한 환경이 그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할 때, 그리고 거울을 볼 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 아닌 모습을 발견할 때 정말 힘들죠. 그것이 곧 소연의 절망이자 저의 절망이에요. 웃고 있지만 그 의중을 알 수 없는 인물, 그게 저거든요." 누군가는 이런 소이의 말에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어릴 적 부모님 덕으로 외국을 돌아다니며 생활한 점, 그리고 걸그룹 티티마 멤버로 1999년 연예계에 데뷔한 뒤 가수와 배우로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는 점은 누가 봐도 부족할 것 없는 삶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소이를 티티마 데뷔 당시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로 기억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소이는 "밝은 모습만이 내 전부가 아닌데도 사람들이 그런 모습만을 원하는 것이 마치 나를 부정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티티마 소이와 인간 김소연(소이의 본명) 사이에서 생겨나는 고민과 갈등이 곧 그가 지닌 절망의 정체다. "열다섯 살 때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면서 펑펑 울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왜 우는지 몰랐죠. 그때부터 이미 어두운 김소연이 제 안에서 꿈틀대고 있었을 거예요. 그게 알에서 깨어난 게 스물네 살 때였어요. 그때부터 제가 돌보지 않은 어두운 모습을 끄집어내 탐방하기 시작했어요. 방황의 시기였죠(웃음)." 그럼에도 소이는 꿈꾸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저는 몽상가에요. 하지만 현실이라는 땅에 두 발을 내딛지 않고 꿈꾸는 사람은 '몽상가'가 아니라 '허상가'죠. 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공중을 떠다니는 느낌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방황의 시기에도 현실에 두 발을 내딛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소이는 '조류인간'의 소연이 가장 솔직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연을 연기하면서 단 한 번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절망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 절망을 위로하면 솔직하지 못한 거잖아요. 그래서 제 밑바닥의 감정을 다 인정하고 끄집어냈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연기로 승화시키는 경험은 소이에게 배우로서 더욱 단단해지는 경험이 됐다. '조류인간'은 보다 당당하게 자신을 배우라고 소개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소이에게 특별하다. 소이는 "내게는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나 타고난 천재성은 없지만 대신 열정이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 그 열정이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배우다. "마동석 선배님처럼 다작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른 배우처럼 색깔이 확고하거나 아니면 도화지 같은 배우도 되고 싶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제가 배우로서 가야할 길은 많은 작품을 하는 것이에요." 젊은 시절 말랑말랑하게 피어오르는 꿈과 감성은 나이가 들수록 딱딱하게 굳으면서 어느 순간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이는 "70살이 돼도 지금의 감성을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제 소이에 대한 밝고 귀여운 이미지는 잊어야 할 때가 됐다. "사람들에게는 이런 제가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대중의 시선을 신경 안 쓰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저는 아직 아티스트가 아니라서 저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보여줄 능력은 없어요. 그래서 지금은 자유롭게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을 뿐이에요. 대중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존재를 바꿀 수는 없잖아요. 제 유일한 무기인 열정으로 끈기있게 제 자신을 표현한다면 언젠가는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거라고 믿어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3-05 14:55:59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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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단단하게 여문 순수한 솔직함, '순수의 시대'의 강하늘

배우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그의 말보다 그가 보여주는 표정과 인상, 그리고 인터뷰어를 대하는 태도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때가 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생겨나는 다양한 기운이 오랜 여운과 잔상으로 남기도 한다. 그 오묘한 감정을 글로만 오롯이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아 고민에 빠질 때도 있다. 강하늘(25)과의 인터뷰가 그랬다. 요즘 강하늘은 그야말로 '핫'하다. 지난해 드라마 '미생'에서 장백기 역을 맡아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최근 영화 '쎄시봉'에 이어 '순수의 시대'와 '스물'까지 3편의 영화를 연달아 선보이며 바쁜 행보를 걷고 있다. 