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에서 '적마' 아이디어...中 '집안 동물원'
중국 저장성 위야오시에 사는 정훙캉(63)의 집은 동물원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으로 인근에서 매우 유명하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취미는 동물이나 인물의 조형물을 만드는 것이다. 배운 것도 없고 학교도 다닌 적 없지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2년 전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머릿속에서 상상만했던 이미지들을 현실 세계로 옮겨오기 시작한 것. 정훙캉은 유년시절 기억 속의 물소와 호랑이, 사자, 코끼리, 독수리, 말, 판다 등의 동물을 만들었고, 서유기의 인물들도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한 조형물은 그의 집 대문 앞과 거실, 심지어 옥상에도 설치됐다. 실물 크기에 가깝게 제작된 조형물들은 마치 살아 숨쉬는 듯 하다. 그의 집은 '작은 동물원'으로 변했다. 제작 전에 그는 먼저 형태와 크기를 구상한다. 이후 철근으로 1차적인 형태를 만들고 시멘트를 바른다. 마지막으로 페인트 등을 이용해 각종 색상을 입힌다. 그의 아들은 전문 페인트공에게 색칠을 맡기자고 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정훙캉은 30년간 트랙터를 몰고 시멘트공도 해보고 이웃들의 집수리도 자주 도왔다. 손으로 하는 건 자신 있었다. 그의 첫 작품은 적마였다. 서유기에 나오는 백마를 따라서 만들었다. 다른 동물들은 그의 상상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호랑이다. 스스로 제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감탄하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형물이 하나하나 늘어가면서 그의 집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한 아이는 조형물들이 내가 키우는 진짜 동물인 줄 알고 놀랐어요. 그래서 가짜라고 만져봐도 된다고 알려줬죠."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이곳에 와서 감상하고 사진을 찍는다.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팔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솜씨를 보고 재미있어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사양했다. 정훙캉은 낮에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저녁에 시간이 날 때만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는 "더 많은 동물 친구들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며 페인트 붓을 들었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