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커버스토리]금융권,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전방위 확대'
금융권이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저성장·불경기로 인한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사업 운영 및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이달 초 출범한 이재명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의 소상공인 지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서민금융·민생금융 수요↑ 22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0개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은 1조893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보다 2585억원(15.8%)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다. 항목별 지원 비중에서는 지역사회 지원, 학술·교육 지원, 문화·예술 지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고, 서민금융(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보다 늘었다. 서민금융은 정책에 따라 공급되는 새희망홀씨, 햇살론 등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을 말한다. 대다수의 서민금융상품은 가계대출 상품이지만, 사업자 대출 이용이 어려운 소상공인도 운영자금 마련, 생활비 충당 등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사업자 햇살론 등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도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해 은행들은 서민금융 공급과 별개로 2조10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도 운영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에 발맞춘 민생금융에는 이자 환급, 대환대출 프로그램 지원, 특례 보증 제공 등이 포함됐다. 금융권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심의 지원을 늘리는 것은 불경기와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빠르게 심화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6%에 달했다. 가계대출(0.41%)과 대기업대출(0.11%)보다 크게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62% 수준이었는데, 1분기 만에 0.14%포인트(p)나 높아진 것. 2023년 1분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인 0.41%과 비교해선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오는 9월 코로나19 사태로 유예됐던 대출 만기로 경영난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출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을 제공했다. 만기 연장은 2023년까지 제공됐는데, 9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규모는 47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소기업 대출 잔액인 666조 4400억원의 7.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권, 소상공인 '전방위' 지원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금융 공급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 방환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달 출범한 이재명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정부 기조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이다.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곳은 5대 은행이다. 5대 은행은 이달 들어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상품을 마련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영업장 개선을 지원하는 등 비(非)금융 지원도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과 연계한 자영업자 보증 대출 상품인 'KB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또한 상반기 지역신용보증재단에 467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하반기 200억원을 추가 출연해 보증 비율 90% 이상의 소상공인 보증대출을 공급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약 6400억원 규모로 공급했던 정책상품 '새희망홀씨2'의 공급을 지속하는 한편, 만기도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우리 상생 올케어대출, 우리 사장님 생활비 대출 등 상품 형태도 다양화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대상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했다. 상권 분석·고객 관리 등 영업 이익 개선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업종 전환·폐업 지원 등 사업 정리도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제주도에서 최초로 개최한 'NH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전국 단위로 확대 운영한다. 자영업자에게 세무 개선, 자금 운영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활용 방법도 교육한다. 하나은행은 오는 8월까지 2500개의 소상공인 사업장에 디지털 전환 기기 지원과 간판 교체 및 실내 보수 등 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 교육 프로그램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도 기존 40~50대에서 60대까지 확대했다. 금융권은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 규모를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채무조정, 폐업지원, 이자 부담 경감 등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한다는 목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국내 은행들은 민생금융 지원, 상생 금융과 같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채무조정, 폐업자 대상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 상생 보증·대출, 이자 부담 경감 등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소상공인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