대중과 언론의 끊이지 않는 관심 속에서 들뜬 기분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강하늘은 "단 것에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저는 솔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나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 어디 가서 억지로 웃는 건 좋아하지 않거든요. 요즘 저를 신경써주고 관심 가져주는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그런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어요." 배우가 스스로를 솔직하다고 말할 때는 한번쯤 귀를 의심하게 된다. 매 작품마다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만큼 자신을 잘 숨기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하늘의 말에는 그런 의심을 가질 수 없었다. 인터뷰 동안 자신의 삶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5일 개봉하는 '순수의 시대'에서 강하늘은 야비하고 비열한 인물인 김진을 연기했다. 조선 태조의 사위인 부마의 직책에 있지만 관직에 오를 수 없는 답답함을 거침없는 욕망으로 표출하는 인물이다.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강하늘은 그 차이를 잘 담아낸 시나리오에 끌려 '순수의 시대'를 선택했다. "이미지 변신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김진의 치기어린 모습이 배우로서 재미있게 다가왔을 뿐이에요. 왕의 사위임에도 자기 욕망 하나 표현하지 못하는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김진이 이해는 됐지만 공감은 안 됐어요. 이해를 공감으로 바꾸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김진의 행동은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하면 안 될 일들이잖아요. 현실과의 괴리감이 커서 많이 힘들었어요." 욕망에 가득한 눈빛, 그리고 폭력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김진은 우리가 알고 있던 강하늘의 모습을 완벽하게 배반한다. 강하늘의 대중적인 이미지는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여준 '엄친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서울 국악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도 그가 부족함 없이 자라왔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강하늘은 "남들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 힘든 일도 겪으면서 살아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것도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강하늘은 중학교 때 교회 성극단 소품 팀으로 처음 연극 무대를 접했다. 모든 공연이 끝나는 날 스태프들이 나와 인사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펑펑 울었다. "그때의 눈물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시원한 것도 서운한 것도 아니었고 행복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때부터 연극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 눈물은 강하늘에게 연극에 대한 꿈을 심었다. 그리고 그 꿈은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배우로 향하게 됐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강하늘은 여전히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배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힌다. 배우가 무엇인지 늘 고민한다는 그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공부가 되는 작품을 고르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예술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누가 당당하게 스스로를 작가나 음악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저도 똑같아요. 배우로서 당당하게 말하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죠. 아직은 어린 만큼 배워야 할 것이 많아요. 언젠가는 당당하게 배우라고 말할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때는 배우가 무엇인지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죠? (웃음)" 사진/라운드테이블(한제훈) 디자인/김아람

2015-03-04 11:38:47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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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진짜사나이' 강예원 "발목 뼛가루 붙어 있어 수술해야 해"

강예원(35)은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다. 볼륨감있는 몸매로 언제나 주목 받았다. 그러나 그는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여군특집2' 최고 반전녀에 등극했다. 알이 크고 두꺼운 안경을 쓴 채 홍조 있는 볼을 그대로 드러냈다. 개구리 왕눈이의 여자친구와 흡사해 '아로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로미는 강예원의 어릴 적 별명이기도 하다. 다섯 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많이 넘어졌고 '여군특집' 훈련 중에도 발목을 다쳐 수술을 예정하고 있다. "발목 수술을 해야 해요. 뼛가루가 붙어있는 상태여서 지금 깁스를 하고 있어요. 군대니까 부상에 예민하더라고요. 눈이 안 보이니까 발목까지 안 좋아졌죠. 레드카펫을 걸으면 (넘어질까 봐) 매니저들이 더 긴장해요." 강예원의 남동생은 해병대 출신이다. "남동생은 '그럴 줄 알았다'며 웃기만 하죠. 