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단지사건 소재 다양한 예술기획 눈길…성남서 전시·저항예술제 펼쳐져
무질서한 산업단지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이 올해 광주대단지사건을 소재로 한 기획물들을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30일까지 성남시청 1층 누리홀에서 '19710810 집없는집- 도시발생과 그 후 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집이란 무엇인가, 도시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는 도시화라는 거대담론에 숨겨진 45년 성남의 역사를 투영한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를 '공간의 광복'이라는 의미로 풀어냈다. '19710810'은 광주대단지 사건의 주민번호다.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는 서울시내 무허가 판잣집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위성도시다. 당시 광주대단지 주민 5만여 명은 정부의 무계획적인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반발해 도시를 점거하고 대규모 농성을 일으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부의 강제 이주정책을 통해 이들은 흙바닥이 아닌 집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성남문화재단은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전시를 위해 국가기록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성남시청의 소장 자료들과 성남 주민들 인터뷰, 역사학자와 사회학자 등 전문가 자문 등을 적극 활용했다. 또 정돈된 예술적 재료가 아닌 거친 건축적 재료인 철제 비계를 이용해 3개의 소주제관을 구성했다. 천막집과 세간살이의 재구성을 통해 당시 광주이주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우리동네, 첫집은'에는 문서자료, 인터뷰 등을 담은 20여개의 모니터를 설치했다. 문의:031) 783-8042 22일 오후 2시~23일 오후 8시 성남시 구미동 하수종말 처리장과 오리공원 일대에서는 '제1회 저항예술제-예술대단지사건(Artist Or Untouchable)'이 열린다. 지난해 인천아트플랫폼센터에서 약 300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열렸던 'pre저항예술제'를 보완해 정식적인 행사를 마련했다. 광주대단지사건을 모티브로 한 저항예술제의 취지는 정부의 무계획적 국가정책, 예술 말살, 표현의 자유 침해 등에 반발해 전국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이 저항과 상상으로 미래를 점거하는 예술저항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대단지사건'이란 제목을 달았다. 1박 2일간 진행되는 이 행사는 음악, 거리극, 퍼포먼스, 버스킹 등 50여 팀의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진다. 청도삼평리송전탑 투쟁을 총체적 퍼포먼스로 표현한 삼평리프로젝트팀, 액션캠을 이용해 감시사회를 풍자하는 강의석의 퍼포먼스, 기성사회를 위협하는 호걸펑크밴드 요단강 등이 돋보인다. 룰루랄라 협동조합, 앗싸라비아창작단 등 총 12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