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교통공사 민경선 사장, "도민이 체감하는 교통혁신, 그 길을 닦았다"
취임 이후 경기도 교통혁신의 방향을 설계하고, 공공성과 효율성을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해 온 민경선 경기교통공사 사장이 오는 12월 1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의회 3선 경력을 바탕으로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행정가로 평가받는 그는 "시민이 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고자 쉼 없이 달려왔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재임 3년 동안 경기교통공사는 '교통 사각지대 없는 경기도'를 목표로 다양한 혁신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노선 입찰형 준공영제 정착, 버스정산체계 개선, 광역교통 거버넌스 구축 등 굵직한 제도적 변화를 실현하며 경기도 교통행정의 새로운 틀을 세웠다. 퇴임을 앞둔 민경선 사장을 메트로신문이 만나, 그가 앞장서 추진해 온 교통정책과 경기도 교통혁신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민경선 사장과의 일문일답. ◇ 디지털 기반 통합교통체계 '똑타'로 구현 "'똑타'는 단순한 호출 앱이 아닙니다. 버스, 택시, 전동킥보드, 지하철 등 도내 주요 교통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통합 교통서비스죠." 민 사장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합교통체계 구축을 재임 기간의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그 중심에는 경기교통공사가 자체 개발한 통합교통플랫폼 '똑타'가 있다. 현재 '똑타'에서는 똑버스와 일반택시 호출, 전동킥보드 예약, 노선버스·지하철 실시간 안내가 가능하다. 앞으로는 환승·결제 기능과 통합 교통정보 서비스를 추가해, 앱 하나로 경기도 전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완성할 계획이다.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 개선 노력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용자 중심의 UI 개편과 홍보 확대를 통해 2025년 9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가 140만 건을 돌파했다. 또한 경기교통공사는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에도 참여하며 교통 전문기관으로서의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 공사는 '경기도 ITS 고도화사업(2단계)'의 관리기관으로 참여해 각 시·군의 공영주차장 정보를 통합, 실시간 주차 현황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현재 ITS 3단계 사업 설계에도 참여 중입니다. 앞으로는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와 스마트시티 교통관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보다 효율적이고 통합된 교통 관리체계를 완성할 예정입니다." ◇ 교통복지의 상징, '똑버스'의 성장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전화 호출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똑버스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도민 생활 속 필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죠." 민 사장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사업은 단연 '똑버스'다. 그는 이용객이 적어 노선 유지가 어려운 지역에서 출발한 이 서비스가, 이제는 경기도 전역의 교통복지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똑버스'는 단순히 버스를 부르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교통 소외 지역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죠."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앱이나 콜센터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실시간 교통상황과 수요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를 배차한다. 정해진 노선이 없어 한 대의 차량이 여러 노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같은 예산으로 더 넓은 지역을 운행할 수 있다. 성과도 뚜렷하다. 안산 대부도에서는 기존 노선버스 7대를 4대로 줄이면서도 1인당 운송비용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평균 이동시간은 83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됐다. 이천 율면 지역 역시 운송비용이 4배 이상 절감됐다. 현재 똑버스는 경기도 20개 시·군에서 292대가 운행 중이다. ◇ 미래 모빌리티의 초석, '경기도형 UAM' 구축 민 사장이 재임 기간 중 가장 의미 있게 꼽는 성과는 '경기도형 도심항공교통(UAM)' 기반 구축이다. "경기도는 광역 단위의 복잡한 교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이동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가장 큰 지역이죠. 공사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기도가 미래 교통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경기교통공사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UAM 팀 코리아(UTK)' 워킹그룹에 참여해 지방정부 주도의 도심항공교통 모델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2025년에는 한서대학교 등과 함께 '경기도 UAM 산업 기본구상 및 시범사업 추진계획' 연구를 수행하며 실질적인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이 연구는 단순히 기술 검토에 그치지 않습니다. 경기도와 시·군이 직접 UAM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향후 버티포트 구축과 운항체계 설계, 시범사업 추진 등을 통해 도 전역을 잇는 항공교통 인프라를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진짜 혁신" 민 사장은 마지막까지도 '도민 체감형 교통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 교통정책의 중심은 도민이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변화에 있어야 합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도 필요하지만, 수년을 기다리게 하는 건 결국 희망 고문이 될 수 있죠." 그는 신호체계 개선, 자율주행 연계, 수륙양용버스 도입 등 현실적인 교통개선책이야말로 빠르게 효과를 내는 실질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교통정책은 단기적 개선과 장기적 투자가 균형을 이룰 때 완성됩니다. 먼 미래의 청사진보다, 오늘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바로 진짜 교통혁신의 출발점입니다." ◇ 협업으로 완성되는 경기도형 교통 모델 경기교통공사는 도 단위 최초의 교통 전문 공기업이지만, 구조적으로 서울과는 다르다. 철도·버스 등 대부분의 교통 업무 권한이 31개 시·군에 분산되어 있어, 공사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시·군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민 사장은 "경기교통공사는 경쟁 기관이 아니라 협력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사는 광역버스(빨간버스) 정산 업무,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마을버스 준공영제 정산 등 다양한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각 시·군이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보다, 공사가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수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앞으로는 ITS, 자율주행, UAM 등 미래 교통 분야에서도 이런 협업 구조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퇴임을 앞둔 민경선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난 3년은 경기도 교통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통은 곧 시민의 삶이고, 교통의 품질이 곧 지역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앞으로도 경기교통공사가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혁신의 중심이 되길 바랍니다."고 말했다. .