근데 화생방 훈련은 어떻게 성공한 거냐고 놀라면서 의심해요.(웃음) 방송에도 나왔지만 소대장님이 '잘 했어?'라고 묻자마자 '네'라고 자신 있게 답했잖아요. 뭔가를 숨기지 못하는 제 모습이 웃기더라고요. 가장 힘들었던 건 바느질이었어요. 눈이 원수라고 생각하면서 할머니 같은 제 모습을 원망했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엄마는 마냥 웃어요. 입소 전에 슬퍼하실 거 같아 말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제가 지상파에 출연해서 좋으신 거 같아요." 동기 후보생 윤보미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24시간 관찰카메라를 보면 사람 성향이 드러나잖아요. 열심히 했죠. 예능을 찍으러 왔는지 올림픽을 찍으러 온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모자란 사람도 있는 법인데 우리 멤버들은 다 잘하는 거 같았어요. 자책하고 있는데 윤보미가 '나도 겁 많고 눈물이 많다. 울지 마라'고 위로했어요. 그때 저만 뒤쳐지는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았죠. 요즘 여자들은 다 센 줄 알았어요. 특히 박하선이 그렇게 강할 줄 몰랐어요. 엠버는 같은 회사여서 반가웠어요. '해맑다'는 표현은 엠버를 두고 하는 말인 거 같아요." '여군특집' 최약체인 그는 고소공포증을 극복하고 동기들을 위해 용기를 내며 도전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촬영 마지막 날이 돼서야 적응이 된 그는 "다시 찍으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제작진에게 말했다. "저는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진짜 사나이'는 저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죠. 센 척하지 말고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더라고요. 도도한 이미지였고 의상도 노출이 많은 걸 입었었는데 실제 저는 노출을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 모습만 보다가 운동복 입고 안경을 쓰고 있으니까 친근하게 느끼시더라고요. 이젠 강박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연기 활동을 하고 싶어요. 벌거 벗은 제 모습이 탈로 났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저를 알린 계기가 됐어요. 긍정적으로 좋은 배우로 살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길 잘 한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여배우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요. 원망 들을 거 같거든요.(웃음)"

2015-03-03 10:53:59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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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순수의 시대' 신하균 "완벽주의? 결핍 있는 인물이 매력적이죠"

"작품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전체적인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 입니다. 배우 입장에서는 해보지 않았던 것,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캐릭터나 역할의 직업, 장르가 될 수도 있어요.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고 싶으니까요." 1998년 '기막힌 사내들'로 영화에 데뷔한 이래 신하균(40)은 새로움을 향한 여정으로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여왔다.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 투 동막골' '런닝맨' 등 대중적인 작품은 물론 '지구를 지켜라' '복수는 나의 것' '카페 느와르' '박쥐' 등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들도 두루 섭렵하며 충무로의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순수의 시대'는 신하균의 또 다른 도전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데뷔 이후 첫 사극이기 때문이다. 조선 개국 7년, 이방원이 일으켰던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욕망과 순수를 꿈꿨던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신하균은 순수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내거는 장군 김민재를 연기했다. "처음 해보는 사극이라서 다른 이미지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많았어요. 무술도 해야 하고 말도 타야 하잖아요. 무엇보다도 지금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라는 점이 좋았어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건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로망'이니까요." 신하균의 도전은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살육과 폭력으로 가득한 전장에서 적들과 싸우던 김민재가 홀연히 짓는 허무한 표정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하균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신경질적인 근육'이라는 홍보 문구로 소개되고 있는 근육질 몸매 또한 그의 팬이라면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신하균이 김민재에게 끌린 것은 단지 외적인 변화 때문이 아니었다. 김민재가 내면에 갖고 있는 깊은 결핍에 배우로서 매력을 느꼈다. "김민재는 완벽한 장수가 아니에요. 본인이 원해서 그 자리에 올라간 것도 아니고요. 어릴 때의 트라우마도 있는, 외롭고 답답하게 사는 사람이라 안쓰럽고 불쌍했어요. 그런 김민재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그걸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신하균이지만 그 캐릭터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결핍'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신하균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유에 대해 "완벽한 사람에게서는 매력을 잘 못 느낀다"고 말했다. "작품 선택할 때마다 꼭 어떤 결핍이 있는 인물을 고르려고 하지는 않아요. 다만 완벽한 영웅보다는 부족하고 안쓰러운 점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큰 매력을 느낄 뿐이에요. 저 역시도 그들처럼 완벽하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늘 완벽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신하균이기에 이런 말은 의외처럼 들린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인간 신하균은 완벽주의와 거리가 멀다.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고 장난감과 레고, 피규어 등을 만드는 것도 모으는 것도 좋아한다는 그에게는 변하지 않는 소년의 모습이 있다. 소문난 막걸리 애호가이기도 한 그가 "한때는 재즈에 빠져서 막걸리를 마시며 재즈를 듣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는 모습에는 완벽주의자에게서는 느끼기 힘든 여유와 편안함이 있었다. 첫 사극을 경험한 신하균은 "영화적으로 풀어낼 게 많은 매력적인 장르"라며 "다른 시대와 신분을 연기할 수 있다면 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늘 신선함을 찾아왔지만 배우로서는 현재에 집중하며 배우의 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인간 신하균이 어떤 사람이냐고요? 그건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웃음).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관객과 같이 나이가 들면서 미래가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배우는 1년이 지나고 5년,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까?'라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배우처럼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3-02 16:41:46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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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김래원 "살찐 입금 전 내 모습, 지인들과 공유"

'강남1970' '펀치' 흥행 2연타…벌써 데뷔 18년 슬럼프 없었다 배우 김래원(34)이 '입금 전 김래원'이라는 연관검색어를 지인들과 공유했다. '입금 전 김래원'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 김래원의 살찐 모습을 의미한다. 그는 지난달 17일 종영된 SBS 드라마 '펀치'에서 시한부 삶을 사는 박정환을 연기했다. 뇌종양을 앓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불사했다. "(연관검색어) 재미있더라고요. 지인들과 하는 비공개 SNS에 공유했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젠 그런 연관 검색어에 신경 쓰지 않아요. (웃음) 살 찔까 봐 다이어트한 게 아니라 부을 까봐 안 먹었어요. 잘 붓는 체질이거든요. '펀치' 5회에 이태준(조재현)과 영상으로 자장면을 먹는 장면이 있었어요. 자장면을 다 먹고 차를 마시는데 잘 보면 제 눈이 부어있을 거예요. 차 마시는 장면은 자장면 먹은 다음 날 찍었거든요." 김래원에게 2015년은 특별하다. 올 초 개봉된 영화 '강남1970', 드라마 '펀치'를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진지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로 보여졌으나 정작 그는 '펀치' 섭외가 들어왔을 때 반신반의했다. "'펀치'에 출연하기 보다는 밝은 역할을 하고 싶었죠. '강남1970'에서도 무겁고 진정성있는 역할을 했는데 또 무거우면 지칠 거 같았거든요. 그러다 한참 뒤 소속사에서 설득을 했고 '펀치' 이명우 감독이 직접 제안해 출연하게 됐습니다. 작품마다 인연이 있는 거죠.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영화도 대단한 흥행은 아니지만 잘 돼서 기분이 좋아요. 작년에 진짜 열심히 일했거든요." 드라마에서 깊은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조재현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진한 우정도 화제였다. "전에는 슬픈 감정만 보여주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슬프다' 수준이 아닌 '쟤 진짜 미치겠나 보다'라고 느껴지도록 했죠. 박정환은 저보다 훨씬 멋있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오히려 안 멋있게 연기했죠. '척'으로 보일까 봐요. 조재현과 연기하는 건 편했어요. 형은 성의가 없는 게 아니라 대본을 일부러 안 외워오거든요. 저도 준비하지 않은지 7~8년 됐어요. 장단점이 있지만 안 외우면 더 신선하게 연기하게 돼요. 표정이나 말투를 촬영 하면서 나오는 대로 하죠. 조재현과는 대사 한 마디, 눈빛 하나로 통했죠." 과거 쪽대본 때문에 영화 위주로 활동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말 힘들 때 든 생각이었다. 1년 동안 영화를 하다가 드라마를 찍으니까 당황했었다"며 "예전에는 대본이 늦게 나와도 순발력 있게 연기 했는데 지금은 환경을 쫓아가지 못하는 내가 부족한 거 같다"고 자평했다. "몇 년 전부터 뭔지 모르게 자연스럽게 변했어요. 어떤 분들은 서른이 넘으면서 남성적인 느낌이 난다고 해요. 절제된 모습일 수도 있죠. 더 여유가 생겼어요. 데뷔 18년 동안 슬럼프를 느낀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하던 대로 똑같이 할 거예요. 차기작으로는 '옥탑방 고양이' 같은 로맨틱 코미디도 염두하고 있어요. 영화 시나리오를 보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저랑 안 맞아요. (웃음) 예능 쪽 센스가 없거든요."

2015-03-02 07:00:36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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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조류인간’ 정한비 “눈이 좋은 배우라는 말 듣고 싶어요”

26일 개봉한 영화 '조류인간'(감독 신연식)은 새가 되겠다며 사라진 아내와 그런 아내를 15년 동안 찾아 헤맨 한 소설가의 이야기다. SF영화에서 볼법한 독특한 설정이지만 영화는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흥미로운 구성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관객에게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진다. 영화의 중심에는 새가 되기 위해 힘든 여정도 마다하지 않는 여인이 있다. 맑은 눈빛, 그리고 기대에 찬 얼굴로 독특한 설정의 역할을 한층 신비롭게 만드는 인물이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갈소원이 연기한 예승이의 선생님으로 얼굴을 알린 신인 배우 정한비(29)가 바로 이 여인을 연기했다. 극중 이름도 정한비의 본명을 딴 한비다. 신연식 감독은 '배우는 배우다' 작업 당시 만난 정한비의 모습을 보고 인물을 만들고 시나리오를 썼다. "'배우는 배우다' 때 막바지에 캐스팅됐다 몸이 안 좋아져서 아쉽게 출연을 못했어요. 죄송한 마음에 당시의 매니저를 통해 감독님에게 전화를 드렸죠.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다 감독님으로부터 '조류인간'의 출연 제안을 받았어요. 저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셨다는데 그것만으로도 감사했죠." 배우라면 누구나 기다리게 되는 첫 주연의 기회였다. 난해하면서도 흥미로운 시나리오였음에도 선뜻 출연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는 배우다' '러시안 소설' 등 신연식 감독의 전작을 보면서 갖게 된 믿음 때문이었다. 물론 독특한 설정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감독님은 제가 가진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빗대어 캐릭터에 접근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가진 고민이 생각만큼 이상적이지 않더라고요(웃음). 오히려 1차원적으로 생각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새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영화 속에서 한비는 새가 되기 위해 눈 덮인 산길을 헤매면서도 늘 희망과 기대에 찬 표정을 보여준다. 반면에 과거 회상 신에서 그려지는 한비의 어두운 표정에서는 그녀가 얼마나 메마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 표정의 대비는 극중 한비에게 새라는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 고민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던지게 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정한비 또한 이와 비슷한 고민을 던지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고민은 배우가 된 뒤 더 커졌다. "연기 전공도 아닌 제가 배우가 된 건 정말 우연과도 같았어요. 그래서 연기를 시작한 뒤 1년 동안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했죠. 그런 경험이 '조류인간'에도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고민 끝에 선택한 배우의 길인만큼 후회는 없다. "가끔은 힘이 부칠 때가 있기도 해요. 하지만 배우를 안 하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미련도 많이 남을 것 같고요.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계속 연기를 하고 싶어요." 신연식 감독은 정한비와의 첫 만남에서 느낀 '엘레강스'한 인상에서 '조류인간'의 조용하고 차분한 한비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실제 정한비는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환한 웃음과 장난기가 눈에 띄었다. "낯가림이 있기는 한데 친해지면 그렇지 않아요. 친구들은 제 안에 '소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또한 그는 독립영화의 열렬한 관객이기도 하다. 개봉한 독립영화는 물론 미쟝센단편영화제 등 영화제 상영작들도 가능하면 챙겨본다는 그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모두 오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올 여름에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치외법권'으로 다시 스크린을 찾을 계획이다. "관객들에게서 '저 배우는 눈이 참 좋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 행복해지고 싶고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언젠가는 인물을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2015-02-26 15:12: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